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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청맹과니'] 보라매의 비상을 위하여

제2차 세계 대전은 연합군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연합군의 일원이었던 프랑스만은 웃을 수가 없었다. 전쟁 초기에 공군력의 열세로 제공권을 장악 당했고, 단 6주만에 파리를 빼앗겼던 것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다시는 이런 치욕을 당하지 않겠다는 강한 결심을 했다.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회사가 바로 '다쏘(Dassault) 항공'이다. 절치부심한 다쏘는 1958년에 '미라주Ⅲ'를 개발했다. 미라주Ⅲ 경쾌한 기동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가격이 저렴했고, 유지비도 적게 들어서, 20개국에 무려 1400여대가 팔려 나갔다. 그런데 1974년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 전투기 F-16이 개발되었다. 다쏘는 다시 한번 자존심을 걸고, F-16에 필적하는 전투기 '미라주2000'을 개발했다. 비록 F-16에 밀려 미라주Ⅲ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 했으나, 미라주2000은 600대를 생산하고 280여대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다쏘가 최신 전투기 '라팔'을 개발하면서, 미라주2000의 수리부품까지 모두 단종시켜 버린 것이다. 그때까지 생산된 부품은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2000의 유지보수에만 사용하도록 했다. 미라주 2000을 도입했던 국가들에게는 날벼락이었다. 유지보수가 힘들어진 미라주2000은 퇴역의 길을 걸어야 했다. 카타르도 그런 나라 중 하나였다. 그런데 작년에 인도네시아가 9천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서, 카타르의 중고 미라지2000 12대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KF-21의 공동 개발국이면서도, 1조원 가량의 분담금을 내지 않고 있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서 분담금을 낼 수 없다더니, 남들이 버리는 고철을 9천억원에 사 오다니!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태였다. 이에 유럽 반부패정책기구(GRECO)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외신에 보도된 GRECO의 조사내용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중고 미라지 전투기 12대를 도입하는 대가로, 7백억원이 넘는 현금을 국방장관인 '프라보워'에게 리베이트로 지급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프라보워는 지난 14일 치뤄진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 되는 인물이다. 외신 보도가 사실이라면 엄청난 부패 스캔들일 수밖에 없다. 구설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최근 KAI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이 내부자료를 유출하려다가 적발되었다. 분담금은 내지 않고, 기술만 욕심내는 인도네시아의 태도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사실 그 동안 인도네시아의 언론에서는 '한국이 기술 이전을 해주지 않아서, 분담금을 낼 수가 없다.'는 거짓말을 해왔다. 한국인으로서는 아주 치욕적인 보도였다. 그러나 우리 방사청과 KAI는 참고만 있었다. 일련의 사태를 보았을 때, 투명하고 깨끗한 회계를 추구하는 KAI가 인도네시아와 협력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1조원 때문에 치욕을 당하는 것을 참지 않을 것이다. 인도네시아가 구매하기로 한 KF-21 48대도 우리 공군이 인수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방사청과 KAI가 KF-21 보라매의 비상을 바란다면,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호소해야 한다. 우리 엔지니어들이 피땀흘려 만든 기술을 지켜 달라고, 그리고 부패에 물들지 않은 깨끗한 전투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김준형 / 칼럼니스트(우리마음병원장)

2024-02-21 13:19:27 구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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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고령자용 식품

고객 행동기반의 코호트(Cohort) 데이터 분석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법 중에서 '코호트(Cohort)분석'이라고 불리는 동질집단 분석 방법이 있다. 코호트란 '특정 기간 동안 공통된 특성이나 경험을 갖는 사용자 집단'을 말한다. 예를 들면 나주에 사는 60대 초반의 남성이 구글검색으로 오픈마켓을 방문해서 고령친화용 인증식품을 구매했다고 가정하면 이 사용자는 나주(지역) 코호트, 55~64세(연령) 코호트, 남성(성별) 코호트, 구글 트래픽 코호트, 자연검색 트래픽 코호트, 오픈마켓 방문 코호트, 고령친화용 인증식품 (구매) 코호트 그룹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코호트 분석에서는 주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사용자 유지와 이탈 패턴이나 코호트 간 서로 상이한 행동 등의 테이터 분석을 통해 행동습관 패턴을 도출한다. 코호트분석을 통해서 특정 기간 동안 공통된 특성이나 경험을 갖는 사용자 집단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고객의 행동패턴과 변화를 추적함으로써 제품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코호트는 공통적인 특성이나 경험을 공유하는 고객들을 그룹화하는 기법이다. 