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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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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조지 레이코프 지음/유나영 옮김/나익주 감수/와이즈베리 현대 경제학 이론과 외교 정책은 '자기에게 득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기 이익에 기초해 사고한다'는 합리주의적 사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인간의 사익 추구 본성을 믿는 민주당원들은 정부의 사회 복지 예산을 전면 삭감하려 드는 공화당 대선 후보에 투표하는 극빈층을 답답하게 여긴다. "왜 가난한 사람들은 공화당의 정책이 자신의 삶에 큰 해악을 끼치는데도 이 정당에 표를 던지는가?" 인지언어학의 창시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준다. 소득 하위 계층이 지금은 빈털터리지만, 곧 상위 1%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거나 장차 상류층에 속하게 되리라는 믿음을 근거로 이 같은 선택을 한 것만은 아니라고 책은 이야기한다. 저자는 "'유권자들이 언제나 단순히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한다'는 가정은 잘못됐다"며 "그들은 자신의 가치에 따라, 자기가 동일시하고 싶은 대상에게 표를 준다"고 짚는다. 책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투표한다. 때문에 상업적 마케팅의 관점에서 선거 운동 전략을 짜면 승기를 거머쥐기가 어려워진다. 후보자를 상품으로, 그의 입장을 상품의 질로 보고 어떤 정책을 전면에 내세울지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한다고 가정해보자. 노인과 소외계층을 위해 값싼 처방약을 수입하자는 주장이 지지도 1위를 기록하면 처방약 쟁점에 대한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사회보장 제도 사수가 높은 호감도를 나타내면 복지 보장 제도를 약속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방법은 생각만큼 잘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보수와 공화당은 이상적 신념을 말한다. 이들은 지지자의 프레임을 이용해 광신도들을 향해 발언하되, 상대편의 언어를 가져와 자신의 소망을 기술하는 수법을 쓴다. 조지 W. 부시의 등장과 함께 '온정적 보수주의'라는 슬로건이 탄생했다. 공화당 진영은 '깨끗한 하늘 사업 계획', '건강한 숲', '낙오 학생 방지' 같은 표현으로 보수를 꺼림칙하게 여기는 중도층을 끌어안았다. 저자는 "우리는 보수주의자들이 자기가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밝힐 수 없을 때에만 조지 오웰식 언어를 쓴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공화당이 '더러운 대기 법안', '숲 파괴 사업', '공교육 침몰 법안' 따위를 들고 나왔다고 상상해보라. 당연히 패배했을 것"이라며 "그들은 자기들이 정말로 하고자 하는 걸 사람들이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318쪽. 1만3000원.

2022-03-31 14:59:4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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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 낸 현대산업개발에 8개월 영업정지

서울시청./ 손진영 기자 서울시는 작년 6월 발생한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에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8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했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4구역에서 철거 중 시민 9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 국토교통부의 행정처분 요청에 따라 현산에 의견제출과 청문 등을 거쳐 행정처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해체계획서와 다르게 시공해 구조물 붕괴 원인을 제공했고, 성토층 하중 증가 방지 등을 위해 현장에서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시는 덧붙였다.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제2항제5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80조제1항에 따라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키거나 인명피해를 내면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현산은 행정처분을 받은 8개월 동안 입찰참가 등 건설사업자로서 행하는 영업 활동이 금지된다. 다만, 행정처분을 받기 전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관계 법령에 따라 인·허가 등을 받아 착공한 건설공사의 경우에는 계속 시공할 수 있다. 시는 이와 별도로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 건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처분 요청이 있어 전담조직을 구성, 6개월 이내에 등록말소 등을 포함한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제현 안전총괄실장은 "광주 학동 철거공사 붕괴사고는 우리 사회 안전 부주의와 불감증이 여전함을 보여준 사고로,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실시공에 대해선 엄격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현장의 잘못된 관행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2-03-30 15:35:4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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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미래청년일자리' 참여 기업 모집··· 청년 500명 매칭해 지원

