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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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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2년 만에 활기찾은 군사문화 시장... 다양한 볼거리 선보여

군사전문지 ‘월간 플래툰’이 주간하는 군사문화 행사인 ‘플래툰 컨벤션’이 25~26일 양일 간 경기 성남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개최됐다. 플래툰 컨벤션은 국내 군사문화 동호인들에 가장 사랑받는 행사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년 넘게 중단됐던 탓에 이번 행사는 어느 때보다 참가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플래툰 컨벤션은 일명 ‘밀덕’이라 불리는 군사문화 동호인들의 서브 컬쳐가 주가 되는 행사였지만, 올해에는 사회적 메세지를 전하는 전시자들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 입구에는 ‘UNITED 24’라는 단체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자선 기부금 모금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단체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든 단체로, 이날 행사장에서 우크라이나 군복을 전시하면서, 우크라이나군 관련 패치 등을 판매했다. 이 판매 수익은 우크라이나 국립은행의 공식계정으로 이체돼,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긴급한 수요를 충당하는데 사용된다. 행사장을 방문한 군사문화 동호인들의 따뜻한 손길이 현장에서 종종 목격됐다. 행사장 내부에는 국군의 전투장구류와 피복등의 개선과 육군의 전투발전 제안을 설명하는 전시 부스도 있었다. 현역 및 예비역 간부 중심으로 구성된 ‘37벙커’팀은 개인전투장구류외 피복을 전술적으로 더 적합하게 개선한 자체 제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한국전쟁 발발 72주년을 맞이해, 당시 육군의 정복을 현대화시켜 재해석한 피복은 많은 시선을 끌었다. 참가업체로는 동유럽을 중심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 밀리터리 관련 브랜드 헬리콘텍스, 국내최대 밀리터리 온라인샵 넷피엑스, 영화 소품 및 전시용 정밀 모델건을 제작·판매하는 모델링맥스 등이 참가했다. 행사장을 방문한 참가 중에는 현역 장병들도 있었다. 이들은 플래툰 컨벤션이 군 내부에서 조달할 수 없는 훈련물자나 최신 군 관련 정보 등을 접할 수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업체와 군사문화 동호인들은 세계적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군사문화산업이 한국에서도 규제혁파를 통해서 더 크게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2022-06-26 12:16:57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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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기품은 학사67기 및 간부43기 531명 소위임관

뜨거운 열기를 품은 장교 531명이 24일 충남 괴산 육군 학생군사학교에서 임관식을 거행했다. 3월에 임관하는 육군사관학교·3사관학교·학군사관(ROTC) 등과 달리 학사사관과 간부사관은 초여름의 열기 속에 소위 계급의 꽃을 피운다. 이들은 2년 간 대학생활 중에 군사교육을 받는 학군사관을 제외하면 육·해·공군 사관후보생 교육과정 중 가장 긴 군사교육을 받는다. 이날 임관한 학사사관 제67기는 16주, 간부사관 43기는 14주의 혹독한 군사교육을 각각 수료했다. 학사사관 제67기 517명(여군 105명)과 간부사관 14명(여군 2명)은 엄격히는 임관과정이 다르다. 하지만, 함께 전술학·전투기술학·군사학 등의 교육과정을 거치고 통합으로 임관하기에 야전에서 더 끈끈한 전우애를 뽐낸다. 군사복무 경험이 없지만 자유로움과 유연함을 지닌 학사사관과 군사복무 경험이 있어 노련한 간부사관이 힘을 합치면 무서울 것이 없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 참전한 조부를 따르다 임관식이 한국전쟁(6.25) 발발 하루 전에 열렸다는 역사적 의미 때문일까. 임관자 중에는 한국전쟁 및 베트남전쟁 참전용사의 후손들이 선대의 유지를 이어 군문에 들어서 눈길을 끌었다. 김정현 소위(22·학사)의 외조부(故 박규남)와 송효진 소위(27·간부)의 조부(故 송진섭)는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한국전쟁 참전유공자다. 특히 송 소위는 육군 3사단에서 병과 부사관으로 복무한 경험이 있는 프로군인이다. 그가 모두가 힘든 직업군인의 길을 택한 것은 할아버지의 군인정신 때문이었다. 김승현 소위(24·간부)의 조부(故 김청용)와 명혜빈 소위(22·학사)의 외조부(이주용·78)는 인헌무공훈장을 받은 베트남전쟁 참전유공자다. 이들 신임 소위들은 참전유공자 후손이라는 자부심으로 조부 및 외조부의 뒤를 이어 국가와 군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는 육군이다. 참모총장도 놀란 기세 정찬주 소위(23·학사)는 3대(代)가 육군 간부로 전역한 병역명문가 출신이다. 정 소위의 조부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육군 중사로 전역했고, 외조부는 베트남전쟁에 참전해 육군 중사로 전역했다. 그는 아버지(육군 중령 전역)와 외삼촌(육군 소령 전역), 사촌형(육군 중위 전역)과도 학사사관 동문의 연을 맺었다. 정 소위의 어머니 유진형 원사는 육군 제2경비단의 급양관리관으로 장병들을 위해 복무 중이다. 윤이삭 소위(22·학사)는 조부(육군 상사 전역)와 아버지(육군 중위 전역·학사 8기)의 뒤를 이었고, 박정우 소위(23·학사)는 증조부(육군 대령 전역)과 육군 제53사단에서 예비군 중대장으로 근무 중인 아버지(육군 소령 전역·학사 13기)의 뒤를 이어 장교의 길을 걷게됐다. 이날 임관식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상은 최준현 소위(26·학사), 국무총리상은 정현우 소위(23·학사), 국방부장관상은 최무석 소위(23·학사)와 김근성 소위(23·간부),육군참모총장상은 김시윤 소위(22·학사)와 고명진 소위(24·간부)가 각각 수상했다. 한편, 이날 임관식을 주관한 박정환 육군 참모총장은 임관식을 마치고 동행한 귀빈들에게 “정규 사관생도못지 않게 늠름한 자세에 놀랐다”고 말하며 이들 신임 소위들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2022-06-24 18:50:49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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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동결 군인주택수당, 미군과 비교하니... 군 떠날만 해