기업에서는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처음 구매하거나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고객을 그룹화하여 코호트 내에서 고객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동질 집단의 유형, 동질 집단의 크기, 측정항목, 기간 등을 설정하여 사용자 유지율, 사용자당 수익성, 사용자당 페이지뷰 수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즉 고객이 구매한 제품의 사용 용도, 사용기한, 반복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방법 등을 찾아낸다. 코호트 분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객들이 보이는 소비 패턴과 경향을 파악하여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코호트 분석은 고객 행동을 더 잘 이해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고객을 코호트로 그룹화함으로써 기업은 시간이 지남에 따른 고객 행동의 추세를 분석하고 마케팅 및 제품 전략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은 고객들의 첫 구매 시점을 기준으로 코호트로 그룹화할 수 있다. 각 코호트의 행동을 분석함으로써 기업은 고객 유지율이 향상되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이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 코호트 분석은 가장 이윤이 높은 고객 세그먼트를 파악하고 마케팅 자원을 어디에 할당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에도 사용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코호트는 고객 행동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마케팅 및 제품 전략을 개선하려는 기업에게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강력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사회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15~49세) 1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말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2년 1.19에서 2022년 0.78, 2024년 올해는 0.70으로 전망하고 있다. 10년만에 0.41명이나 감소했다. 행안부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수는 5131만3912명이다. 전체 인구는 전월 대비 1만1417명 감소한 반면, 65세 이상 연령구간 인구수는 977만5810명으로 19%를 넘어섰다. 인구학자의 시계열분석에 따르면 고령인구의 증가속도가 향후 급속히 증가한다는 예측이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빨라 2048년경에는 가장 나이 든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최근 10년동안 OECD주요국들의 고령인구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한국 4.4%, 미국 3.4%, 프랑스 2.6%, 일본 2.2%, 영국2.1%, 독일 1.0%, OECD 평균 2.6%과 비교할 때 한국이 단연 1위로 나타났다.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와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기에 도래함에 따라 급격히 고령화사회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층의 섭취기능 저하로 인한 영양의 불균형, 건강상태의 악화 및 삶의 질 저하 등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필요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고령친화식품 고령층 실버세대에게는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거의 모든 식품군 섭취량이 감소하는데 곡류, 두류, 채소류, 해조류 등은 감소폭이 비교적 크지 않은 반면, 당류, 육류, 종실류, 버섯류, 과실류, 우유류, 유지류의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친화식품은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데 불편함이 있는 고령자를 위해 개발된 식품이다. 음식 섭취에 제한이 있어 영양소의 보강이 필요한 경우 필요한 영양소가 강화되어 있는 고령친화식품을 이용한다. 고령자의 식품 섭취나 소화 등을 돕기 위해 식품의 물성을 조절하거나, 소화에 용이한 성분이나 형태가 되도록 처리하거나, 영양성분을 조정하여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한국산업분류표준에 따른 고령친화식품은 3단계로 구분하였다. 1단계(치아 섭취)는 고령자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하여 치아로 씹어서 섭취 가능한 물성을 가지도록 제조한 고령친화식품을 말한다. 2단계(잇몸 섭취)는 잇몸으로 으깨어 섭취 가능한 물성을 가지도록 제조한 고령친화식품을 말한다. 3단계(혀로 섭취)는 혀로 섭취가능한 물성을 가지도록 제조한 고령친화식품을 말한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4-02-21 11:10:0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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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지역과 문화권력