미래청년일자리 참여기업 모집 홍보 포스터./ 서울시 서울시는 신성장 산업에 특화된 '미래청년일자리'라는 새로운 청년 일자리 모델을 만들었다고 30일 밝혔다. 이 사업은 콘텐츠 산업, 제로웨이스트 같이 향후 일자리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신성장 분야 기업에서 6개월간 일하면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기업과 청년구직자를 이어주는 프로젝트다. 시는 청년 선호도가 높은 ▲온라인콘텐츠 ▲제로웨이스트 ▲소셜벤처 3개 분야 180개 기업과 청년구직자 500명을 각각 선발해 매칭할 계획이다. 우선 시는 이달 31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서울청년포털을 통해 180개 참여기업을 모집한다. 시는 기업에서 신청한 사업의 적합성, 참여자 운용계획의 적절성, 일자리 후속 연계 계획의 현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5월 중으로 참여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시는 청년구직자 500명을 모집·선발해 기업과 매칭한다. 최종 선발된 청년들은 6월부터 현장에 투입된다. 이들은 반년간 기업에서 일 경험을 쌓으면서, 시가 제공하는 전문 직무교육을 받게 된다. 시는 월 약 225만원의 급여와 4대보험 가입도 지원한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청년들은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며 구직난을 겪었고, 기업도 원하는 인재를 찾기 어려운 구인난을 동시에 경험했다"며 "'미래청년일자리'가 이런 미스매치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2-03-30 15:21:0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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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홍콩 금융기관 유치~외투기업 정착지원까지··· 서울투자청 365일 가동

서울시청./ 손진영 기자 서울시는 이달 31일 서울투자청이 처음으로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서울투자청은 해외 기업의 성공적인 서울 안착을 위해 시장 분석부터 기업 유치, 투자 촉진 등을 지원하는 시설로, 지난 2월 정식 출범했다. 이번 투자설명회는 싱가포르와 홍콩 지역의 자산운용사, 은행, 벤처 캐피탈(VC), 핀테크 기업 등 총 20여 개사를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금융기관의 성격과 분야별로 세션을 나눠 맞춤형 상담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서울투자청은 '서울국제금융오피스', '서울핀테크랩' 운영 등 지원 정책과 여의도 금융특구 지정 계획 같은 규제혁신 전략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서울에 이미 진출한 외국계 금융기관 중 사업 확장에 필요한 절차나 제도, 서울시의 인센티브 지원책 관련 상담을 원하는 기업은 서울투자청 투자유치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서울투자청은 다음달 말부터 365일 24시간 투자 상담이 가능한 '영문 챗봇 서비스'를 시작한다. 시는 외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시차에 따른 지연이나 불편 없이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배현숙 서울시 신성장산업기획관은 "서울투자청이 서울에서 비즈니스를 희망하는 외국기업·투자자가 가장 먼저 상담하는 창구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며 "시장 탐색, 투자 활동(법인설립), 사후 관리 등 전 과정을 원스톱 밀착 지원하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2-03-30 15:12:25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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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보·위례과천선 종점 조정·어르신 돌봄 공간 조성 요청