지난27년간 부동산은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군인의 주택수당은 1995년 8만원으로 책정된 이후 한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쥐, 바퀴벌레, 곰팡이 그리고 녹물이 반겨주는 군인 아파트나 군관사도 공짜는 아니다. 입주비와 관리비도 받지만 제대로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태반이다. 때문에 초급간부들이 군을 떠나는 주요원인 중 하나로 손 꼽히는 것이 ‘더러운 거주지’다. ◆주한미군, 연간 최하 4000만원vs 국군은 8만원 주한미군 평택기지는 2017년 기준으로 최하위 계급에 연간금액 4000만원, 최상위 계급에는 연간금액은 4700만원 정도를 각각 주택수당으로 지급한다. 이와 함께 매월 계급별 해외주택 수당도 선납으로 지급한다. 국군의 최하위 병 신분에 해당되는 E1-E3 계급이 매달 받는 주택수당은 2017년 기준으로 157만원 정도가 된다. 병복무 경험이 있는 O-1E(소위)는 160만원, O-1(소위)는 157만원, 대령급 이상 고위장교는 210만원 정도를 매달 각각 지급받는다. 주한미군들은 기지내 대단위 편의시설과 학교, 병원 등이 갖춰진 밀리터리 타운이 있어, 영외보다 영내 거주를 선호하는 편이다. 반면, 국군의 군인아파트나 관사는 일부 도심지역의 신축 외에 대다수는 병 생활관보다 냉난방시설이 열악할 정도로 노후화돼 있다. 초급간부는 물론 기혼간부들도 자녀교육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많은 군간부들이 영외거주를 희망하지만 쉽게 나가서 살 수 없는 실정이다. 23일 메트로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한 해군 부사관은 “부사관으로 재입대를 할 때까지 주택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제대로 교육받은 적이 없었다”면서 “나를 비롯해 일부 부사관이 군인아파트나 관사가 아닌 민간 주택을 임대해 영외거주를 신청했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육군의 한 예비역 소령도 “신혼시절 영외거주 신청하면 욕먹을게 뻔해서 지은지 25년 된 관사입주를 눈치보며 입주했는데, 전 거주자인 상급자가 낡고 찌든 장판을 10만원에 떠넘긴 기억이 난다”면서 “요즘은 주택임대료가 비싼1급지 기준으로는 3억원, 최하위인 5급지는 8000만원 정도의 민간주택 전세금 대부도 생겨났지만 초급간부 대부분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방부 주택수당 문제 못풀면 초급간부 대거 이탈도... 본지가 해군 간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해군의 장기복무 지원자는 선발허용 인원수와 선발인원수가 늘어난 것과 달리 줄어들었다. 2017년 부사관의 장기복무 선발은 438명에 1049명이 지원했지만, 지난 5년 간 상호 반비례 형태로 추이는 바뀌었다. 지난해 해군 장기복무 선발허용 인원은 616명이었으나 선발자는 586명이었고, 지원자도 731명에 그쳤다. 이는 장기복무 부사관의 소요는 늘고 있지만, 우수한 부사관이 장기복무를 꺼린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해군 부사관들은 “해군 부사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상근무와 마찬가지로 야지훈련과 격오지에 배치로 어려움이 많은 해병대와 육군도 우수부사관은 장기복무를 꺼리고 있다”면서 “현실적이지 못한 당직비와 시간외 수당도 문제겠지만,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할 주거공간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것이 군을 떠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나마 해군은 기지 규모가 크고, 대규모 복지센터 등이 어느 정도는 갖춰져 있지만, 대병력이지만 주둔지는 소규모로 나눠진 육군의 경우 해군과 같은 복지센터는 꿈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육군의 전방 상비사단의 경우 대대별로 주둔지가 나눠져 있고, 후방의 지역방위사단도 병력규모가 작아 단위부대별 복지 시설을 갖추는데 어려움이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대임무에 크게 지장이 되지 않는다면, 소규모 주둔지를 통합하고 규모의 경제 개념이 적용될 수 있는 복지 시설이 형성된 밀리터리타운 건립도 고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2022-06-23 15:48:28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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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초급간부 처우개선책 냈지만 물뿌리개 마냥 체감안될 것

국방부는 주택수당과 소대장 지휘활동비 등을 2배 정도 인상하는 초급간부 및 부사관 처우개선책을 추진 중이다. 이는 병과 비슷한 또래지만 책임과 업무량은 많은데 급여는 박한 초급간부들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처우개선을 당부한 것이 배경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의 이런 노력도 일선 초급간부들에게 크게 체감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방부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초안에는 소대장 지휘활동비와 간부 주택수당을 각 2배, 주임원사 활동비를 50% 인상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초급간부, 일부금액 올라도 체감되지 않아... 소대장 지휘활동비는 편성 병력 25인 기준으로 월 6만25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지휘활동비는 병의 사기진작 차월에서 실시하는 간담회 및 체육활동 등에 사용되는 돈이다. 그렇지만 상급부대 지시로 추가되어야 하는 비품 구매 등 여러 명목으로 암암리에 사용되는 탓에 소대장 직위를 맡은 초급간부는 자신의 사비를 더 많이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사용금액의 근거유지 및 관리도 초급간부의 업무부담에 한몫을 차지한다. 관사나 전세지원금을 받지 않는 간부에게 주어지는 월 8만원의 주택수당도 16만으로 인상될 전망이지만, 초급간부의 입장에서는 크게 체감되지 않을 금액이다. 대다수가 미혼인 초급간부들에게는 미혼간부숙소가 제공된다. 하지만, 지은지 오래됐고 관리가 허술해 벌레와 쥐, 곰팡이와 부식 등 위생과 안전에 문제가 많은 관사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심지어 냉난방과 같은 공조시설도 여러명이 기거하는 병 생활관보다 떨어진다. 열악한 실정에도 일부 부대는 독신숙소의 관리비용을 별도로 걷고, 영외 거주신청을 해도 미혼이라는 이유로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16만원으로 부대에 출근이 용이한 주거지를 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 하다. ◆초급간부 처우개선 환영하지만 현실적 주거부터... 야전부대의 위관 장교는 메트로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병들의 처우개선 만큼 초급간부의 처우개선도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이 잡히게 된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고민에 비해 개선안이 미진하다는 느낌은 떨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위관 장교는 “물뿌기개로 뿌려지는 미세한 물방울 보다 힘찬 물줄기 한방이 필요한 것 아니냐”며 “군부대가 많으면서도 도심지와 가까운 경기 외곽이나 주요 광역도시의 아파트 분양권을 복무 중 1회 정도 부여하는 파격 특혜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야전부대의 한 부사관은 “3~40년 된 건물에 벽지랑 장판 바꿨다고 리모델링이라고 말하는 사단 관계자 말에 어의가 없었다”면서 “미군처럼 영외 대여주택을 마련하던가 군단 및 사단급의 통합된 단지형 미혼간부숙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사관은 “주택수당이 존재하는지 모르는 초급간부들이 태반이고 야전의 인사실무자들은 늦장조치가 빈번해, 자비로 거주비를 해결했다”면서 “직업군인이라고 하지만 자기개발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도 매번 위병소 눈치보며 드나들어 마음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많은 초급간부들이 군부대 난방방식을 문제로 지적했다. 도시가스가 아닌 유류난방이다보니, 병 생활관 난방을 충족하고 남은 유류로 미혼간부숙소의 난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단편적 대응책보다 장기적 계획으로 외국군처럼 거점부대별로 거주지와 쇼핑몰, 레포츠 시설을 다갖춘 ‘밀리터리 타운’ 건립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2-06-21 12:32:05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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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용사, 시간이 없다. 영광의 정복을 지급하라