글로벌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예술은 이제 경계를 넘어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이 맞물려 상호작용하고 융합되는 과정 속에 자리한다. 급진적으로 진화하는 예술 개념과 방식, 매체는 장르 간 학제 간 구분 따윈 진작 소멸시켰으며, 기존의 모든 틀마저 해체하고 있다. 여기엔 국가라는 사회집단과 지역이라는 지리적 영역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예술만 놓고 보면 우리는 아직 '지역은 지역'이라는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연고주의와 정주주의에 지역의 문화생태계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화 권력의 진부한 사고가 배합된 결과다. 어디서나 마주하는 지역주의 망령은 곧잘 예술의 가치를 평가하는 절대 기준인 예술성조차 배척한다. 지역주의에 기생하며 권력을 행사하는 이들을 잉태한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심사한다고 치자. 어느 지역을 가도 나름 힘 좀 쓴다는 인사들이 한두 명씩 심사위원으로 앉는다. '지역을 가장 잘 안다'(?)는 게 이유다. 물론 자격 여부는 중요치 않다. 동시대미술의 흐름에 둔해도 상관없다. 작든 크든 지역 내 문화 권력이라는 위치는 미술에 관한 전문성마저 뛰어넘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미술기관에 능력과 무관한 낙하산이 투하되거나, 심도 깊은 논의의 장에 엉터리들이 들어오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미술용어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자들이 훨씬 전문가인 작가와 작품을 평하는 촌극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이뿐 아니다. 지원금을 주든, 공적 공간에 입주하든 지역에 가면 일정한 수의 관내 작가를 반드시 뽑아야 한다. 지역민들의 세금이니 지역 작가들을 위해 써야 한다는 문화 권력의 입김이 규정이 되고 정책이 된 탓이다. 그 작가들이 공적 예산을 받을 만큼의 역량과 재능을 갖췄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지역작가'라는 네 음절은 남들에겐 엄격한 기준조차 무력화하기에 충분하다. 투명성, 합리성, 공정성, 발전 지향성을 원하는 공공기관들은 괴롭다. 특히 고달픈 건 담당자들이다. 나름의 '카르텔'을 형성해 각종 지원금과 전시기회를 독차지하다시피 하면서도 불만이 생기면 온갖 꼬투리를 잡는 문화 권력을 상대하는 건 피곤한 일이다. 그래도 인내가 최선이다. 만약 지역 내 후배가 어떤 혜택을 받고 선배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기관 대표나 임원 대상으로 별의별 민원을 다 내니 참는 게 상책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게 누구든 소위 예술을 하는 이들이라면 언제나 새롭고 열린 태도를 지녀야 한다. 수구적 지역주의를 넘어 보다 포괄적이고 융합적인 관점을 채택해야 맞다. 또한 지역 내 문화 권력자들이 진짜 해야 할 일이란 지역만 벗어나면 아무 힘도 없는 권력의 알량함을 내세우는 게 아니라, 예술가들이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지역이 아닌 대한민국의 작가들이 상호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힘쓰는 데 있다. 지역 내 인사들은 입버릇처럼 '지역성'을 말한다. 그러나 문화 권력의 대부분은 지역성과 지역주의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며, 특정 지역의 정체성과 독자성이 지역 이기주의인 것인 양 곡해하곤 한다. 예술에서의 지역성은 하나의 화두이자 연구가 될 순 있어도 문화 권력의 존재방식을 정의하는 건 아니다. 문화 권력은 예술이 지역성을 토대로 창의적인 작품과 경험을 창출하고 예술가들이 보다 넓은 무대로 영역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하는 배경이 돼야 마땅하다. 지금처럼 예술의 가치기준까지 무너뜨리는 지역안배주의를 말하는 건 꽤나 후진적이다. 그 후진성을 알면서도 이어간다면 예술이 지역과 사회, 문화의 진정한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믿음은 허상이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4-02-20 14:16:17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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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일본 여행

코로나19의 위협이 사라짐과 동시에 해외여행 수요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TV 홈쇼핑에서도 해외여행 상품이 쉬지 않고 소개되고 있으며, 코로나19 기간에 사라졌던 연예인들의 해외여행 프로그램도 다시 등장해서 시청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그 영향때문인지 최근 해외여행객은 증가하는데 코로나19 기간에 호황을 누렸던 제주도를 비롯한 국내 관광지는 다시 여행객이 줄어들고 있다는 안타까운 뉴스가 들리고 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문화를 느껴보고 싶은 생각도 있을 것이고 물가가 저렴한 나라에 가서 같은 돈으로 더 많은 것을 누리고자 하는 바람도 있을 것이다. 지난 설에도 많은 여행객이 해외로 떠났는데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가 일본이라고 한다. 그리고 최근 한국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가 동경과 오사카라는 언론 보도를 접했다. 일본은 거리상으로도 가깝고 문화가 우리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르다. 게다가 최근 엔저 때문에 물가도 부담이 없다 보니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큰마음을 먹고 해외여행으로 떠나는 일본 여행은 동경이나 오사카를 중심으로 대도시 주변을 둘러보고 오는 것인데, 막상 필자의 일본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의 기억은 대부분이 온천 여행이다. 일본에서 생활하다 보면 일본인들이 온천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오래전부터 유명한 온천은 최고급 여관에서부터 다양한 등급의 여관이 줄지어 여관촌을 형성하며 유명 관광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온천지마다 단체 관광객을 수용할 규모의 여관이 있고 그곳에서 회사나 학교 등에서 여러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온천을 경험하게 되고 온천 문화를 접하게 되는 것이다. 유명 온천에서 거리가 있는 동경과 오사카에서는 온천을 테마로 한 관광지도 조성이 되고 있다. 진짜 여관촌은 아니지만 다양한 체험 거리와 식당 등을 갖추어 온천 마을의 분위기를 조성해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러한 유사 온천은 도심에 사는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재미는 지역별로 깨알같이 준비된 특산물을 구경하고 맛보는 것이다. 굳이 지역 특산물을 깨알같이 준비되었다고 하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지역 특산물의 종류가 많기 때문이다. 