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문익환 서거 30주기 포럼’…강성영 총장 “평화 통일 정신 이을것”
한신대학교가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의 상징 '문익환 목사'와 '김대중 대통령'을 기념하며 개최한 포럼에서 강성영 총장이 "한신대가 개교 후 82년 동안 자주와 독립, 평화, 통일을 위해 기여해온 정신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신대 한반도평화학술원(원장 백준기)이 16일 서울캠퍼스 컨벤션홀에서 김대중학술원,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와 공동으로 '김대중과 문익환: 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통일'이라는 제목으로 '문익환 서거 30주기 기념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일환으로 개최된 이번 컨퍼런스는 문익환 목사 서거 30주기를 맞이해 문 목사의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위한 삶을 회고하고, 위기를 맞고 있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성영 총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심포지엄은 문익환 목사와 김대중 대통령을 연결하는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라며 "문익환 목사 서거 30주기와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서거 15주기)을 맞아 두 분을 우리가 잘 기억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신대는 84년 동안 자주와 독립,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여한 학교라고 자부한다"라며 "앞으로도 한신은 우리 한국 사회의 중요한 의제들, 평화와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는 학교가 되겠다"고 전했다. 백준기 한신대 한반도평화학술원장도 환영사에서 "올해 세계와 한반도의 평화는 더 암울하며, 세계 도처에서 전쟁이 얘기되고 전쟁의 시대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의 역사는 두 분의 역사이기도 하다. 오늘 포럼에서 이야기 될 김대중의 길, 문익환의 길이 한반도의 미래를 향하는 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신대 이종운 글로벌피스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1세션 '전직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듣는다' ▲2세션 '전문가들로부터 듣는다'로 나눠 진행됐다. ■이종석, 김연철,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에게 듣는다 1세션은 이종석, 김연철,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의 좌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대중 대통령과 문익환 목사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삶의 궤적을 회고하고, 위기에 놓인 남북 관계와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과제를 모색했다. 이종석 전 장관은 대화와 협력을 통한 적대성 완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서 한시도 멈출 수 없는 시급한 과제가 남북한의 적대성 해소를 위한 노력이라고 본다. 남북 간 상호 적대성이 공고하게 버티고 있는 한 한반도는 대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평화와 통일을 향해 나아갈 수도 없다"고 했다. 김연철 전 장관은 두 국가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장관은 "평화적 두 국가는 개념으로는 가능하나,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분단 체제에서 두 국가는 적대를 추구하며, 평화는 최소한 잠정적 특수 관계를 지향할 때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완충공간에 존재한다. 두 국가를 지향할수록 대륙과 해양 세력이 충돌하는 전쟁터로 변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이인영 전 장관은 남북 관계의 경우 국내외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인영 전 장관은 "현재 답답한 정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제한 후 "남북 문제는 국내로 봤을 때는 정권교체가, 국외적으로 봤을 때는 주한미군 문제와 정책 변경 등의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와 평화·통일, 김대중 대통령·문익환 목사 업적 되새겨 2세션에서는 배기선 김대중재단 사무총장, 백학순 김대중학술원장, 송경용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이사장,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이 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통일을 향한 김대중 대통령, 문익환 목사의 업적과 현재적 의미를 논의했다. 배기선 김대중재단 사무총장은 "문 목사의 방북은 결과적으로 1.21 기본합의서와 6.15선언의 씨앗을 파종했다고 볼 수 있고 먼 장래에 통일의 기반을 튼튼히 다지는 문화적 기초공사까지 선도하는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백학순 김대중학술원장은 "현재 여건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민주, 평화, 통일이라는 미래의 비전, 이익, 목표를 현재로 가져와 현재를 미래의 꿈과 비전이 살아 움직이는 현재로 재구성(재구조화)하고 그것을 믿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DJ는 1998년 햇볕정책의 3원칙으로 '무력도발 불용, 흡수통일 배제, 화해협력 추구'를 제시했다. 지금 생각해도 절묘하다. '무력도발 불용'으로 우리 국민을 안심시키고, '흡수통일 배제'로 조선을 안심시키며, '선민후관·선이후난·선경후정'의 기조를 담아 화해협력부터 추진하자는 것이었기 때문"이라며 "민주개혁진영이 DJ의 대북정책과 한반도 평화정책을 계승·발전시키는 데 얼마나 소홀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