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일본계 자금, 금융권 잠식 가속화…캐피탈· 저축은행 속속 인수 금융권 긴장
[이슈진단]일본계 자금, 금융권 잠식 가속화…캐피탈· 저축은행 속속 인수 금융권 긴장 일본계 자금이 급속도로 국내 캐피탈, 저축은행시장을 잠식해 가면서 금융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1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계 금융사인 제이트러스트는 지난 6일 국내 캐피탈업계 2위 아주캐피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제이트러스트는 지난 1977년 설립된 일본 금융사로 올해 3월 말 연결기준 총자산은 3조3000억원으로, 자산규모 6조원이 넘는 아주캐피탈을 인수하게 되면 제이트러스트는 총자산 9조원 규모의 대형금융사로 성장하게 된다. 제이트러스트는 이미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2011년), 친애저축은행(구 미래저축은행, 2012년), 하이캐피탈대부, 케이제이아이대부금융(2014년) 인수 등을 통해 국내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아주캐피탈에 이어 SC금융지주로부터 SC저축은행을 사들이기 위해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자산규모 3조8443억원의 국내 최대 저축은행 SBI저축은행도 일본계다. 지난해 일본의 투자금융회사 SBI가 당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사들였다. 재일동포인 최윤 회장이 최대주주인 아프로서비스그룹(러시앤캐시)도 올해 OK저축은행(자산규모 4862억원)을 인수했다. 아프로그룹은 현재 매물로 나온 한국씨티캐피탈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OSB저축은행과 스마일저축은행도 일본계 기업인 오릭스그룹이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본계가 국내 저축은행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이유로 부실저축은행을 낮은 가격에 사들인데다 대부업의 성공을 꼽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본계는 최근 몇년간 수익 호조로 지난 2009년 말 전체 대부액 비중 49.9%에서 2012년 말 52.3%, 지난해 말 56.2%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내 초저금리 기조에 따른 금리차익도 주 요인이다. 일본계 자금의 잠식에 대해 금융권의 경계론도 확산되고 있다. 이미 일본계가 장악한 대부업계의 경우 기업체보다 개인 신용 대부에 주력하고 있다. 자금중개라는 본연의 역할 보다는 채권추심 등 고수익 사업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실제로 일본계의 개인신용 대부액은 4조7300억원으로 전체 대부액의 95%를 차지했다. 일본 업체의 대부 금리도 연평균 36.8%로, 내국계의 27.8%보다 9%포인트 높았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계 대부업계는 우리나라에서 기업대출로의 순기능 보다는 개인 고금리 장사로 이득을 얻고 있다"며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개인에게 고금리 대출을 해줘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저축은행이 스스로 부실사태를 키워 구조조정에 들어갔지만 이를 인수하면서 상당부분 경영정상화에 일조한 것도 사실"이라며 "일본계가 마치 국내업계를 장악했다고 배타적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