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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어려운 '보험용어'

"보험금과 보험료의 차이를 아는 사람도 많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보험약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보험업계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보험용어에 대한 접근성이 지나치게 낮다는 것. 문제는 보험용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보험 상품에 가입하게 되면 내가 어떤 혜택을 받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다수의 포털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보험용어 해설 ▲보험용어 사전 ▲Q&A로 알아보는 보험상식 보험용어 등 다양한 보험용어 안내 내용을 담은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도 팔을 걷었다. 지난해 '보험약관 개선 로드맵'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소비자 이해를 돕기 위해 약관요약서는 ▲그림 ▲표 ▲그래프 등으로 구성하고, 약관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가이드북을 제작했다. 소비자가 가입한 상품만 포함한 맞춤형 약관도 마련했다. 오해를 유발하던 보험 상품명도 개선했다. '가족사랑보험'은 '가족사랑 정기보험'으로, '간편한 OK보험'은 '간편한 OK건강보험'으로 보험상품 종목을 표기했다. 특히 중도환급금을 강조한 측면으로 많은 오해를 낳았던 '돌려받는' 건강보험은 건강보험으로 표기하도록 했다. 그러나 여전히 보험용어에 대한 문턱은 높기만 하다. 이해하기 어렵던 용어를 수정했어도 업계에서 통용되는 줄임말도 남아 있다. 자부상과 기왕증, 부보 등이 대표적이다. 자부상은 '자동차사고부상치료지원금'을 뜻하는 줄임말이다. 기왕증은 고객이 지금까지 경험한 병, 부보는 보험 가입을 의미한다. 보험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해당 용어에 대해 질문할 경우 "그게 뭐야?"라는 답변이 돌아오는 이유다. 보험업계에서도 보험용어가 알기 쉽게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을 모르는 일반인들이라면 당연히 보험용어에 대해 전혀 감도 못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나하나 보험 용어에 대해 찾아보면서 가입하기에는 고객 접근성이 지나치게 떨어진다. 쉬운 용어로 풀어서 수정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했다.

2021-07-21 10:41:18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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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7월 20일의 새벽 버스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은 새벽, 버스 정류장엔 생기가 넘쳤다. 20일 오전 4시 30분, 파란 버스가 이따금 광화문 버스정류장에서 사람들을 내렸다. 이른 시간에도 좌석은 만석이었다. 서울 외곽에서 버스에 몸을 실었을 승객들은 잠시나마 눈을 붙이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아주머니들은 "오늘도 수고"를 외치며 저마다의 방향으로 흩어졌다. 기자가 탄 버스도 다르지 않았다. 북가좌동에서부터 승객을 태운 버스는 종로를 한 칸씩 전진할 때마다 가벼워졌다. 동대문에 이르자 금세 버스는 만석이 돼 승객들은 흔들리는 손잡이를 잡았다. 세월을 비껴가지 못해 정수리가 허여멀 건 한 아저씨들, 뭔지는 모르겠지만 묵직한 가방을 등에 메고 있는 중년의 여성들이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모두가 단잠을 취하고 있을 새벽, 그들을 깨운 것은 '먹고사니즘'이었다. 본인이 잠을 줄여야만 집에 있는 누군가가 편히 잠들 수 있는 '먹고사니즘'은 어머니·아버지 또래의 중년들을 새벽 버스에 태웠다.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있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도 정권 교체를 이뤄내 살만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저마다의 이유를 외치고 있다. 글쎄, 개인적 생각이지만 생계가 절실한 국민의 마음을 울릴, 설득이 될만한 후보는 아직 없다. 어느 후보가 되든 간에 위로부터의 개혁을 추구하고 법조인·관료 출신이 이끌어가는 공화국은 공고히 유지될 것 같다. 국민과 스킨십이 없던 전직 검찰총장과, 전직 감사원장이 현 정부를 심판하겠다며 중립성 논란을 무릅쓴 상황에서 앞으로의 대선은 진영 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남들 몰래 출근하는 '투명인간'같은 사람들에게 관심이 갈 가능성은 낮다. 벌써 고(故) 노회찬 의원의 3주기다. 지난 2012년 명연설로 우리 맘 속에 자리잡은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연설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에서 보여준 그의 따듯한 시각이 그리워진다. 노 의원은 "우리들이 이끌어나가는 정당이 대한민국을 실제로 움직여온 '투명인간'들을 위해 존재할 때 그 일말의 의의를 확인할 수 있다"며 "강물은 아래로 흘러갈수록 그 폭이 넓어지며, 우리의 대중 정당은 달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갈 때 실현될 것"이라 했던 그가 지금의 한국 사회를 어떻게 진단할지 궁금하다.