작은 마을에서조차도 그 지역 특산물을 만들어서 팔고 있는데 과자에서부터 반찬류, 술 등 다양한 종류의 지역 특산물을 만날 수 있다.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동경은 대도시이기 때문에 별다른 특산물이 없을 것 같지만 기념품 판매장을 찾아가 보면 다양한 종류의 특산물에 깜짝 놀라게 된다. 일본인들은 여행이나 고향을 다녀오면 반드시 선물을 가져와서 나누어 주는 관습이 있는데 그것은 대부분이 지역 특산물이다. 이러한 관습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자기 지역을 알리기 위한 특산물이 깨알같이 준비되어있는 것 같다.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도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었는데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기부제도가 있었고 답례품으로 제공되는 것은 물론 지역 특산물이었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판매가 일상이 되었지만, 20년 전 당시에는 어느 지역의 구하기 힘든 특산물을 믿고 구매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기부제를 활용하는 사례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2024-02-19 14:11:39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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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50인 미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유예 반드시 필요하다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나와 내편이 아닌 삶들은 모두 적이 됐다. 나와 내편은 절대선, 반대쪽은 절대악으로 규정해 버리는 이분법적 사고가 팽배해졌다. 철천지 원수가 된 양쪽은 대화가 단절되고, 자연히 갈등은 해결할 방법조차 없이 깊어져만 간다.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할 정치는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고 그들의 활동무대인 국회에선 이런 갈등을 입법으로 조장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위험물안전관리법 등 이미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재해를 당한 근로자는 절대선이요, 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사업주는 무책임한 절대악이 돼 더욱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응보적 정의는 더 강한 처벌이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든다는 믿음에서 비롯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목적은 재해 예방에 있다. 결코 사업주를 처벌하려는 목적이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처벌만능주의는 일단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사전에 예방효과에 대해선 논리적 근거가 미약하다. 중대재해에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이 되기 위해선 중대재해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과 예방책을 제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중대재해처벌법은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과도한 경영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엄격한 처벌이 적용되면 기업은 자연스럽게 안전과 관련된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기업이 안전에 투자하는 데 주력하는 대신 처벌을 피하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실제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산업재해 발생은 감소하지 않았으며, 재해자수와 사망자수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재해 재해자수는 2021년 12만2713명에서 2022년엔 13만348명으로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오히려 7600여명 늘었다. 산업재해 사망자수 역시 2021년 2080명에서 2022년 2223명으로 140여명 증가했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해 사업주가 처벌 책임을 피할 형식적인 요건만 맞추기 위해 매달리다 보니 실질적 사고 예방을 위한 세부적인 부분을 신경쓰지 못하고, 책임 회피를 위한 매뉴얼대로만 요건을 확보하면 다른 안전에 대해 손을 놓는 일종의 방심이 화를 키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를 필두로 중소기업계는 법 시행을 2년 더 유예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이나 근로자 측에선 이미 충분한 유예기간을 뒀는데 지금까지 손 놓고 있다가 2년 더 유예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사실 몇 년을 더 유예한다고 해서 중소기업의 처지가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견 타당할 수 있다. 50인 미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지금 시행하나 2년 뒤에 하나 중대재해 예방 시스템을 갖추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법 적용 유예는 반드시 필요하다. 유예된 시간동안 중소기업도 근로자 안전을 형식적인 요건만 갖추는 것이 아닌,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필사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근로자가 없으면 사업주도 없고, 사업주가 없으면 근로자도 없다. 둘은 결코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다.

