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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 옥석가리는 'AI 인증', 기술 검증 제대로 될까

인공지능(AI) 업계에 AI 서비스나 솔루션의 품질을 인증하는 'AI 인증'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인공지능협회가 가장 발빠르게 2019년부터 AI 인증에 나서 이미 100여 개 기업이 인증을 획득했다. AI 기술에 대한 인증을 부여하는 'AI 테크' 인증과 AI 기업을 검증하는 'AI 비즈 인증'이 그것이다. 지난해부터 한국표준협회가 SW 품질 전문기업 와이즈스톤과 공동으로 'AI+' 인증제도를 시행하면서 AI 인증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가전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가 주요 가전제품에 대해, 금융업계 리더인 신한카드가 AI 챗봇과 플랫폼에 대해 인증을 받으면서, 굴지의 대기업들이 AI 인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이루다 사태'로 AI 개발할 때 AI 윤리를 필수로 적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국인공지능협회는 하반기 AI 윤리 인증도 시작할 계획이며, 한국인공지능윤리협회도 AI 윤리 인증을 위해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준비에 돌입했다. AI 기업인 회원사들에게 아직 별도의 회비를 받지 않는 한국인공지능협회와 한국인공지능윤리협회 등에는 AI 인증제도가 큰 수익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의 AI·데이터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맞물려 500여개 스타트업들이 생겨나면서 너도나도 'AI'를 표방하는 현 시점에서 AI 기업 및 기술에 대한 인증은 필요하다. AI 인증을 받으면 정부 사업 수주에 유리해질 수 있고, 해외 수출에도 힘을 받을 수 있어 AI 인증을 희망하는 기업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AI 인증에는 제대로 된 AI 기술, 기술력이 탄탄한 AI 기업을 가려내는 '옥석가리기'를 할 수 있는, 철저한 기술 및 기업 검증이 수반되어야 한다. 제품에 대한 인증 시험은 물론 현장 평가 등이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 협회의 수익 모델 마련을 위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AI 인증이 '얼렁뚱땅' 마련된다면, AI 생태계 조성과 AI 산업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밖에 없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우량한 AI 기술을 가려낼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철저한 준비 작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추상적이기까지 한 AI 윤리를 제대로 적용했는지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 지는 더 민감한 문제다. 대표 AI 기업인 네이버 조차도 AI 윤리를 어떻게 적용할 지 고심하고 있고, 올해 서울대 등과 이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AI 윤리 인증 도입도 필요하겠지만, 어떻게 제대로 검증하고, 공신력을 확보할지 준비과정은 더더욱 중요하다.

2021-04-20 11:12:29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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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입맛따라 ESG…식품기업에 장애인은 소비자가 아닌가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동등한 소비자가 아닌 걸까. 장애인에게 사람의 삶 중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衣食住) 가운데 '식(食)'에 해당하는 부분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식품의 제품명, 유통기한 등 최소한의 정보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음료의 경우 제품명 표기 없이 점자로 '음료'라고만 쓰여있고, 과자에는 점자표기가 전혀 없다. 신체장애인이 스스로 제품을 개봉하기도 쉽지 않다. 아이시스, 비락식혜, 칠성사이다, 코카콜라, 테라 등 점자 표기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시각장애인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부족하다. 어떤 브랜드 제품인지, 제조 일자 및 유통기한과 같은 세부적이지만 기본적인 정보는 알 수 없다. 결국 장애인은 식품을 구매하고 섭취할 때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많은 장애인이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누구의 도움이 없어도 판단하고 선택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장애인차별금지의 원칙이 자기결정권 보장임에도 식품기업에서 출시하는 제품들은 이들의 '식(食)'에 대한 권리마저 침해한다. 현행 소비자기본법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표시 방법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 소비자 기본법의 법률 제10조(표시의 기준)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이 물품 등을 잘못 선택하거나 사용하지 않도록 시각장애인을 위한 표시방법에 대한 기준을 국가가 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 제4조에는 소비자의 기본적 권리에 물품뿐 아니라 이를 선택함에 있어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식품 기업에서 주장하는 것은 '비용의 문제'다. 음료 캔에 점자를 넣을 경우 캔 뚜껑을 찍는 금형을 추가로 제작해야 한다. 해당 비용은 약 2000만원 정도다. '음료'라고 동일하게 표기하는 대신 개별 음료마다 다른 점자가 새겨진 뚜껑을 덮기 위해서는 생산설비를 종류에 따라 바꿔야 한다. 이러한 비용논리는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동등한 사람으로 보지 않는 데서 나온다. 같은 '사람'으로서 음식을 누릴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해주지 않는다. 대신 '비용이 더 드는' '시혜의 대상'인 장애를 가진 '존재'로 보는 것이다. 올해도 장애인의 날(4월 20일)이 돌아왔다.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곳곳에 남아있고, 사회는 장애인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식품회사의 제품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마저 부재함을 찾을 수 있다. 식품회사가 생각하는 ESG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그들의 ESG는 '스펙좋은 여성임원 최초 선임'으로 끝나는 걸까.