2021-07-20 14:33:36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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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선주자와 동학개미

대선 주자들이 동학개미 표심잡기에 나섰다. 한국거래소 등 증권유관기관을 직접 방문하고, 주식시장과 관련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언급하기도 한다. 특히 공매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공매도의 순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개인투자자들과 1000만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이 필요한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학개미들이 국내 주식 시장의 주요 수급 주체로 떠오르고, 이들의 반발에 공매도 금지 조치가 추가 연장되는 등 개인투자자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평가다. 지난 6월 28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한국거래소를 찾아 공매도 제도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선후보가 한국거래소를 직접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전 총리는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공매도 제도를 대폭 손질하겠다"며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주문 시 계좌잔고 확인 절차를 철저히 해 불법 공매도를 근절하겠다. 기관의 차입 공매도 상환 만기도 6개월로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과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개인투자자 연합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도 대선 주자와의 만남을 적극 추진하며 화답했다. 한투연은 공매도 개혁을 주장하며, K스탑운동을 펼치는 중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우려를 표한다. 국내 주식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 존치가 합리적이며, 악의적인 불법 공매도부터 확실히 차단해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하락을 염려했지만, 현재 증시는 안정적인 주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공매도 상환 만기의 측면에서 기관은 즉시 상환 의무가 있어 개인투자자가 기관투자자에 비해 유리하다"고 직접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국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이 여론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디폴트옵션)가 몇년째 국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과 관련한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감성적인 접근으로 표심 잡기에 나서기보다는 시장의 효율성이 우선시돼야 할 시점이다.

2021-07-19 13:56:13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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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용카드 캐시백' 논란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속담이 있다. 수단이나 방법은 어찌 되었든 목적만 이루면 된다는 의미다. 문제는 걸어서 서울에 간사람과 자전거, 자동차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간 사람의 '서울'이 모두 다 같을 수 있냐는 것. '서울'이라는 목적지 이상을 바란다면 수단부터 방법까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신용카드 캐시백(상생소비지원금) 제도를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정부는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예산결산위원회는 소비액에 비례해 환급해 주는 형태라 고소득층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신용카드 캐시백 제도는 개인이 8~10월 신용카드를 2분기보다 일정규모 이상 많이 쓰면 정부가 최대 30만원을 돌려주는 제도를 말한다. 문제는 캐시백제도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신용카드 캐시백 제도가 시행될 경우 더 많은 환급 혜택을 받기 위해 가족 중 한사람의 카드에 소비를 몰아주거나 미리 등록금 결제 등 부피가 큰 소비 등을 당겨서 하는 꼼수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해 몰아주기, 당겨쓰기도 소비 진작효과가 없는 것은 아닌 만큼 특별히 제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즉, 신용카드 캐시백 제도가 내수경기 회복 만을 위한 제도인 만큼 내수경기만 회복되면 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과연 신용카드 캐시백만으로 내수경기 회복이 가능한 걸까. 한국개발연구원의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1차재난지원금의 소비진작효과는 30%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업종에서 늘어난 카드매출액은 4조원 정도로, 투입 재원의 26~36%를 제외한 나머지는 빚을 갚거나 저축하는데 썼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내수경기 회복 그 이상 즉, 캐시백 지급 이후 지속적인 경기 회복을 원한다면 꼼수를 제재할 장치와 함께 빚을 갚거나 저축하는 계층의 지원방안이 필요하다. 재정이 일시적인 부양효과로 쓰이길 원하는 정부는 없다. 목적지가 서울인지 서울 이상을 바라는 지 정부의 명확한 입장과 행동이 필요한 때다.

