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사사진
[기자수첩] 피자게이트와 '킹리적 갓심'

2016년 12월 워싱턴DC의 피자가게 '카밋 핑퐁'에서 20대 후반의 한 남성이 소총으로 실탄 수발을 난사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피자게이트'를 직접 조사하기 위해 총격했다"고 진술했다. 피자게이트는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아동 성착취 조직을 지휘했으며 카밋 핑퐁이라는 피자가게가 그 근거지라는 내용의 음모론이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던 이 사건은 2019년 8월 불법 아동 성매매 혐의로 기소돼 수감된 제프리 엡스타인이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면서 다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엡스타인이 피자게이트에 연루된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적힌 고객 명부로 이들을 협박하자 누군가 그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피자게이트를 믿진 않지만, 이 음모론 신봉자들의 심정을 조금 헤아려 줄 필요는 있다. '킹리적 갓심'이라는 말이 유행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사람들은 팩트가 부족한 자리를 상상력으로 메우는 경향이 있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을수록 이런 성향은 강해진다. 킹리적 갓심이란 단순한 의혹의 수준을 넘어 사건의 정황이 딱딱 맞아떨어질 때 합리적 의심이란 말 대신 강조하는 접두사(?)인 '킹'(왕)과 '갓'(신)을 붙여 사용하는 신조어다. 추측의 근거가 되는 사실이 정식으로 공개된 내용이라면 합리적 의심이라는 말을 썼을 테지만 정보 접근 제한으로 일반 시민이 진실에 가닿는 과정은 험난하기만 하므로 킹리적 갓심을 발동할 수밖에. 서울시는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대응 방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겠다며 작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시청에서 열리는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을 생중계했다. 매주 월요일에는 코로나19 주간 발생 동향을 통해 지난 일주일간 서울시의 방역 성적표를 점검받는다. 지난주 일평균 확진자 수, 감염경로 조사 중인 사례, 무증상자 비율, 확진시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환자 비율, 사망자수를 2주전과 비교해 상황이 더 나아졌는지 나빠졌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서울시는 지난 3일 이례적으로 코로나19 주간발생 동향을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제대로 된 방역조치를 취하지 않아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게 나빠져 정보를 숨기는 건 아닐까?'라는 킹리적 갓심이 들어 직접 확인해봤다. 해당 정보가 누락된 4월 마지막주에는 코로나19 감염경로 조사 중인 사례, 무증상자 비율, 65세 이상 확진자수, 사망자수가 각각 2주전과 비교해 1.9%포인트, 1.4%포인트, 3.3%포인트, 6명 증가했다. 킹리적 갓심이 합리적 의심이 됐다.

2021-05-26 15:44:02 김현정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실효성 있는 금융교육

20대, 처음 대출을 받은 곳은 카드사였다. 휴대폰으로 발송되는 광고성 문자를 보고 카드론(장기 대출)을 신청했다. 당시 금리는 연 8% 남짓, 이벤트를 더해 낮은 금리라고 상담원은 설명했지만 은행 금리가 연 2~3%인 점을 고려하면 금리차는 2배 이상이었다. 그럼에도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았던 이유는 단순했다. 쉬워서였다. 앱으로 한도에 맞춰 원하는 금액을 입력하기만 하면 상담원에게서 연락이오고, "네"라고 몇 마디만 하면 계좌로 돈이 들어왔다. 당시 은행으로 대출을 받으러 갔다가 제출해야 하는 서류목록을 적어서 돌아 온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간편한 수준이었다. 금융교육 수준은 돈을 모을 때보다 돈을 빌려야 할 때 더욱 드러난다. 금융교육이 충분한 경우 이자 부담을 이유로 제출 서류를 챙겨 은행에 갈 확률이 높지만, 금융교육이 불충분 하면 이자부담보단 당장 급한 이유가 앞서 같은 신용평점에서도 카드사나 제2금융권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카드론 증가율은 다른 연령대보다 20대와 60대에서 두드러지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2018년 8930억원에서 2020년 1조1410억원으로, 60대는 3조5660억원에서 5조1290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카드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대가 2018년 3.3%에서 지난해 3.6%로, 60대는 같은 기간 13.4%에서 16%로 커졌다. 반면 연령대별 금융이해력은 20대와 60대에서 가장 낮았다. 2020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결과를 보면 20대는 100점만점에 64.7점, 60대는 65.8점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최대 4점 이상 낮았다. 20대와 60대의 카드론이 급증한 이유로 경제력이 취약한 부분도 있겠지만, 금융교육과의 연관성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초·중·고 학생을 위한 온라인 1사1교 교육과 대학생을 위한 비대면 실용금융 강좌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또 금융환경 변화를 감안한 콘텐츠 최신화 등 보완작업도 진행해 고령층과 취약계층에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교육은 적기에 활용하기 위해 필요하다. 금융교육도 마찬가지다. 위기상황에서는 본인이 자주 듣거나 자주 이용하던 금융습관이 나올 수밖에 없다. 20대와 60대에 연 1회 질 좋은 금융교육보다 반복적인 금융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형식보다 실효성 있는 금융교육이 보다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2021-05-26 15:17:08 나유리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법은 정의로운가

