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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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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승리보다 소중한 것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하연수 옮김/문학수첩 최근 넷플릭스에서 '재벌집 막내아들'을 재밌게 봐서 원작 소설을 읽고 있다. 맘에 드는 글귀를 따로 메모해 두는데 며칠 전 "세상에 충분한 건 없다. 가다가 멈추니 그런 것이지. 만족이란 포기를 아주 그럴싸하게 포장한 말일 뿐이다. 명심해"라는 대사를 글에서 건져 올렸다. 순양그룹의 총수 진양철 회장이 한 말이다. 필자는 거부가 되고 싶다고 생각만 하면서 '이만하면 됐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는데 '재벌이 되려면 저런 마인드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엊그제 책장에 꽂힌 책등의 제목을 찬찬히 살피다가 '승리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순양의 진양철 회장이 이 책을 손주 진도준(극중 주인공)이 읽고 있는 걸 봤다면 그 자리에서 갈기갈기 찢어버렸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승리보다 소중한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을 취재하고 쓴 에세이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우승자의 이야기가 아닌 폐막식 전 남자 마라톤에서 하위권에 든 선수들의 이야기였다. 뒤에서 열한 번째(?)로 들어온 동티모르 선수 다 코스타는 '모두 나와 함께 기쁨을 만끽해요!'라고 말하는 듯 결승선에 들어올 때 관중을 향해 양손을 크게 벌렸다고 하루키는 회상한다. 이제 갓 독립한 국가의 선수로서 처음으로 올림픽을 뛴 그에게 관중들은 경기장이 흔들릴 정도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고. 하루키는 "현장에서 이런 광경을 보면 선두로 골인한 선수만이 승자가 아님을 실감한다"며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싸움이 있고, 우리는 모두 나름대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한다. 340쪽. 9800원.

2023-01-12 13:53:1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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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에 제2서울핀테크랩 개관

서울시는 디지털 금융 산업의 핵심 기술인 '핀테크'와 '블록체인' 분야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달 13일 마포구에 제2서울핀테크랩(제2핀테크랩)을 개관한다고 12일 밝혔다. 여의도에 위치한 서울핀테크랩에 이어 두번재로 문을 여는 제2핀테크랩은 디지털금융 스타트업 지원기관으로 운영된다. 제2핀테크랩은 경찰공제회 자람빌딩(도화동 566) 8층과 11층에 2014㎡ 규모로 조성됐다. 시는 제2핀테크랩은 창업 3년 이내의 기업을 위한 차별화된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작년 12월 공개모집을 통해 입주기업 21곳과 멤버십 기업 16곳 등 총 37개사의 유망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시는 입주기업의 경영 상태, 아이템 구체화, 수익모델 분석 등을 통해 맞춤형 지원을 할 예정이다. 시는 제2핀테크랩 입주기업에 ▲경영컨설팅, 투자·마케팅, 법률자문, 홍보 등 핀테크·블록체인 분야 초기 창업기업 맞춤형 프로그램 ▲저렴한 임대료의 사무실 공간 ▲핀테크·블록체인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제2핀테크랩 입주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진다. 1년마다 연장 평가를 거쳐 최대 3년간 입주 가능하다. 시는 핀테크 분야의 핵심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지원도 함께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업 전용 멤버십 제도도 운영한다. 이들 기업에는 멤버십 전용공간 내 최대 2인의 좌석 사용권한이 개방된다. 기술멘토링, 블록체인 교육 등 입주기업과 동일하게 제2핀테크랩의 지원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시는 덧붙였다.

2023-01-12 13:42:3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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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디지털 ARS 시작...수돗물 민원 서비스 개선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시민에게 보다 편리한 수돗물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ARS(자동응답시스템)'를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디지털 ARS는 상담원 전화연결이나 음성안내를 들으며 기다릴 필요 없이, 고객이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원하는 업무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서비스다. 365일 24시간 상담 시간에 제약이 없다. 본부 관계자는 "서울시 상수도 민원은 인터넷 사이버 고객센터(홈페이지), 카카오톡 채팅 로봇(챗봇) '아리수톡', 모바일 아리수(어플리케이션), 전화상담 등으로 해결할 수 있으나 전화상담을 통해 신청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며 "서울의 경우 상수도 전화 민원은 연평균 121만건에 달하는데 이사 철에는 수도요금 이사 정산을 하기 위한 전화가 몰려 오랜 시간 전화 연결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본부는 디지털 ARS를 통해 빠른 상수도 민원 처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스마트폰으로 관할 수도사업소 대표번호로 전화해 안내에 따라 숫자 판(키패드)에서 1번을 선택하면 디지털 ARS로 연결된다.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 이용이 편리하다고 본부는 전했다.