한국전쟁(6.25) 참전 용사들의 명예와 품격을 높이기 위해 국가보훈처(이하 보훈처)는 새로운 참전용사 단체복을 공개했다. 허름한 안전조끼나 유사군복에 비해 참전용사의 품격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명예’와 ‘승전(勝戰)의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기 위해서는 ‘군 정복 지급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전쟁 이전에 국군은 병의 군 정복 규정이 있었지만, 전쟁발발이라는 어려움으로 제대로 된 군 정복을 지급하지 못했다. 장교들도 사비로 양복점에서 미군의 정복과 비슷한 정복 등을 맞춰 입었다. 참전용사가 군인의 복제 중 최고의 품격이 담겼다는 정복과 예복을 차려입은 모습을 대한민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최고의 품격이라고 평가받는 미국의 보훈행사에서는 참전용사들이 참전 당시의 제복으로 참석하는 것이 자주 목격된다. 지난해 5월 21일 한국전쟁 참전영웅 랠프 퍼켓 주니어 퇴역 대령(95·한국전쟁 당시 위관장교)은 명예훈장 수여식에 미육군의 ‘AGSU’ 정복을 착용하고 나왔다. 이 제복은 미육군의 전성기라고 불리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직후까지 채택된 미육군 정복이다. 미육군은 1954년 이후 제정된 녹색의 정복과 남색의 예복을 통합한 ‘ASU’복제를 2010년대 도입했지만, 2019년 무렵 AGSU로 정복을 다시 전환했다. 대한민국 육군이 창군기부터 1960년대까지 채택한 정복은 AGSU를 바탕으로 하는 디자인이었다. 미육군이 짙은 녹색계열의 정복으로 복제를 변경하면서 대한민국 육군도 이를 본 떠, 정복의 제식을 변경했고 현재까지 큰틀에서 이어져 왔다.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경제력을 지닌 대만(중화민국)은 항일전승행사나 국공내전 관련 보훈행사에는 참전용사들이 참전 당시의 제복을 착용한다. 대한민국과 압도적인 경제력 차이를 보이는 북한도 한국전쟁에 참전한 노병들이 참전 당시 군복을 입고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세계6위로 자처하는 군사강국,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정부가 국격에 맞게 참전용사의 품격을 적극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투원의 전투기량과 보급품 향상을 연구하는 특수·지상작전연구회(LANDSOC-K)의 전문가들은 “올해 중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진 보훈처 산하의 정전 70주년 위원회에 예산과 재량이 부여돼야 한다”면서 “국군 창군기의 모습을 선배들의 정복을 통해 후배들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참전용사들이 고령이라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훈처 관계자는 메트로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참전영웅들에 대한 예우와 감사는 물론 제복 근무자를 존중하는 보훈문화 확산을 위해 6.25참전용사의 새로운 여름 단체복 개념으로 만들어 진 것”이라며 “참전용사들께서 사비로 ‘안전조끼’라 불리는 참전유공자회 여름 약복을 구매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06-20 12:51:08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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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하軍]北이 무서운 이들이 대적관을?

한국전쟁(6.25)과 제1·2차 연평해전이 발생한 6월이다. 여·야 모두 철맞은 장사치 마냥 ‘안보’와 ‘보훈’을 외친다. 그렇지만, 군내에는 북한을 무서워하는 이들이 남아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제1차 연평해전’기념일인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유가족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1차 연평해전에서 대한민국 해군의 전사자는 없었다. 전사자가 발생한 것은 이보다 3년 뒤인 2002년 6월 29일의 ‘제2차 연평해전’이다. 북한 해군이 ‘NLL(북방한계선)’을 침범하자 참수리 357정은 맹렬히 맞서 싸웠다. 하지만 정장 윤영하 소령(전사후 추서진급)을 비롯한 6명이 전사했다. 당시 2002 한일월드컵 분위기로 이들의 헌신은 조용히 다뤄졌다. 보수·진보 어느 진영도 이들의 희생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하지 않다가, 2017년 연말에서야 이들의 대우가 순직자가 아닌 전사자로 인정됐다. 국방부는 2018년 6월 29일 ‘제2차 연평해전’을 기리는 기념물을 제작하면서 전사자를 모욕했다. ‘전사자’를 ‘순직자’로 표기했기 때문이다. 당시 국방부출입기자였던 기자는 이 문제를 국방부 대변인실에 전했고, 입장을 기다렸지만 그들은 침묵했다. 기사 최종 송고 전, 국방부에 입장과 수정해야 할 부분 등을 다시 물어도 반응은 같았다. 기사가 송고된 후 당시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기자를 대변인실로 끌고 갔다. 기자의 항거에도 기사는 결국 내려졌다. 그 해 7월 몇몇 시민들은 전사자를 순직자로 표기한 것을 지적한 기사의 삭제 배경을 묻는 민원질의를 ‘국민신문고’에 올렸다. 국방부 대변인실은 기사의 수정요청을 한 것 일뿐이라면서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만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실이 대한민국 시민보다 정권과 북한이 더 무서운 조직이란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닌듯 하다. 국방부 대변인실의 것은 이어지는 행보도 재미있다. 같은 달 27일 국방부는 휴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이해 기념물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긴급히 삭제했다. 삭제된 기념물에는 국방부의 입장에서는 내걸수 없는 문구가 있었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3년여의 전쟁 끝에 1953년 7월 27일 휴전이 된지 올해 65주년입니다”라는 이 문구는 군 안팎에서 논란을 키웠다. 휴전선 이북의 영토를 다 수복하지 못했기에 틀렸다고만 할 수 없지만, 군의 사기를 생각해야하는 국방부가 쓸 문구는 분명 아니다. 이와 관련해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해당 문구는 문화체육부 정책자문 기자단의 한 기자가 쓴 것으로 자체 검증은 거친 것”이라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말을 꺼냈다. 국방부가 문체부 기자의 말에 휘둘릴 정도라면, 얼마나 문약한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던 2020년 6월 25일에도국방부는 ‘북한’이라는 주어는 뺀 채 추모 기념물을 페이스북 등에 올렸다. 이 정도면 국방부 대변인실은 마마, 호환보다 북한이 무서운게 확실해진다. 군의 대적관을 흔드는 갈대들이 장병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주요직위자로 아직도 남아있다. 당시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정진력원장이 됐다. 민원질의에 답변한 관계자는 대령으로 진급했고, 기자를 대변인실로 끌고간 부대변인은 올해 하반기 장군인사에서 육군 정훈공보실장에 내정될 것이란 말이 벌써 돌고 있다. 갈대는 사라지고 곧은 대나무가 무성하길 바란다.

