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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AP 확보전...삼성은 자체 파운드리·애플은 생산처 다변화 승부수

삼성전자와 애플이 인공지능(AI) 시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서로 다른 공급망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첨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AP 경쟁력도 단순 설계 성능을 넘어 얼마나 안정적으로 칩을 확보하고 생산할 수 있느냐로 바뀌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애플이 아이폰 등 주요 기기에 탑재되는 자체 설계 칩 일부 생산을 인텔에 맡기는 방안을 두고 초기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애플과 인텔은 1년 넘게 협상을 진행해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에 탑재될 칩을 인텔이 생산할 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애플은 그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에 탑재되는 자체 설계 칩을 주로 TSMC에서 생산해 왔다. 특히 아이폰용 AP인 A10부터는 사실상 모든 생산 물량을 TSMC에 맡겨왔다. 그러나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TSMC의 첨단 공정 생산 여력이 한계에 가까워지면서 칩 공급 부족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공급 제약 가능성을 고려해 애플이 첨단 칩 생산처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팀 국 애플 CEO 역시 지난달 진행된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이폰용 첨단 반도체 추가 공급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공급망 재편 흐름 속 삼성전자 역시 AP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모바일 AP인 엑시노스를 자사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차세대 엑시노스2800 개발과 함께 첨단 공정 적용도 준비 중이다. 앞서 엑시노스 2600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최첨단 공정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2나노(나노미터·10억분의1m)를 통해 생산됐다. 해당 칩은 올해 출시된 갤럭시S 26 시리즈에 탑제됐다. 후속작인 엑시노스2700에는 기존 모바일 AP 위에 D램을 올려놓는 구조 대신 AP와 D램을 동일 기판 위에 가로로 나란히 배치하는 구조를 적용해 발열 관리 능력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파운드리 공급망 다변화 과정에서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지난 5일 애플 경영진이 최근 미국 텍사스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을 방문해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업계에서는 향후 양사 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고객 기반 확대와 미국 생산 거점 활용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확산으로 첨단 공정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모바일 AP 경쟁력도 단순 성능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칩을 확보하고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공급망 대응력 자체가 기술 경쟁력의 일부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yeon@metroseoul.co.kr

2026-05-10 16:33:16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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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초격차의 역설]③내홍이 부른 국가 경쟁력 시험대…수출·공급망 변수, 제도 개선 과제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단순 임금협상을 넘어 국가경제 전반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수출·세수·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성과급 체계 개편을 통해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 계열사 전체 매출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20% 안팎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전자가 국내 최대 반도체 수출 기업인 만큼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한국 수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세수 영향도 피하기 어렵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물량이 10% 감소할 경우 GDP는 0.78%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K-칩스법) 시행 이후 3년간 받은 법인세 세액공제는 약 2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국회 및 기획재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국가적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의 생산 차질이 법인세 감소와 GDP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지난 5일 "수백억 달러의 수출과 수십조원의 세수가 감소하고 GDP가 줄어드는 등 국가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업 손실 규모도 상당하다. JP모건은 18일간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인건비 상승과 생산 손실을 합산해 연간 영업이익에 미치는 총 영향이 최대 43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반도체 라인은 24시간 연속 가동을 전제로 설계된 초정밀 공정인 만큼 단순 생산 중단에 그치지 않는다. 이에 파업 종료 이후에도 라인 재가동과 수율 정상화에 2주 가량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공급망 신뢰 위기도 우려된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파업 시 DRAM 생산량이 연간 기준 0.9%, 파운드리·시스템LSI 생산량은 2.4% 감소할 수 있다. 대만 현지 언론들은 삼성전자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자국 반도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고객사 적격성 검증 일정이 밀릴 경우 어렵게 회복한 글로벌 리더십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증권가 일각에서는 파업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교보증권은 "노조 파업과 비메모리 부진은 단기 변수에 불과하다"며 목표주가를 오히려 상향했다.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피해도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의 부품·장비 협력사는 1754곳에 달하며 평택캠퍼스 생산라인 하나당 협력사 포함 약 3만명의 일자리가 달려 있다. 이에 파업 장기화 시 파견 인력부터 감원 압박을 받을수 있고 지역 상권까지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7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삼성전자가 있기까지 수많은 협력업체의 노력, 정부의 지원과 지역 주민의 협조가 있었음을 고려해 노사가 진정성 있는 대화를 조속히 성사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인재 유출 우려도 제기된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파격적인 주식 보상과 연봉 체계로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내부 불만이 장기화될 경우 핵심 인력의 해외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기술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 달려 있는 만큼 인재 이탈은 단기 생산 차질보다 더 치명적인 장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조 측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투명한 성과급 산정 기준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번 파업이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산정 방식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체계를 운영하며 상한선까지 폐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노조 측은 성과급 제도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매년 같은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갈등이 오히려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성과급이 영업이익과 연동돼 명문화될 경우 핵심 인재 유지와 직원 동기부여에 기여하고 이는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수출과 국가 경제에도 선순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경영학계 전문가는 "성과급 체계를 제도화하고 매뉴얼화하는 것이 해결의 첫걸음"이라며 "예측 가능한 보상 체계가 정착되면 매해 반복되는 노사 갈등 리스크가 줄고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글로벌 고객사의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가 이번 협상을 통해 노사상생기금 조성 등 협력업체와 지역사회까지 아우르는 상생 모델을 정립한다면 한국 대기업 노사관계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편, 오는 11~12일 사후조정 절차가 예정된 가운데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6-05-10 16:27:38 구남영 기자 2026-05-10 16:27:38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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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철 LG전자 CEO "문제 드러내고 이기는 실행에 집중해 일등 기업 만들자"