2024-02-19 10:05:29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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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성장의 기반, 뼈를 단단하게 키우는 '멸치'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성장의 기반, 뼈를 단단하게 키우는 '멸치' 성장기에는 하루 세 끼를 어떻게 섭취하는지가 성장 및 발달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엄마들은 반찬 하나 챙기는 것에도 생각이 많아진다. 하지만 '멸치'만큼은 별다른 고민 없이 언제든 밥상에 올려도 될 만큼 건강에 좋은 식재료이다. 멸치는 크기는 작지만 그에 담긴 영양소만큼은 다른 생선들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 보통 멸치는 삶아서 말린 것이 대부분인데 건조식품의 특성상 칼로리가 조금 높다. 하지만 연어나 고등어 등 요즘 인기가 높은 생선류에 비해 지방질은 적고 단백질 함량은 더욱 높다. 단백질 중에서는 라이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과 같은 각종 필수 아미노산은 물론 피로회복과 자양강장에 효과적인 타우린이 많이 함유돼 있다. 지방질이 적다고는 하나 성장기 자녀들의 두뇌 발달에 필수적인 DHA와 EPA의 함량은 충분한 수준이다. 비린 향 때문에 생선을 꺼리는 아이들이 많은데, 각종 견과류와 함께 맛있게 볶은 멸치는 성장기 자녀들을 위한 양질의 지방질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멸치를 많이 먹으라고 하는 이유는 칼슘 때문이다. 칼슘은 골격을 형성하고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신경과 근육, 세포 등의 생리 기능을 조절한다. 또한 칼슘의 충분한 섭취는 대장암의 위험도를 떨어뜨리고 몸에 안 좋은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기도 한다. 성장기에 칼슘을 섭취하지 않으면 최대 골밀도 형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만 무조건 멸치를 많이 먹는다고 그 안에 함유된 칼슘이 모두 체내에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칼슘은 흡수가 잘되지 않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채소나 달걀 등 칼슘의 흡수를 돕는 단백질이나 비타민 C도 충분히 보충해줘야 한다. 성인도 칼슘이 부족해지면 손톱이나 치아가 약해져서 손상될 수 있으며 관절의 통증도 심해질 수 있다. 또한 칼슘 부족은 정서적 불안과 우울감을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경우 평소 칼슘 섭취가 부족하지 않은지 살펴보고, 칼슘이 풍부한 멸치 등의 섭취를 늘려주면 도움이 된다.

2024-02-19 05:07:06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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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이제 암표는 없다! 개정 공연법 시행에 주목해야 할 이유

'피케팅'이라는 말이 있다. '피 튀기는 예매'라는 뜻의 신조어다. 유명한 공연이나 행사의 경우에는 티켓 오픈 후 순식간에 표가 매진되기 때문에 매우 어렵게 예매를 시도해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과거에도 유명한 공연 등의 티켓을 구하기는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중고거래의 활성화와 매크로 프로그램(자동화 프로그램)의 등장 등으로 양상이 크게 변했다. 몇몇의 사람들이 티켓을 한꺼번에 구매한 후 이를 웃돈을 받고 다시 판매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상황이 되면서 티켓 구하기가 정말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이와 같은 웃돈(프리미엄)은 소속사나 아티스트의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니고 팬들에게도 추가적인 지출이 될 뿐으로 결국 암표상(소위 '되팔렘')만의 이익이 된다. 가수 장범준은 이러한 암표 문제에 대해 공연 표 예매를 전체 취소하는 강수를 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암표에 대한 제재는 과거 경범죄로 처벌하는 것밖에 없었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2항 제4호는 '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 밖에 정해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나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승차권 또는 승선권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을 암표매매로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암표거래의 특성상 제보(신고) 없이는 적발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경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투입할 수사인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사회적으로 암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공연법이 개정됐다(법률 제3441호, 2024. 3. 21. 일부개정된 것). 개정 공연법은 3월22일부터 시행된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개정 공연법은 문화체육부장관에게 공연의 입장권·관람권 또는 할인권·교환권 등의 부정판매(입장권 등을 판매하거나 그 판매를 위탁받은 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자가 다른 사람에게 입장권 등을 상습 또는 영업으로 자신이 구입한 가격을 넘은 금액으로 판매하거나 이를 알선하는 행위를 말한다)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를 부과했다(개정 공연법 제4조의2 제1항). 또한 개정공연법 제4조의2 제2항은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지정된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입장권 등을 부정판매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함으로써 이른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암표 판매를 명확하게 금지했다. 뿐만 아니라 개정 공연법은 위 규정을 위반하는 자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벌칙 규정도 신설했다(개정 공연법 제41조 제1호). 이로써 암표 판매 중 가장 문제가 심각하던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티켓 매집과 판매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까지 가능하게 됐다. 아직 개정 공연법이 시행되기 전이므로 개정 법률의 시행이 암표 근절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다른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은 없는지 등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입법자 역시 개정 공연법을 통해 암표 근절의 의지를 명확히 표명한 만큼 앞으로 암표상이 설 자리는 계속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아티스트의 정당한 이익과 순순하게 공연 등을 사랑하는 팬들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것이다.