2022-06-19 13:53:47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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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의 규제혁신전략회의, 군사문화산업 기대감 커

왼쪽부터 군용품 레플리카 회사인 대만의 J-TECH사가 만든 방탄복 외피와 카메라에 장착이 가능한 오픈 사이트형의 조준경. 한국이 규제 일변도로 나아가는 사이 대만기업들은 군사문화산업을 선점하고 있다. 사진=일본 라쿠텐 윤석열 정부는 14일 ‘규제혁신전략회의’신설을 발표했다. 군사 및 경제적 효용성이 높지만 과도한 규제로 존폐의 기로에 놓인 국내 군사문화산업계는 이 발표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모의전투경기(Mil-Sim·밀심)에 사용되는 6㎜(플라스틱) ‘에어소프트건’과 방호장구 및 피복시장은 정확한 규모를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시장이다. ◆에어소프트건으로 수조원을 벌어들이는 대만기업들 대만(중화민국)에는 크고 작은 ‘군사문화산업’관련 업체들이 한화로 수 조원의 연매출을 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만 육군총장·해병대사령관배 밀심경기를 후원하는 G&G사의 연평균 매출은 1조원이 넘는다. G&G사는 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전동 에어소프트건의 원조국인 일본과 한국, 저가물량공세를 펼치는 중국을 제치고 관련시장에서 선두로 자리잡았다. 이 회사는 밀심용 에어소프트건 생산 뿐만 아니라, 편의점과 식당 등 시가지를 완벽히 재현한 실내 밀심경기장 사업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만의 J-TECH사는 주일 미해병대에 장구류 상당 부분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다. 유사군복으로 분류되는 밀리터리 레플리카를 만들던 영세업체였지만, 야후 옥션이나 라쿠텐 등 일본 온라인샵에서 이 회사 제품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대만 기업들이 ‘군사문화산업’에서 큰 성과를 내게된 원동력은 규제혁신을 넘은 적극적 장려정책 덕분이었다. 국내에는 일본에 이어 1994년 세계 두번째로 전동모터로 6㎜플라스틱 비비탄을 연속으로 발사케하는 전동 에어소프트건을 만든 아카데미사가 있지만, 현재는 아동용 장난감총을 만드는 정도에 멈춰있다. 국군의 제식 총기들을 비사격전술훈련 등 에 사용할 정도로 정밀하게 만든 토이스타사도 있다. 그렇지만 과도한 규제 등으로 인해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다른 국내업체인 DAS사는 해외 시장에서 각광받는 하이엔드급 에어소프트건을 생산하고 있지만, 국내규제로 인해 사세를 확장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사의 제품은 발사반동과 실총과 유사한 동작들이 가능해 군부대에서 훈련용 총기로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 ◆규제로 놓쳐버린 경제와 군사적 실익 대만이나 일본은 에어소프트건의 발사위력의 허용 기준은 ‘3~1J(줄)’ 정도다. 반면, 국내 허용 기준은 ‘0.2J’이하다. ‘군사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던 지난 정부에서는 규제의 벽이 높아졌다. 전북 소재의 ‘에어소프트건’ 유통업체는 무선조종비행기와 드론 등에도 쓰이는 전동 에어소프트건 밧데리를 수입했는데, 과도한 법리적 해석으로 사업을 접어야하는 위기에 처해졌다. ‘에어소프트건’에 부수적으로 사용되는 완구용 광학장비도 규제대상이다. 살상력도 없고, 실총의 반동을 견딜 정도의 내구성도 없는 완구임에도 경찰은 에어소프트건과 함께 ‘모의총기’로 분류해 동호인들을 범죄자로 몰고 있다. 육군의 한 간부는 올해초 부하들에게 ‘워리어플랫폼’의 개념과 ‘비사격 전술행동’ 등을 가르치기 위해 조준점 조절이 불가능한 더미 조준경을 구매했다가 장비를 압류당했다. 울산지방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강요하면서 군사경찰이 조치를 하게된 것이다. 지난 2일 YTN은 대만 북부 신베이에 위치한 에어소프트건 사격장을 소개했다. 사격장 방문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중국의 위협에 대비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이러한 사격장 방문인원은 3~4배 늘어났다. 앞서 2008년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밀심 동호인을 예비전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에어소프트건 관련 규제를 대대적으로 철폐했다. 대만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실총에 대해서는 높은 규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밝힌 ‘규제혁신전략회의’는 대통령과 총리, 관계부처 장관, 지방자치단체, 경제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협의체다.

2022-06-15 15:22:43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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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학생에게 군사교육? 국격에 맞는 군사문화 세워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전한 장래지도와 정병모집은 쉽지않다. 지난 10일 수도방위사령부(이하 수방사)는 용산구의 요청으로 ‘청소년 진로직업체험 박람회’에 참가했다. 학생들을 위한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선을 넘는 행위으로 인해 군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초등학생에게 겨눈 총, 위험성을 인지해야... 14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용산아트홀 전시장에서 열린 ‘2022 진로직업체험 박람회’에 참가한 수방사 간부들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학생들에게 총을 쥐어주며 사격자세를 지도하는 모습이 잡혔다. 이를 본 일부 군인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군인의 희생과 무기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보다 가벼운 흥미유발식 교육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익명의 장교는 메트로경제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학생들의 진로고민을 돕고 정병을 모집한다는 차원에서는 용산구와 수방사의 행동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자아 정체성과 합리적 사고가 확립되지 않은 어린학생들에게 전쟁과 군인의 희생이란 본질보다 총을 주고 겨누게 하는식의 교육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군복입은 시민’이라는 민주화된 군대 개념을 만들어 온 독일연방군은 미성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무기전시와 안보교육에 무기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으며, 집총 등의 체험은 지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전쟁책임의식 등을 가르쳤던 와타나베 켄지 전 메이지대 교수는 “전쟁과 그 역사가 게임이나 만화영화처럼 오락화되면, 전쟁의 기억이 없는 세대는 전쟁과 군인의 희생을 놀이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수방사가 어린 학생들에게 들려준 K2C1소총은 장난감총이지만, 실총과 비슷한 형상때문에 경찰은 ‘모의총포’로 분류해 엄격히 규제를 하고 있다. 앞서 서울 소재 대학의 학군단도 실총과의 오인을 막기위해 주황색 등으로 칠해둔 컬러파츠를 검정색으로 칠해버린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육군은 모의총포법에서 금지한 컬러파츠 임의도색과 같은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관련 법규를 전파 등을 고민하고 있다. ◆군과 민, 국격에 맞는 군사문화 만들어야 대한민국의 군사력은 세계6위로 평가받지만, 국격과 국방력에 걸맞는 군사문화는 자리잡지 못한 실정이다.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된 ‘지상군페스티벌’은 시민에 대한 군의 문턱을 낮추는 좋은 군사문화의 장이 됐지만, 군과 민이 깊게 고민해서 만들어진 군사문화 컨텐츠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강철부대’와 같은 가볍게 즐기는 컨텐츠가 주류를 이룬다. 충청남도는 올해 지상군페티벌과 계룡 군문화축제를 확대해 2구간의 일정으로 ‘세계 군문화엑스포’를 계룡시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종합군문화축제라고 하기에는 무기전시나 연예인 출신 장병의 공연 등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관람객의 다수는 어린학생들인데 어른들은 아이들게 손에 쥔 총이 누군가를 죽이고 혹은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지 않는다. 최근 문화보다 언론공보 실무에 특화된 정훈장교들이 육군의 정훈공보실장으로 자리잡아 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실수를 계기로 수방사측도 문제개선을 위한 깊은 논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방사 관계자는 “높아진 인권의식과 시민의식의 흐름에 맞는 상황인식과 그에 맞는 행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향후 대외행사시 관련 사항에 대해서도 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2022-06-14 15:08:40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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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화랑훈련 실시, 지자체 중심 통합방위 태세 설까?