2023-01-11 14:45:3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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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SH 혁신안 실효성 강화·시립병원 인력 충원 등 요구

서울시의회가 SH공사 5대 혁신안 실효성 강화, 서울형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보다 효율적인 프로젝트에 예산 투자, 서울시립병원 인력 충원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2021년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 행정사무 감사 수감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시정·처리 요구사항, 건의사항 등 총 34건이 접수돼 23건에 대한 조치를 최근 완료했다. 나머지 9건은 추진하고 있고 1건은 검토 중이며, 1건은 미반영됐다고 시는 덧붙였다. 시의회는 2021년 행정사무 감사에서 SH공사의 5대 혁신안에 '부당이득 환수 및 부당이익의 최대 5배까지 벌금 부과' 내용이 포함됐는데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벌금은 법률로만 부과할 수 있으므로 시정하라고 서울시에 지시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21년 11월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추진하는 사업·업무 관련 임직원의 투기 행위가 발견됐을 경우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강도 높게 처벌하고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것은 물론 부당이익의 최대 5배까지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SH공사 5대 혁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시는 2021년 4월 '공공주택특별법' 제57조 개정에 의해 현재 SH공사에서는 직원과 그 가족이 공사 관여 사업에 대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행위를 조사, 부당이익 취득이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경우 수사기관에 해당 내용을 수사 의뢰해 법률에 따른 벌금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투기 행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의회는 "베란다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536억원이 허투루 쓰였다는 보도가 많았는데 8년간 베란다 태양광 사업에 사용된 예산과 안심워치 사업으로 스마트시계를 단시간에 나눠주는 예산이 비슷하다"며 "베란다 태양광 사업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된다"는 의견을 냈다. 시는 서울형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은 1차 연도 시범사업을 위해 2021년 추경으로 44억원, 작년 본예산으로 35억원을 편성해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진행된 1차 연도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분석 용역 중간보고 결과, 참여자의 활동량이 증가하고 몸무게 감량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시는 부연했다. 이와 함께 시의회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의료 인력이 매우 부족함에도 서울의료원, 서북병원, 은평병원 등 서울시립병원의 인력 정원이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시에 주문했다. 서울시 시민건강국 보건의료정책과는 "시립병원 의사 처우 개선을 위한 보수 현실화를 추진하고 과다한 업무 부담을 덜 것"이라며 "국내외 학회 등 교육·훈련으로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홍보를 통해 시립병원의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전했다.

2023-01-11 14:28:1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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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친환경 보일러 교체 비용 최대 60만원 지원

서울시는 이달 11일부터 가정용 친환경 보일러 교체 보조금 지원을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올해 90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보일러 8만50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지원금액은 일반 10만원, 저소득층 60만원이다. 친환경 보일러 설치 의무화 시행일인 2020년 4월 3일 이전에 단 가정용 보일러를 친환경 보일러로 바꾸는 경우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다. 공동주택에서 중앙난방을 개별난방으로 일괄 전환하는 교체분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시는 가정용 보일러를 교체하는 저소득층, 민간 보육원, 민간경로당 등 취약계층을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친환경 보일러는 일반 노후 보일러보다 질소산화물 발생량이 8분의 1에 불과해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열효율은 12% 높아 도시가스 비용으로 연간 약 100만원을 지출하는 가정에서는 13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보조금 신청 희망자는 구비 서류를 갖춰 자치구를 방문하면 된다. '친환경 보일러 보조금 신청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접수할 수 있다 시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친환경 보일러 약 71만대를 보급해 질소산화물 1421t, 이산화탄소 13만5000t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오는 2030년까지 노후 보일러 379만대를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한다는 게 시의 목표다.