2021-07-19 08:41:02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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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 방역 대실패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서울시 방역 대실패의 책임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있다. 서울시가 매주 월요일 발표하는 주간 코로나19 발생 동향 자료를 토대로, 서울의 방역 상황을 짚어보면 사실 확인이 가능하다.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올해 3월 7일부터 4월 3일까지 약 한 달간 서울시 코로나19 일평균 확진자 수는 129.5명이었다. 해당 기간 감염경로 조사 중인 사례는 평균 27.9%였다. 오 시장이 대한민국 수도의 방역 대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현재 서울의 상황은 어떨까? 최근 약 한 달(6월 13일~7월 10일)간 관내 코로나19 하루평균 확진자 수는 289.9명으로 시장 궐위 상태일 때보다 2.24배 늘었다.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경우는 전체의 39.3%로 서정협 시장권한 대행 체제일 때 27.9%보다 11.4%포인트 높다. 이는 역학조사 역량이 달려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환자가 속출하고 있단 의미다. 오 시장은 15일 본인의 SNS에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정부 탓이니, 서울시 탓이니 서로 비판하지 말고 똘똘 뭉쳐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가자는 내용의 글을 올렸지만, 글을 찬찬히 읽어보면 "이번 코로나 재확산은 서울시가 아닌 정부의 책임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의 첫문장을 보자. "'대한민국'의 백신 확보가 늦어지면서 온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 이 문장은 "'정부'가 백신을 느릿느릿 들여와 코로나19가 잡히지 않아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로 읽힌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오 시장이 시청에 입성한 후 나아진 지표라곤 65세 이상 확진자 비율과 사망자 수뿐이기 때문이다. 시장 궐위 상태였던 3월 7일~4월 3일과 최근 4주간(6월 13일~7월 10일) 해당 지표를 비교해보면, 65세 이상 확진자 비율은 전체 20.4%에서 6.3%로 14.1%포인트 급감했고, 사망자 수는 8.8명에서 5.5명으로 37.5% 쪼그라들었다. 백신을 접종한 시민이 많아지면서 확진시 중증으로 이어질 환자가 감소해 코로나로 세상을 뜬 이가 준 것이다. 시는 지난 9일 '김어준의 뉴스공장'(TBS)에서 보도한 "서울시가 역학조사 지원 인력을 줄였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참고자료를 이달 14일 배포했다. 해당 자료에서 시는 "서울시의 역학조사관은 2021년 3월 31일 기준 90명으로 운영되다 4월에 73명으로 변경된 이후 7월 현재 75명으로 유사한 수준"이라고 했다. 오 시장이 재보궐선거로 시장이 된 시기는 4월이다. 그가 시청에 입성하기 전 90명에서 시장이 된 후 73~75명이 된 것이면 15~17명이 줄어든 것 아닌가? 또 시는 "4월에 역학조사관 인력 감소는 시립병원의 한시적 역학조사관 퇴사와 복무만료 등의 사유"라고 했는데 당시보다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7월 현재에는 4월에 구멍 난 인원에 더해 역학조사관을 추가로 더 두어야 할 일 아닌가. 여러 의문점이 들어 서울시 시민건강국 감염병관리과에 문의했지만 여태껏 답이 없다.

2021-07-15 14:11:1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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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문 정부의 'K-배터리', 속도전이 필요한 때

정부가 K-배터리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는 평가도 나오는 만큼 이 같은 지원에 속도전이 요구된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8일 K-배터리 발전전략을 발표하며 처음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2010년 7월 나온 '이차전지 경쟁력 강화 방안' 대비 확실한 투자, R&D 인센티브 등 지원방안을 구체화해 실행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략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와 소·부·장 기업들은 2030년까지 40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 정부도 R&D, 세제, 금융 등에서 적극 지원한다. 문 대통령도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2030년까지 명실상부한 배터리 1등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K-배터리는 이미 중대형 배터리 부문에서 중국 업체에 연신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중국 정부의 보조금 등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중국 업체들이 내수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온 영향이 크다. 글로벌 중대형 배터리 부문에서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K-배터리는 명실상부 1위를 독주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도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어 언제 이마저도 자리를 내주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업체인 CATL은 올해 1분기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1위에 안착했다. 또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인 BYD와 CALB도 각각 4위, 7위를 기록했다. 중국 3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세 자릿수를 나타냈다. 반면 올해 1분기 및 지난 3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2위를 차지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2위, 6위를 기록했다. 문 정부가 K-배터리 지원에 있어 속도를 내야 하는 이유다. 다만 이제라도 정부 지원에 힘입어 K-배터리가 전략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면 전고체, 차세대 등 '배터리 초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또, 최근에는 미국 완성차 업체와 합작도 이루고 있는 만큼 글로벌 1위 탈환에 기대감을 실어준다. /김수지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