2024-02-18 11:41:11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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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26>돌고돌아 다시 프랑스…올해 와인 트렌드는

돌고 돌아 다시 유럽, 다시 프랑스다.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선택은 말이다. 신세계에도 최고의 와인을 만들어낼 천혜의 땅과 기후가 있고, 양조 기술도 발달했지만 와인 종주국의 위상은 여전했다. 최대 강점은 일단 맛. 가격 요인을 제외하고 본다면 일관되게 평균 이상의 품질을 보장한다. 다음은 '특별한 자리에 어울리는 와인'이란 인식이다. 와이너리들이 돈을 아무리 쏟아부어도 얻어내기 힘든게 바로 이런 인식과 이미지다. 소펙사가 발표한 '2024 와인 트레이드 모니터'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와인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유럽산 와인을 가장 많이 취급하겠다고 답했다. 올해 와인 트레이드 모니터 조사는 한국을 포함해 독일, 벨기에, 영국, 네덜란드,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등 총 9개국에서 진행됐다. 다양한 전 세계 와인을 취급하는 총 957명의 업계 전문가(수입업체, 도매업체, 리테일 유통업체, 와인샵, 온라인 판매업체 등)가 조사에 참여해 향후 2년 동안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 이들은 평균 8개국 와인을 구비하고 있는데 프랑스 와인(88%)은 대부분의 업체가 취급했다. 이탈리아 와인과 스페인 와인도 각각 77%, 72%로 그 뒤를 이었다. 조사에 응한 절반 가량의 전문가들은 모든 측면을 고려했을 때 프랑스 와인의 이미지가 가장 좋다고 답했다. 프랑스 와인은 '일관된 맛의 품질',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특별한 자리에 어울리는 와인'으로 인식됐다. 스페인과 칠레 와인은 '가격적인 매력' 측면에서, 이탈리아 와인은 '혁신'과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는 특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와인의 경우 매우 역동적이라고 평가받는 한국 와인 시장에서 특히 호평을 받았다. 올해 와인 시장 성장성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이었다. 전문가들 2명 가운데 1명은 향후 몇 달간 와인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을 예상했다. 판매 측면에서 주요 트렌드는 친환경과 세분화된 가격대, 저알콜 등 새로운 제품군이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해당 와인이 얼마나 자연 친화적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다만 아시아 국가에서는 영향이 미미했다. 가격대는 점점 더 세분화되는 분위기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와인 시장이 점점 더 프리미엄화되고 있는 반면 독일과 캐나다 시장에서는 기본급 와인이 강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저알콜 와인 등 새로운 와인의 등장도 눈길을 끌었다. 와인병이 가볍게 진화하면서 한때 차세대 와인으로 각광받았던 캔와인의 인기는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실적도 프랑스가 단연 앞섰다. 레드 와인은 프랑스의 랑그독과 보르도, 부르고뉴, 론 밸리 지역이 선두 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화이트 와인에서는 역시 프랑스의 루아르 밸리가 선두 자리를 유지했고, 랑그독과 부르고뉴에 이어 뉴질랜드의 말버러 지역이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말버러 지역은 중국과 한국에서 특히 강세를 보였다. 스파클링 와인은 카바와 크레망이 샴페인보다 우위를 차지했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4-02-15 15:27:47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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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운수 좋은 날'