2023-01-10 15:42:2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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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자청, 글로벌 금융 기업 서울 유치 나선다

서울투자청은 홍콩을 찾아 130여개의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차세대 글로벌 금융 허브 '서울'을 알리는 유치 활동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서울투자청은 자산관리와 블록체인 분야 국내 핀테크 기업 3개사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투자유치 행사를 갖고, '친(親)서울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차세대 글로벌 금융허브 서울'을 알리는 활동은 이달 11~12일 개최되는 제16회 아시아 금융 포럼 기간에 맞춰 진행된다. 아시아 금융 포럼은 홍콩 정부와 홍콩무역발전국(HKTDC)이 공동주최하는 행사로 세계 금융, 경제 분야의 영향력 있는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경제전망 인사이트와 정보를 교류하고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자리다. 서울투자청은 포럼에 함께하는 각국의 기업,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서울 세일즈'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이번 포럼에는 HSBC, Bank of China, UBS 등 거대 금융기업과 국내 기업인 윙크스톤파트너스, 프리즘39, Play V를 포함한 총 130여개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참여한다. 서울투자청은 포럼 기간 홍콩을 찾는 글로벌 기업과 일대일 미팅을 통해 서울시의 금융환경과 인센티브 지원 정보를 제공하며, 적극적인 세일즈에 나선다. 또 서울투자청은 홍콩산업연맹(FHKI)·협회 등 홍콩 소재 유관기관과 협력해 산업계 동향을 점검하며 홍콩 소재 글로벌 기업의 서울진출 및 투자유치 수요 파악 활동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13일에는 홍콩 리갈 호텔에서 서울투자청 주관으로 '서울 핀테크 행사'가 운영된다. 아시아 금융 포럼에 참석한 투자자, 홍콩 핀테크협회, 핀테크 기업 등 서울진출 및 기업에 관심이 있는 관계자를 초청해 자산관리, 블록체인 분야 국내 핀테크 기업 3개사가 투자유치 설명회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서울투자청은 덧붙였다.

2023-01-10 15:15:5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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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127) 궁(宮)과 인연 깊은 서대문구 연희동 '궁동 근린공원'

서울 서대문구에는 궁과 인연이 깊은 공원이 하나 있다. 궁동 근린공원이다. 이름의 유래는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대문구에는 조선의 2대 왕 정종이 태종에게 왕위를 넘기고 머물렀던 연희궁 앞에 자리한 탓에 '궁뜰'로 불리던 마을이 있었다. 서울역사편찬원이 펴낸 '서울지명사전'에 따르면, 궁뜰은 궁동, 궁말, 정자말, 정잣말, 정자동으로도 일컬어졌다. 고로 궁동 근린공원의 명칭은 과거 이곳의 마을명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희시범아파트서 공원으로 재탄생 서대문구는 연희동 산118번지 일대에 있던 연희시범아파트 10개동을 허물고 산지형 근린공원과 실내체육관을 만들어 2010년 10월 일반에 개방했다. 지난 9일 오후 궁동 근린공원을 찾았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 4번 출구로 나와 서대문04번 버스를 타고 9개 정류장을 이동해 '궁동 근린공원입구' 정거장에서 하차하면 공원에 도착하게 된다. 이날 마을버스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앞자리에 앉은 노인에게 궁동 근린공원을 가리키며 "저 산 이름이 뭐냐"고 물었고 그는 "그냥 연희동 뒷산이여"이라고 답했다. 궁동 근린공원은 하늘 위에서 보면 코끼리 머리처럼 생겼다. 귀가 달린 부분에는 궁동산 정상과 정자가 위치했고, 코 부분에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진입광장, 전망데크, 휴게시설 공간, 암석원, 산책로, 육각정자, 운동시설, 실내체육관이 차례로 들어섰다. 인왕산에서 안산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궁동산 산줄기는 안산 서쪽으로 서대문구청을 감싸고 모래내 남쪽으로 연해 최대 104.3m 높이의 산봉우리를 이루고 있다. 대동여지도에는 104고지 지맥 남쪽에 옛 연희궁이 표기돼 있다. 궁동공원과 연접한 104고지는 인천상륙작전 직후 서울수복을 위한 격전지로 잘 알려졌다. 성산회관 뒷길로 50m가량을 올라가면 '해병대104고지전적비'라고 새겨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고 서대문구는 설명했다. 가장 먼저 궁동 근린공원 진입광장에서 출발해 서대문구 자활센터로 이어지는 코스를 걸었다. 초록색 솔잎이 달린 소나무들이 공원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맞았다. 푸른빛 싱그러움을 자랑하는 소나무가 내뿜는 쾌청한 솔잎향은 계절감을 상실케 만들었다. 가지만 앙상한 나무들 사이에서 홀로 푸릇푸릇한 소나무는 마치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에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20대 청년 같았다. 산책로 곳곳에는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전망대가 설치됐다. 전망대에 서면 서대문구 연희동뿐만 아니라 북아현동 너머 중구 중림동·회현동, 용산구 용산동까지의 서울시내 전경을 한눈에 다 내려볼 수 있다. 이날 오후 미세먼지가 걷히자 서울의 랜드마크 '남산서울타워'가 모습을 드러냈다. 남산타워는 우주로 발사되길 기다리는 달 탐사 로켓처럼 하늘을 향해 꼿꼿이 서 있었다. ◆체력단련 장소로 제격 전망대에서 서울시내 경치를 감상한 후 등산을 하기 위해 궁동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산을 오르는 내내 까마귀가 '까악, 까악, 까악' 울어대며 머리 위를 맴돌았다. 영역을 침범했다고 여겨 시끄러운 소리로 불쾌함을 표현하는 듯했다. 새 소음이 잦아든 후에는 진정한 평화가 찾아왔다. 바람이 버건디색 손바닥 모양의 잎이 풍성하게 달린 나무를 흔들어대자 단풍잎들이 서로 부딪히며 파도 소리를 냈다. 산에서 들려오는 바닷소리에 귀를 쫑긋 기울이며 등산을 했다. 경사가 가파른 곳에는 나무 계단이 촘촘하게 설치돼서인지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들도 부담 없이 산을 올랐다. 산 정상에는 정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사람은 없고 누군가가 열심히 바닥을 훔치고 간 흔적이 돋보이는 새카만 걸레가 나무바닥을 나뒹굴었다. 정자의 양 기둥에는 타원형과 직사각형 모양의 거울이 걸려 있었다. 과거 산을 올랐을 때 정상에 정자가 설치된 곳에는 어김없이 거울과 함께 훌라후프가 각각 1개씩 놓여 있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서대문구는 "도심 가운데 위치한 궁동산은 주민들에게 중요한 산림 휴식 공간을 제공해왔다"며 "오래전부터 궁동산 둘레에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난 등산로가 지금은 주민들이 여가를 즐기는 좋은 산책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01-10 15:06:4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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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아무 생각 없이 만든 尹 연하장

