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탄소중립 실현위해 순환자원 활용 확대등 적극 모색
시멘트協, 제주서 열린 '3RINCs 2025 국제학술대회' 특별 세션 진행 김진만 교수 "업계, R&D 투자 늘려야…정부, 지원책·제도 마련 시급" 김진효 변호사 "가연성 폐기물 사용시 온실가스 감축 인센티브 필요" 시멘트업계, 원료·연료 순환자원 재활용 분야서 학계와 적극 협업도 【제주=김승호 기자】우리나라 시멘트업계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유연탄 대신 순환자원 활용을 적극 늘리는 등 친환경 산업을 통한 지속가능성 모색에 적극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호소했다. 현재 국내 시멘트산업은 2018년 기준으로 연간 3410만톤(t)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01만t, 2050년엔 1603만t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시멘트는 철강, 석유화학에 이어 세번째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아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을 더 많이 해야하는 상황이다. 시멘트 제조 공정 가운데 탄소는 주원료인 석회석을 반제품인 클링커로 만드는 소성 과정에서 58%, 연료인 유연탄을 태우는 과정에서 30%, 전력 등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12%를 각각 배출한다.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제주 신화월드에서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가 10년만에 개최하고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등 20여개국 폐기물 자원순환 분야 전문가 약 500여명이 참여하는 '3RINCs 2025(The 3R international scientific conference on material cycles and waste management) 국제학술대회'(3RINCs)에 처음 참가했다고 12일 밝혔다. 폐기물자원순환학회는 이번 3RINCs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로 국내 시멘트산업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폐기물의 순환자원화 추진 방향 등에 대한 전문가 발표를 특별 세션으로 채택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한국 시멘트 산업 : 탄소 중립 로드맵'을 주제로 발표한 공주대 김진만 교수는 "세계적인 인프라 개발이 가속화됨에 따라 시멘트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42억t인 전 세계 시멘트 생산량은 2050년엔 60억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달성하기위해 업계 자체적으로 시설 및 연구개발(R&D)에 대한 대규모 투자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 및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김진효 변호사는 "시멘트 제조시 가연성 폐기물을 사용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 인센티브를 제공해야한다"면서 "아울러 외국산 시멘트 수입시 탄소가격제를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시멘트업계는 ▲클링커 생산 시 슬래그 및 플라이애시(석탄재)와 같은 탈탄소 원료 대체 ▲보통 포틀랜드 시멘트의 혼합재 함량을 높이는 기술 ▲새로운 혼합재 및 혼합 시멘트 제조 기술 개발 ▲기존 유연탄을 순환 연료로 대체하는 기술 등을 온실가스 감축 기술혁신 로드맵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 기술 연구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피터 호디노트 전 유럽시멘트협회장 겸 라파트 그룹 부회장은 "대규모 CCU·CC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기술) 기술 도입에 앞서 순환자원 재활용 확대가 경제적으로 더 유리한 탄소중립 실현 경로"라며 "CCU·CCS 기술 도입에는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재활용 자원과 저탄소 혼합시멘트의 활용 확대와 같은 대안이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터 호디노트는 한국 시멘트산업에 정통한 전문가로 잘 알려져있다. 그는 "유럽에서 생산되는 시멘트의 약 80%는 순환자원 재활용 대체연료를 활용해 만들고 있으며 약 25%는 저탄소 순환자원이 혼합시멘트의 클링커 대체재로 재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환자원이란 석탄재, 슬래그,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을 말한다. 이날 '일본 시멘트산업 : 탄소중립 지원 정책'을 발표한 일본 시마네대학 아타라시 교수는 "연간 4000만t을 생산하는 일본 시멘트산업은 석탄재, 고로 수재 슬래그, 건설 폐기물, 하수 오니 등 많은 양의 산업 폐기물과 부산물을 연료로 재활용하고 있다"면서 " 특히 화석연료인 유연탄 사용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비중이 약 30%에 달하는데 일본은 이를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등 가연성 폐기물로 대체하고 있어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시멘트산업도 순환자원의 대체율을 적어도 일본 수준으로 올려 온실가스 감축 탄소중립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김석완 회장은 "국내 시멘트 업계가 수 십년 동안 우수한 시멘트 품질을 유지해 온 경험을 토대로 이미 전세계적으로 시멘트 산업에서 확인된 시멘트 제조공정상 폐기물의 안정적인 연료화에 동참하고 있으며 특히 시멘트 킬른에 '순산소 연소기술(Oxy Fuel)'을 적용하는 등 대체연료의 효과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며 "이번 3RINCs에선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국내 시멘트업계가 자원순환 분야 중요 플레이어로서 높은 기대에 부응하고 기간산업으로서 책임 수행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런가운데 시멘트업계는 원료, 연료 순환자원 재활용 분야에서 학계와 구체적인 협업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시멘트협회 이창기 부회장은 "이번 3RINCs 참여를 계기로 향후 폐기물자원순환학회와 다양한 협업을 통해 시멘트산업에서의 안전하고 실효성 높은 자원순환 프로세스를 확립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학회의 객관적, 전문적 조언을 바탕으로 굴뚝산업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원순환사회 실현을 위한 핵심 산업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RINCs는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일본폐기물자원순환학회(JSMCWM), 태국 고형폐기물관리협회(SWAT), 인도 국제폐기물관리, 공기 및 수질협회, 호주 ARC산업변환 연구허브(TREMS)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기타 폐기물 관리 전문가 그룹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국제회의다. 지난 2014년 한일 폐기물학회의 협력으로 일본 교토에서 처음 시작한 이후 2015년에 대전광역시 열린 2차 국제학술대회부터 국제학술대회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