법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할 규칙을 명문화한 것이다. 때문에 법치가 흔들리면 사회가 안정을 지킬 수 없고, 결국 혼란 속에서 모두가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할 지도 모른다고 우리는 배워왔다. 법은 대한민국을 건국한 1948년에 처음 정립돼 지금까지 쉼없이 수정 발전해왔다. 국민들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모여 그때그때 필요한 법을 새로 만들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 개정을 통해 현실에 맞게 고쳐왔다. 문제는 법이 늘 정의로울 수 없다는 데에 있다. 법은 스스로 정의를 반영한다고 하지만, 쉴새 없이 변하는 인간 사회에서 가장 옳은 규범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의에 가까울수는 있어도, 정의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는 얘기다. 특히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요즘 같은 때에는 더욱 법을 믿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 혁명'을 앞세워 당선된 데 이어 여당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약속하며 지난 총선 과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갖게 됐지만, 정작 힘을 갖자마자 태도를 바꿔 정치 싸움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지난 주 민생법안을 90여건 처리했다고 자랑했지만, 코로나19와 4차산업혁명 등으로 더 빨라진 사회를 따라가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시민들의 분노는 엉뚱한 곳으로 번졌다. 법을 바탕으로 공권력을 실행하는 경찰이나 검찰, 법원 등이다. 법이 잘못 작동하는 게 문제인데도 모든 부조리 책임을 돌리고 인신공격과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최근 한강변에서 사망한 대학생과 이를 둘러싼 촌극이 대표적이다. 경찰측은 정해진 규칙 안에서 수사를 진행했을뿐인데도, 범인을 찾지 않는데 어떤 음모가 숨어있을 것이라며 경찰 행정력을 마비시켜버렸다. 내부적으로는 "차라리 경찰이 그럴만한 권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푸념이 나온다는 얘기도 들린다. 유독 재벌에는 '법치'를 강조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와 반도체 공급난 등 경제 위기를 극복할 '열쇠'로 주목받으며 대통령까지 사면 가능성을 거론한 상황, 그럼에도 재벌 역시 법을 따라야 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면서도 표창장 위조와 차명 계좌 등 혐의로 실형을 살고 있는 유력 정치인의 아내는 억울하다고 울부짖는다. 그런 사람들 상당수가 '민주화'라는 이유로 법을 어긴 전과자라는 것도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2021-05-26 12:44:10 김재웅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K-배터리,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가 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배터리 산업이 다시 한번 전 세계적인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K-배터리도 업계 주도권을 잡기 위해 '오늘의 동지'가 돼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배터리 공급망이 강화될 것"이라며 "땡큐, 땡큐"를 연달아 말했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이 미국에 44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첨단산업 분야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적극 호응하고 나선 데 따른 화답이었다. 이른바 'K-배터리'로 불리는 3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도 이런 화답에 한몫 했다. LG는 GM과 미 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 설립에 나섰다. 양사는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로 제2 합작공장에 2조7천억원을 투자한다. 또, LG는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 이상 투자해 독자 배터리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SK는 포드와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셀 생산을 위해 6조원 규모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또한 3조원 규모의 제3, 4공장 추가 건설 등을 검토하는 등 향후 시장 확대를 감안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LG와 SK는 최근까지도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에서 배터리 소송전을 벌여왔다. 지난 15일 이와 관련 SK는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과 국제무역위원회의 최종 결정에 따라 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외 모든 분쟁을 상호 취하하고, 현재 소송 중인 특허 및 영업비밀 관련 발생한 모든 책임 면제 및 영구적인 라이선스, 양사 특허에 대한 향후 10년간 원칙적 부쟁송합의, LG에너지솔루션에 일시금 1조원과 총 1조원 한도의 로열티 지급 등이 주요 내용이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이 '배터리 패권'을 쥐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K-배터리도 이제 그만 '어제의 적'에서 '오늘의 동지'가 돼야 한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에 1위 자리를 지속 내주고 있는 게 현실이다. CATL을 비롯해 BYD, CALB 등 중국계 업체들은 세 자릿수 이상의 무서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최소한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제 살 깎아먹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김수지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