서울시민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보, 위례과천선 종점역 조정, 어르신 돌봄 편의공간 조성을 요청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10~25일 서울시장에게 시정과 관련된 제안, 개선사항, 비전 등을 제시하는 온라인 창구 '시장에게 바란다'에 이 같은 내용의 민원이 접수됐다. 시민 A씨는 지난 25일 "장애인들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라'고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며 "이 혼란을 잠재울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행정과 국회가 직접 나서서 장애인의 교통시설 이용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지하철 시위를 불법이라고 하면서 장애인들이 욕먹게 놔두는 상황을 잘 보고 있다"면서 "장애인들도 시민이다. 서울시민이 서로 욕하고 욕먹는 상황을 이제 그만 보고 싶다"며 서울시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빠른 예산 확보를 당부했다. 이에 시는 초창기(1974~2000년) 지하철 역사의 경우 건설 당시 교통약자를 위한 환경 조성이 미흡해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못한 곳이 많았고, 이미 완성된 역사 구조에서 사후에 시설 구축을 추진하다 보니 공간 협소, 사유지 저촉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도시철도과는 "지속적으로 엘리베이터 공간 확보, 특수엘리베이터 도입 등 이동 편의시설 설치 방안을 검토해 설계를 진행하고, 공사비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전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날부터 잠정 중단하고, 내달 20일까지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에 대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는 삭발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위례과천선을 거여·마천지역까지 연장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청원인은 "위례과천선이 처음 제안될 때에는 거여역이 종점이 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유력한 노선에서는 복정역이 종점으로 끊기게 된다"면서 "이미 역이 3개(8호선 장지·문정역, 위례신사선 예정)나 있는 곳에 정차역을 신설하면서 10만 인구가 반쪽짜리 5호선에 의지하는 거여·마천동을 빼버릴 수 있냐"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낙후된 거여·마천동의 지역 균형 발전과 교통지옥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해 반드시 위례과천선은 거여·마천으로 가야한다"며 "국토교통부, 서울시, 송파구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북위례, 거여마천뉴타운 지역의 심각한 교통난을 해소해달라"고 요구했다. 시는 거여역을 종점으로 하는 안은 상위계획인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확정된 시종점(복정~과천정부청사) 외 추가 연장이 필요해 현시점에서 반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 교통정책과는 "거여역 연장 건은 경제적·기술적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국토부에서 수립하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 예정)에 반영되도록 건의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어르신들을 돌볼 수 있는 편의공간을 만들어달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김모 씨는 "아버지와 병원이나 공공장소를 갈 때 가장 불편한 건 바로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라며 "수유방이나 아기 기저귀 가는 시설은 있는데 어르신들이 기저귀를 교체할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장애인 화장실에서 기저귀를 갈려고 용을 쓰다가 거동이 안 되는 아버지가 넘어져 낙상하는 경우도 있다"며 벙원과 공공화장실에 어르신들이 기저귀를 교체할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시 어르신복지과는 "서울시는 고령친화 도시 구현을 위해 노인복지 기본 조례 등 제도를 개선·보완하고 있다"며 "제안된 의견을 추후 관련 정책 수립·운영시 참고하겠다"고 답변했다.

2022-03-30 14:42:28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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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민간부지 개발 '사전협상제도' 개선

