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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투기와 칼바람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시작된 부동산 투기 의혹 '칼바람'이 정계에도 휘몰아치고 있다.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태에 이어 여당 정치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부동산 시장이 또 다시 떠들썩하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사건을 시·도경찰청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 현재 수사 대상에 오른 이들은 총 12명이다. 이밖에도 경찰은 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이후 수사의 핵심인 '내부정보 이용'과 관련된 수사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LH투기 사태는 지난 4월 재보권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를 당한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석 달 여 만에 다시 부동산 투기 건이 화제가 됐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2명은 지난 1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부동산 투기에 대한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권익위의 정치적 편향성을 우려해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했지만 당 안팎의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입장을 바꿨다. 문재인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핵심과제로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집은 '사는 것(buy)'이 아닌 '사는 것(live)'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부동산으로 돈 벌려는 세력을 투기세력으로 간주했다. 이들을 잡기 위해 다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대출규제와 종부세율 인상 등의 칼을 휘둘렀지만 결국 집값을 잡지는 못했다. 그러나 국민 앞에 모범을 보여야 할 국회의원 마저 부동산 투기 건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국민에게 또 한 번 실망을 안겼다. 이제는 투기 논란으로 바닥을 친 정책 신뢰를 공급대책 강행으로 만회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 점에 대해 여의도에 있는 국민의 대표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정계에 불고 있는 부동산 칼바람이 어디까지 번질 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늦었지만 공정하지 않은, 불평등한 부동산 투기는 뿌리 뽑아야 한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공급확대 정책은 물론 투기 사태 연루자를 심판하기 바란다.

2021-06-13 16:36:23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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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 홍보인 또는 숨은 조력자…유통업계 리더의 두 얼굴

최근 유통업계를 짊어지고 있는 리더들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자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면서 이를 제품 홍보 및 마케팅, 기업 이미지 제고의 수단으로 삼는 적극적인 리더, 자신의 노출과 자신에게로 향하는 눈길을 극도로 꺼려하는 은둔형 리더가 그 두 스타일이다. 요즘에는 스스로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며 상대의 솔직한 모습도 '쿨'하다 여기는 MZ 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고, 유통가의 경영 트렌트로 ESG 경영(기업 활동에 친환경·사회적 책임 경영·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이 자리 잡으면서 전자 스타일의 친숙한 리더가 기업에 더 도움이 되는 듯하다. 개인 SNS 계정으로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자사 및 계열사의 매장이나 제품 론칭, 사업 방향 등을 알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웹예능 네고왕 등에 출연해 알록달록한 셔츠 무늬를 뽐내며 연예인과 유쾌한 거래 장면을 연출한 윤홍근 제너시스 비비큐 회장,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가맹비를 받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김하경 이삭토스트 대표 모두 기업인으로서 받은 주목을 각사의 긍정적 사업 전개로 이끈 주인공들이다. 반면, 소통의 부재 및 보수적인 경영 마인드, 고루한 사업 구상을 보이는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불가리스 사태를 불러 일으킨 남양유업, 전 대표의 보복 운전으로 도마에 오른 아워홈, 성 차별 이벤트를 기획한 게 아니냐는 지탄을 받은 무신사 등이 CEO가 바뀌는 등 한 차례 파란을 맞았다. 이전에는 최대한 사생활을 감춘 채 뒤에서 카리스마 있는 경영을 펼치던 리더가 진정한 리더로 인정 받았다면, 이제는 내 곁에 있을 만한 인물처럼 나와 대중들과 비슷한 행동 양식과 말투, 시대 흐름에 맞는 경영, 소통 방식을 선보이는 기업인들이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기업에 관한 선호도는 해당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판매로 직결되기에 CEO의 이미지와 기업 선호도가 곧 그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기업이 의도치 않은 바를 가지고 기업인에게 과하게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의 시대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담담하게 밝히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먼저 꾸지람 받으려는 기업인의 자세가 필요하다. 잘한 것은 모두 대표가 잘한 일이고 못한 것은 기업 구성원 누군가의 잘못으로 치부하며 넘겨서는 안 된다.

