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불황에도 잘팔리는 이유? 게이밍 노트북, 에이서 '프레데터 트리톤 500SE'
'게이밍 노트북.' 전자 업계는 하반기 불황을 극복할 키워드가 이 제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하는 시장, 수익성도 높아 실적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게이밍노트북은 왜 인기가 많을까. 게임을 즐기지 않는 평범한 소비자들도 굳이 게이밍 노트북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에이서가 모처럼 국내에 출시한 게이밍 노트북, 프레데터 트리톤 500SE가 답을 줬다. 이 모델은 전세계 500대 한정판이면서도 가격은 300만원에서 400만원대다.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최고급 데스크탑 PC와 게이밍 모니터를 함께 구매하는 것보다는 저렴하다. 인텔 12세대 i7 프로세서에 엔비디아 RTX 30시리즈, QHD 수준 WXQGA 해상도에 주사율 240㎐에 지연속도 3ms의 디스플레이까지 평범한 PC방 컴퓨터보다 높은 사양을 자랑한다. 가볍게 FPS를 즐기는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신세계'가 펼쳐졌다. 낮은 옵션에서도 겨우 40프레임 수준을 발휘하는 구형 노트북으로는 '광물' 신세를 면치 못했지만, 풀옵션으로 100프레임 이상을 유지하는 환경에서는 마치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처럼 적중률을 2배 이상 높이며 연전 연승에 성공했다. 자기만족으로 사용해왔던 게이밍 마우스 G703도 모처럼 제 실력을 발휘했다. 16대 10 비율 디스플레이가 게임에는 조금 생소했지만, 다양하게 쓰기에는 훨씬 좋았다. 위아래가 넓어서 문서는 물론, 따로 트랙을 확인해야 하는 영상이나 음악 작업을 하기에는 더 알맞은 형태였다. 거대한 배터리는 게이밍 노트북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포인트다. 용량이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99.98Wh, 완충 상태에서 전원 없이 2시간 정도를 사용할 수 있었다. 오버워치가 풀옵션 상태에서 40프레임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옵션 타협을 하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다. 와이파이 수신율도 탁월해서 무선랜으로도 지연 속도는 20ms 안팎이었다. 그러면서도 휴대성은 충분하다. 16인치 디스플레이에도 작은 노트북용 백팩에 수납할 수 있을 정도 크기, 무게도 2.4kg으로 가지고 다니기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어댑터도 납작한 형태라서 수납하기 편했다. 단점을 꼽자면 우선 높은 발열이다. 게이밍 노트북의 고질적인 문제, 트리톤 500SE도 마찬가지였다. 고사양게임에서는 30분 이상,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저사양 게임으로도 시간이 지나면 발열을 만들었다. 열 배출을 잘해서 고온으로 '다운'되지는 않는다는 얘기이고, 게임에서 자주 쓰이는 'WASD' 부분은 문제가 없긴 하다. 다만 재장전 버튼으로 자주 눌러야 하는 'R' 부분이 많이 뜨거워서 손가락을 대고 있으면 거슬리긴 했다. 요즘 게이밍 환경에서 필수가된 기계식 키보드와는 거리가 먼 키감도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다고 장점을 잊게하지는 않는다. 도저히 견딜 수 없으면 기계식 키보드를 따로 쓰면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합리적인 가격에 고성능으로 휴대하며 공간까지 절약할 수 있는 노트북. 경제 위기에서도 소비자 마음을 저격하는 '가심비' 상품인 이유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