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이 제안한 택시 승차난 해소 방안은?
서울시가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기본요금을 인상하고, 심야 할증 시간을 앞당기는 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시민들이 개인택시 탄력 요금제 적용, 법인택시 리스제 도입, 택시요금 합리화 등의 택시 서비스 개선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2~7월 온라인 정책 제안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 택시 운영 방안 개선안으로 이 같은 내용의 시민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개인택시 종사자 윤모 씨는 "요즘 야간에 택시 타기가 무척 힘들다"며 "카카오택시(카카오T)와 타다처럼 차량 수요와 공급에 따라 요금이 차등 적용되는 피크요금제(탄력요금제)를 그랜저나 K7 이상 개인택시 차량에도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택시업계에서 다른 업종으로 이직, 종사자 고령화로 인한 야간운행 기피로 심야 시간대 택시 수요가 코로나 전보다 5000~6000대가량 줄어들자 요금 인상을 검토하기로 했다. 일반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2km 기준)에서 20% 이상 올린 4600~480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심야 할증 시작 시간을 밤 12시에서 오후 10시로 2시간 앞당기는 내용이다. 탄력요금제란 택시의 실시간 수요와 공급을 앱 미터기로 파악해 시간대·도착지·운행거리별로 이동 요금(0.8~4배 이내)을 유동적으로 책정하는 제도로, 현재 카카오T나 타다, 우버 등에 적용되고 있다. 택시 업계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이모 씨는 법인택시 리스제를 제안했다. 이는 법인택시 회사가 기사들에게 운송사업 면허와 차량을 빌려주고 일정 금액을 임대료로 받는 것이다. 이 씨는 "혹자는 법인택시 리스제를 하다가 나중엔 결국 개인택시로 전환해주는 게 아니냐며 극구 반대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난폭운전과 승차거부, 골라태우기 등 불법 운행이 횡행한다고 반발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사례는 극소수일 것이고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과 처분을 과감하게 하면 3개월 안에 정리된다"고 했다. 이어 "법인택시 리스제로 택시기사 월수입이 지금의 배로 늘어난다면 고물가 시대 생활난도 어느 정도 해결된다. 택시업계도 최소 50% 정도만 운행이 가능해지면 승차난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라며 "뭐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택시요금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만간 그만 둘 현직 개인택시기사라고 밝힌 박모 씨는 "헐값 택시요금은 서민이 아닌 대기업과 부자를 위한 약탈적 정책"이라며 "서민들이 많이 사는 동네는 대중교통이 더 싸기 때문에 택시를 잘 안탄다. 택시 수요지역은 소득이 높고 대기업 본사가 많은 강남권인 것을 잘 알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서민을 위한다며 사실상 빈민층에 가까운 택시기사를 등치는 헐값 택시 요금 정책을 포기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연구원이 작년 9월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서울시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512명을 대상으로 '택시서비스 인식 조사'를 수행한 결과 택시기사의 직업 만족도는 5점 만점에 2.59점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운송수입금은 월평균 169만4000원으로 저임금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8%가 수입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본 조사에서 택시 운수종사자의 수입 증가를 위한 방안으로 사납금 인하 등 영업여건 개선(37.9%)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유사 업종 수준의 택시 월급제 정착(23%), 택시요금 인상(14.7%),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추가적 지원(11.5%), 택시 리스제 허용 등 제도적 개선(8.3%) 순이었다. 이외에도 야간 택시 대란 해결책으로 ▲목적지 표시 안 되는 호출로 전환 ▲예약 택시 제도 폐지 등이 제시됐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