2021-06-09 14:58:14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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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법 지켜도 매 맞는 대학

"법 위에 규제 아닙니까". 교육부가 대학 등록금 인상을 제재하고 있는 상황을 표현한 말이다. 최근 교육부가 법정 인상 한도를 초과해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에 입학정원을 최대 10% 감축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대학가에 '등록금' 이슈가 또 한 번 불거졌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에 학생모집 인원 감축은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제재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 대학들은 의외로 담담한 반응이다. 법정 인상 한도는커녕 어차피 등록금을 인상하지 못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대학이 물가 상승률 3년 치 평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해 말 2021학년도 등록금 인상 상한선으로 1.2%를 제시했다. 그런데도 현재 대부분 대학은 13년째 등록금 동결 상태다. 교육부가 대학이 등록금을 올리면 정부 재정 지원 사업 선정이나 국가장학금 지급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이 고등교육법에 명시된 범위에서 합법적으로 등록금을 올려도 불이익을 받는 셈이다. 결국 지난 10년 물가상승률이 18.7% 오르는 동안 등록금은 되레 낮아졌다. 지난해 사립대 연평균 등록금은 747만9000원으로, 10년 전인 2010년에는 751만4000원이었다. 그사이 학령인구도 급감해 입학정원보다 수험생 수가 적은 '역전현상'이 현실화했다. 정부 지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하위권이다. 2020년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교육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65%에 불과하다. 고등교육 공교육비 정부 부담 비율은 38%로 OECD 평균 68%의 절반 수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한 대학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그 책임은 국내 대학 80%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에 미루고 있는 셈이다. 대학이 심각한 재정난을 맞은 배경이다.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지원 확대가 필수라는 게 학생과 대학 모두의 지적이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현행 대학등록금 규제 수준을 완화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하도록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국경제학회가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 36명 중 67%는 '현행 대학등록금 규제 방식에 대해 대학등록금 책정을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답했다. 규제는 교육 혁신도 규제한다는 말이 있다. 교육부는 법정한도 이상 등록금 인상 대학에 규제를 가하기에 앞서, 법정한도 내 등록금 인상 시 국가장학금 2유형 제외라는 과도한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왜냐하면 대학 등록금 인상은 학생 및 대학 구성원이 참여하는 고등교육법상 기구인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법을 어기는 꼴이다. "등록금 인상 시 국가장학금 예산도 증액이 필요해 정부가 몸 사리는 것 아니냐"는 대학 관계자의 말이 교육 당국을 향한 누명인지, 불편한 진실인지 대학가의 눈이 쏠려있다.

2021-06-08 10:30:49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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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머스크 응징에 나선 어나니머스?

이영석 기자. "당신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하는 놀이 때문에 여러 삶이 파괴돼왔다. 수백만 명의 소매 투자자들은 삶을 개선하고자 가상화폐에서 얻는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스스로를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라고 지칭한 한 유튜버가 영상을 제작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경고성 발언을 남겼다. 이어 그는 "당신의 공개적인 변덕 때문에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의 꿈이 물거품이 됐지만, 당신은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에서 이들을 조롱했다"며 "당신이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임자를 만났다. 기대하라"고 말했다. 커뮤니티와 기사 댓글에서도 "머스크는 이제 큰일났다", "머스크한테 참교육 한 번 해주자"라는 등 어나니머스에 동조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를 통해 머스크가 경솔한 발언이 가져오는 혼란이 멈추길 바라는 이들이 지지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그 '참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영상을 올린 이가 실제 어나니머스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67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어나니머스의 트위터계정(@YourAnonNews)에서는 해당 영상은 그들이 올린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더불어 어나니머스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들 모두 '해당 영상은 어나니머스가 제작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응을 올렸다. 또 해당 영상이 올라온 계정은 구독자가 16만명에 불과하고, 구독자 352만명인 공식 계정에서는 머스크와 관련한 영상은 올라오지 않았다. 진위 여부와 관계 없이 이 짧은 영상에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건 머스크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했다는 방증이다. 전기자동차를 넘어 이제는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큰 영향을 발휘하고 있는 인물로 떠올랐다. 그런 그의 지지 속에서 도지코인은 반 년 만에 수십배로 올랐다. 그런데도 뜻을 알 수 없는 트위터를 남발하며, 몇 달 만에 입장을 번복하는 등의 태도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시장은 출렁이고 있다. 머스크 스스로가 자신의 발언의 영향력에 대해 자각이 필요가 있다. 진정으로 가상화폐가 미래산업을 바꿀 어떠한 기술이라 생각한다면, 자신의 발언에 힘이 실린 이 상황에서 경솔한 발언보다는 신중한 언행이 필요하다. /이영석기자 ysl@metroseoul.co.kr

