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고 중도탈락 지난해 2481명 ‘역대 최대’… 의대 정원 확대 직격탄
국내 최상위권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연고)에서 지난해 중도탈락 학생 수가 2481명으로 집계돼, 2007년 대학알리미 공시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2025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정원 확대 영향으로 인문·자연계열을 가리지 않고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학계열 선호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종로학원이 29일 대학알리미 '중도탈락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연고 중도탈락자는 2024학년도 기준 총 2481명으로 전년(2126명)보다 355명(16.7%) 증가했다. 이는 2007년 첫 공시 당시 889명에 비해 2.8배나 늘어난 수치다. 2022년(2131명), 2023년(2126명)에 이어 2024년(2481명)까지 3년 연속 2000명 이상 탈락자가 발생하면서 명문대 학생들의 '반수(재도전)'와 의약학계열 쏠림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 485명(인문 103명, 자연 369명) ▲연세대 942명(인문 414명, 자연 487명) ▲고려대 1054명(인문 400명, 자연 638명)이 중도탈락했다. 이 중 자연계열 탈락자가 1494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인문계열은 917명, 예체능은 70명이었다. 전년 대비 인문계열 탈락자는 154명(20.2%) 증가했다. 특히 고려대 인문 탈락자는 114명(39.9%) 증가해 가장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자연계열 탈락자는 173명(13.1%) 증가했으며, 서울대 자연계열 탈락자가 53명(16.8%) 늘었다. 학과별로는 상위권 인기 학과에서 이탈이 두드러졌다. 서울대는 ▲간호학과(27명) ▲첨단융합학부(24명) ▲화학생물공학부(24명), 연세대 ▲공학계열(155명) ▲이학계열(43명) ▲인문계열(68명) ▲경영계열(45명),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65명) ▲생명공학부(60명) ▲경영학과(71명) ▲경제학과(29명) 등의 이탈이 있었다. 특히 인문계열에서도 경영·경제·국제학부 등 상위권 학과 탈락자가 대거 발생해 이과생 문과 침공 및 의학계열 재도전 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의대 모집정원 확대가 서연고 중도탈락자 급증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고 있다. 취업난 장기화 속에서 의대·의학계열 진학을 목표로 한 상위권 학생들의 '반수' 현상이 확산되면서, 서연고 학생들이 대거 학업을 중단하고 의대 재입시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2022년, 2023년에 이어 2024년까지 3년 연속 2000명 이상 탈락자가 나오며 명문대 학생 이탈 현상은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라며 "올해 의대 정원은 일부 축소됐지만, 의학계열 선호가 지속되는 한 이같은 흐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