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장 선출 끝낸 소상공인聯, 남겨진 숙제 '산적'
소공연, 지난 31일 회장 투표 통해 오세희 4대 회장 선출 수석부회장 등 새 지도부도 꾸려…조직 안정화 등 '미션' 오 회장 "이해·화합의 자세로 위상 제고, 대변자 역할 최선" 중기부와 관계 복원 절실…소상공인 경쟁력 제고도 절실 1년 넘게 내홍을 겪고 있던 소상공인연합회가 새 회장을 선출하고, 신임 지도부 구성까지 끝내면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소상공인들의 아우성이 극에 달하고 있지만 내분으로 1년 여 가량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던 터라 소상공인 관련 유일한 법정단체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소공연 안팎으로 결속력을 다지는 동시에 조직 안정과 리더십을 통해 재난상태를 맞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구출해야하는 '특명'이 신임 회장과 새 지도부의 어깨에 달려있는 것이다. 게다가 2014년 설립돼 올해로 7년째를 맞는 소공연이 이젠 '집안 싸움'을 멈추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소상공인의 미래를 고민하는 진정한 소상공인 대표단체로 거듭나야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1일 소공연에 따르면 전날 정기총회에서 진행한 투표를 통해 한국메이크업미용사회장을 맡고 있는 오세희 회장을 4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52표의 유효 투표 중 기호 1번 오세희 후보가 29표, 한국피부미용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기호 2번인 권혁환 후보가 21표를 각각 받으면서다. 오 신임 회장은 직전까지 소공연 부회장을 역임했었다. 동반성장위원회 위원,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도 겸임했다. 오 신임 회장은 이날 당선으로 소공연의 첫 여성 회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소공연은 한국주유소협회 유기준 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그리고 17명의 부회장과 2명의 감사까지 선출을 끝내면서 새 지도부도 함께 꾸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불거진 전임 배동욱 회장의 '춤판 워크숍'과 업무상 배임·횡령 의혹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회장 탄핵, 노동조합의 검찰 고발, 그리고 지난 3월 법원 결정으로 인한 배 회장의 복귀, 배 회장측과 비대위의 '불편한 동거'까지 어수선했던 소공연은 오랜만에 소강상태를 맞게 됐다. 오 신임 회장은 당선 후 소감을 통해 "이해와 화합의 자세로 소공연의 위상을 제고하고 소상공인의 대변자로서 역할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3년 후인 2024년 8월 말까지 임기인 오 회장은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갈길이 바쁘게 됐다. 무엇보다 소공연 내부 조직 안정화가 급선무다. 소공연 노조는 전임 배 회장의 전횡과 배임·횡령 의혹 등을 제기하며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또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엔 "도와달라"며 S·O·S를 치기도 했다. 소공연이 내홍을 겪는동안 사무직 직원들이 가장 많은 상처를 입었다.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단체로서의 위상 제고와 결속력 강화도 중요한 과제다. 오 회장은 29표를 얻어 당선됐지만 전임 배 회장측이 밀었던 권혁환 후보도 21표로 적지 않은 지지를 받았다. 오 회장측은 당초 30표 중반은 예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이 '배 회장파'와 '비대위파'로 갈려 1년 가량 줄다리기를 해 온 만큼 50여 곳에 달하는 소상공인 회원단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형님 리더십'과 700만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소리통 역할'이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또 그동안 소원했던 중기부와의 관계도 오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여당 중앙위원 경력이 있는 오 회장의 정치력이 중기부와의 관계 복원에 어떤 도움이 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소상공인 업계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연합회가 구심적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소상공인들이 소외되지 않고 기업가정신을 살려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소공연이 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코로나19라는 거센 파도를 넘는 과정에서 문을 닫고, 또 새로운 도전을 하는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 금융지원, 부실정리, 재기지원 등을 위한 획기적인 아이디어 제시도 소상공인 대표단체가 해야 할 일들로 꼽히고 있다. 오 회장도 선거 공약으로 ▲소상공인플랫폼 구축을 통한 빅테크 업체의 상권 영역 침탈 억제 ▲소상공인플랫폼을 발판으로 금융과 산업을 융합한 핀테크 사업 진행 ▲ 소상공인기본법에 소상공인의 현실 반영 ▲소상공인의 창업·운영·폐업·재창업 지원 ▲소상공인 사회 안전망 조성을 위한 소상공인 공제 조합 설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오 회장 등 소공연 신임 임원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서 권칠승 중기부 장관과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권 장관은 최근 1여년 간 연합회가 회장 선출 등으로 정상적 운영이 어려웠는데 새로운 회장을 중심으로 조직이 조속히 안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오 회장은 연합회가 조직 안정화를 통해 소상공인의 대표단체로서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밝히고, 소상공인 정책에 소공연의 참여 확대 등을 요청했다. 권 장관은 "소상공인의 어려움 극복을 위해 재난지원금 지원, 금융지원, 손실보상제도 도입 등 제도 시행에 있어 연합회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연합회의 정책참여 확대와 안정적 조직운영, 회원들의 역량강화 등을 위한 지원 확대와 함께 협력적 동반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