'칠곡할매글꼴'이 화제다. 대통령 연하장에 등장해서다. 지난 2일 복수의 언론에 의하면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부인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는 취임 후 첫 새해를 맞아 공무원들에게 연하장을 보내며 서체로 해당 글꼴을 사용했다. 연하장에는 "76세 늦은 나이에 경북 칠곡군 한글 교실에서 글씨를 배우신 권안자 어르신의 서체로 제작되었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이 글꼴은 2020년 처음 나왔으며, 한컴과 MS오피스에도 탑재됐다. '칠곡할매글꼴' 보도에 뒤덮여 금시에 잊혔지만 각계 인사들에게 발송한 대통령 신년 연하장 또한 도용·표절 논란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연하장 이미지가 상업용 사진·이미지 판매 사이트인 셔터스톡(Shutterstock)에 등록된 것과 거의 동일했기 때문이다. 실제 '프림야우(primiaou)'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이스라엘 작가가 공개한 기존 일러스트와 연하장 이미지는 판박이에 가깝다. 성형수술, 부처, 소주 등의 몇몇 그림을 첨삭한 것을 제외하면 누가 봐도 같은 작가의 작품이다. 도용 및 표절 의혹이 불거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닮았다. 표절 논란에 대통령실은 "적법 계약"이라고 반박했다. "연하장에 활용된 디자인 이미지는 외국인 시각에서 우리나라 문화콘텐츠를 형상화한 것"이라며 "해당 업체에서 적법한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구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로부터 연하장 제작을 의뢰받은 업체가 작가 쪽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허락받은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들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높은 예술성을 지닌 한국 작가도 많은데 굳이 외국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을 '활용'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구태여 우리나라 외에도 일본, 중국, 프랑스, 미국 등 세계 여러 나라 및 도시 이미지를 반복 제작해 팔아온 상업 작가의 것을 썼어야 했는지도 의문이다. 성의도 없다. 한 나라의 대통령 부부가 보내는 연하장치곤 국정 철학이나 이미지 자체에 관한 정성 따위도 녹아 있지 않다. 대통령실은 "K-콘텐츠의 매력을 전 세계로 확산한다는 국정과제를 반영하여 다양한 한국의 문화, 전통, 유·무형문화재 등을 디자인화했다."고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판매를 목적으로 거래 사이트에 올려놓은 이미지를 단지 '구매'한 것에 불과하다. 대통령실은 표절 논란이 일자 "역대 대통령의 연하장을 다수 제작한 경험이 있는 디자인 전문 업체에 의뢰해서 제작한 것"이라고 했다. 보도 자료를 보면 마치 자체적으로 '창작' 한 것처럼 적어 놨다. 하지만 기존 이미지를 갖다 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작과는 거리가 멀다. 인터넷에 있는 이미지를 'Ctrl C', 'Ctrl V' 하는 게 '전문 업체'의 일이라면 지나가던 개도 웃을 것이다. 이미지의 차별성과 독창성 역시 현저히 낮다. 뷰티, 한옥, K팝, K무비, K드라마, 한복, 김치 등등, 이것저것 죄다 구겨 넣어 원본에 비해 오히려 조악하기까지 하다. 문제는 이런 디자인을 연하장 이미지로 쓰겠다고 대통령실에 제안한 제작업체나, 그런 연하장 디자인을 좋다고 승인한 대통령실 수준이다. 지난해 말 우리 농민들에게 대통령 연말 선물로 보낸 '100% 수입농산물' 논란처럼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작가 이력 검증에도 소홀했다. 대통령 연하장 이미지를 그린 이스라엘 작가는 과거 일본 제국과 일본군이 사용하던 국기이자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旭日旗)'를 다른 그림 곳곳에 새겼다. 주지하다시피 '욱일기'는 나치 독일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Hakenkreuz)' 깃발과 같은 의미의 전범기(戰犯旗)다. 전범국들이 '홀로코스트'의 직접 피해 당사국인 이스라엘을 포함한 인류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역사를 안다면 '욱일기'는 결코 등장시킬 수 없는 이미지다. 만약 독일이나 유럽에서 '피의 십자가'로 불리는 '하켄크로이츠'를 공공연하게 적시했다면 커다란 사회적 비판에 직면했을 것이다. 물론 유럽을 비롯한 서양에서는 일본이 전범국이고 '욱일기'가 전범기라는 것을 잘 모른다. 일본이 애써 강조해온 것처럼 '전통문양'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우리마저 그런 인식에 동조한 채 역사의식에 결함이 있는 작가의 그림을 사용할 이유는 없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세계사 공부에 게으른 무개념의 이스라엘 상업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며 "외국인 시각에서 우리나라 문화콘텐츠를 형상화한 것"이라며 합리화했다. 나아가 그런 작가가 그린 이미지를 정부는 돈까지 주고 구입했다. 아무 생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홍경한(미술평론가)