지난해 5월 12일 경북 칠곡군 왜관철교에서 열린 민·관·군·경·소방 통합방위능력 향상을 위한 ‘2021 대구·경북 화랑훈련’에 참가한 육군 50사단 칠곡대대 장병들이 경계 작전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방선거 등에서 군부대 이전 공약이 남발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은 유사시 지역안보와 치안유지를 위한 통합방위본부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한다. 예비전력을 비롯해 통합방위 태세 등의 불안정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가 이를 바로 잡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13일 합동참모본부(합참 통합방위본부)는 올해 화랑훈련을 부산·울산권역부터 시작(6월 13일~17일까지)해, 10월까지 부산·울산·제주·전북·충북 등 5개 권역에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지방자치단체장 중심의 통합방위태세 확립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 합참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통합방위협의회 및 통합방위지원본부 운영,민·관·군·경·소방의 통합방위작전 수행체계를 집중 숙달하게 된다. 군·지자체·경찰·해경·소방 등 국가방위요소들이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실기동(FTX)으로 훈련도 실시한다. 보수진영은 통합방위태세의 느슨함을 진보진영의 책임으로만 돌렸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연합훈련과 연계해 실시됐던 민·관·군 합동훈련을 2019년 ‘을지태극훈련’으로 신설했지만, 수해와 코로나19 등으로 수년 간 실시하지 못했다. 국가비상사태별 조치사항 160건에 대한 실제훈련도 문재인 정부 때는 사실상 전무해지면서, 일선 지역방위 부대와 지방자치단체 실무자들의 업무 수행능력이 저하된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보수진영도 통합방위 태세에 발목을 잡기는 마찬가지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6.1 지방선거 기간 동안 부산 지역방위를 담당하는 육군 53사단을 부산동부에서 이전해 첨단사이언스 파크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해운대 경찰서장 출신으로 해운대구청장에 당선된 김성수 씨도 국제적인 레저·여가·문화 공간을 조성하겠다며 지역방위사단의 이전에 가세했다. 화랑훈련은 전·평시 발생할 수 있는 전방위 안보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훈련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및 특별자치시·도를 11개 권역으로 구분해 매년 시행하고 있다.

2022-06-13 12:18:28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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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하軍]육군 총장의 변신, 성공은 기본과 디테일

문형철 기자 캐리커쳐.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비상근복무 예비군과 군사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10일 경기 양주의 25보병사단에 특이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육군이 전투원의 전투력과 생존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워리어플랫폼 전투체계’가 적용된 복장을 한 것이었다. 육군의 미래전투체계인 ‘아미타이거’의 한 부분인 ‘워리어플랫폼’을 총장이 직접 착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장군의 입장에서는 전투력과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장비 및 장구보다 장군벨트와 구형방탄헬멧을 착용하는게 더 권위를 세우기도 좋고 몸에도 익었을테니 말이다. 일각에서는 박 총장의 이번 모습을 보고 ‘육군의 수장이 ‘보여주기식 이벤트’를 직접 시전하려는 것이냐’와 같은 부정적 반응도 나왔다. 이러한 지적이 나오는 것도 당연할지 모른다. 그동안 육군을 비롯한 국군은 ‘립서비스와 과장된 전시’를 통해서 미래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드론이 하늘을 날고 통신 네트웍을 갖춘 장갑차량에 탑승한 ‘워리어플랫폼’체계의 전투원들이 지상전을 지배하는 미래, 이는 한반도에서 자취를 갖춘 용맹한 ‘한국 호랑이’를 ‘백두대간(白頭大幹)’에 되살리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다. ‘아미타이거’와 ‘워리어플랫폼’등의 도입은 미국을 비롯한 군사선진국보다 20년 정도 늦었고, 두 전투체계의 상당부분은 대한민국보다 국력이 낮은 중진국 수준에도 못 미친다. ‘보여주기식이벤트’로 흘러간다면 육군은 멸종된 ‘한국 호랑이’가 될 것이다. ‘훈련 또 훈련’을 외친 박 총장이 ‘워리어플랫폼’을 입고 ‘아미타이거 전투여단 창설식’을 주관한 것은 이러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 전임 남영신 대장과 전전임 서욱 대장은 ‘아미타이거’와 ‘워리어 플랫폼’에 상당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두 전투체계를 처음으로 공론화 시킨 김용우 대장은 육군참모총장 시절 의욕적으로 진행하려 했지만, 의욕에 비해 진단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박 총장이 보여준 의욕만큼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꾸준한 진단과 외부의 도움을 부끄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박 총장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깔려있다. 현 정부는 ‘공세적 국방’을 주장하면서도 국방예산을 감축했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사업재원 확보가 쉽지 않다. 이전 정부는 ‘전시작전권 반환’을 위한 국방비 증액을 추진했지만, 실제의 효용성은 고려하지 않고 육군의 실전성과 즉응성에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장병들의 복무피로와 단절성도 문제다. 기본과 기초에 충실한 것이야 말로 ‘아미타이거’와 ‘워리어플랫폼’의 성공과 직결된다. ‘왜 장성들의 권총이 유사시 자기방어에 유리한 자동권총이 아닌 리볼버일까’, ‘기능성 전투복인 컴뱃셔츠와 방탄복, 방탄헬멧을 더 전술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군복제를 개선해야 한다’, ‘유사시 전투원 개인이 필요로하는 식수를 대량으로 조달할 방법은 무엇인가’ 등 작다고 치부한 디테일을 따져봐야 한다. 총장의 혼자가 아닌 육군 전체가 고민해야 한다. ‘그게 뭐가 중요해. 크고 많은 전차와 자주포라면 전쟁 이긴다’와 같은 낡은 사고를 흘려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육군의 모든 구성원이 원활히 소통하는 촘촘한 그물이 되어야 한다. 잘 짜여진 그물은 원하는 물고기도 잘 낚는 법이다. 육군이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법령개선도 순풍을 달 것이다.