2021-04-19 16:24:56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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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토부 장관과 집값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뒷모습은 여느 때 보다도 쓸쓸했다. 변 장관은 2·4대책을 발표하며 주택공급을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도모했지만 맡은 임무를 끝까지 완수하지 못했다. 후임자로는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이 뒤를 이었지만 노 전 실장이 부동산 관련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인지는 다소 의문이다. 물론 그가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 당시 공공기관 기능조정, 임금피크제 등의 공공 부문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은 인정한다. 다만 현 정부의 남은 임기가 1년 남짓이란 점을 생각하면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내놓은 정책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는 지난 16일 국무총리와 5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를 새로 지명했다. 변 장관은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직전 사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퇴를 예고했다. LH직원의 부동산 투기 문제는 지난 7일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주요원인으로도 꼽힌다. 아이러니하게도 변 장관은 재임시절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신규 공공택지를 발표 전 공유하는 것은 형사처벌에 해당된다"며 정보 유출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적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집안단속에 실패한 뒤 경력에 오점을 남겼다. 부동산 시장 불안은 전임자인 김현미 전 장관 때부터 있었다. 김 전 장관은 역사상 유례없는 25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서울 집값을 올려놓은 '1등 공신'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사실상 3기 신도시를 주도하고 발표한 김 전 장관은 현 시국을 어떤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지 궁금하다. 물론 부동산 시장 불안의 원인이 김·변 두 장관에게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과연 이들만의 잘못일까. 실패에 대한 책임을 사람에게 묻는다면 문책할 인물은 얼마든지 더 있다. '음참마속(泣斬馬謖)'도 대신할 인재가 있을 때 행해야 한다. 난국을 해결한 만한 인물이 없다면 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정책 설계 과정의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 부동산 정책의 결실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당장 발표되는 대책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실패한 부분이 있다면 철저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하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 되겠다.

2021-04-18 14:39:27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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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성의 날'에만 풍족한 생리대?

지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한달 전 여성의 날을 맞아 여러 기업체에서 취약 계층 여성을 위한 생리대 기부에 한창이었다. 유한킴벌리는 좋은느낌 생리대의 라이브 커머스를 기부와 연계해 최초로 진행하며 목표치 10만뷰 이상인 15만뷰를 달성, 약속했던 10만패드를 기부했다. 당시 유한킴벌리의 '힘내라 딸들아' 생리대 기부 캠페인에 30만명이 동참하며 주목받았다. 콜만은 '공식 홈페이지 리뉴얼 기념 댓글 이벤트' 내에 참여 댓글 1000개가 모이면 자사 생리대 1000개를 취약 계층 여성에게 후원하는 기부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자체의 후원도 이어졌다. 서울 은평구는 취약계층 여성청소년에게 보건위생물품인 생리대 구입비용을 1인당 월 1만1500원씩 지원한다고 다음날인 9일 밝혔다. 중랑구는 올해 1억4000여 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1096명의 여성청소년에게 생리대 등 보건위생용품 구매권을 지원한다고 이후 발표했다. 많은 기업과 지자체에서 여성의 날에 생리대가 없어 곤란한 상황과 마주하는 여성들을 위해 힘써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아직도 월경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있는지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선진국에서조차 여성 청소년의 10~15%(영국)는 생리용품을 구매할 수 없거나, 구매에 어려움이 있다. 월경권이란 모든 사람이 위생적이고 안전한 생리를 할 수 있는 권리로 UN에서 명시한 기본 인권이다. 여성의 몸으로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2000일 이상 생리를 하게 되어 있다. 오는 5월 28일이 세계 월경의 날이다. 기부와 지원도 좋지만 조금 더 지속적으로 여성의 월경권을 지킬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지난해 스코틀랜드는 세계 최초로 생리용품의 무료 제공을 법률로 정한 바 있다. 뉴질랜드는 올 6월부터 학교에서 생리용품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청하는 모든 여성청소년에게 생리용품을 지원하도록 하는 '청소년복지지원법' 개정안이 지난 18일 여성가족위원회를 통과했다. 지자체 단위로 월경용품 보편지급에 대한 조례도 마련되고 있다. 정책이 어떻게 시행될지 우리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2021-04-15 13:34:57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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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방대 위기 극복, 수도권 대학에 답있다