2021-06-07 15:53:49 이영석 기자
[기자수첩] '에·루·샤' 의 줄인상에도 식지않는 명품 사랑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연초부터 가격인상을 줄이어 하고 있지만, 명품을 향한 소비자들의 애정은 식지 않는 분위기다. 이른 아침은 물론, 전날부터 매장 앞에 진을 치고 있는 '오픈런'은 더이상 희귀 현상이 아니다. 지난 1~3월 일명 '에·루·샤'로 통하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자 프라다와 버버리도 이달 1일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루이비통은 조만간 또 다시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명품 브랜드 측은 가격 인상 요인으로 원가 상승, 환율 변동, 비용 증가, 본사의 글로벌 가격 정책 변화 등을 늘어놓지만, 문제는 너무 자주 인상한다는 것. 실제로 루이비통은 지난해 1월 이후 총 7회, 샤넬은 4회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오히려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기라도 하면, 해당 매장 앞은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 가격이 오르기 전 무엇이든 구매하고 보자는 식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유독 한국에서만 베짱 영업을 하고 있다. 비쌀수록, 갖기 힘들수록 잘팔리는 심리를 이용해 수시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특히 MZ세대는 자신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상황이 이러니 백화점들은 새로 오픈할 때 해외 명품을 입점시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할수밖에 없다. 수수료를 낮추고 일명 '모셔오기'를 한다. 해외 명품이 '슈퍼 갑'인 셈이다. 반면, 국내 패션 브랜드는 백화점에 입점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또 소비자원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의 AS 문제와 관련한 민원은 매년 수백건에 달한다. 국내에 제대로 된 AS센터를 갖추지 않은 브랜드의 경우 사설 업체에서 '날림 수선'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명품'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보복소비를 핑계로 합리화한다. 지나친 명품 사랑만이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도구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2021-06-06 16:37:38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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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운명의 날' 자구안 통과 여부 쌍용차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

최근 자동차 업계 관계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자동차 반도체 부족 문제와 쌍용차 조기 정상화 여부다. 반도체 문제의 경우 안정화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생산량을 조절하며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쌍용차는 자칫하면 회사가 문을 닫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쌍용차의 위기는 복합적인 요인이 겹쳐있지만 사측이 제시한 자구안을 노조가 받아들인다면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도 있다. 바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쌍용차가 생존을 가늠할 수 있는 운명의 날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6월 8일은 쌍용차 사측이 최대 2년간 직원 절반의 무급휴업을 골자로 내놓은 자구안에 대해 노조의 찬반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날이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매각마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자구안 통과 여부는 쌍용차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오는 7~8일 자구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앞두고 사측은 지난 2, 3일 평택 공장 A, B조와 구로서비스, 4일 창원 공장 A, B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번 자구안의 주요 내용은 ▲무급휴업을 기본 2년간 시행하되 우선 1년간 기술직 50%와 사무직 30% 대해 시행한 ▲2019년 합의 임금 삭감과 복리후생 중단 기간을 2023년 6월까지 2년 연장 ▲임원급여 기 삭감분 20% 외 추가 20% 삭감(총 40% 삭감) ▲유동성 확보를 위한 부품센터 등 부동산 4개소 추가 매각 등이다. 과거 2009년과 같은 대량해고 사태를 거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강도 높은 자구안을 내놓은 만큼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구안은 M&A를 전제로 마련된 만큼 통과 여부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이 쌍용차의 생존의지를 확인하는 마지막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향후 M&A와 회생절차의 관문을 통과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특히 이번 자구안의 결의 여부에 따라 M&A 추진의 강력한 동력을 얻어 '인가 전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조합원들이 최대 2년간 무급휴직에 반발하고 있어 자구안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앞서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지난 2019년 말부터 업계에서 유례가 없었던 강도 높은 선제적인 자구노력을 시행해 왔다. 전 직원 대상 20여개 항목의 복리후생 중단 및 임금 20% 삭감 등을 통해 매년 1200억원 상당의 인건비성 비용을 절감했다. 문제는 자구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회사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득보다 실(아픔)이 많았던 인적 구조조정 방식보다는 전체 인원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실효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그 동안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실이 무산된다. 또 쌍용차의 매각도 안개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된다.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 다른 기업이 쌍용차를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바라보기 어려워 지기 때문이다. 나아가 기업 가치 평가에서 청산 가치가 높아지면 모두가 일자리를 잃을 상황에 처한다. 이는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이번 자구안 통과가 쌍용차로서는 회생의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합원들의 대승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1-06-06 11:29:21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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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MZ세대 '한탕'의 꿈