"문제를 드러내고 이기는 실행에 집중해 구성원과 함께 성장하는 일등 LG전자를 만들자." 10일 LG전자에 따르면 류재철 LG전자 CEO는 최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한 타운홀 미팅에서 이같이 말했다. 취임 후 처음 마련한 이번 미팅은 전체 구성원들과 직접 마주 앉아 회사의 방향성과 조직문화 변화 구상을 공유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류 CEO는 이날 기존 조직문화 혁신 캠페인 '리인벤트'를 '리인벤트 2.0'으로 재정의하며, 문제를 드러내고 실행력을 높이는 방식의 조직 혁신을 강조했다. 문제 드러내기는 해결해야 할 문제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주저 없이 이를 드러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자는 의미다. 류 CEO는 "같은 사안이라도 관점에 따라 개선의 기회가 되기도, 반대로 현실 안주가 되기도 하는 만큼 변화는 냉철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는 실행하기는 '이기는'에 방점을 찍었다. 류 CEO는 "내가 아무리 잘해도 상대적으로 못하면 지고, 잘 못해도 상대적으로 잘하면 이긴다"며 "결과물을 먼저 생각하고 실행하는 프로세스를 통해 꼭 이기는 실행을 하자"고 독려했다. 1분기 경영실적과 2분기 및 하반기 사업환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문제 드러내기 관점으로 회사가 처한 현실을 인식하자는 취지에서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23조 7272억원, 영업이익 1조 67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은 4.3%, 영업익은 32.9% 증가했다.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업체 간 경쟁 심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불구, 가전 성수기와 안정적인 전장 수주 잔고 등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2분기에는 및 하반기에는 지정학적 갈등 장기화에 따른 유가 변동과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 공급망 차질에 따른 글로벌 수요 변동성 확대 등이 경영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회사는 주력 사업별 수요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지역별 맞춤형 판매 전략과 공급망 운영 효율화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류 CEO는 경쟁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실행의 해법으로는 '품질·비용·납기'에 해당하는 근원적 경쟁력 재건을 들었다. 사업의 본질인 제품 리더십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AX로 속도를 높이고 제조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키워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본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수많은 위기를 지나 여기까지 온 LG전자의 혁신 DNA와 저력을 믿고 모두의 작은 변화를 모아 LG전자의 미래를 바꾸자"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차현정기자 hyeon@metroseoul.co.kr