2023-01-10 11:11:2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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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체 장애인 권익 위한 정책 추진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장애인 관련 단체장 9명을 만나 전체 장애인 권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에서 황재연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장 등 장애인 관련 단체장 9명을 만나 현장에서 느끼는 장애인 정책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장애인 단체장들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장애인 복지콜 차량 증차와 증원 ▲농아인이 직접 제작하는 농아인미디어센터 설치 ▲발달장애인들이 사회 적응 교육과 직업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운영비 증액 지원 ▲서울시내 거주서비스 확충 및 거주시설 개선 ▲중도장애인의 사회복귀와 재활을 위한 예산 투입 등을 요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황재연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장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시위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전장연이 장애계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잘못 인식되고 있으니 장애계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용찬 서울시장애인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은 "탈시설 용어가 마치 시설을 나와야 사람대접을 받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탈시설을 한 사람들이 행복한지 연구가 필요하고, 탈시설 정책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은 "장애인 단체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분들이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장애인의 편의와 권익증진에 노력하겠다"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만나기는 하겠으나 전체 장애계의 입장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고, 지하철을 지연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 권리 예산 증액을 목표로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해왔던 전장연은 오 시장과의 면담을 전제로 이달 19일까지 시위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오 시장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만남에는 조건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날 전장연은 "이번 만남은 서울시장님 취임식 같은 축하하는 자리에 조건 없이 눈도장 찍기 위해 제안한 것이 아니"라며 서울시가 지하철 리프트 추락참사와 지하철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이 이행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해줄 것을 요청하는 자리임을 분명히했다.

2023-01-09 17:14:26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