이현진 기자 신입생 충원율에 대한 대학들의 스트레스가 정점에 달했다. 올해 학령인구 역전현상 본격화로 지방 대학은 신입생 대거 미충원 사태를 겪는 등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 앞서 이달에는 '재정지원가능대학'이 발표된다.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신입생 충원율을 주요 지표로 활용해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모집 정원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3주기 진단에서는 충원율 지표 배점이 2주기 평가 때보다 2배 올랐다. 당장 올해의 신입생 충원율은 3주기 진단 평가에 포함되지 않지만, 앞으로도 학령인구 감소세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신입생 미달 사태는 지방 대학에 뼈아픈 재정 압박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 대학구조조정 과정에서 대학 정원 감축은 지방대에 집중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윤영덕 의원이 최근 분석·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3년 56만여 명이던 전체 대학 정원은 6년간 대학 구조조정을 거치며 2018년 50만여 명까지 줄었다. 올해 입학 정원은 49만 2000명이다. 해당 기간 수도권 대학은 정원 20만여명 가운데 1만4000여명을 감축했지만, 지방 대학 정원은 35만여명 중 4만6000여명 줄었다. 수도권 대학이 학생 정원 7%를 줄일 때, 지방대학은 13.2%를 줄인 셈이다. 지역별 정부 재정지원 규모도 편차가 크다. '2019년 정부 대학재정지원현황'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 한 곳의 지원액은 평균 225억원인데 반해, 지방 대학의 평균 지원액은 절반 수준인 121억원에 불과했다. 물론 이를 교육 당국의 일방적인 대학 서열화 결과라고 해석할 순 없다. 각 사업 평가 기준에 충족해 정부재정 지원을 받는 게 오히려 대학의 경쟁력을 입증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정부가 사업 선정 평가 시 취업률, 전임교원 확보율, 연구실적 등 교육 환경 등의 지표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성과 위주 평가가 지방 대학 위축을 가속화하고 지방대와 수도권대의 격차를 심화시켰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 지원은 대학 재정으로 이어지고, 이는 학생 1인당 교육비 등 교육 여건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대 몰락은 지역 공동화 및 수도권 과밀화 현상을 극대화해 국가 균형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수도권 대학의 자구 노력마저 정체시킬 수 있다. 세계 우수대학들과 경쟁하는 SKY 등 국내 상위 대학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반면, 지방대를 살리기 위한 특단책 또한 절실한 이유다. 정부의 대학 정원 조정 압박이 지방대에 쏠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수도권 대학도 지방 대학의 고통을 분담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2021-04-14 10:24:13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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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껄무새'와 가상화폐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까지 자산의 폭등세 속에서 미처 따라가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에 자신들의 선택을 자책하곤 한다. '1000만원이 아니라 1억원을 넣을걸', '나도 영끌해서 투자할 걸' 등 '~걸'이라며 그 당시 선택을 하지 못한 개인투자자를 빗대어 '껄무새(~걸을 앵무새 처럼 반복한다는 뜻)'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최근 이 껄무새가 가상화폐 투자자 사이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도 과열됐다고 여겼던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웃듯 비트코인은 연초 대비 두 배에 가까운 급등을 보였다. 최고가 경신은 물론, 가상화폐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추월하는 등의 소식이 전해진다. 작게는 수 천 만원부터 수 십 억원을 벌었다는 소식이 주변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미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커져버린 이 상황에서도 정부는 뒷짐 진 채 이 상황을 관망하고만 있다. 정부는 지난 7일 시장 과열에 대해 경고하면서, 가상화폐 불법 거래에 대한 경고를 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투자 과열 지표로 여겨지는 김치프리미엄도 당일에만 하락했을뿐 하루 만에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또 특금법으로 가상자산 규제의 틀을 마련했다지만 이마저도 자금세탁 방지목적으로 한정했다. 건전한 가상자산 거래소의 운영을 유도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고 싶어도 업계를 규정하는 법이 없다보니 마련할 만한 근거도 없는 상황이다. 이미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거래소 이용자 보호를 위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 미국 뉴욕주에서는 거래소 운영을 위한 라이선스 발급부터 감독기관이 지정한 형태와 금액의 보증증서 또는 신탁계정을 유지해야 한다. 일본에서도 자율규제 기관을 정해 이용자보호 가이드라인뿐 아니라 분쟁 해결 창구를 제공하고 있다. 김치프리미엄도 20%를 넘나들고 있으며, 리딩방, 소형 거래소의 투자금 먹튀 등 사건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부작용이 다시금 번져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그때 가서 '미리 법안을 마련해둘 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를 마련해둘 걸'이라는 껄무새가 되지 않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제도권을 위한 정비가 시급하다.

