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인재 확보 경쟁…HD현대·삼성중공업·한화오션 대규모 채용 가속화
국내 조선업계가 기술·인재 확보에 속도를 높인다. 조선업계가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화오션이 재계 7위의 한화그룹을 주인으로 맞아 새롭게 출범하면서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고 수소·암모니아 추진 선박 등 미래 선박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한 스마트 선박 개발을 위한 고급인력은 필요한 상황이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이날 출범 후 처음으로 대규모 채용계획을 발표했다. 생산·R&D·설계 등 기술분야 외에도 영업·사업관리, 재무, 전략, 인사 등 전 직무에서 연말까지 상시채용을 진행한다. 또 연구개발분야에서도 선제적 인재 확보를 통해 친환경에너지솔루션 확보, 스마트십·스마트야드 솔루션 확보, 미래선박개발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채용은 연말까지 상시로 진행되며, 한발 앞서 미래 인재를 확보한다는 계획 아래 이례적으로 채용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했다. 모집 대상의 자격 요건은 모집 부문별로 상이하며, 한화그룹 공식 채용 사이트 '한화인'을 통해 지원서를 접수하면 된다. 모든 채용 절차는 서류심사 이후 1차 실무 면접, 2차 임원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그룹 편입 전 특히 인력 이탈이 많았던 생산과 설계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을 채용해 한화오션의 강점이던 생산·설계 역량을 조기에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5월 한화그룹으로 편입됐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정도경영'과 '인재육성'을 통해 한화오션을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키워 나가자고 독려하는 등 인재확보와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부산 도심에 연구개발 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인재 확보에 집중한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조선해양 분야 전문기술 인재 확보가 용이한 부산에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한다. 센터는 연면적 500평, 투자비 48억 원 규모다. 위치는 동구에 위치한 업무시설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2025년까지 저선박 설계, 해양플랜트 공학 기반 기술 연구인력 210명도 신규 고용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가동 중인 판교 연구개발 센터와는 별개로 부산에서 해양플랜트 부문의 R&D 역량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부산대학교와 디지털전환 제조혁신 기술개발 및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는 "삼성중공업이 세계 초일류 조선해양기업 도약을 위한 도전을 부산시와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지역인재 채용 및 정착에 기여하는 등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HD현대도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달 처음으로 직원 추천 채용제를 도입했다. 그룹사 직원이 전 직장 동료나 지인 중 사무·설계·연구직에서 2년 이상 경력자를 추천해, 추천받은 이가 HD현대에 입사하면 추천인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또 HD현대는 올 상반기에만 대졸 신입 공채를 두 차례 진행했다. 지난 3월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HD현대글로벌서비스·HD현대일렉트릭 등 6개 계열사 56개 직군에서 신입 사원을 뽑았다. 이와함께 HD현대는 유연근무제 도입과 직원 복지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는 사무·R&D 직원들이 근무하는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서 선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오전 8~10시 사이에 출근해 오후 3시 이후에 퇴근하면 된다. 자유롭게 주 40시간 근무시간만 채우면 된다. 조식·중식·석식 모두 무료이고 300명 정원의 어린이집도 운영한다. 이처럼 직원 채용·복지 제도를 강화하면서 인력난이 심각한 조선 부문의 직원 수도 증가했다.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4개 회사 직원 수는 지난 3월말 기준 2만700명으로 2년 전보다 500명 늘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 출범으로 조선업체들이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특히 수주 확대로 국내 조선업 전체가 흑자로 전환하면 더욱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