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전파와 재양성..'영악한 바이러스'에 발목잡힌 생활방역
최근 2주간 감염경로별 신규환자 발생 현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무증상 전파와 재양성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방역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2주간 추가 연장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도 이번 주 끝이 나지만, 여전히 계속되는 무증상 전파와 재양성 사례가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해 생활방역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지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양성 사례 141건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총 14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자가격리 해제후 다시 양성으로 판정을 받는 재양성 사례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 2주간 발생한 신규 환자 가운데 21명(3.3%)는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확진자로 분류된다. 정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영악한 바이러스' '고약한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국내 전문가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스텔스 바이러스'라고 할 정도로 무증상이 많고,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도 전파가 가능한 특성이 있다"며 "그만큼 현재 우리가 맞서 싸우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상당히 영악한 바이러스라고 표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재양성에 대한 여러가지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우선, 숙주 환자의 약해진 면역력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완전히 생성이 못된 경우나, 재양성이 확인된 검사 자체의 오류 또는 검사자체가 너무 민감한 경우.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감염력이 없는 바이러스의 일부 조각을 발견했을 가능성 등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권 부본부장은 "가능성이 높은 것 중에 하나는 감염력은 없는, 바이러스에 남아 있는 조각들이 워낙 우리의 성능과 기능이 뛰어난 민감한 리얼타임 RT-PCR 검사를 통해서 찾아낸 것이 재양성의 원인이 된다는 의견"이라며 "최소 두번 배양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열흘 이상 후에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설명할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무증상자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권 부본부장은 "무증상 환자 비율이 높아질 수 있는, 특히 인구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고위험군을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계획하고 있다"며 "현재 최종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속한 시일 안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생활방역 이행 신중해야 방역당국은 오는 19일 까지로 예정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의 생활방역 지침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생활방역은 일상생활 속에서 경제나 사회활동을 영위하면서도 동시에 코로나19의 감염예방과 차단활동을 병행하는 새로운 일상에서의 방역체계를 뜻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정과 더불어 이후에 우리 사회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12일 부터 28일 까지 생활방역수칙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5135명의 국민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주셨다"고 말했다. 다만, 생활방역 단계 이행은 여전히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싱가포르의 경우, 방역의 모범국가로 평가를 받았지만, 학교를 다시 개학하고 일상으로 복귀한 이후 1개월간 확진자 증가세가 14배에 늘어난 사례를 들었다. 김 1차장은 "어제의 총선, 지난 주말 부활절과 같이 여러 가지 행사 등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향후 1~2주간에 걸쳐서 이러한 영향들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등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며 "철저한 분석과 논의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세경기자 seilee@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