2022-06-12 12:41:29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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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총장부터 변화의지 보여준, 아미타이거 전투여단 창설

사람 중심의 육군 미래전투개념인 ‘아미타이거(Army TIGER)’가 적용된 전투여단 창설이 첫발을 내딛었다. 육군은 10일 경기도 양주시 소재 25사단에서 언론을 초정해 ‘아미타이거 시범여단전투단 선포식’과 ‘신규 무기체계 명명식’을 열어 육군의 변화를 선보였다. ◆육군참모총장, 워리어플랫폼으로 등장해 전술적 열의 보여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아미타이거’ 개념과 함께 도입된 ‘워리어플랫폼’ 개인전투체계를 착용하고 이날 행사를 주관했다. ‘훈련 또 훈련’을 강조한 박 총장은 그동안 지적되어 온 ‘전술적 사고의 부족’을 의식했는지, 눈에 띄는 헬멧계급장 등 비전술적 요소를 제거한 모습이었다. 육군의 수장으로서 직접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 육군이 상당한 노력을 기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특히, 야전의 불만이 높고 신뢰가 낮았던 ‘워리어플랫폼’ 분야에서는 실무자들과의 의미 있는 대화도 이뤄졌다. ‘워리어플랫폼’은 ▲전투원 개인에게 전투력을 극대화시키는 장비를보급하는 ‘치명성’ ▲전투원의 장비 및 장구, 피복을 고도화하는 ‘생존성’ ▲전투원과 타 전투체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등이 적용된 개념이다. 메트로경제신문이 지적해 온 방탄헬멧 연동 카메라 등은 전투활동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형태로 개선됐고, 보완이 필요하지만 야간전투를 위한 표적지시기의 개선도 이뤄졌다. 그렇지만, 방탄복의 경우 전투활동성을 제한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1형(다목적) 방탄복’의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민군합동연구과제로 추진중인 ‘2형 방탄복’도 착용에 불편을 주는 ‘버클 결합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날 새롭게 공개된 ‘신형 3형 방탄복’은 착용감을 높이기 위해 등산화 등에 적용된 ‘모아 다이얼’이 측면에 추가됐다. 그렇지만, 군 일각에서는 장비의 ‘항시적 신뢰성 유지’를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런 반응들에 대해 행사장에 있던 육군 관계자들은 ‘‘아미타이거’와 연동되는 ‘워리어플랫폼’에 대해서도 진화적 개발을 통한 꾸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췄다. 무기체계보다 후순위로 밀리는 전력지원물자에 해당되는 ‘워리어플랫폼’이 장병들이 원하는 물자가 도입되도록 개선되기 위해서는 ‘국가계약법 개정’과 ‘실무자 전문성배양을 위한 인사제도’ 등도 뒷받침돼야 한다. ◆아미타이거 전투여단, 육군 최초 창설...미래 육군 첫발 ‘아미타이거’와 ‘워리어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한 시범 전투여단이 창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육군은 25사단 시범전투여단을 시작으로 육군 여단급 부대들의 부대구조와 전력체계 등을 단계적으로 혁신하고, 2040년까지 모든 전투여단을 아미타이거 부대로 바꾸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육군의 야심찬 변화가 결실을 맺기위해서는 성급한 성과내기보다 중장기 미래계획과 즉각적인 현안개선계획을 병행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신규 무기체계 명명식’에서는 육군의 최신 전력화 무기체계이자 아미타이거 대대 및 여단전투단이 운용하는 ▲차륜형장갑차(백호·白虎) ▲소형전술차량(현마·晛馬) ▲105mm 자주곡사포(풍익) ▲120mm 자주박격포(비격·飛擊) ▲30mm 차륜형대공포(천호·天虎) ▲장애물개척전차(코뿔소) ▲대포병탐지레이더-II(천경·天鏡-II) 등 7종류의 무기체계에 대한 이름(애칭)이 붙여졌다. 행사를 주관한 박 총장은 “2025년에는 육군이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하고 AI 드론봇 전우와 함께 전투현장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첨단 육군으로 변모할 것”이라며 “최첨단 전력과 연계해 부대구조와 작전수행 개념도 발전시켜 다영역동시통합작전으로 미래전에서 승리하는 육군이 될 것”을 다짐했다.

2022-06-10 20:12:22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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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쌍끌이 저인망식 장군인사... 육사출신 만선

