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증가에도…"4분기부터 반도체 등 리스크 커져"
지난해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늘어나면서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등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작년 4분기부터 반도체 중심으로 생산, 투자가 다시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고물가 지속과 부동산 침체, 금리 인상 등 주요국 통화 긴축 기조 등 불확실성 확대로 위험(리스크)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산업 생산은 전년대비 3.3% 증가했다. 전체 산업 생산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1.1%로 내려갔다. 이후 2021년 4.9%로 반등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전년보다 1.4% 증가했다. 반도체, 자동차 등이 증가하며 선방했고, 전자부품, 화학제품 등은 줄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5.3%로 전년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년보다 4.8% 늘었다. 숙박·음식점, 금융·보험 등에서 늘어 2007년(6.7%) 이후 15년 만에 최대 폭 증가했다. 다만, 부동산 생산은 줄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0.2%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전년 대비 3.3% 늘었다. 소매판매의 경우 의복 등 준내구재(2.3%), 의약품 등 비내구재(0.9%) 판매가 각각 늘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2.9%) 판매는 줄었다. 백화점(8.0%), 편의점(4.4%), 전문소매점(1.0%), 무점포 소매(0.5%) 등은 선방한 반면 슈퍼마켓·잡화점(-4.5%)과 대형마트(-4.5%), 면세점(-7.3%), 승용차·연료소매점(-0.5%) 등은 허덕였다. 설비투자도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2.9%), 자동차 등 운송장비(4.3%)에서 늘면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공사실적인 건설기성(불변)은 건축(4.1%)에서 늘면서 전년보다 2.5% 증가했고, 토목(-1.9%)에서 줄었다. 건설수주(경상)는 공장·창고 등 건축(8.3%)과 기계 설치 등 토목(24.3%)에서 수주가 모두 늘어 1년 전보다 11.7%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수치만 보면 생산과 투자 등 지표들이 나빠지고 있다. 작년 12월 전체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이는 2020년 4월(1.8%) 이후 32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2.9% 감소하며 두 달 만에 하향세로 돌아섰다. 반도체(4.9%) 등에서 늘었지만, 전자부품(-13.1%) 등에서 줄었다. 제조업 생산도 전월 대비 3.5%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전년 대비 15.8%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세계적으로 반도체 경기 악화로 작년 2분기부터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7.1% 감소하며 3개월 만에 하향세로 전환됐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7.8%) 투자, 자동차 등 운송장비(-4.8%) 투자가 각각 줄었다. 그나마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4% 늘며 4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4분기 지표를 들어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리상승 등으로 수출·제조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 흐름이 약화되며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산업활동동향 발표 후 "4분기 전산업생산은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에 화물연대 사태·이태원 사고 등 일시적 요인이 겹치며 부진한 모습"이라며 "소비·투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 지난해 이례적 호조를 보인 고용여건 등이 긍정적 요인이나 부동산 경기 하강, 여전히 높은 물가,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이 리스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