2026-05-10 14:39:55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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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노갈등 격화…전삼노 내부서 '교섭권 회수' 요구

삼성전자 노조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사내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내부에서 사내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위임한 교섭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 내부에서 초기업노조가 반도체(DS)부문 성과급 투쟁에만 집중하면서 디바이스경험(DX)부문 조합원의 요구는 사실상 배제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삼노는 전 직원을 아우르는 공통재원 안건을 교섭에 포함할 것을 건의했으나 초기업노조가 이를 수용하지 않고 해당 안건이 없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DX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사후조정 교섭 위원 중 DX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사람이 없다는 불만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전삼노가 교섭권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 7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앞으로 공문을 발송했다. 최승호 위원장의 '교섭 배제'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게 골자다. 전삼노는 공문에서 "DX 사업부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교섭 테이블에서 지워버리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3대 노조인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은 지난 4일 이미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전삼노까지 교섭권 회수에 나서면 삼성전자 노조의 공동교섭 체제가 사실상 와해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DX부문 조합원들의 탈퇴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초기업노조 게시판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의 탈퇴 신청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초기업노조는 오는 11~12일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사측과의 성과급 협상 재개에 나선다. 최승호 위원장은 "조합원이 만족할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망설임 없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노조 간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교섭 및 파업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사후조정 결과에 따라 노노갈등이 더욱 심화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구남영기자 koogija_tea@metroseoul.co.kr

2026-05-09 17:13:15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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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텀 HBM부터 CXL까지… SK하이닉스, AI 시대 '맞춤형 메모리'로 승부수"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시스템 고도화에 발맞춰 고성능 메모리 설루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통해 관련 시장을 주도해 온데 이어 커스텀 HBM,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등 고객 맞춤형 차세대 메모리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AI 시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데 분주하다. SK하이닉스가 현재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까지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배경에는 HBM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 경쟁력과 고객 신뢰가 자리하고 있다. 회사는 세계 최초로 HBM 개발에 성공하며 관련 시장을 개척한 이후 HBM3와 HBM3E 양산을 통해 주요 AI 고객사들과 협력 기반을 넓혀왔다. 차세대 제품인 HBM4 개발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하며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 DDR5 D램 개발에 성공하며 차세대 D램 경쟁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HBM을 비롯해 DDR5, 기업용 SSD(eSSD)까지 AI 시대 핵심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 내 입지를 한층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4월에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HBM4 주요 고객사들과 공급 관련 협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까지 구축한 HBM4는 고객사들이 요구한 성능 조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11Gbps를 웃도는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했다. 오늘날 SK하이닉스가 보여주고 있는 AI 메모리 경쟁력의 밑바탕에는 장기간 이어온 투자와 기술 축적이 자리하고 있다. 그 출발점은 메모리 시장이 슈퍼호황기에 접어든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으나 미세공정 전환의 어려움과 공급 업체들의 투자 부담으로 공급은 제한적이었다. 2012년 SK 편입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 및 확대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던 SK하이닉스는 기술력과 양산 역량 측면에서 경쟁력을 쌓아와 적시적기에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를 적극 맞추며 시장 확대의 기회를 잡았다. 특히 회사는 서버용 SSD 제품을 중심으로 신규 공정을 확대·적용해 급증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했다. 동시에 고용량·고사양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지속 개발해 기술력을 증명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2017년 72단 3D 낸드플래시 및 GDDR6 그래픽 D램을 개발한 데 이어, 2018년에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규격을 적용한 DDR5 D램 개발 및 CTF 기반 96단 4D 낸드플래시를 잇달아 개발하며 기술 이정표를 쌓아왔다. HBM 신화를 뒤이을 차세대 메모리 설루션 제품 개발에도 한창이다. 곽노정 사장은 지난해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커스텀 HBM, AI D램(AI-D), AI낸드(AI-N)를 새로운 메모리 솔루션 방향성으로 제시한 바 있다. 커스텀 HBM은 고객의 요청사항을 반영해 GPU, ASIC에 있었던 일부 기능을 HBM 베이스다이로 옮긴 제품으로 데이터 처리 성능을 극대화하고 HBM과의 통신에 필요한 전력을 줄여 시스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넥스트 HBM으로 주목받고 있는 프로세싱인메모리(PIM)는 저장과 연산의 경계를 허문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자사 PIM 제품인 'GDDR6-AiM'을 이미 출시한 바 있고 이 제품 여러 개를 연결해 성능을높인 가속기 카드 'AiMX'도 2023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용량을 2배 늘린 AiMX 32GB 제품을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CXL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CXL은 CPU, 메모리 등 장치별로 다른 인터페이스를 통합하는 기술이다. 회사는 올해 4월 CXL 2.0 기반 D램 설루션 CMM(CXL Memory Module)-DDR5 96GB 제품의 고객 인증을 완료했다고 공개했다. 지난해 9월에는 CXL 최적화 소프트웨어인 'HMSDK'의 주요 기능을 오픈소스 운영체제 리눅스(Linux)에 탑재, CXL 기술 활용의 표준을 정립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 향후에도 지속적인 차세대 기술, 제품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더불어 생산기지에 대한 차질 없는 준비를 통해 미래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5-07 16:54:46 차현정 기자 2026-05-07 16:54:46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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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주주 '손배 청구' 경고에도 노조 강경… 삼성전자 노사 갈등 '시계제로'"