2021-04-13 14:39:04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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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래차 기술 초석 다지는 현대모비스…애플 아이폰 경쟁력 주목

차량용 반도체 기술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반도체기업과 손잡고 차량용 반도체·부품 자립화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을 연결하는데도 반도체 역할이 중요하다. 최근 세계 완성차 공장이 멈춰서는 것도 반도체 부족에 따른 것이다. 지금 이시간에도 포드와 GM, 도요타,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공장은 반도체 수급 문제로 가동을 멈추거나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강국' 한국도 반도체 대란에 휩싸인 상태다. 현대모비스가 지난달 차량용 반도체의 직접 설계와 내재화 목표를 공개한것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 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으로부터 약 1332억원에 반도체 부문을 인수한 바 있다. 이는 전동화·자율주행화 추세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반도체를 묶는 최적화된 플랫폼 구축이 중요해진 한편 전 세계적 반도체 수급난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만약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에 성공할 경우 휴대폰 업계 애플로 급부상할 수 있다. 애플은 2008년 아이폰을 처음 출시한 이후 자체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글로벌 모바일 업체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애플 아이폰을 제외한 스마트폰 업체들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기와의 호환이 애플처럼 원활하지 않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올해 애플 실리콘이라 불린 M1 칩을 처음 적용한 신형 맥북 프로를 출시하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완벽한 조합을 이끌어냈다. 또 현대차그룹도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의 내재화에 성공할 경우 반도체 물량 부족 현상에서도 자유롭게 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는 생산이 급증한 것도 이같은 영향이다. 테슬라는 자체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통합제어 구조를 단순하게 만들어 반도체 부품 사용도 최소화 했다. 자체 OS없이 기능제어 분산에 어렵움을 겪고 있는 기존 완성차 업체와 차별되는 부분이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차량용 반도체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의 기술 개발에 나선 애플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개화 이끈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비해 현대모비스의 반도체자립 선언은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조급함에 서두르기보다 먼 미래를 보고 초석을 놓는다는 자세로 완벽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21-04-11 13:16:55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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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울어진 주총장과 소액주주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주식투자 열풍 속에서도 소액투자자들의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기울어진 주총' 시리즈(지난달 30일 자 본지 1면)는 회사가 비판을 무릅쓰며 뻔뻔함을 그대로 드러낸 사례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주주들의 비난이 쏟아져도 꿈쩍 않는 뚝심을 가진 상장사는 여전히 많다. 올해부터 개정된 상법으로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커졌음에도 그동안 '막장 주총'이 얼마나 많았을 지 상상만으로도 불쾌감이 느껴진다. 폐쇄적인 지배구조에서 특정 대주주가 전횡을 일삼는 것은 한국이 겉만 번지르르한 금융후진국임을 말해준다. '조국 사태' 이후 공정이란 가치는 다수가 소망하는 시대정신으로 자리했다. 경제의 영역도 예외가 될 순 없다. 실패한 부동산 정책과 불공정이 맞물리며 빚어낸 'LH사태'에서 표출된 국민적 공분은 이를 대변한다. 집권여당의 대패로 끝난 4.7 재보궐선거에도 한껏 예민해진 유권자들의 공정 감수성이 투영돼 있다. 적은 재산이더라도 투자한 만큼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공정한 대결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꽃인 주총장을 양극화와 불평등의 승자가 독식한다면 변화에 역행하는 것이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분쟁 주총에서 만큼은 제도권 안의 감시·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구석구석 숨어 보이지 않았던 기업들의 불공정한 관행을 막아 소액주주 행동에 균형을 실어야 한다. 주주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지금이야말로 성장 일변도의 덫 속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구조적 변형을 이룰 때다.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키면서 성장을 추구하고, 경제민주주의를 지향하며 공정의 가치를 수용하는 것 또한 바뀐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아직도 소통창구를 닫고 방어적 경영을 펼치는 회사가 있다면 명심하길 바란다. 약자였다는 개인투자자의 자각은 집단의식을 품은 조직적 목소리가 커지며 깨지고 있다. 폐쇄적 소통방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답은 자명하다. ESG가 경영의 새로운 핵심 가치로 부각되며 올바른 감수성을 갖지 못한 기업은 비판받고 도태되는 시대다. 그전까지 취재차 만났던 소액주주연대 대표들처럼 어떻게든 선을 넘으려 시도하는 이들이 지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기울어진 주총 #소액주주 #주총 #금융당국 #동학개미운동

