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근무 방식 변화…재택근무 줄이고 거점 오피스로 효율성 높여
코로나19로 집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업무 효율성을 이유로 다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부터 국내 기업들까지 재택근무(원격근무)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직원들의 업뮤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거나 근무시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으며 업무 효율성과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1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매출 상위 50대 기업의 재택근무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31곳 중 58.1%가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를 미시행하고 있는 기업은 41.9%로 조사됐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를 시행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기업은 38.7%에 달했다. 실제 한화그룹은 올초 정부가 엔데믹을 선언한 후 정보통신 부문 등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폐지했다. 현대차그룹도 코로나 19 확산과 함께 도입했던 재택근무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대차는 계동과 대방, 동탄, 삼산, 성내, 안양, 원효로, 의와, 판교 등 총 9곳에서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며 근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9년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업무를 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효율성"이라며 "대면보고 문화는 바꾸려고 노력했으며 마주 앉아 설명하고 보고하는 것을 제발 하지 말자, 효율적이면서 빠르고 뜻만 전달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추구하라"고 업무 효율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삼성도 모성보호(임신상태, 출산 직후 등) 인력에 대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지만 최소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은 자율적이고 유연한 근무 문화를 위해 사외 거점 오피스와 사내 자율 근무존은 운영한다. 삼성전자의 사내외 유연근무공간 '딜라이트'는 ▲서초사옥 ▲대구 ABL타워 등 사외 거점 오피스 2개소와 ▲디지털시티(수원) ▲서울R&D캠퍼스(우면) ▲스마트시티(구미) ▲그린시티(광주) 등 사업장 내 자율 근무존 4개소를 포함해 총 6개소로 운영되고 있다. SK는 재택근무를 최소화하면서 계열사별로 직무에 맞는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SK, SK이노베이션에서는 직원이 매일 아침 일할 좌석을 예약해 사용하는 '공유 좌석제'를 시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출·퇴근 소요 시간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신도림, 일산, 분당 등에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월 1회 주 4일제를 시행하는 '해피프라이데이' 제도를 도입했다. 포스코는 근로시간과 장소, 복장까지 직원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원격근무시스템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구성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는 서울지역 장거리 출퇴근 직원들의 피로도를 저감시켜 업무 몰입도를 높이고,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장점이 확인된 원격근무를 지원하기 위한 'With POSCO Work Station' 거점오피스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여의도 파크원타워, 종로 금세기빌딩, 판교 포스코DX사옥, 송도 포스코타워 4개 지역에 위치한 'With POSCO Work Station' 은 1인용 몰입좌석, 다인용 라운지, 회의실 등 다양한 사무공간을 제공한다. 직무 특성에 따라 원거리 근무가 가능한 포항·광양 직원들도 거점오피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주 평균 40시간 이내에서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지정할 수 있으며, 업무수행의 자율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코어 근무시간 없이 8~17시중 하루 최소 4시간만 근무하면 되도록 했다. 포스코는 올해 7월부터 구성원 개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전 임직원 자율복장을 전면 시행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택근무는 효율적인 부분이 있지만 사내 소통이나 근태 관리 등에 한계도 있다"며 "대부분 기업들이 거점 오피스 등을 활용해 유연하고 효율적인 근무문화를 확대해 임직원 만족도와 업무 능률을 높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