(왼쪽부터) 8일 임명된 박웅 합동참모본부차장, 여운태 육군참모차장, 김명수 해군참모차장, 윤병호 공군참모차장. 사진=국방부 윤석열 정부의 장군인사는 소장급까지 '쌍끌이 저인망' 방식으로 육사출신 장군으로 만선을 이뤘다. 앞서 단행된 대장진급에서는 학군27기 신희현 대장(2작전사령관)을 제외한 4명은 육사출신들이었다. 이전 정부와 반대로 가려는 편중현상과 지휘안정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정부 당국은 8일 늦은 오후 중장 및 소장 등 장군인사를 발표했다. 육군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하는 8명 중 3사와 학군출신 각 1명씩을 제외하면 6명이 육사출신이다. 육군 준장에서 소장으로 진급하는 7명 중에는 3사 출신 1명을 제외한 7명이 육사출신이다. 중장진급과 소장진급자 중에는 고참급 장군들이 임기제 진급을 통해 군에 남게 됐다. 소장에서 중장 진급자는 ▲8군단장 박안수 중장(육사 46기) ▲수방사령관 김규하 중장(육사 47기) ▲3군단장 김봉수 중장(육사 47기) ▲수도군단장 고창준 중장(3사 26기) ▲7기동군단장 고현석 중장 (학군 29기, 동아대) ▲국방정보본부장 장세준 중장(육사 45기·임기제) ▲군사안보지원사령관 황유성 중장(육사 46기·임기제) ▲군수사령관 엄용진 중장(육사 46기·임기제) 등이다. 준장에서 소장 진급자는 ▲임기훈 소장(육사 47기·윤석열 대통령 국방비서관) ▲김수광 소장(육사 49기) ▲류승민 소장(육사 49기) ▲박춘식 소장(육사 49기) ▲서진하 소장(육사 49기) ▲최성진 소장(육사 49기) ▲박진희 소장(3사 29기) ▲원천희 소장(육사 47기·임기제) 등이다. 윤석열 정부의 육군인사는 학군·학사·3사 출신자를 비교적 균등하게 임명했던 이전 정부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때문에 군안팎에서는 검사 중심으로 정부인사를 정하는 윤석열 정부의 극단적인 취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장성급의 중추인 소장과 중장인사를 지나치게 육사 중심으로 맞추게되면, 준장이하 고급장교의 인사도 윤석열 정부 기간 동안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장군인사도 지휘권의 안정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8군단장이었던 여운태 중장(육사 45기)이 6개월 남짓의 보직기간만 수행하고 육군참모차장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 여 중장은 국회협력단장을 거쳐 53사단장(부산·울산 해안경계)을 역임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동해안 축선경계 강화를 위해 지난해 8월 그를 이례적으로 22사단장에 임명했고 불과 4개월 뒤 중장으로 진급해 22사단의 상급부대인 8군단장 직위에 올랐다. 앞서 대장인사에서도 전임 해군참모총장인 김정수 대장이 임기 2년을 한참 채우지 못하고 취임 약 5개월만에 교체돼 전역했다. 전임 공군참모총장 박인호 대장도 취임 약 10개월만에 교체돼 전역했다. 한편 해군에서는 소장에서 중장으로 김명수·양용모 제독이 각각 진급했고, 준장에서 소장으로는 강동길·안상민·최성혁 제독이 각각 진급했다. 공군에서는 윤병호·이상학·이영수 장군이 중장으로 진급했고, 공승배·김영채 장군이 각각 소장으로 진급했다.

2022-06-09 14:14:02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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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또 훈련하는 육군? 참모총장의 헬멧부터 고쳐라

윤석열 정부들어, ‘강한훈련과 군기’, ‘정신전력’이 강조되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위축됐던 군이 제 모습을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방향이라는 반응도 나오지만, 현실적인 전술적 사고와 보급품 개선이 먼저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취임 전부터 강한훈련과 군기를 장조했고 지난달 27일 취임한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훈련 또 훈련하는 육군’, ‘미래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육군’을 지휘 목표로 제시한바 있다. 이와 관련해 8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정 간에 지난 정부에서 국군 정신전력이 굉장히 해이해졌다는 공감대가 이뤄졌다”면서 “지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무기 수준과 양에서 엄청난 비대칭을 보이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정신력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방탄헬멧 커버도 못바꾸면서 정신전력 타령? 20~30대 청년 장교들은 ‘‘강한훈련과 군기’를 ‘정신전력’ 강화로만 끌어낼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군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장교들은 “장병들에게 올바르게 대우받는 나라와 사회라는 인식이 들어서야만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수 있다”고 말한다. 익명의 육군 초급지휘관은 메트로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부하들을 전쟁에서 살리면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술적 사고 확립과 이에 근거한 개인전투장비가 주어져야 한다”며 “전술적 사고도 없이 저급 개인전투장비를 주면서 정신전력을 강조하면, 만세돌격을 감행하던 구일본군과 다를바 있냐”라고 반문했다. 국군의 전술적사고 결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장군들의 방탄헬멧이다. 지난 3일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야전부대 훈련 현장을 방문했다. 5포병여단 예하 부대의 사격훈련을 참관한 박 총장의 방탄헬멧은 고무줄이 늘어나 처져있는 커버가 씌여져 있었다. 미군처럼 벨크로(일명 찍찍이) 테잎으로 견고하게 부착되는 방탄헬멧커버가 이미 개발됐지만, 작전 간에 덜렁거릴 수 있는 헬멧커버를 육군의 수장이 쓰고 있던 것이다. 또 다른 육군의 위관장교는 “방탄헬멧커버 한 장 제대로 바꿔주지 못하는 육군의 모습에 한숨이 나온다”면서 “큼직한 헬멧 계급장의 형상을 작게 바꾸거나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교는 “전쟁은 갈수록 첨단화와 개인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추세인데, 비전술적인 큼직한 계급장과 지휘관 견장을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제5포병여단 훈련장을 방문한 박정환 육군참모총장과 미7군 사령관 벤 하지 중장. 한미 양국의 장군의 방탄헬멧 계급장 크기 차이가 양국의 전술적사고의 차이를 보여준다. 편집=문형철 기자 ◆훈련 또 훈련? 지휘부의 전술적 사고가 먼저 헬멧에 계급장을 부착하는 것은 미육군의 영향을 받은 복제 규정이다. 그렇지만 미육군은 계급장의 크기를 줄여 적의 저격위협을 낮추는 방향으로 복제 규정을 개정해 왔다. 일선전투부대의 장교들은 야간투시장비 부착을 위해 거추장스러운 헬멧계급장을 생략하기도 한다. 개인전투장비를 착용했을때 어깨를 불편하게 하는 지휘관 견장은 이미 베트남 전쟁 무렵 폐지됐다. 국군도 1980년 군인복제령이 개정되기 전까지 크기가 현재보다 작은 헬멧 계급장을 사용했다. 그렇지만 무궁화 꽃받침이 붙는 큰 계급장을 쓰면서 눈에 띄고 덜렁거리는 방탄헬멧 계급장을 폐지하자는 요구가 야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수지상작전연구회(LANDSOC-K) 등 전문가 집단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언급한 우크라이나군의 선전은 정신전력만의 결과가 아니다. 미국 등 서구에서 유학을 다녀온 군수뇌부의 전술적 사고가 잘 자리잡았기 때문”이라며 “유연하고 합리적인 지휘와 결단, 그리고 부하들이 명령을 따르겠다고 수긍할 수 있는 충분한 설명과 소통 뒤에 정신전력이 붙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2-06-08 13:28:18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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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첫 현충일, 격조 높은 군사문화 부재는 아쉽다

