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울시, 서남권 녹지 늘려 지역 불균형 해소한다더니… 공원 규모가?
서울시가 지난 24일 녹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 2026년까지 206만㎡ 규모의 공원을 확충·정비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재밌는 점은 당장 공원 녹지 확충이 시급한 곳은 서남권인데 올해 약 18만㎡의 초대형 수변공원이 문을 여는 곳은 동남권이라는 사실이다.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에 공개된 '서울시 공원 통계'(2020년 기준) 자료를 토대로 동남·서남권 내 자치구들을 공원 면적별로 줄 세워 보면 서초구가 15,072.56천㎡로 압도적 1위다. 이어 관악구 12,431.42천㎡, 강남구 7,768.75천㎡, 송파구 4,771.42천㎡, 강서구 4,512.05천㎡, 동작구 4,328.74천㎡, 구로구 3,641.45천㎡, 강동구 3,362.41천㎡, 양천구 3,049.63천㎡, 영등포구 3,009.28천㎡이고, 금천구가 2,774.38천㎡로 공원 면적이 가장 작다. 요약하면, 동남권에 속한 자치구 중 서남권 내 자치구보다 공원 면적이 좁은 곳은 강동구 단 하나뿐이라는 이야기다. 이들 두 권역의 녹지 빈부격차가 얼마나 심각한지 직접 확인해봤다. 서울시 공원 통계에 의하면 동남권 4개 자치구의 공원 총면적은 30,975.14천㎡이고, 평균 공원 면적은 7,743.8천㎡다. 서남권 7개 자치구의 공원 전체 면적은 33,746.95천㎡로, 평균 공원 면적은 4,821천㎡에 그친다. 동남권 각 자치구에 만들어진 공원의 면적이 서남권의 1.6배라는 소리다. 권역별 '녹지 점유 비율(녹피율)' 역시 동남권이 45.2%로 1위다. 동북권은 44.5%, 서북권은 44.4%로 그다음이고, 서남권은 39.1%로 꼴찌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서울시는 금년 동남권에다가 초대형 수변공원인 '위례호수공원'을 만들겠다고 한다. 오는 7월 1단계로 17만5,000㎡를 개방한다는 목표다. 시는 올해 서남권에서도 공원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규모를 보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 시가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금년 서남권에 신규 조성하는 거점공원은 양천·구로구 내 3개소(총 2만㎡), 생활밀착형 공원은 구로·관악·양천·강서구 내 5개소(총 6만㎡)다. 올해 위례택지지구에 약 18만㎡ 크기로 개원하는 위례호수공원에 비하면 소꿉장난 수준이다. 보도자료 말미에서 시는 "공원 녹지는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촘촘히 확충해 지역 간 녹지 불균형을 해소하고 생활밀착형 공정을 실현하겠다"고 했는데 헛웃음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