삼성전자 총파업을 둘러싼 갈등이 노사를 넘어 주주·정부·이사회까지 번지면서 경영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다. 오는 21일 총파업 예고를 2주 앞두고 사측 내부에서도 잇따라 경고 메시지가 나오는 등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7일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과 노태문 DX부문장은 각각 사내 공지를 통해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겠다"면서도 "미래 경쟁력 손실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신제윤 이사회 의장도 사내 게시판을 통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금전적 피해를 넘어 고객 신뢰와 공급망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건설적인 노사관계 구축을 촉구했다. 사외이사들도 이사회에서 파업이 기업가치와 수백만 주주의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이 경영 리스크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역대급 투자 부담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만 연구개발(R&D)에 11조3000억원을 집행했다. 시설투자(CAPEX)도 11조2000억원으로 이 중 91%인 10조2000억원이 DS부문에 집중됐다. HBM4E 양산 준비와 2나노 공정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미 예약돼 있는 상황에서 성과급 재원까지 늘리기 어렵다는 게 사측 논리다. 주주단체는 노조와 사측 경영진 양측 모두를 압박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강행 시 노조원 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사측이 부당한 성과급 협약을 맺을 경우 경영진에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했다. 민경권 대표는 "삼성전자는 500만 국민 주주의 자산과 미래 연금이 담긴 국민기업"이라며 "국가경제 뇌관을 해소할 긴급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전날 14.41% 급등했고 이날도 장중 4.14%까지 상승했다. 다만 씨티그룹 등 글로벌 IB에서는 노사 갈등에 따른 성과급 충당금 부담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등 파업 리스크는 여전히 불확실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도 압박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일부 노동자가 과도한 요구를 해 다른 노동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발언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공개 석상에서 반도체 공급망 차질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9.3%가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을 부적절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이 같은 각계 압박에 대해 노동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노조 측이 강경한 데는 성과급 산정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하고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을 연봉의 50%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체계를 운영하며 상한선까지 폐지한 상태이다. 이에 같은 반도체 업황에도 성과급 지급 방식과 규모에서 차이가 나타나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 보상 체계에 대한 불만이 누적됐다는 분석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 대통령 발언이 알려진 직후 텔레그램을 통해 "LG(유플러스)보고 하는 소리"라며 "우리처럼 15%는 납득 가능한 수준"이라고 맞받았다. 하지만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오히려 여론 악화를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는 단순한 임금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사측이 독점해온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한 공개가 협상의 핵심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직접 손실이 최대 3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라인은 24시간 연속 가동을 전제로 설계된 초정밀 공정으로, 가동이 멈출 경우 설비 재가동과 수율 복구에 상당한 추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이달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검증용 샘플을 전달하며 퀄 테스트에 돌입한 HBM4E 일정이 밀릴 경우 어렵게 회복한 글로벌 HBM 리더십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노조 측은 5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2026-05-07 16:35:05 구남영 기자 2026-05-07 16:35:05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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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D-14, 전영현·노태문 직접 나섰다…"미래 경쟁력 잃을 수 없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이 장기화되고 있는 임금협상과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전 부회장과 노 사장은 7일 사내게시판에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게재하고 "교섭이 장기화되면서 많은 임직원이 우려와 답답함을 느끼고 계실 것"이라며 "엄중한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경영진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며 임직원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입장 표명은 노조의 파업 예고 시점이 2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나왔다. 파국을 막기 위한 경영진 차원의 대화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성과급 구조다. 회사 측은 DS부문이 국내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성과급 상한 자체를 영구적으로 폐지할 것을 요구하며 교섭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사내 갈등도 복잡해지고 있다. DX부문을 중심으로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탈퇴 움직임이 가속화되며 '노·노' 갈등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도 이날 중재 의지를 표명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국 기관장 회의에서 "삼성전자 노사가 진정성 있는 대화를 조속히 성사시켜주길 바란다"며 "정부도 노사 간 실질적인 교섭을 촉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남영기자 koogija_tea@metroseoul.co.kr