(위에서 시계방향)지난 6일 서울 동작동 현충원에서 흰색우의를 입고 헌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2017년 5월 14일 파리 에투왈 개선문에 있는 무명용사묘를 향해 비를 맞으며 걷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폭우 속에서도 우산 없이 추모 중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편집=문형철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이후 첫 현충일에 대해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그렇지만 ‘세계 6위라 자부하는 군사력에 비해, 품격있는 군사문화가 빠져 아쉽다’는 반응도 함께 나오고 있다. ◆현충행사, 국가지도자로 본 품격 지난 6일 서울 동작동 현충원에서 열린 제67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라 군 안팎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부하들의 명예회복에 노력해 온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대령 전역)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확고한 보훈 체계는 강한 국방력의 근간입니다” 대통령 추념사 중 인상깊은 내용이었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를 나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추념식 초청 소감을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은 추념식 이후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입원 치료 중인 국가유공자들을 위로했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보훈을 강조해왔던 윤 대통령이 취임 첫 현충일 기념행사를 잘 시작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지만, 추념식 행사에 대해서는 ‘국격에 걸맞는 품격이 없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내린 비로 인해 윤 대통령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흰색 비닐우의를 입고 행사에 참석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비가 내려도 우산 없이 꼿꼿한 자세로 현충행사에 참석한 것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2017년 6월 22일 ‘추모와 애도의 날’행사에서 폭우 속에도 맨머리로 추모를 해 세계인의 관심을 받았다. 러시아의 독재자이자 우크라이나 침공의 원흉인 푸틴 대통령이지만, 그는 폭우 속에서 우산과 우의를 거부하고 쏟아지는 비를 몸으로 받았다. 그는 ‘전사한 군인들도 비를 맞으면 싸웠다. 나는 설탕이 아니다. 비를 맞는다고 녹지않는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빗속에서 우산과 우의 대신 검은 레인코트 차림으로 전사자에게 헌화를 해 추모행사의 품격을 지켰다. ◆국력에 비해 낮은 군사문화와 과도한 의전의식 군 일각에서는 ‘군과 사회의 낮은 ‘군사문화 인식’과 임석상관에 대한 과도한 ‘의전의식’이 오랫동안 누적되어 벌어진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로 국가급 의전행사를 주로 담당하는 국방부 의장대는 의전에 불편한 신형 K2C1 소총을 사용하고, 각군의 일반적인 예복보다 화려한 의장복을 착용한다. 품격을 자랑하는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의 의장대는 전통 깊은 미육군 일반예복과 2차대전 당시에 사용된 M1 소총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전통과 원칙을 호국영혼들 앞에서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호국영웅들 앞에서 국가지도자도 조연일 수 밖에 없다는 선진국의 군사문화는 수장수여식에서도 볼 수 있다. 미국 최고의 훈장인 ‘명예훈장’의 경우 훈장 수여자인 대통령보다 수훈자를 주빈으로 대한다. 주빈인 호국영웅의 품격을 높이지 못해 왔다는 점도 문제다. 미국, 러시아, 대만 심지어 북한도 참전용사가 참전 당시의 제복을 차려입고 현충행사에 초청된다. 반면, 대한민국은 정부가 제정하고 지원하는 제복이 없는 실정이다.

2022-06-07 14:38:22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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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하軍]현충일? 군은 가슴에 손 좀 얹어봐라

문형철 기자 캐리커쳐.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비상근복무 예비군과 군사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조국을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리는 현충일을 맞아 대한민국과 시민을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헌신에 대한 고마움과 명예도 생각해야 한다. 이 땅의 오랜 역사는 외침에의한 수난 그 자체다. 근동에는 동족상잔의 한국전쟁(6.25)도 있었고, 그 비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회는 군에 대한 고마움을 존중으로 제대로 표현하는가. 군은 존중을 받기 위해 스스로 명예를 잘 지키고 있는가. 대한민국 현역 육군장교로 6년 그리고 15년을 예비군으로 복무 중인 소시민으로서 사회와 군 모두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지않다는 느낌이 든다. 사회는 이권을 위해 군을 이용하기 바쁘고, 멸시와 조롱도 넘쳐난다. 군 또한 존중받기 위해서 해야할 전우애와 명예를 소흘히 한다. 위정자들은 공약으로 군부대 이전을 내건다. 군부대를 내몰고 개발을 하면 돈이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수용할 능력은 생각치도 않고 돈이 되는 군사시설이나 방위산업단지는 유치하려 한다.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은 박봉과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는 장병들에게 조롱과 조소를 보낸다. 그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알아주기 위해 내놓은 작은 배려마저 남여평등의 잣대를 들이민다. 장병 중에는 여성도 있는데 말이다. 군 수뇌부는 비상식적인 일부 시민들의 철없는 짓에 ‘저런 사람은 지켜줄 이유가 없다’, ‘사회가 군을 존중하지 않는다’, ‘제복을 존중하는 미국이 부럽다’ 등의 반응을 내심 보이기도 한다. 정작 자신들이 전우를 사랑하지 않고 명예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은 없으면서 말이다. 나형윤 퇴역 중사(38)는 두 팔이 없다. 그는 지난 4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 사이클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다. 22사단에서 감전사고로 두 팔을 잃었지만, 전역 후에도 군인의 기상을 잃지 않은 훌륭한 우리의 전우다. 그런 그에게 군 당국은 가혹했다. 두 팔이 없는 그에게 내려진 군의 의무조사 의결서는 어처구니가 없다. 심신장애등급 5급과 장애보상등급 1급은 부여됐지만, 상이등급은 비워져 있었다. 당시 국군강릉병원 관계자들이 서명한 이 서류는 나 중사의 동의 없이 이뤄진 것이다. 전역 후의 보상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없었다. 심신장애등급 5급도 문제다. 두 팔을 잃은 군인을 전시근로역 대상으로 판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전우를 사랑하지 않는 군대가 시민사회에 존중을 요구할 수 있는가. 그리고 국군이 명예롭다 자부할 수 있는가. 상이연금을 못 받은 것은 나 중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 중에도 뒤늦게 상이연금을 신청을 한 전우들이 있다. 나 중사와 비슷한 시기 22사단에서 소대장과 중대장으로 복무했던 기자도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8군단은 국군강릉병원 자료 소실을 이유로 십수년간 보상을 거부했다. 전우 모두가 버려질 수 있는 군대에 우리는 복무하고 있는 것이다. 군이 금쪽같이 여기는 명예는 어떠한가. 장교자원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도박 등에 빠진 사관후보생도 임관시킨다. 북한에 정보를 팔고, 강남대로변에서 시민의 차를 훔치는 육군 대위를 보고 명예타령을 할 것인가. 대형전시장 실외에서 장교들을 교육하는 장군 일행이 군모를 벗고 다닌다는 민원에 육군 관계자는 ‘죄송하다’가 아닌 ‘유감이다’라는 표현을 썼다. 전우에 대한 사랑과 명예는 사회와 군이 같이 만들어 간다는 점을 현충일을 맞아 깊게 생각해 보자.

2022-06-06 12:05:50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