서울시청./ 손진영 기자 서울시는 민간부지 개발 사전협상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우선 시는 온라인 통합 상담창구를 운영해 그간 어렵게 느껴졌던 제도 전반에 대한 정보를 제공, 접근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민간부지를 활용하고자 하는 토지소유주가 대상지 위치, 면적, 개발용도 및 목적을 작성해 문의글을 올리면 상담이 진행된다. 또 시는 '사전컨설팅'을 도입해 사업 초기 단계에 계획 수립을 지원한다. 사전협상제도로 개발을 추진하고자 하는 토지소유주와 민간사업자가 개략적인 개발구상만 있다면 컨설팅을 통해 개발계획(안) 수립과 사전협상을 동시에 진행해 절차를 대폭 간소화할 것이라고 시는 전했다. 통합 상담창구와 사전컨설팅 신청은 이달 30일 오픈하는 '서울시사전협상'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사전컨설팅은 신청은 내달부터 6월까지 받는다. 희망자는 홈페이지에 첨부된 양식을 내려받아 개략적인 개발구상 내용을 작성해 신청하면 된다. 협상 착수 이전에 쟁점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상지에는 협상 횟수를 대폭 줄인 '집중협상 프로세스'를 적용한다. 도시계획변경 사항이 크지 않거나, 도입용도가 단순하거나, 계획내용이 명확한 대상지 등이 해당된다. 협상과정에서 쟁점 사항이 발생할 경우 분야별 전문가가 함께 자료를 검토하고 대안을 도출하는 '기획컨설팅'을 지원해 불필요한 사업기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시는 덧붙였다. 시는 이번에 마련한 '사전협상제도 개선방안'을 토지소유주와 민간 건설사 등에 소개하기 위한 '사업설명회'를 30일 오후 3시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연다. 설명회는 서울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2-03-29 15:40:08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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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109) 소악루·양천 고성 품은 서울 강서구 '궁산근린공원'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는 '궁산근린공원'이 자리해 있다. 공원은 한강변에 솟은 해발 75.8m의 야트막한 봉우리인 궁산에 조성됐다. 서울역사편찬원이 펴낸 '서울의 산'에 따르면, 과거 궁산의 이름은 파산, 성산, 관산, 진산 등으로 다양했다. 파산은 삼국시대에 주변의 땅이름인 제차파의에서 유래했고. 과거 이곳에 성이 있어 성산으로도 불렸다. 진산은 양천고을의 관방설비가 돼 있어서 지어진 이름이다. 한강을 지키는 빗장 역할을 했던 산이라 해 빗장 '관'(關)자를 붙여 관산으로 일컫기도 했다. 현재 표준 명칭인 궁산은 양천향교가 있어 궁(宮)으로 표시하던 것에서 연유했다. 궁산의 북쪽에는 안양천이 흘러 한강과 만난다. 강을 사이에 두고 궁산근린공원 맞은편에는 행주산성이 위치해 있다. 임진왜란 때 김포·통진·양천·강화·인천 등지의 의병들이 궁산에서 진을 치고 있다가 한강을 건너 권율장군을 도와 행주대첩에 참가해 승리를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소악루' 오르면 한강과 안산·대덕산 전경 한눈에 미세먼지 없이 쾌청한 하늘이 푸른 빛을 뽐낸 지난 28일 궁산근린공원을 찾았다.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하차해 2번 출구로 나와 마곡대교 방향으로 618m(약 10분 소요)를 걸었다. 손가락 두마디 크기의 연두색 나뭇잎이 이제 막 솟아나기 시작한 마가목이 공원 입구에서 사람들을 맞았다. 마가목이라는 이름은 봄에 돋아나는 새순이 말의 이빨처럼 생겨서 '마아목'(馬牙木)으로 부르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봄을 맞아 새옷을 갈아입고 있는 나무들을 구경하며 '소악루'로 향했다. 소악루는 조선 영조 때 동복현감을 지낸 이유가 벼슬을 버리고 악양루 옛터에 지은 누각이다. 중국동정호의 악양루 경치와 버금가는 곳이라 해 소악루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시 이 누각에 오르면 안산, 인왕산, 남산, 관악산 등이 한눈에 보이고 탑산, 선유봉 및 드넓은 한강줄기가 끝없이 이어지는 진경이 펼쳐졌다고 한다. 서울역사편찬원의 자료에 의하면 진경산수화의 대가 정선은 1740년 양천현감으로 부임해 당대 진경시의 태두 이병연과 그림과 시를 바꿔보자는 약조를 맺고 매일 소악루에 올라 아름다운 주변의 풍경을 그렸다. 겸재 정선이 이곳 현령으로 있을 적에 그린 산수화 '경교명승첩'에서 당시의 경관을 볼 수 있다. 누각의 원위치는 '여지도서', '양천군읍지'와 정선이 그린 소악루, 소악후월 등의 그림으로 짐작해 볼 때 가양동 산6-4(일명 세숫대바위) 근처로 추정되나, 강서구는 주변의 변화가 극심해 한강변 조망을 고려해 1994년 현 위치에 소악루를 신축했다. 가양2동 주민 최모 씨는 "배산임수의 조건을 갖춘 명당이라 그런지 확실히 기가 다르다"며 "경기도에 살다가 이 동네로 이사왔는데 사업도 잘 되고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한강 어귀 지키던 양천 고성 궁산 정상에 오르면 과거 이 자리에 양천 고성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푯말을 볼 수 있다. 양천 고성지는 조선시대 양천현의 주산인 궁산에 있는 테뫼식 산성 터다. 양천 고성은 궁산 정상부에 있는 둘레 200m 정도의 평지를 둘러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성벽 길이는 218m이며, 돌로 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흙을 쌓은 토석 혼축성으로 축조됐다. 서울역사편찬원은 '서울의 산'에서 "원래 이곳은 고구려 국경으로 행주산성, 파주의 오두산성과 더불어 한강 하구를 지키던 요새 중 하나였다"며 "일제 때에는 김포 군용비행장 개설공사로 일본군이 주둔했고, 6·25전쟁 이후에는 미군에 이어 국군이 계속 주둔했던 관계로 궁산 정상 부근의 양천 고성 원형이 심하게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천 고성에서는 옛 성터의 흔적인 적심적과 그 당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석재 등도 발견됐다"며 "지금은 인위적으로 쌓아 올린 석축과 겨우 몇 십미터 정도 되는 성벽 흔적이 남아 있어 석성인지 아닌지 얼핏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고 했다. 양천 고성지 문화재 발굴 조사 결과 성벽 구간에서 초축 및 수·개축 성벽과 후축으로 추정되는 석렬이 확인됐다고 구는 설명했다.