얼마 전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층에 관한 인터뷰 기사를 썼다.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문제이면서도 수많은 논쟁을 낳는 공정이란 가치에 대해 물었다. 그중 한 답변이 흥미로웠다. 한 육군 보병사단에서 근무하는 중사였는데 그는 군 생활 8년 차에 한 번도 없었던 경험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요약하자면 지난해 7월부터 전군 사병들에게 휴대폰 사용이 허용되면서 20대 초중반의 많은 청년이 주식과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여러 병사와 상담해 본 후 내린 결론은 이랬다. 공정의 가치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처음엔 과도한 견강부회라 생각했지만 이 논법은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있었다. '부동산 대란'과 'LH 사태'를 거치며 벌어졌던 격차의 문제가 심해졌고 이 같은 양극화 현상에 청년들은 직접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꿈꿀 수 있는 게 작아졌다고 믿는 이들에게 땀 흘려 일해서 번 돈의 가치는 퇴색된 지 오래인 듯 했다. 월급 모으며 아등바등 살 바에 한탕을 노리겠다, 세상이 우리를 이렇게 내몰았다, 하는 말로 들렸다. 시대의 계층 유동성이 붕괴된 데 대한 회의감이다. 여기에 코로나19는 공격적인 투자가 지닌 잠재적 위험에 대해 판단할 사고를 마비시켰을 테다. 그렇게 그들은 자리를 허락하지 않는 부동산 대신 주식과 신흥국 통화부터 초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화폐까지 발걸음을 돌렸다. 경제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이유를 저금리 기조와 경기회복 기대감 등에서 찾는다. 논리적으로 맞다. 하지만 위 병사들 사례에서 알 수 있듯 MZ세대는 좀 더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이들은 논리적이지 않다. 그런데도 이들의 파급력은 다수가 소망하는 시대정신을 끌어 내고 그 과정에서 어떤 권력자도 개입할 틈이 없기에 무섭다. 기자가 MZ세대로서 감각하는 세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모보다 못 사는 최초의 세대라고 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서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 등 MZ 세대로부터 등장한 신조어에는 공정과 격차의 문제가 나란히 투영돼 있다. 주식부터 가상화폐, 부동산까지 상식적이지 않은 세상이 됐다. 시장이 상식을 찾도록 하는 것이 정치와 금융당국이 할 일이지만 마땅한 해법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이례적인 저성장과 일자리 위기 등 불확실한 미래에도 직면해 있다. MZ세대의 경제관념을 '한탕주의'란 말로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지 않았으면 한다.

2021-06-02 14:35:34 송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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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수콜센터의 이면

최근 한 카드사의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이곳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시행한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에 다년간 선정되기도 한 우수콜센터였다. 통화를 한 이유는 카드 발급 시 수령 장소를 직장으로 잘못 선택했기 때문이다. 설계사와 이야기 중 혼동이 생겨 설계사가 카드 수령 장소를 직장으로 선택한 것이다. 직접 통화를 통해 변경하는 수밖에 없어 바로 콜센터에 연락했다. 우수콜센터에 대한 기사를 최근 다수 접한 탓일까. 그날따라 유독 더 텔레마케터의 인사말이 친절하게 느껴졌다. 우수콜센터 부문 평가 항목으로 꼽히는 ▲통화연결 시도 횟수 ▲상담사의 말하는 속도 ▲고객 문의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 항목 등에 대해서도 정말 정확한 발음으로 천천히, 알기 쉽게 설명하는 텔레마케터 노력이 빛을 발했다. '우수콜센터로 선정될수 밖에 없었구나'라는 생각으로 통화를 이어가던 중 귀에 꽂히던 말은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란 답변이었다. 당장 카드가 필요하지 않은 터라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중요한 건 당시 통화를 하고 있던 텔레마케터가 사과를 할 일이 전혀 아니었다. 통화는 마무리됐고, 이어폰을 통해 통화하고 있던 터라 바로 통화를 끊지 못했다. 그러자 잠시 대기하던 텔레마케터는 "고객님, 끊어주시겠어요?"라고 친절히 요청했다. 먼저 끊으셔도 된다고 답변하자 "그럼 죄송하지만 먼저 끊도록 하겠습니다"라며 통화는 마무리됐다. 최근 KSQ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48개 산업, 276개 기업 및 기관의 콜센터 서비스를 조사한 결과 90점 이상을 받은 115개가 '한국의 우수콜센터'로 선정됐다. 절반 가까이 되는 국내 기업의 콜센터가 90점 이상의 점수를 유지한 데는 어떤 이면이 숨어있을까? 통화를 마치고 나니 우수콜센터 선정은 사실 수많은 텔레마케터의 사과와 감정노동을 밟고 올라선 성과일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직업에는 존중과 인정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텔레마케터의 업무 고충은 매년 뜨거운 이슈를 몰고 온다. 우수콜센터 선정을 자랑하기 이전에 소속 텔레마케터와 상생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2021-06-01 10:38:54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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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ESG 열풍 속에서