2026-05-07 16:22:25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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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中 가전 판매 철수…"반도체·모바일은 유지"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TV와 생활가전 판매 사업을 철수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중국 현지 임직원과 거래선을 대상으로 가전·TV 판매 중단을 공식 통보했다. 앞서 외신을 통해 알려진 이번 계획이 공식화됐다. 이번 결정은 중국 현지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결정적 배경으로 꼽힌다. 하이센스·TCL·샤오미 등 현지 업체들이 점유율을 장악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중국 오프라인 TV 점유율은 3.62%(5위), 냉장고는 0.41%(14위), 세탁기는 0.38%(15위)에 그쳤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지원 정책으로 경쟁 환경이 더욱 불리해진 점도 사업 지속을 어렵게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판매 중단이 곧 생산 철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쑤저우 가전 생산라인은 기존대로 유지되며 삼성전자 낸드플래시의 30~40%를 담당하는 시안 반도체 공장도 정상 가동을 이어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가전·TV 부문 판매사업을 정리하는 것이지, 전면 철수로 보는 것은 과한 표현"이라며 "모바일·반도체·의료기기 사업은 기존대로 유지하고 쑤저우 가전 공장 등 생산라인은 계속 운영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향후 중국에서 갤럭시 AI 기능을 앞세운 모바일 사업과 현지 특화 스마트폰 '심계천하'(W시리즈)를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기존 가전제품 구매 고객 대상 사후서비스(AS)도 관련 규정에 따라 지속 제공된다. /구남영기자 koogija_tea@metroseoul.co.kr

2026-05-07 13:45:30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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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워치로 '실신 5분전' 예측한다..."정확도 84.6%"

삼성전자가 실신예측을 85%까지 맞힐 수 있는 기술로 스마트워치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AI와 헬스 기능 고도화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중앙대학교광명병원과 공동 진행한 임상 연구를 통해 갤럭시 워치의 생체 신호 분석 기술로 '미주신경성 실신(VVS)'을 높은 정확도로 조기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웨어러블 기기의 경쟁력이 단순 하드웨어 성능보다 의료 데이터 활용성과 AI 분석 역량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퍼시스턴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올해 484억달러(약 67조원)에서 오는 2033년 992억달러(약 138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실신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 세계 최초 사례로,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헬스 학술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과도한 긴장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며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현상이다. 특히 예기치 못한 낙상으로 인한 골절, 뇌출혈 등 2차 상해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조준환 교수 연구팀은 미주신경성 실신이 의심되는 환자 132명을 대상으로 갤럭시 워치6를 착용한 상태에서 기립경사 검사를 진행했다. 갤럭시 워치6에 탑재된 광혈류 측정(PPG) 센서로 환자의 심박변이도(HRV)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해 이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실신 발생 약 5분 전에 84.6%의 높은 정확도로 미주신경성 실신 징후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실신 징후를 예측하게 되면 환자는 실신 전 스스로 안전한 자세를 취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에 충분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 최종민 상무는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 기술을 통해 사후 관리 중심의 헬스케어를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삼성전자는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갤럭시 워치에서 예방적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주요 의료 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해 웨어러블 기기의 헬스 모니터링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디지털 헬스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차현정기자 hyeon@metroseoul.co.kr