2021-05-24 14:29:46 김수지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기회의 땅' 메타버스

요즘 '메타버스'라는 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예능 프로그램 '부캐(부캐릭터)'에서 메타버스의 개념이 나오는가 하면, 기업 채용까지 메타버스로 열린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할 정도다. 직장동료와 회의를 하거나 가상공간에서 친구와 만나 노는 일은 이제 익숙해질 정도다. 메타버스는 초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즉, 현실을 초월한 가상의 세계를 말한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면, 이미 메타버스를 접해봤다고 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하나로 단정짓기 어렵다. 기술과 서비스가 변화함에 따라 성격도, 개념도 변한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가상세계, 현실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욕망을 충족하는 세계가 바로 메타버스다. 메타버스에 기업들이 뛰어드는 이유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가 촉발돼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며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생소하지만 미국 초등학생들의 '국민게임'인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의 시가총액은 약 50조원을 넘어섰다. 로블록스는 아바타로 접속해서 아이템을 만들어 돈을 벌고 게임도 하고, 친구도 사귀는 세계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계열사 네이버제트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해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K팝 스타 블랙핑크가 제페토에서 연 가상 팬사인회에는 무려 5000만명에 가까운 팬들의 아바타가 몰리기도 했다. 이동통신사 또한 사업 영역을 메타버스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골프 대회 TV 중계에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하고,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해외 사업자와 손을 잡고 콘텐츠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 저서 '코스모스'로 유명한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상상력이 없이 우리는 아무데도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바야흐로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의 시대. 상상력을 펼쳐 잘 놀는 기업, 또는 개인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기회의 땅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흩어지면서 생기는 현실도피나 사이버 범죄 문제다. 아직까지 플랫폼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향후 심각한 사안으로 대두될 수 있다. 정부에서는 산업 육성과 함께 부작용에 대비한 제도 마련에도 골몰해야 할 시점이다. /김나인기자 silkni@metroseoul.co.kr

2021-05-23 13:33:38 김나인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과유불급'을 되새겼으면 한다

요즘 정치권 뉴스에서 험한 말이 자주 보인다. 여야 정치인들이 끊이지 않고 다투면서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험한 말도 서슴지 않는 것이다. 여야 정치인이 약속한 '품격 있는 정치'는 정치권 뉴스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20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다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이 국민의힘 측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회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다툼은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대신 여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의 회의 진행에 반발하면서 시작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윤 원내대표가 국회에 있는데 백 의원이 대신해 회의 사회를 보는 게 맞냐'는 취지로 여당을 비판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백 의원 대신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을 법사위 간사로 선임했다. 백 의원 역시 윤 원내대표와 같이 민주당 지도부이기에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공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문제는 박 의원이 야당 의원과 협상 중일 때 백 의원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여당 간사 교체에 나서면서 생겼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단독으로 간사 교체에 나선 데 대해 "꼼수를 부리냐", "속임수까지 쓴다" 등 표현을 쓰며 비판했다. 때론 도를 넘나드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김오수 후보자 청문회 실시 합의를 법사위원장 교체와 연동하는 데 대해 비꼬았다. 윤 원내대표가 법사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만큼 야당에 양보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주장을 지적하면서 나온 것이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2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자리에서 국민의힘 측 주장을 두고 "김기현 원내대표가 (여당과 협상 과정에서) 숫자로 안 되면 황교안 전 대표 방식을 찾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요구를 '흥정'이라며 헐뜯은 뒤 장외로 나가 삭발 투쟁하라는 비아냥인 셈이다. 정치 영역 특성상 여야가 다투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여야가 다투면서 한발씩 물러나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툼이 지나치면 안 하는 것만 못하다. 지나친 다툼은 오히려 국민에게 정치 혐오만 준다. 여야가 '민심을 경청한다'는 말에 대해 지키려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를 되새겼으면 한다.