현진건의 단편소설 '운수 좋은 날'(1924년). 인력거꾼 김첨지의 아내는 한달째 아파 누워 있었고, 세 살 먹은 아이는 어머니의 빈 젖을 빨 정도로 굶주려 있다. 하지만 그 둘을 집에 두고 일하러 나선 김첨지의 하루는 운이 좋았다. 아침 나절에만 30전 거리 한 번, 50전 거리 한 번을 달렸다. 또 당시엔 큰 돈인 1원 50전 거리를 달리는 행운도 따라 붙는다. 하루에만 2원90전을 번다. 1920년대 1원이 약 5만원의 가치였음을 감안하면 14만원 조금 넘게 번 셈이다. 이 같은 행운에도 왠지 불안해진다. 일을 마치고 집에 가야할 주인공은 친구와 평소보다 많은 술을 마신다. 아침에 김첨지의 아내는 일을 나서는 남편을 붙잡기도 했다. 집에 온 주인공은 이미 싸늘한 시신으로 누워 있는 아내와 마주한다. 아이는 아내의 마른 젖을 빨고 있다. 슬픈 결말이다. 작자는 가장 비극적인 날의 일상을 '운수 좋은 날'이란 반어법으로 풀어냈다. 주요 은행들도 해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운수 좋은 날'이 이어졌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이익이 해마다 늘었다. 분기, 반기,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라는 기록적인 실적행진이 펼쳐졌다. 한국은행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10차례에 걸쳐 연 0.5%였던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은 예년과 비슷했지만 대출이자가 크게 상승하면서 은행의 곳간을 채웠다. 가계대출이 크게 늘면서 은행 이익도 늘어난 셈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098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855조3000억원 수준이다. 은행의 기록적인 실적행진은 따가운 시선으로 이어졌다. 대통령까지 나서 돈을 번 은행을 꼬집었다. 직원들의 성과급과 희망퇴직금을 두고 '돈 잔치'라고 지적하더니 심지어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은행의 종노릇', '은행 갑질'이란 거친 말까지 등장했다. 이때부터 '운수 나쁜 날'이 가까워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급기야 작년 말 주요 은행의 순이익 사상최대 기세가 꺾였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조9682억원으로 전년(15조5309억원) 대비 3.6% 줄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적립과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상생금융 지원금 등이 반영돼서다. 4대 금융지주가 작년에 쌓은 충당금은 8조9900억원에 달한다. 전년(5조2600억원)보다 70%나 늘었다. 그동안 운이 좋았던 은행권은 앞날이 걱정이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 속에 상생금융에 대한 압박도 여전하다. 기준금리도 하반기 중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리인하는 은행의 실적 하락으로 이어진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선심성 공약도 우려스럽다. 여야 모두 은행권 재원으로 소상공인과 서민 지원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은행은 이미 2조원 안팎의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시행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188만명이 은행에 낸 대출 이자 가운데 금리 연 4%를 초과한 부분을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되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도 또다시 선심성 공약이 난무한다. 여당은 최근 소상공인 보증공급액을 2배로 늘리고, 중소기업 금리부담을 완화키로 했다. 은행이 부담해야 할 출연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야당도 코로나19 시기의 소상인·자영업자 대출 이자를 대폭 탕감해 주는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돈은 은행이 벌었는데 정치권이 돈 쓸 곳을 정하는 꼴이다. '운수 나쁜 날'이 닥쳐오고 있다. /금융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4-02-15 07:20:59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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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Food Talk Talk)] 토마토케첩의 천기누설

이야기 속의 토마토 토마토는 원래 남미 해안가 사막 덤불 속에서 자라는 크기도 작고 쓴 맛이 있는 가지과에 속한 식물이었다. 주로 멕시코에서 재배되었는데 토마토라는 이름은 고대 아즈텍 언어 토마트(tomatl)에서 유래된 것으로 '포동포동한 과일'의 뜻이라고 전해진다. 17세기 초 광해군 때 이수광이 쓴 지봉유설이라는 현대판 백과사전에 의하면 '남만시는 풀에서 열리는 감으로 봄에 심고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 맛은 감과 비슷하다고 해서 한자어 감 (시)로 명명한 듯하다. "사신이 남만에서 중국과 조선에 종자를 가져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토마토는 날 것으로 먹기도 하지만 식재료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토마토가 과일인지 채소인지 논란거리가 되어왔다. 