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개혁2.0, 병력 감축에만 빠져 창끝이 무뎌지나
문재인 정부들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방개혁2.0'이 오히려 현대전의 진행방향을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군은 국방개혁2.0을 추진하기 위해 4차산업혁명이라 불리는 혁신기술을 적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혁신기술의 적용이 '창끝부대'로 불리는 하부제대의 전투력을 강화시키기 보다 병력감축에만 중심을 두고 있어 창끝부대의 창이 무뎌질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기술을 적극도입 한다는 점에서는 미국, 영국 등 군사선진국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창끝부대가 절실히 필요하는 편제인원 증원과 화기 및 장비의 강화는 아득히 먼 현실이다. ◆혁신기술 도입만으로는 전력 공백 못 채운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에 따라 2017년 61만 8000명이던 병력을 2022년까지 50만명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자원 감소와 병력소모 위주의 재래전에서 탈피를 위해서는 병력 및 부대 감축은 불가피하다. 다만, 한국의 병력 및 부대 감축 방향이 올바르게 흘러 가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수작전과 지상작전을 연구하는 전문가 집단인 '특수지상작전 연구회(LANDSOC-K)'은 국군의 국방개혁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병력감축에만 빠지지 않고 하부제대의 전력강화에 촛점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홍희범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상임연구원(군사전문지 플래툰 편집장)은 1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드론봇' 등으로 병력을 대체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겠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드론봇을 운영하더라도 (상급제대 포함) 운용 및 지원인력이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전투적합이나 비용대비 효용성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군 드론봇의 페이로더(화물 등의 중량의 합계)는 30kg을 넘지 못해 무장장착과 전술적비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군 당국이 공개한 드론봇은 소총 사격시 발생하는 반동을 통제하는 자세제어와 화력통제장치 등도 빈약하다. 중대 또는 대대급에서 운용할 드론봇의 페이로드로는 박격포탄 1~2발 정도를 적재할 정도다. 운용병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점에서 병력감축 효과도 미미하다. 무장의 제한으로 전술적으로 효과를 내기도 어렵다. 기술적 문제는 단기간에 극복될 수 없지만 야전의 전력공백 문제는 눈앞의 현실이다. ◆창끝부대 편제와 화력 증강이 먼저다 드론봇은 (Drone·소형 무인기)과 로봇(Robot)의 합성어로, 육군은 전쟁의 승패를 바꿀 5대 게임체인져 중 하나로 손꼽는다. 그렇지만 실상은 전투원의 위험을 낮춰주는 보조적 장비 수준이다. 홍 연구원은 "미 육군은 지난 30년간 첨단장비와 화력을 줄기차게 보강하면서도 '창끝'을 줄이지 않았다"면서 "분대원 편성은 9명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보다 드론을 비롯한 무인체계 도입에 더 적극적인 미육군의 결정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군은 국방개혁2.0에 따라 소총소대를 3개 분대로, 분대의 편성을 8명으로 줄였다 소대 총원이 장교 1명을 포함해 25명이 고작이다. 창끝부대의 부족한 화력을 K-11복합소총이 충원해 줄 것이라 믿었지만, 사격통제장치와 20mm 유탄의 위력 등의 문제로 전력화가 취소됐다. 복합소총의 원조인 미 육군이 이미 OICW 계획을 포기한 상황에서 국군은 무리하게 복합소총 전력화를 추진해 왔다. 국방개혁 2.0으로 3개 소총분대를 지원하는 화기분대도 없어진 상황에서 국군 소총분대의 화력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5.56mm탄을 사용하는 K-2소총 6정과 K-3 기관총 1정, 40mm 유탄을 사용하는 K201유탄발사기가 전부다. 반면, 미 육군의 창끝부대는 강력한 화력을 가지고 있다. 미 육군의 소총분대가 국군 소총소대에 필적할 정도의 화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미 육군 소총소대는 9명 편제의 소총분대가 3개 화기분대 1개 소대본부 4명, 컴뱃메딕과 포병에서 나온 배속인원까지 합치면 소대인원은 43명이다. 무장 화력은 분대당 분대지원용 기관총 2정, AT-4대전차화기 2문, M320 유탄발사기 2정, M4계열 소총이 4정이 편제돼 있다. 분대장급 이상 지휘자는 권총을 부무장으로 휴대하고, M320 유탄발사기는 MEI 헬하운드와 파이크(Pike)를 비롯한 특수 탄종들도 호환이 가능하다. 군비를 꾸준히 줄여, 8만의 육군을 운용하는 영국도 미 육군과 마찬가지로 창끝부대의 화력은 강화해 왔다. 김찬우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비상임연구원은 "영국군의 소총분대 편재는 우리와 같은 8명이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우리와 달리 가공할 화력을 자랑한다"면서 "하급제대의 병력과 장비를 깎아 상급제대를 유지하는 국군과는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영국군 소총분대는 3개 분대로 분대장은 하사(Corporal) 부분대장은 병장에 해당되는 Lance Corporal이 맡는다. 미 육군과 달리 화기분대는 없지만, 중위와 소위가 각가1명, 부사관 3명으로 구성된 소대본부가 있다. 29명의 소대총원은 유사시 동원되는 예비군이 증원되면 35명으로 늘어난다. 분대 편제화기는 L85A3 소총 4정, L123A3 유탄발사기 2정, L129A1 7.62mm 지정사수 소총 1정, L7A2 7.62mm 범용 기관총 1정, NLAW 대전차화기 2문, L2A1 Matador 90mm 다목적 직사화기 2문, L72A9 대전차화기(M72 LAW) 2문이다. 이 밖에 산탄총과 각종 광학장비와 야간투시경, 통합 타격지원 통신단말기까지 지급된다. 앞서 특수지상작전연구회는 지난 15일 온라인 세미나를 열어 국군의 제식 소화기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면서 창끝부대 전력강화의 절실함을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