2021-05-20 14:38:49 최영훈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부동산 정책과 공감

정책은 국민적 공감을 얻었을 때 그 효력을 발휘한다. 정부는 지난 2017년 출범 후 25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욕심이 과했던 것일까. 현 정부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직을 수행한 이들을 살펴보면 "지나친 것은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라는 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김현미 장관과 변창흠 장관은 집값 안정과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결과적으로 두 마리 토기를 잡지 못했다. 20여개에 달하는 부동산 정책은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오히려 집값이 불안정해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25개 정책이 발표되는 동안 국민과 언론은 정부의 실책을 끊임없이 지적했다. 그러나 공감을 얻지 못한 정책은 제동장치 없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문재인 정부 들어선 이후 서울 아파트가격은 4년 만에 79.8% 급등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의혹까지 번지며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시장 안에서 국민정서를 읽지 못한 결과다. 부동산 분야에서 만큼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정부다. 결국 문 대통령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새로운 카드로 내세우며 신뢰회복에 나섰다. 노장관은 지난 14일 취임식에서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신뢰회복을 당부했다. 더불어 그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변화는 문제점을 경청하는 데서 시작된다. 국민이 정부에게 원하는 것은 목소리를 들어주는 일이다. 노 장관은 취임사에서 "열린 자세와 소통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장관이 취임사에서 했던 말처럼 국민의 의견을 반영한다면 더 이상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현재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국민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현 정부의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 장관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기존 정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 지 경청하고 공감해보자. 국민은 규제보다는 자유로운 시장의 흐름을 원한다. 집 없는 사람이 집을 쉽게 살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2021-05-16 15:18:40 정연우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코로나 통계는 '착시', 경기 회복 맞나?

정책사회부 원승일 기자 통계청이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 고용동향 등의 통계 수치를 자세히 보면 증가율 앞에 붙는 전제가 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을 두고 지난해 코로나19 때 생산과 소비, 고용이 줄어든 것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워낙 지표가 나빴기에 올해는 무엇과 비교해도 수치가 좋아 보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각종 경기 지표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통계 수치가 만들어 낸 착시현상이다. 한 경제 전문가의 경기 회복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머리를 때렸다. 실제 경기가 반등해 회복세에 접어들었는지 냉철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4월 취업자가 65만명 늘었는데 비교 대상이 된 지난해 4월에는 47만6000명 줄었다. 1999년 2월 이후 가장 감소 폭이 컸다. 코로나19 때 너무 낮았던터라 지난달 취업자 수가 급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1년 전 보다 46만9000명 급증했다. 반면 30대는 -9만8000명, 40대 -1만2000명으로 각각 줄었다. 경제 허리인 30~40대 취업자 수가 줄어든 공간을 고령층 취업자가 메운 셈이다. 고령층이 끌어올린 취업자 수, 정부 주도의 공공 일자리나 단기 일자리가 대부분이었다. 정부는 고용 회복세라고 평가했는데 노동시장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생산 지표 증가세도 업종별로 보면 그 편차가 너무 심하다. 올 1분기 광공업 생산지수는 113.9로 1980년 1분기 이후 최고였다. 반도체·자동차 등 제조업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반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108.4였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 서비스업 생산지수 109.2보다 낮다.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제는 기저효과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반등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 수장의 현실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 국장급 이상이 참석한 확대간부회의에서 "6월 초까지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내부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경제정책방향은 6월 중순 발표 예정인데 예전보다 한 달여간 일정을 앞당겼다. 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특별 연설에서 "올해 4% 이상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언급한 뒤 나온 후속 조치다. 민생 경제는 착시라고 하는데, 하반기 경제정책은 경기 회복에 대한 장밋빛 전망으로 채워지겠다. 단지 기우일까.