E(Evironment·환경)·S(Social·사회)·G(지배구조·Governance), ESG 바람이 불고 있다. 반 만년 넘게 지속된 인류의 역사에서 환경과 사회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이토록 높았던 적은 없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매일 같이 기업의 ESG 경영 선언이 쏟아지는 상황에 의문점이 들었다. '과연 이 기업은 진정성 있게 ESG를 실천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그 진정성을 파악할 수 있을까? 우리는 기업의 진심(眞心)을 어떻게 알고 투자로 연결할까?' 학계의 반응은 원론적이다. 기업의 ESG 경영을 평가는 할 수 있으나 평가 기관도 수백 개에 이르고 거기서 매기는 점수도 어떤 항목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다르다. 산업별로 공통의 가이드라인을 뽑을 수 있겠으나 아직은 이르다. 전통적인 재무제표처럼 신뢰할 만한 평가 기준안이 없으니, 단순 기업 홍보를 위해 ESG로 기업을 포장하는 'ESG 워싱'도 나타난다. 글로벌 경제가 ESG에 열광하는 상황에서, ESG만 잘하면 기업의 경영 실적 좋을 것이란 환상은 금물이다. ESG와 실제 경영 실적이 반비례 해 CEO가 물러난 적도 있었다. 지난 2014년 에비앙 생수의 제조사인 프랑스 유명 기업 다논(Danone)의 엠마뉴얼 파버 최고경영자(CEO)는 재임기간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고 생물다양성을 위한 기업 연대를 발족시켰지만 올해 3월 14일 다논의 이사회는 파버를 해임했다. 식품업계의 핵심인 R&D와 마케팅에 뒤쳐진 결과 경쟁업체 유니레버와 네슬레가 기업 가치를 높여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ESG만 잘해갖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도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대척점에 있는 자들에게 묻고 싶었다. 환경 단체에서 일하는 후배에게 ESG 경영에 대해 묻자 짧은 탄식이 나왔다. 후배는 기업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제쳐 놓고 '기업 내에서 텀블러를 썼다', '포장재를 조금 바꿨다'고 ESG 제목을 붙여서 나가는 기업의 홍보를 우려했다. 앞서 말한 'ESG 워싱'을 지적한 것. 또한 환경단체는 정부가 기업이 환경오염에 책임이 있는데고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기업에게 전기차 투자를 지원하고 원전 문제를 대응하는 모습에 모순을 느끼는 것 같았다. 시장 경제에서 ESG가 주도권을 쥐려하는 과도기적 시점에서 '2050 탄소중립'이란 문재인 정부의 선언이 아른거렸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21-05-31 15:53:18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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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모주 '학습효과'

최근 '공모주=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배+상한가)' 공식이 깨졌다. 대어(大漁)급 공모주는 따상은 물론 따따상까지 쉽게 간다는 공모주 학습효과가 무너진 것. 81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을 세웠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따상에 실패하면서다. 지난 11일 상장 첫날 SKIET는 시초가에서 5만5500원(26.43%) 하락한 15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로도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 지난 28일 종가 기준 14만5000원으로 아직까지 시초가를 넘어서지 못한 상태다. 실제로 대어급 공모주로 평가받던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하이브(빅히트),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상장 직후 주가가 고공 행진하다가 추세적인 하락 흐름을 보였다. 최근 이어지는 투자 광풍에 공모주 시장 거품 논란은 어쩌면 당연지사일지도 모른다. 개인 투자자는 따상으로 하루 160%의 고수익을 얻었다는 얘기를 듣고, 기업 가치에 대해서는 알아보지도 않고 묻지마식 투자를 일삼는다. 기업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공모주 청약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끌어 모으려고 한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호황을 보이자 증권사에 상장 관련 문의를 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증권사들은 투자자에게 공모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은 채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챙겼다.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는 통상 공모 금액의 0.8%를 수수료로 받고, 0.2~0.3%의 별도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이번 SKIET의 상장을 주관한 제이피모건 등 증권사 2곳은 주관수수료로 각각 46억원을 챙겼다. 공모주의 고평가 논란은 오히려 적정 공모가를 찾아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 커질수록 기업들이 합리적인 근거로 적절한 공모가 산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개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 상장 기업, 증권사가 적정 공모가의 중요성을 확인한 만큼 IPO 시장 건전화가 빠르게 이뤄지길 바란다. 개인 투자자들의 건전한 자본시장 유입과 기업의 자본조달 역할을 키워 자본시장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어낼 기회다.

2021-05-30 13:50:20 박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