미국의 경우 오래전 관세법에서 세금과세 품목을 분류할 때 과일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채소에만 부과하였기 때문에 세금과 관련된 이해 관계자들에게는 분류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었고, 미국 연방법원은 토마토가 후식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소로 판정한 경우도 있었다. 미국에서 토마토는 감자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작물이다. 토마토케첩의 정체성 토마토케첩은 우리나라 식품공전의 유형분류에서 소스류에 속한다. 토마토케첩은 "토마토 또는 토마토 농축물을 주원료로 하여 당류, 식초, 식염, 향신료, 구연산 등을 가하여 제조한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한편 소스는 "동,식물성 원료에 향신료, 장류, 당류, 식염, 식초 등을 가하여 혼합한 것이거나 또는 일르 발효,숙성시킨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토마토는 각 국의 쉐프들이 즐겨 사용하는 소재로서 열을 가하지 않고 샐러드 재료로 많이 사용한다. 생 토마토를 반으로 잘라서 해부 하듯이 내부를 자세히 관찰하면 바깥쪽은 과벽, 중심부위는 중과피, 전체적으로 씨앗을 둘러싸고 있는 반액체 상태는 젤리와 과즙으로 구성되어 있다. 젤리와 과즙에 들어있는 산의 농도는 과피의 2배 정도이기 때문에 토마토를 자를 때 어떻게 절단 하는가에 따라서 과육과 과즙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달라지므로 맛도 달라 진다. 토마토케첩과 소스 모두 국내 식품법상 '소스류'로 분류되어 있지만 토마토케첩은 토마토라는 특정원료를 명시하였고, 소스는 다양한 동,식물성 원료를 사용할 수 있고 발효, 숙성하여 더욱 깊은 맛까지 발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향후에는 토마토케첩보다 소스의 시장성이 더욱 확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토마토라는 단일원료를 사용한 초가공식품 토마토 케첩보다 다양한 원재료와 발효,숙성에 의한 감칠맛까지 발현된 콘디먼트(condiment)를 선호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견해로 케첩의 원재료를 반드시 토마토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바나나를 주원료로 하면 노란색깔의 바나나케첩이 되고, 블루베리를 사용하면 블루베리 케첩이 될 수 있다. 실제로 18세기 초 영국에서는 토마토가 아닌 버섯을 사용한 진한 갈색의 양송이버섯케첩이 유행한 사례도 있다. 토마토케첩이 빨간 이유 덜 익은 토마토의 특유한 풀냄새는 걸쭉할 정도로 가열하면 사라진다. 특유한 풀냄새의 정체는 티아졸이라는 황화합물질 때문이다. 덜 익은 녹색의 토마토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이 있을 수 있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된다"라는 서양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빨갛게 완숙된 토마토에는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다. 생 토마토를 가열조리하면 죽과 같은 성상의 빨간 퓌레가 되는데 식품공장에서 대량으로 제조하는 토마토케첩은 수입산 퓌레 또는 페이스트를 주원료로 사용한다. 국내에서 생으로 섭취하는 토마토는 가공적성과 경제성이 낮기 때문이다. 토마토가 빨간 이유는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리코펜성분 때문이다. 리코펜은 강력한 항산화제로서, 피부와 눈 건강에 좋고,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토마토케첩이 달콤,새콤한 이유는 토마토 퓌레 이외에 설탕, 식초, 향신료 등의 부재료가 혼합되기 때문이다. 향신료에는 양파, 육두구, 정향, 계피, 후추, 마늘, 겨자 등을 사용한다. 브랜드마다 풍미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향신료에 기인 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콜라처럼 각 제조사마다 향신료 레시피를 비법으로 숨기고 있다. 진한게 좋다는 역설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은 오래전 자사제품의 토마토케첩이 진하다고 점성을 강조하기 위해 TV광고에서 케첩병을 거꾸로 든 체 케첩 용기를 툭툭 내리쳐도 잘 흘러내리지 않는다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점성이 강하면 토마토 함량이 많이 들어가 있을 것이라는 소비자의 확증편향 심리를 광고에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토마토 퓌레를 무한정 많이 넣을 수도 없기 때문에 '잔탄검'과 같은 점도를 올리는 증점제를 첨가하여 적당한 점착성과 점성을 유지하도록 한다. 점성의 진실은 점도를 높이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첨가하는 '증점제'라는 식품첨가물에 있는 것이다. 가정용 케첩보다 식당이나 외식업소에서 사용하는 업소용 케첩이 가정용케첩보다 일반적으로 점성이 높은 이유는 증점제 함량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4-02-14 10:51:46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