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프리에이전트 시대, 생존력의 핵심은 '셀프리더십'
"내 그럴 줄 알았어. 대표라는 사람이 리더십이 전혀 없더라고!" 한 개인으로 보면 손색없는 사람이었지만, 조직의 대표로서는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해 단체가 와해 직전까지 간 사례가 있었다. 결국 그는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자리를 물러났고, 조직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도, 상황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 인간적 신뢰마저 잃게 된다. 리더의 역량 부족이 개인의 실패를 넘어 조직 전체의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는 종종 있다. 리더십은 단순히 조직을 이끄는 기술이나 권한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구성원들의 신뢰를 토대로 조직의 결속력을 유지하고 목표달성으로 이끄는 동력이라 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상식적 지식은 누구나 익히 아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어떤 유형의 리더십을 장착해야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일지 파악하는 것이다. 리더십을 논할 때 흔히 간과되는 핵심은 바로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힘이다. 리더십은 본질적으로 자기관리에 기반하며, 모든 리더십의 근간에는 셀프리더십(Self-Leadership)이 그 중심에 있다. 현대사회는 이미 수평적, 자율적 구조로 변화하고 있으며 개인의 책임과 자율성이 강조되는 시대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그의 저서 프리에이전트 시대에서 20세기와 21세기의 본질적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20세기가 조직 중심 사회였다면, 21세기는 개인이 독립적으로 일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프리에이전트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자기 주도적으로 일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근무 형태의 변화가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개인의 역량과 전문성이 중요해진 자율적 업무방식이다. IT, 예술,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리에이전트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고, 디지털 기술과 원격 협업, 플랫폼 경제가 이러한 흐름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프리에이전트 시대에는 조직의 통제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동기를 찾고 자신의 삶에 책임지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니엘 핑크는 이를 위해 21세기 성공의 핵심 역량으로 셀프리더십과 내재적 동기부여를 강조한다. 이제는 조직이 방향을 제시하는 조직 주도의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이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며 자기 인생의 주체로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관리 능력이 부족한 리더는 진정한 리더로 성장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도 내적 통제력이 미흡했던 리더들은 화려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몰락한 사례가 적지 않다. 셀프리더십은 개인의 역량을 넘어, 가정과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으로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다. 필자는 최근 학부모 대상 강의에서, 부모가 자신을 성찰하고 감정을 다스리며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 때 그 모습이 자녀에게 자연스럽게 전해진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정서적 안정과 자기관리 능력이 높을수록 자녀의 안정된 태도와 자기조절 능력도 크게 형성된다고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보다 행동과 삶의 방식을 더 깊이 학습하기 때문이다. 셀프리더십이 중요성은 세계적인 리더들의 생애를 통해 알 수 있다. 오프라 윈프리는 가난과 학대, 인종차별이라는 극한의 역경 속에서 스스로의 삶을 개척했다. 그녀의 성공은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목표를 향한 실행력의 결과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도 27년간 수감 생활 속에서 복수심과 증오를 용서로 승화시키며, 평화와 정의를 실현했다. 이들의 성공은 모두 자신을 다스리는 힘에서 비롯됐다. 철학자 니체가 "타고난 재능과 능력에 대해서만 말하는 자들을 경멸한다"라고 말했듯이, 진정한 위대함은 천부적 재능이 아니라 성실한 노력과 자기 극복의 과정에 있는 것이다. 오늘날 사회는 예측 불가능한 변화 속에 있다. 인간의 일자리는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는 반면, 기후 위기는 생존을 위협하고, 사회 양극화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지속적 인 학습과 적응을 요구하고 있어 변화를 두려움이 아닌 기회로 받아들이는 회복탄력성이 매우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회복탄력성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바로 자기 자신을 향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나는 내 삶의 리더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만이 불확실한 미래를 주체적으로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삶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능력, 즉 셀프리더십은 인공지능도 대신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경쟁력이다. 인성교육진흥원 위유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