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中企 적합업종이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에 목매는 이유는?
시한부 신세가 된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만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한시적으로 유예됐던 적합업종 47개 품목이 다시 만기가 돌아오면서 자칫 '보호 울타리'를 잃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는 109개 품목 가운데 일부가 현재 정치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빠질 경우 해당 중소기업들이 입을 타격은 불을 보듯 뻔할 전망이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동반성장위원회,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109개 전체 중소기업 적합업종 가운데 올해 6월30일 보호에서 해제되는 만료품목은 골판지상자, 청국장, 장류, 두부, 김치, 배전반, 재생타이어 등 47개 품목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기업 진입자제 권고 등의 형태로 중소기업 사업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2011년 당시 도입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최초 3년에 더해 추가 3년간 지정하게 된다. 지난해까지 최대 보호기간 6년이 지난 이들 47개 품목은 올해 재논의를 하기로하면서 기간을 한시적으로 연장한 바 있다. 말미가 올해 상반기인 셈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2019년과 2020년에도 각각 17개 품목, 2개 품목이 해제에 직면하고 있다. 문제는 기존 적합업종의 만기가 돌아오고 한쪽에선 생계형 적합업종을 지정해 법으로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생계형'에 포함되지 못하는 기존 품목들이 입을 피해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통해 사업영역을 보호받았지만 국회에서 논의중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통과되고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 및 업종 심의과정을 거치면서 생계형에서 소외되는 품목들이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때 중소기업계와 정치권에선 생계형의 범주에 제과점업, 한식·중식·일식·분식 등 음식점업, 자동차 전문수리업, 자전거소매업, 문구소매업,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 두부, 순대, 전통떡 등 39개 품목이 거론되기도 했었다. '생계형'을 어떻게 정의하고, 또 포함시키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현재 지정된 적합업종 109개를 모두 생계형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통과되고 심의위원회에서 심의기준을 만들어 생계형 품목을 정하는 게 수순일 것"이라며 "생계형에서 제외되는 기존 적합업종 품목들이 문제인데 정부가 한다고 (보호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기업과 협의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실제 2011년 중소기업 적합업종 도입 당시 관련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반발이 매우 거셌던 것을 상기하면 또 다시 대·중소기업간 충돌도 예고된다. 지난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개최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관련 법률안' 공청회에 진술자로 나선 연세대 경제학과 양준모 교수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에 대해 "소비자 편익이라는 공익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경쟁 제한에 따른 혁신 저해, 산업경쟁력 약화, 국제 경쟁력 약화 등 편익도 침해해 생계형 업종 전체 시장이 축소되고, 국민들 삶의 질도 악화시킬 것"이라며 관련 법률안을 재검토해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기업들의 이익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놓고 날선 비판을 계속하고 있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역시 중소기업만 보호하는 적합업종 제도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런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는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에 대해 관련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조속히 심의해 이달 예정된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며 국회 1인 시위로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국회에는 현재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정유섭 의원(자유한국당)이 제출한 법안이 발의돼 있다. 두 의원안은 신청 단체를 중소기업 단체, 소상공인연합회 정회원으로 각각 규정하고 지정기간을 5년, 3년으로 달리한 것만 제외하면 대기업의 사업 축소와 철수 명령, 위반시 처벌 조항 명시 등 상당 부분이 유사하다. 다만 특별법이 4월 국회에서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시행까지는 6개월의 시차가 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기존 적합업종에 대한 신속한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