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 구매대행社, 홀로서기 분주하다
서브원, LG가 경영권 넘기며 향배에 촉각 기존 LG 물량 바탕에 신사업 확장 나설듯 IMK, '호텔MRO' 선보이며 업계에 도전장 물류 및 MRO 노하우 활용, 추가 성장 모색 한때 삼성그룹과 LG그룹의 그늘에서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하며 성장 가도를 달렸던 소모성자재(MRO)구매대행사들이 홀로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LG 계열사에서 분리, 올해 초 대주주가 바뀌면서 사실상 남의 회사가 된 서브원과 이미 2011년 당시 삼성이 매각한 후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아이마켓코리아(IMK)를 두고 하는 말이다. 특히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계열 MRO 회사들이 2017년 8월 당시 동반성장위원회의 '대·중견·중소 상생협약'에 포함, 국내 활동반경에 제약을 받아 독자생존은 당연한 수순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브원, IMK 외에도 엔투비(POSCO), KT커머스(KT), 행복나래(SK), 코리아이플랫폼(광동제약) 등이 동반위의 상생협약 대상 명단에 포함됐었다. ◆LG 떠난 서브원, 안정적 일감에 신규 사업까지?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서브원 포함)은 MRO부문에서 지난해 약 4조40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MRO는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S&I Corp) 전체 매출의 약 60%에 달한다. LG는 당초 MRO, 건물 등 설비관리(FM), 건설, 곤지암리조트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서브원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S&I Corp로 사명을 바꾸고 MRO 부문을 물적분할했다. 서브원이란 이름은 분사한 MRO부문에서 사용키로 했다. 사무용품, 공구, 원재료 등 소모성 자재를 조달하는 MRO의 경우 협력업체가 1만개가 넘어 기존과 같은 사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LG그룹 지주사인 ㈜LG가 S&I Corp 지분 100%, S&I Corp가 서브원 지분 100%를 각각 보유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LG는 지난 2월 S&I Corp가 보유하고 있던 서브원 지분 가운데 60.1%를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6021억원이었다. 기존 서브원(현재 S&I Corp) 매출의 60%를 차지하던 관련 사업부문을 떼어 놓은 후 절반이 넘는 지분을 매각, 경영권까지 넘기면서 사실상 MRO를 그룹의 품에서 떠나보낸 셈이다. LG가 서브원을 PEF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체결한 상세 계약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양측이 일정기간 MRO 물량을 유지해야하는 조건에 동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MRO 특성상 조달 회사를 바꾸기 쉽지 않을 뿐더러 원재료의 경우엔 회사의 영업비밀과도 직결돼 쉽사리 다른 회사에 물량을 넘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IMK가 삼성그룹에서 인터파크로 팔리는 과정에서 양측은 '5년간 총 1조원의 물량 유지'를 합의한 바 있다. 특히 서브원의 경우 LG가 100% 보유하고 있는 S&I Corp가 여전히 39.9%의 지분을 갖고 있어 '전략적 관계 유지기간'을 특별히 한정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크다. 서브원은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가 진출해 있는 중국 난징과 광저우, 베트남 등에서 전체 매출의 20~30% 가량을 거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과도 MRO 거래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LG그룹에서 자유롭게 된 서브원은 기존 LG그룹의 물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자체 영업망과 MRO 노하우를 활용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게 됐다"고 전했다. ◆IMK, 실적 하락에 '호텔MRO'등 신사업 도전장 IMK는 최근 숙박업소들을 위한 기업간거래(B2B) 온라인 쇼핑몰인 '호텔 MRO' 구축을 끝내고 관련 서비스에 본격 뛰어들었다. IMK는 '호텔MRO'를 통해 호텔 등에서 필요한 가전, 침구, 안전용품을 비롯해 위생·욕실·객실용품, 식음료 등 3000여 개의 상품을 구비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체적으로 경기 동탄에 3만5457㎡(약 1만평) 규모의 물류창고를 비롯해 전국 6개 거점 지역에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장점을 살려 숙박업소 사업자들에게 보다 빠르고 싸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호텔 2250곳, 리조트 680곳, 모텔 1만3650곳, 펜션 1만7330곳 등이 영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급호텔을 제외한 숙박업소 MRO 시장 규모는 연간 약 8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존엔 야놀자 등이 관련 비즈니스를 영위해 왔다. 실적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IMK가 신사업을 통해 추가 성장 모색에 나서면서 MRO 노하우를 활용,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IMK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2조935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직전년도 매출액은 3조805억원, 2016년엔 3조4000억원이었지만 몸집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B2B 부문을 포함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연평균 20% 가량씩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이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어 추가 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한 모습이다. IMK가 이번에 선보인 '호텔MRO'는 향후 '병원MRO' 등으로 사업범위가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터파크홀딩스가 인수하기 전만해도 IMK는 삼성전자(10.57%), 삼성물산(10.57%), 삼성전기(10.02%) 등 삼성그룹 계열사가 전체 지분의 58.7%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때가 2011년이었다. 하지만 MRO가 각종 이슈에 오르면서 삼성이 매각, 같은해 말 인터파크로 주인이 바뀌었다. 지금은 인터파크홀딩스가 40.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IMK는 지난 3월 주총을 통해 인터파크 전략기획실장, IMK 경영지원실장(전무) 등을 역임하며 잔뼈가 굵은 남인봉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하기도 했다. IMK 역시 중견 MRO기업으로 '동반성장' 명분에 따라 중소MRO사들의 사업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에서 추가 공략을 모색해야하는 실정이다. MRO는 유지(maintenance), 보수(repair), 운영(operation)의 영문약자로 기업들에 필요한 소모성 자재를 구매하고 관리, 컨설팅하는 기업을 말한다. [!{IMG::20190501000041.jpg::C::540::아이마켓코리아(IMK)의 '호텔M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