2021-04-08 09:51:26 송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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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車 접촉사고와 같은 보험사

최근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 차가 '꽝' 소리와 함께 부딪히던 순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보험회사였다. 처음 보험을 담당했을 때 마냥 멀게만 느껴진다던 기자에게 한 관계자는 "그래도 사고가 나면 제일 먼저 찾게 될 곳은 보험회사"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말이 정말 맞았다. 보험회사에 전화해 몇 가지 사안을 전달하자 그 뒤는 일사천리였다. 10분 내로 현장에 도착한 현장 담당자는 말 그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사고를 정리했다. 이제 남은 건 과실 산정이었다. 분명 쌍방 과실이 분명했지만, 상대 차주는 "괜찮으세요?"라는 기자의 말을 근거로 100% 본인 과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험사도 말이 길어지자 점점 귀찮아하는 눈치였다. 결국 사고는 경찰서까지 가게 됐고, 사건은 좀처럼 마무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기자와 상대 차주 둘 다 같은 보험사였는데 혹시 그래서 해결이 더딘 건 아닐까? 같은 보험사 가입 차량끼리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다른 보험사 간 발생한 사고와 비교해 고객에게 보험금을 적게 지급했다는 이야기도 어디서 들은 것만 같았다. 친한 업계 관계자는 "글쎄 다른 보험사였어도 누가 드러눕지만 않으면 잘 안 싸운다"며 "매일 얼굴 보는 업계 관계자끼리 얼굴 붉힐 일이 뭐 있느냐"라고 말하며 웃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비슷한 답변이었다. 그는 "인정 비율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협회와 보험사에서도 운영하는 만큼 특별한 사건이 아니면 과실에 대한 분쟁은 크게 없다"며 "같은 보험사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보상 담당자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걱정할 필요 없이 되려 같은 보험사인 경우 오히려 더 완만하게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마감을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다. 상대 차주와 이야기 끝에 결국 서로의 과실을 인정하고 각자 본인의 차량을 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는 것. 관계자의 말처럼 이번 사고는 정말 완만한 해결로 막을 내렸다. /백지연기자 wldus0248@metroseoul.co.kr

2021-04-07 09:53:43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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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바닥 민심은 올라오는데...

기자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따라다녔다. 박영선. 1983년 MBC에 입사해 첫 여성 뉴스데스크 앵커, 첫 여성 경제부장, 첫 여성 법제사법위원장, 첫 여성 원내대표, 첫 여성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을 부순 인물이다. 민주당에서 이런 경력을 가진 의원은 찾기 어렵다. 화려한 경력에도 박 후보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지고 20·30대 지지율도 오 후보에 밀렸다. 조국 사태·부동산 값 폭등·LH 임직원 투기 등 악재가 잇달아 터지며 민주당도 별 수 없다는 인식이 청년에게 자리 잡은 듯 했다. 이에 여당은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 '실패한 전직 시장' 프레임을 들고 나와 선거운동기간 내내 공세를 펼쳤지만 야권의 단순명쾌한 '정권심판론'에 거대한 균열을 내진 못했다. 5일 마지막 TV 토론에선 오 후보에게 "존재 자체가 거짓"이라는 말도 얻어 맞았다. 故 박원순 전 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진 이번 보궐선거에서 기존 당헌당규대로라면 출마를 해선 안 되는데 개정까지 해가면서 후보로 나온 것을 비꼰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보기엔 시간이 지날수록 바닥 민심이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그녀의 경력을 신뢰했고 10년 전 아이들 밥 문제로 시장직을 걷어차고 나간 오 후보를 불신했다. 박 후보의 현장 연설도 점점 자신감이 붙어갔다. 다만 박 후보에게 아쉬운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곡동에만 온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훗날 이번 선거의 키워드를 꼽는다면 '내곡동'이 첫 순위에 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임대아파트 주민이 겪는 차별, 눈치 보며 사는 보호종료아동, 쫓겨나야 하는 쪽방촌 사람들, 면접과 승진에 불합리한 처우를 받는 여성, 하늘 같이 저 높은 곳에서 내다 꽂는 채용 비리, 낮은 학벌로 자신감을 잃은 청년들, 갈 곳 없는 도시 빈민, 유세차에 올라 발언할 기회 조차 없던 성소수자에게도 곁을 내줬으면 어땠을까? 박영선의 진심이 더 다가오지 않았을까? 어느 정도 가진 자들의 정당, '더불어민주당'은 과연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그 결과가 어느 때 보다 궁금해진다.

2021-04-06 11:16:09 박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