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재생에너지 발전량 지속 확대… 전력망 조기 확충 속도
호남지역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꾸준히 증가하며 계통 부족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정부가 송전선로 조기 건설 등 전력망 확충에 속도를 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 본사에서 전남·광주 전력계통 협의회를 개최, 계통 부족 및 불안정 조기 해소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재생에너지 보급에 위협이 되는 전력망 건설 지연요소를 사전 점검하고, 전력망 건설에 대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인허가 협조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현재 호남지역의 경우 약 10기가와트(GW) 규모 재생에너지 설비가 상업운전 중에 있고, 앞으로도 이미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32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가 호남지역 계통에 추가 연결될 예정이다. 호남지역 재생에너지 설비는 꾸준히 증가해 2031년 말까지 약 42GW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호남지역은 이미 발전 중인 설비와 2031년까지 발전 예정인 설비 외에 추가로 발전설비가 진입할 경우 해당 지역 계통 불안정은 물론, 전국적인 계통 불안정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고, 출력제어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력당국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지난 5월 30일 호남, 동해안, 제주 등 205개 변전소를 계통관리변전소로 공개·안내하고 있다. 또 계통관리변전소로 접속하려는 신규 발전설비에 대해서는 전력망 준공 이후인 2032년 이후에 접속할 경우에 한해 조건부로 허가를 하고 있다. 해상풍력의 경우 환경영향평가, 건설공사 등 사업 준비와 소요 기간이 8년을 감안하면, 올해 발전사업을 2032년 접속으로 신청하는 경우 허가가 가능하다.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전력망 조기 확충이다. 정부와 한전은 현재 호남지역 계통 부족과 계통 불안정 해소를 위해 345킬로볼트(kV) 송전선로 5개 루트, 서해안 해저 HVDC 2개 루트, 154kW 송전선로 36개 등 지역간 대규모 송전선로의 조기건설을 추진 중이다. 다만, 송·변전설비 건설과정에서 인허가 권한을 가진 지자체의 비협조로 인한 건설지연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호남지역에서도 다수 지연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신장성 변전소와 시종변전소의 경우 기초지자체의 사업시행계획 공고열람 비협조로 각각 21개월, 27개월 지연되는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러한 사례가 반복된다면 계통보강 지연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전은 아울러 전력망만 선점하고 실제 발전사업을 하지 않는 허수사업자(알박기)의 망 이용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또 발전과잉이 발생하는 시간대 발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구비 조건부나 일정시간 동안 출력을 감발하는 출력제어 조건부 등 유연한 접속을 허용해 망 보강 이전이라도 신규 발전허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인허가 협조로 전력망 건설 일정이 단축될 경우 계통 포화가 조기 해소돼 신규 발전설비 연계가능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옥헌 산업부 전력정책관은 "호남지역 계통포화 해소를 위해서는 전력망 건설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인허가권을 가진 지자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바, 앞으로도 지자체와 적극 소통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