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귀감되고 있는 '태평두' 회장의 LS그룹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고(故)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은 2003년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과 함께 계열분리를 했고 2005년 LS그룹을 창립했다. LG그룹의 덩치가 지나치게 커져 신속하고 원활한 사업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재계에서는 세 회장의 이름 가운데 글자를 따 '태평두' 회장으로 불러왔다. 지분율은 구태회 가문과 구평회 가문이 각 40%, 구두회 가문이 20%다. 2003년 당시 LS그룹 계열분리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LG그룹 창업 1세대부터 3세대까지 엮인 문제였고 LS전선의 경우 고 허준구 회장이 맡아와 허씨 일가에서 애착을 갖고 있었다. 허씨 일가는 LS전선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지만 '태평두' 회장 가족은 그와 비슷한 가치를 지닌 다른 회사를 양도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큰 분란이 있을 수 있는 일이었지만 허씨 일가의 가족회의에서 인화정신을 바탕으로 이 안을 수용하며 잡음 없이 계열분리가 마무리됐다. 2005년 CI 선포식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참석해 LS그룹의 출발을 축하했다. LS그룹은 전선, 비철금속, 산업기계, 에너지 중심의 B2B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주회사 LS를 중심으로 LS전선, LS산전, LS니꼬동제련, LS엠트론, 가온전선, E1, 예스코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LS전선은 국내 최초로 초전도 케이블, 해저 케이블을 개발한 회사다. 지난해 매출 3조5127억원, 영업이익 1159억원을 올렸다. LS산전은 국내 전력기기 배전분야 1위 기업이다. 전력솔루션과 자동화솔루션을 주 사업 영역으로 하며 지난해 매출 2조2017억원에 영업이익 1544억원을 기록했다. LS니꼬동제련은 세계 3대 동제련 업체로 연간 60만톤의 전기동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6조7432억원 영업이익 1238억원을 기록해 LS그룹 내 가장 큰 매출 규모를 자랑한다. LS그룹은 '사촌 공동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초대 회장은 고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맡았다. 10년간 그룹 기틀을 닦은 구자홍 회장은 지난 2013년 고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사촌동생인 구자열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양보했다. 이 외에도 구자용 E1 회장과 구자균 LS산전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 등 2세대 모두 계열사를 안정적으로 경영하며 사촌경영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형제가 많고 가족 관계가 복잡하지만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없는 것이 범 LG家의 전통"이라며 "지분율을 유지하고 주요 현안은 가족회의에서 결정하는 전통이 모범적인 경영문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