2026-05-07 13:14:15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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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초격차의 역설] ①"우리 몫은 없다"…반도체 호황이 키운 노조 내부 균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새 지평을 열고 있지만, 성과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둘러싼 내부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이 조직 내 보상 구조의 균열을 드러내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 중 DS(반도체)부문이 53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사 영업이익의 94%를 차지했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과 HBM(고대역폭메모리)시장 주도권 회복이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 격차가 사업부 간 성과 배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조 공동투쟁본부가 올해 임단협에서 요구하는 핵심 안건은 OPI(초과이익성과급) 기준을 영업이익의 20%로 확대하는 것이다. 업계 추산 기준 노조 요구안이 반영될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평균 약 6억원 수준의 성과급 지급이 가능하다는 계산도 나온다. 사측은 조직 내 위화감을 완화하기 위해 DS부문 업계 1위 달성 시 '최고 대우'를 보장하는 보상안을 제시했다. 특별 포상과 자사주 지급, 근로조건 개선, 복리후생 강화 등을 포함한 방안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근본적인 성과급 구조 개선 없이 일회성 보상에 그치는 방안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삼성전자 DS부문 관계자는 "주식으로 받으면 추가 세금도 있고 앞으로 주가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며 "하이닉스처럼 현금 PS(생산성격려금)로 달라는 것인데, 주식으로 주는 꼼수 말고 현금으로 달라는 요청"이라고 전했다. 갈등은 DS 내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초기업노조가 과반 지위 유지를 위해 수년째 적자를 이어온 파운드리·LSI 사업부를 끌어안으면서 메모리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 성과를 낸 메모리 사업부가 적자 사업부와 성과급을 나눠야 하는 구조에 대한 반발이다. DS부문 관계자는 "파운드리와 LSI는 메모리 사업부 인력을 30% 배치해 놓고 이제 와서 성과급 나눠달라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메모리도 결국 제대로 못 받겠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로의 이직을 고민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했다. 여기에 DX부문 조합원들이 노조 탈퇴를 단행하며 노조 내부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폰·가전·TV를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에 그치면서 성과급 논의에서 사실상 배제된 상태이기 때문. 공동투쟁본부의 핵심 요구안이 사실상 DS부문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DX부문 조합원들은 파업에 동참하면서도 정작 성과급 혜택은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반도체 호황 이전부터 쌓인 박탈감이 더해지면서 이탈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다른 관계자는 "MX(모바일경험)가 잘 되고 성과급을 받을 때 반도체는 이익이 없어서 0%를 받아도 가만히 있었는데, 이제 반도체 실적이 압도적으로 커지면서 격차에 대한 박탈감이 커진 것 같다"며 "노조마저 반도체 중심으로만 움직이니 더 이상 같이 있을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DX 쪽에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결국 이 같은 구조적 불만이 탈퇴 러시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홈페이지 탈퇴 신청은 지난달 28일 하루 500건, 29일 1000건을 돌파했다. 지난 일주일간 약 1500명이 탈퇴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대부분 DX부문 소속이다. 조합비 자동공제 구조가 탈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총파업을 앞두고 노조 지도부의 휴가 및 강경 발언 논란까지 겹치면서 내부 반발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지난 4일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조합원 약 2300명)이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공식 선언하면서 내부 균열은 표면화됐다. 동행노조 측은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에도 삼성전자 유일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측에서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고, 협의하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성과를 낸 사업부 중심의 보상 원칙과 전사 차원의 성과 공유 요구가 충돌하면서 갈등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DS와 DX, 메모리와 파운드리 간 실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성과 배분 문제가 노조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6-05-06 17:16:03 구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