2022-03-29 15:22:2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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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내견 '조이'도 하는 공감, 일부 정치인만 못 한다

"공감하지 못해서 죄송하고 적절한 소통을 통해서 여러분과 마음을 나누지 못해서, 정치권을 대신해 제가 대표로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이동권 투쟁을 위한 시위에 참석해 마이크를 들고 이 말을 한 뒤 시민들 앞에서 털썩 무릎을 꿇었다. 안내견 조이는 엉겁결에 눈높이가 맞춰진 주인의 마스크에 코를 들이대며 킁킁거렸다. 상처를 입고 쓰러진 동료의 상태가 괜찮은지 걱정스레 살피는 모습으로 보였다. 동물도 사람의 마음에 이렇게 공감을 해주는데 일부 정치인들은 시민 갈라치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장애인 단체의 시위에 대한 개선책이 있냐는 김화숙 시의원의 질의에 "처음에 그분들의 욕구, 희망수준에 맞춰서 충분히 예산을 배정하지 못하던 시절에는 그런 극한적인 투쟁을 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일 수는 있었겠지만, 이제 많은 시민들이 또 정부도, 서울시도 장애인분들이 얼마나 불편한지 다 알고 있다"고 했다. 장애인들이 이동권 문제로 얼마나 고통을 겪는지 다 안다는 서울시는 올해 저상버스 도입에 필요한 예산을 깎았다. 서울 지역 사회운동 연대기구인 '코로나 너머 새로운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너머서울)에 따르면, 금년 저상버스 580대 신설에 필요한 220억원 규모의 서울시 예산이 삭감됐다. 시의회 본회의에서 오 시장은 "서울시가 1역사 1동선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문제만 하더라도 320여개 지하철역 중 94% 가까이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고, 시내버스를 저상버스로 바꾼 비율이 이미 70% 정도"라며 "시민 여러분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없도록 장애인분들이 지하철 출퇴근 시위를 자제해주면 좋겠다. 이런 당부의 말을 이 자리를 빌려서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요구하는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두고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기자는 출퇴근길 장애인들의 시위로 불편을 겪는 서울시민보다 이들의 투쟁으로 편의가 높아진 시민이 더 많다고 장담할 수 있다. 지하철역 10곳 중 9곳 이상에 설치됐다는 엘리베이터는 장애인들보다는 시장에서 산 물건을 잔뜩 실은 수레를 끄는 할머니와 소일거리로 택배 일을 하는 할아버지들이 훨씬 더 많이 이용한다.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도 마찬가지다. 굳이 수치를 확인하지 않더라도 매일 아침, 저녁으로 에스컬레이터를 사용하는 이들 가운데 장애인이 많은지, 비장애인이 많은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2022-03-28 16:38:5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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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역사 속으로··· 6월 말까지 철거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서울시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이 오는 6월 말까지 완전 철거된다. 공장 가동 44년 만이다. 서울시는 28일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해체공사 착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시는 제2공장, 제1공장 순으로 해체공사를 실시해 6월 30일까지 완전 철거할 예정이다. 시는 당초 시유지인 서울숲 내 주차장 부지(1만9600㎡)를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매각하고, 그 비용으로 철거 부지(2만8804㎡)를 수용해 공원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원 면적 증가가 크지 않고, 주거지 근접 공원을 축소해 주택용지로 민간에 매각할 경우 특혜시비가 불거질 우려가 있어 철거 부지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키로 결정했다. 시는 공장 철거 부지를 미래 서울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부지로 검토해 전 세계 관광객이 찾아오는 대표 명소로 거듭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는 이 일대를 '2040 서울플랜'에서 제시하고 있는 '청년 첨단 혁신축' 강화와 미래 서울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전략적 부지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해당 부지를 서울숲과 연계한 수변 거점으로 변화시켜 서울의 대표 명소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2-03-28 15:58:12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