2021-07-13 15:14:33 김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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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잘못한 점은 고치고 바꿀 수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주장의 핵심은 '작은 정부론'이었다. 부처 규모를 줄인 효율적인 정부 구성에 대해 말한 것이다. 이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성가족부와 통일부는 특임부처이고, 생긴 지 20년이 넘은 부처들이기 때문에 그 특별 임무에 대해 평가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여가부)에 대해 이 대표는 "국내에서 젠더 갈등은 나날이 심해져 가고 있는데, 여가부는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여성을 위한 25억원 규모의 ODA 사업을 추진하는 등 부처 존립을 위해 특임부처 영역을 벗어나는 일을 계속 만들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를 두고도 이 대표는 "북한은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우리 국민을 살해하고 시신을 소각하는데 통일부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조직들은 수명이 다했거나 애초에 아무 역할이 없는 부처들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여가부와 통일부에 대해 '수명이 다했거나 아무 역할 없는 부처'로 평가한 것은 설치 목적과 상징성, 현실적 이유 등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본다. 여가부 폐지 주장은 반페미니즘 정서에 동조해 이익을 얻으려는 정치적 계산으로 보인다. 통일부 폐지 주장은 남북 갈등 국면을 정치에 이용하기 위한 계산적인 발언이라고 본다. 이 대표가 '작은 정부론'을 내세워 두 부처 폐지 필요성에 대해 주장하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은 정부론은) 1970∼80년대 영국 대처, 미국 레이건 집권기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거치며 사실상 용도 폐기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 권영세 의원도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 정부 통일부가 한심한 일만 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없애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집권해서 제대로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은 수학이 아니다. 쓸데없이 반통일세력의 오명을 뒤집어쓸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주장을 곱씹으며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났다. 사소한 결점을 바로 잡으려다 오히려 큰일이 생길 것이라는 뜻이다. 잘못한 점은 고치고 바꾸면 된다. 국회 역할이 '행정부 견제' 아닌가. 없애기보다 잘못한 점을 고치기 위해 조언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1-07-12 14:23:35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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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짜' 협회와 IT 플랫폼 기업간 싸움...'제2의 타다 사태' 막아야

법률, 의료, 세무 등 각 산업 영역에서 인정받는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서비스에 '사짜' 협회 반발이 거세지면서 AI 플랫폼 사업이 위기에 봉착했다. 변호사, 의사, 약사, 세무사 등이 가입된 대표 협회들은 AI 플랫폼이 유명세를 타면서 기득권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세를 보이자, 이를 필사적으로 막기 위한 '밥그릇' 싸움에 나선 것이다. AI 법률 플랫폼 '로톡'으로 유명세를 탄 로앤컴퍼니는 2015년부터 꾸준히 검찰 고발을 당해왔다. 특히 변협은 지난 5월 로톡과 같은 온라인 광고 플랫폼에 변호사 가입 금지를 막는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의결, 오는 8월 4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로앤컴퍼니는 변협 규정이 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이 개정안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헌법재판소에 접수했다. 또 정부가 최근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후 안경사협회가 강력 반발하자 정부는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며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의사협회가 원격의료에 강력 반발해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조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와 '바비톡'에 대해서도 대한의사협회는 의료법 위반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약사회도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닥터타우'에 대해 약사법 위반이라며 최근 보건복지부를 항의 방문하는 등 즉각 종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세무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한국세무사회도 온라인 종합소득 신고 서비스 '삼쩜삼' 회원수가 급증하자 서울 강남경찰서에 자비스앤빌런지를 고발했다. 기득권 협의의 AI 대표 플랫폼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제2의 타다 사태'가 나오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커진다. 차량공유 서비스 '타다'는 '마지막 희망'이었던 헌법재판소 마저 지난 6월 '타다 금지법'에 합헌 결정을 내려 결국 '타다의 참패'로 끝났다. '사짜' 단체들의 거센 반발은 결국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AI 일등국가'로 도약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현상으로 인해 이제 IT 플랫폼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국회에서도 이번 변협 규정 개정에 대해 '시대착오적'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계속 기득권 협회가 반발해 서비스가 좌절되고 고도화되지 못한다면 AI 경쟁에서 AI 선진국과 간극은 더 이상 좁힐 수 없게 된다. 정부도 '타다 사태'에서 우유부단한 태도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점을 명심하고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야 할 때다.

