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낙하산 금지' 정관 강화될까 vs 약화될까...KT 이사회 '낙하산 인사' 대거 자리잡을 것 우려
KT 개인주주들이 KT에 '낙하산 금지'를 규정하는 정관을 따로 마련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와 국민의힘, 국민연금 등이 나서 외부인사가 배재된 CEO 선출 절차를 이권 카르텔로 규정하고 있어, 오히려 정관 자체가 낮은 수준으로 변경되거나 삭제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한 새롭게 구성되는 KT 이사회에 소위 '낙하산 인사'들이 대거 자리를 잡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들만의 카트텔'이라며 KT 이사회를 그동안 노골적으로 비판해온 여권에서 '이사회 인원들을 그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물갈이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KB금융그룹, 낙하산 인사 막는 정관변경 제안했으나 부결...KT, 새 정관 가능할까 KT 소액주주들의 모임인 'KT주주모임' 카페 운영자는 별도의 '낙하산 금지' 정관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KT주주모임 운영자 알바트로스는 "앞으로 다시는 KT에 외압이나 외풍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정관은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치권, 비전문가가 KT에 내려와 경영에 차질을 빚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T주주모임의 다른 회원은 "현재 KT의 정관이 '기업경영 경험', '통신분야 전문가'라는 자격요건이 명시돼 있음에도 윤진식, 김종훈, 김성태 등 외부 인사들이 어떤 배짱으로 대표후보에 지원했는 지 놀라울 따름"이라며 "2개 항목은 절대로 수정되거나 변경되면 안 되고, 외부 낙하산 인사가 일체 기웃거리지 못하도록 정관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KT의 정관 중 32조 4항에는 CEO 후보 심사 근거로 '기업경영 경험'과 '경영실적' 등을 못 박아 놓은 상황이다. 이 정관은 2018년 황창규 전 회장 취임 당시 외압을 막기 위해 도입됐는데, '낙하산 방지용'으로 해석되고 있다. KT 이사회는 대표이사 후보들이 공개경쟁을 벌일 때에도 이 규정을 주요 심사근거라고 제시한 바 있다. KT주주모임측은 낙하산 인사를 막는 정관의 모범적인 사례로 KB금융지주의 노동조합이 마련한 조항을 들고 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은 '최근 5년 이내에 청와대, 행정부, 사법부, 국회, 정당 등에서 상시 종사한 기간을 합산해 1년 이상인 자는 최종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 대표이사로 선임할 수 없다'는 내용의 정관변경안을 제안했으나, 주총에서 부결됐다. KT 대표이사 직무대행 박종욱 사장은 주주들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정관 변경 제안을 뉴 거버넌스 TF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KT가 향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정관 변경 가능성을 열어둬, 대표로 낙하산 인사가 오는 것을 막기 위한 정관이 삭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 여권,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CEO 선출이 '이권 카르텔'이라고 비난한 만큼, 규정 자체가 아예 삭제될 수도 있다.국민연금은 KB금융그룹의 주총에서도 KB금융그룹 노조측이 제안한 정관변경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또한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과 3대 주주인 신한은행 등도 국민연금과 보조를 맞춰 가는 만큼, 정관 변경에 대해서도 비슷할 의사 결정이 내릴 가능성이 크다. 여권에서는 '기업경영 경험' 정관이 외부 인사 진입을 막을 수 있다며 내부 카르텔 방패막이로 전락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KT 이사회에 '낙하산 인사 포진 NO' 현재 KT 이사회는 김용헌 사외이사 1명만 남은 상황이다. 강충구, 여은정, 표현명 사외이사가 동반 사퇴했기 때문이다. 상법 규정에서 사외이사 정족수를 3인 이상으로 두게 한 방침에 따라,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여권에서 KT 이사회를 자신들이 선정한 멤버들로 교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낙하산 방지용 정관을 빼면서 낙하산 인사들이 이사회에 포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수노조인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여권에서 KT 정관은 변경해 해당 항목을 빼는 방식으로 낙하산 인사가 오는 초석을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는 데, 반드시 이를 막아야 한다. KT 내부에 이를 막을 힘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KT는 새 대표가 선출되기까지 5개월 여가 소요될 것으로 봤는데, 이때까지 2번의 임시주총을 열게 된다. 첫번째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선임건'과 '정관 변경건' 등이 표결에 놓이며, 2번째 주총에서는 새 대표이사 후보에 대해 표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새로운 대표이사 후보에는 기존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후보들 뿐만 아니라 아예 새로운 후보들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