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잇딴 백기 드는 유럽…노하우 축적한 국산 공장은 무사
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 공장./기아자동차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전세계를 덥치고 있다. 공장들도 잇따라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 산업계는 일찌감치 대비한 덕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이날부터 스페인 발렌시아에 있는 공장을 1주일간 폐쇄하기로 했다. 전날 근무자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포드는 일단 직원 전체를 격리하고 방역 작업에 나섰다. 연간 40만대 이상을 생산하며, 포드의 해외 생산 기지 중 가장 크다. 폭크스바겐 슬로바키아 공장도 확진 의심 사례가 발견되자 가동을 중단했다. 1991년 설립돼 2017년 50만대 생산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현재 폴크스바겐 투아렉과 아우디 Q7 및 Q8, 포르쉐 카이엔과 카이엔 쿠페 및 세아트 미 일렉트릭과 스코다 씨티고e 등을 만들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에서 문을 닫는 공장이 빠르게 확대 중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확진자가 발생하자 공장 4곳을 폐쇄하는 초강수를 냈다. 페라리도 마라넬로와 모데나 공장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앞서 람보르기니도 산타가나 볼로냐 공장을 25일까지 닫기로 한 상태다. 그 밖에도 영국에 있는 재규어랜드로버를 비롯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지역 사업장들은 조만간 공장을 폐쇄하는 내용을 진지하게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유럽 공장들이 잇따라 셧다운에 나선 이유는 현지 코로나19 확산이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15일까지 유럽내 확진자 수는 이탈리아가 2만5000명에 달하고 스페인이 약 8000명, 독일이 6000명, 프랑스가 5000명 등이다. 감염자가 본격적으로 확인된지 불과 2~3주만이다. 검사와 치료는 물론이고 통제도 불가능한 상황이라 일부 국가에서는 치명적인 환자만 돌보겠다며 사실상 포기를 선언했다. 폴크스바겐 슬로바키아 공장. /폴크스바겐 유럽만이 아니다. 미국도 확진자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일부 공장들이 생산 중단을 논의 중이다. GM이 이번주부터 지역별로 재택근무를 권장한데 이어 4월달 가동 중단도 고려중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내 공장은 코로나19 위기를 거의 완벽히 극복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초기에는 '셧다운' 공포가 업계를 흔들었지만 일찌감치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고 적극 실행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한 것.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기업들은 1달여간 적지 않은 확진자를 확인했으면서도 방역을 위해 1~2일간만 가동을 멈춰세웠다. SK하이닉스도 15일 확진자를 확인했지만, 해당 직원이 미리 회사에 통보하고 출근하지 않은 덕분에 생산 차질을 빚지 않을 수 있었다. 사업장들은 초기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열화상측정기를 통해 출입자들의 체온을 측정하는 등으로 감염 위험군을 원천 차단했으며, 중국과 대구·경북 거주자나 출장자에는 재택 근무를 실시해 확산을 미연에 방지했다. 대면 업무도 최소화했고, 감염 방지 교육과 함께 현대차 등 일부 사업장에서는 매일 방역을 실시하며 만일의 사태에도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과 폴크스바겐 슬로바키아 공장간 거리는 20km 남짓에 불과하다. /구글맵스 캡처 이같은 노하우는 해외 사업장에서도 빛을 발했다. 현대차 아메리카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확대되자 감염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모든 사업장을 소독하고 여행을 다녔던 감염 위험이 있는 직원에 재택 근무나 휴직을 지시하는 내용이다. 내외 행사도 전무 취소했다. 국내에서 실행했던 방비 대책과 거의 같은 내용이다. 덕분에 해외 사업장 폐쇄 계획도 아직 없다는 전언이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와 유럽 터키, 체코 등에도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미국 조지아와 슬로바키아 등에서 적지 않은 차량을 생산 중이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공장과도 인접해있지만, 아직 확진자 발생 등 이슈는 없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