2021-07-11 13:23:42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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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가 쏘아 올린 주류업계 노사갈등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주류업계가 노사갈등까지 더해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노사갈등이 더욱 극으로 치닫는 데는 코로나19가 한몫을 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흥시장은 크게 침체했고 주류업계는 실적악화를 겪었다. 주류업계는 경영상황을 개선하고자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4월과 9월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한 오비맥주는 지난달에도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국내 1위 위스키 업체 디아지오코리아도 지난달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양대 노조 약 1500명이 총파업에 돌입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임금 교섭을 둘러싸고 40차례의 단체협약 교섭과 60차례의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골든블루는 지난 4월 노조가 설립하자마자 일부 임원이 노조에 가입한 직원을 색출하거나 탈퇴를 회유 또는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사갈등이 길어질수록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기업은 매출악화를 겪고,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코로나19로 어려운 외식업계에도 피해가 발생한다. 노사간의 갈등해소가 시급하다. 기업에겐 종래 영리의 추구, 즉 최대이윤의 획득이라는 단일목적의 추구가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하지만 최근 ESG 경영이 강조되며 경제적 목적 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비경제적 목적까지를 포함돼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A사 노조원의 주장대로 '회사 내 익명게시판을 없애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는 구조에서 실적압박을 하고, 보복성 인사 조처 등 불이익을 줬다'면 노조의 파업은 더욱 정당성을 가진다. 노동3권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코로나19가 노사갈등에 불을 지폈을지언정, 갈등에 기름을 붓는 것은 노사 스스로다. 어떤 사회든 이해집단 간의 갈등은 늘 있게 마련이다. 그 사회의 역량은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데서 드러난다. 파업 철회에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신중하게 서로의 쟁점들을 풀어가기를 바란다. /조효정기자 princess@metroseoul.co.kr

2021-07-08 16:22:45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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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문제, 지방균형발전이 해답

부동산 정책은 지난 4·7재보궐 선거에 이어 오는 2022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도 후보들의 주된 공약으로 급부상했다. 정부는 집값 안정의 해결방안으로 수도권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주택 공급책을 제시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지는 미지수다. 지난 20년 동안 수도권 아파트값이 일정 주기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 것을 봤을 때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개발 방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3기 신도시가 세워진다 해도 집값 폭등을 잠재울 지 의문이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연일 상승세를 찍고 있다. 그러나 비수도권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분양시장만 봐도 수도권 지역은 청약경쟁이 치열하지만 비수도권 지역은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집값을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로 흔히 교통과 학군을 꼽는다. 현재 국내 철도 교통망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디음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행의 첫 번째 안으로 서울에 집중된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교통은 물론 대학과 기업을 지방에 유치해 인구의 이동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는 4차 국가철도망계획을 통해 수도권광역철도급행노선(GTX)을 확정했지만 비수도권 지역 주민에게는 먼 이야기다. 지방 주요 도시를 살펴보면 지하철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수 개월 동안 GTX 노선 직결 여부에 따라 지역 주민 간 희비가 엇갈렸다. GTX-A노선이 시작되는 고양, 파주와 GTX-C가 지나는 인덕원 지역은 반기는 반면 김포지역 주민들은 서부권광역급행철도, 이른 바 GTX-D노선이 강남이 아닌 용산으로 직결되자 정부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정부가 서울 지하철 2·5호선의 연결을 검토하겠다고 제시했지만 김포 주민들의 분노를 식힐 수 있을 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한 개 도시를 세우기 위해서는 '선 교통 후 개발' 원칙이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 수 년간 25개의 정책을 발표하며 부동산 수요자들의 비난 속에서 진땀을 흘렸다. 신중하지 못한 정책을 내세운 뒤 여론에 따라 매번 안건을 수정하기 보다는 하나의 제대로 된 정책을 제시하는 게 좋지 않을까. 다음 정권이 실패를 거울삼아 장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1-07-07 15:30:18 정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