2021-05-13 13:50:20 원승일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해태제과는 소 잃고도 외양간 고치지 않았다

사람이 2층에서 떨어졌다. 두달 전엔 대형 화재가 났다. 최근 충남 천안의 해태제과 천안 2공장에서 잇따라 안전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1일 오전 해태제과 천안 2공장에서 외부 청소업체 근로자 4명이 건물 내 2층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3월에는 같은 공장에서 불이 났다. 11일 발생한 사고는 외부 청소업체 직원들이 지난 3월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생긴 건물 천장 내 그을림을 청소하던 도중 추락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해태제과 공장 사고에서 사망자가 없단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해 '김용균법'에 이어 올해 '중대재해처벌법' 등 산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여러 입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재난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고용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는 2019년(855명)보다 27명 늘었다. 4월에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용직 하청 노동자로 일하던 23세 대학생이 평택항 화물 컨테이너에서 300㎏ 지지대에 깔려 숨졌다. 어떤 입법이 나오더라도 회사와 현장에서의 경각심이 없는 이상 노동 현장에서 되풀이되는 사고는 막기 어렵다. 소방당국은 본관동 앞 외부에 쌓아놓은 수백 개의 플라스틱 팔레트를 지난 3월 해태제과 화재 원인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팔레트 자재를 사전에 제대로 관리·점검했더라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가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이 난 후 사전 관리·점검 등 각종 안전관리 점검을 제대로 했다면 11일 근로자들의 추락도 없었을 것이다. 해태제과는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경영에 무관심한 기업이 아니다. 해태제과는 최근 충남 아산에 친환경 과자 공장을 신축하고, 홈런볼의 플라스틱 트레이도 친환경 소재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친환경에 너무 집중했던 나머지, 불타버린 외양간을 고치는 데 소홀했던걸까. 여러 우선 순위에 밀려 '언제까지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목숨을 위협받아야 하냐'는 성토가 절로 나온다. 전거가감(前車可鑑)의 자세가 필요하다. 떨어진 기업의 실적과 평판은 회복할 수 있지만, 인간의 생명은 잃은 뒤에 돌이킬 수 없다. /조효정기자 princess@metroseoul.co.kr

2021-05-12 16:41:34 조효정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재산등록'

공무원이던 아버지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등록 대상자였고, 나는 매해 그 미션 과정을 함께 수행했다. 재산 등록은 생각보다 골치 아픈 작업이었다. 꽤 복잡했던 재산등록 시스템은 해를 거듭하며 '원클릭' 수준으로 간단해졌지만, 평범하고 크게 상향 곡선을 탈 리 없던 우리 집 재산을 굳이 국가에 등록해야 하느냐는 나의 의문은 해를 거듭해도 사라지지 않았다. 성인이 된 자녀의 재산까지 고스란히 자동입력되면서, 부끄러운 '통장 잔고'를 그대로 아버지께 공개하는 민망함도 감수해야 했다. 나는 결혼과 동시에 '그곳'에서 벗어났다. 혼인한 딸은 등록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최근 '재산등록'을 두고 각계에서 논란이 거세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발 부동산 투기 사태 대책으로 정부가 재산 등록 대상을 전체 교원 및 공무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공직자재산등록은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등을 막기 위해 일정 직위 이상 공무원들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현재 재산등록 대상은 공공기관 임원, 4급 이상 공무원 및 경찰·소방·국세·관세 등 특정 분야 7급 공무원 이상이다. 총 인원은 약 23만명이다. 이 가운데 1급 이상 공직자는 매년 재산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결정에 각계 공무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 추진대로라면, 갓 임용된 9급 공무원은 물론 현장 출동 소방관과 교원도 대상이다. 이럴 경우 향후 재산 신고 대상은 15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대비 7배 가까이 늘어는 셈이다.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의 재산도 신고 대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1000만명에 이르는 국민 재산 정보가 신고 대상에 오른다는 게 전문가 추계다. LH의 부동산 투기를 발단으로 국민 5분의 1에 달하는 인원이 재산등록 대상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모든 공무원의 재산등록으로 부동산 투기를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모든 공직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있다는 비판도 납득되는 부분이다. 공무원 대부분은 부동산 개발 정보 등에 접근이 어려울뿐더러, 최근 공직사회에서 불거지는 일부 투기 의혹이 '차명 거래'가 중심이 되는 점을 고려하면, 한계도 있다. 행정력 낭비라는 비판도 피하기 힘들다. 등록 재산 검증 등 관련 업무를 위한 인원과 조직도 대거 확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극소수의 청렴치 못한 공직자를 색출하기 위해 전체를 감시하는 모습에서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2021-05-11 10:33:14 이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