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3사,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정의선 리더십' 주목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며 변화와 혁신을 이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장으로 오른지 3년째를 맞은 정의선 회장은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경영을 이끌며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었으며 지속가능한 미래먹거리 확보에 집중했다. 정 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러-우 전쟁 등의 외부 악재에도 지난해 고부가가치 차량과 긍정적 환율 영향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역대급 실적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281조원에 달한다. 3사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이 20%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1.2% 증가한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은 47% 오른 9조819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아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3.9% 증가한 86조5590억원, 영업이익이 42.8% 오른 7조2331억원을 기록했으며 현대모비스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4.5% 증가한 51조9036억원을 거두며 처음으로 '매출 50조' 벽을 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265억 원으로 전년보다 0.7% 감소했지만, 당기 순이익은 2조4872억원으로 5.3% 증가했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이같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만든 시너지 덕분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6위 자동차 부품사로, 현대차와 기아의 1차 부품 협력사다. 섀시, 모듈, 모터 등 핵심 부품 대부분은 현대모비스에서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기아의 차량 판매가 늘어날수록 현대모비스도 좋은 실적을 얻게 된다. 또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증가와 긍정적인 환율도 한 몫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등 친환경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실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6, 코나EV, 기아의 EV6 등 전기차 판매가 부쩍 증가했다. 현대모비스도 차량 전동화 부품 관련 매출이 전체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해 전동화 부품 관련 매출이 사상 처음 9조원을 넘어서며,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등 주요 부품 수급이 개선되면서 생산과 판매가 늘었고,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영업으로 수익성도 좋아졌다"며 "달러 강세 등 우호적인 환율 영향이 지속된 점도 실적 증가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 '리더십'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위기 상황에도 이같은 실적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의선 회장의 변화와 혁신이 자리하고 있다. 정 회장은 기업 체질을 바꾸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세계적 위상을 끌어올리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전동화 ▲소프트웨어 ▲미래 모빌리티 등 새로운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개발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 결과 글로벌 유수의 고성능, 고급차 브랜드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전용 플랫폼을 완성했다. 현대차그룹의 E-GMP를 탑재한 아이오닉 5과 EV6 등의 전기차 모델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온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닌 자동차부터 반도체, 에너지, 소프트웨어, 항공, 라스트마일 모빌리티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종합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르노그룹을 제치고 도요타·폭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판매 3위에 오른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포드를 제치고 글로벌 5위권에 처음 진입한 이후 12년 만에 명실상부 세계 3대 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오는 2030년까지 총 307만대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정 회장의 도전을 통한 혁신은 올해도 지속된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회에서 "다가오는 위기를 두려워하며 변화를 뒤쫓기보다 한발 앞서 미래를 이끌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올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속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