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 시중은행 2Q 순익 '흐림'…신한 '웃고' KB '울고'
[메트로신문 백아란기자] 국내 4대 시중은행의 2분기 순이익이 전분기 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은행의 전통적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데 따른 결과다. 은행(지주)별로는 신한금융지주가 선두를 다시 이어갈 가운데 희망퇴직과 대손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에 따라 우리은행과 KB금융그룹의 순익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 신한금융, 선두 탈환…금융사 2분기 희비교차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신한·KB·하나·우리은행이 올 2분기 1조4500억원의 순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국민은행의 희망퇴직 비용인 3300억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지난 1분기 이들 은행의 순익은 1조8720억원이었으며 지난해 2분기는 2조2610억원이었다. 특히 지난 1분기 가장 많은 순익을 기록했던 KB금융은 구조조정 등의 비용 발생으로 4대금융사 가운데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2분기 KB금융의 지배기업순이익은 1500억원, 구조조정 비용을 제외한 수정순이익은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자회사 국민은행의 희망퇴직(1121명)으로 인한 비용이 발생한데다 NIM이 10bps 이상 하락하면서 이자이익이 감소하는 것이 다소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구 연구원은 "비이자이익은 포스코 주가(150만주 보유)가 관건이기는 하나 이를 제외하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배당금을 점차 늘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꼽았다. 김인 유진투자증권연구원도 "KB금융의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1607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라면서도 "지배구조 확립으로 성장성은 회복 중인데다 LIG손해보험 인수도 마무리돼 3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신한금융지주는 다시 선두를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지주의 2분기 순익(6,108억원)은 양호한 성장과 비이자이익 호조세로 컨센서스 13% 상회할 전망"이라며 "2분기 포스코플랜텍 670억원과 STS반도체 150억원 등 일회성 충당금 부담이 발생했으나 중소기업대출이 1분기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것을 감안해 보면 대손비용 부담은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같은 이익 안전성은 비은행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과 계좌이동제 등 하반기 경쟁촉진정책 영향에도 불구하고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2분기 순이익은 56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 감소하지만 시장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양호한 실적을 시현할 것"이라며 "대출 수요 증가로 중소기업대출이 크게 순증하는 등 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성으로 순이자이익 감소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지주사간의 희비가 엇갈리게 되는 셈이다. ◆ 우리銀·하나금융, 민영화-통합 불확실성 존재 같은기간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203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1분기보다 33.0% 감소할 것으로 현대증권은 예상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NIM의 하락으로 이자이익은 전분기대비 1% 감소할 전망"이라며 "대손비용은 대기업 부실이 늘어났기 때문에 전분기대비 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구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주가는 대주주(예보) 지분 매각이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경영권 매각이 이뤄질 경우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일부 지분 매각에 그칠 경우 주가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최진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2분기 순익은 2042억원으로 컨센서스를 5% 내외 소폭 하회할 것"이라며 "2분기 희망퇴직비용 630억원과 안심전환대출 관련 수수료 약 320억원 수취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과거부실(Legacy NPL)과 대기업 관련 일회성 대손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은 다소 부담 요인"이라며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성동조선 600억원, 포스코플랜텍 420억원과 포스하이알 190억원 등이 발생해 대손비용 경상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하나금융그룹은 일회성 유가증권 매각익 증가로 비교적 선방할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2분기 하나금융의 추정 순익은 3675억원으로 컨센서스를 26.5%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 포스코플랜텍 관련 일회성충당금은 700억원 내외 적립 부담이 발생했으나 대손비용은 전분기와 비슷한 2,8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비이자이익도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하나·외환은행 통합중지 가처분 이의신청에 대한 결론이 불확실한 상태"라며 "연내 통합이 어려울 경우 등록면허세로 약 2000억원 손실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2분기 그룹 NIM은 1.79%로 전분기 대비 4bp 하락하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구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이자이익과 대손비용은 부진하지만 수수료 증가와 유가증권 운용실적의 개선에 힘입어 2분기 지배기업순이익은 3350억원으로 컨센서스(2,980억원)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다만 NIM 하락(-4bps 수준)으로 이자이익은 정체되고, 포스코플랜텍 등의 부실로 대손비용이 전분기대비 14% 늘어날 것으로 보여 기초 실적은 아쉬운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관건은 늘어날 충당금 부담을 비이자부문에서 어떻게 만회하느냐"라며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그룹 익스포져 903억원(하나 299억원, 외환 604억원)이 부정적 요인으로 존재하지만 이미 SK하이닉스 지분을 매각해 약 500억원의 이익을 확보한데다 대한주택보증 지분 매각 결과에 따라 비이자이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