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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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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드러나는 사립유치원들의 집단 움직임

사립유치원들의 사실상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내 사립유치원 최대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지난달 30일 유치원장과 설립자 등 4000여 명이 모인가운데 비공개로 개최한 대토론회 직후, 사립유치원 원장 대다수가 폐업을 하고싶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밝히면서도 각 유치원 원장들이 스스로 판단할 것이라면서 집단 대응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난 6일을 기준으로 전국 38개 사립유치원이 폐원 신청서를 냈거나 학부모들에게 폐원 안내를 했고, 1곳은 원아 모집 중단을 안내했다. 특히 내년 원아 모집을 위한 일정을 미루거나 학부모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유치원들은 이보다 더 많다. 휴업이나 폐원을 신청했거나, 원아 모집 일정을 보류하거나 정하지 않은 유치원들의 행태를 보면 집단 움직임과 다를바가 없다. 올해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발표가 없었더라면 대부분의 유치원들은 이미 내년 원아 설명회나 모집 일정을 학부모들에게 공지했어야 했다. 정부 당국이 임의 휴·폐업 유치원에 대해 경찰 고발 등의 강경 조치를 공언하자 이를 피해가려는 꼼수에 불과한 이유다. 박용진 의원 등 129명이 발의한 유아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에 대한 사립유치원 설립자나 원장들의 태도는 학부모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일부 유치원장들은 교사들에게 정부 입법예고시스템에 반대글을 써주며 댓글을 달라고 한 제보도 나오고 있다. 사립유치원 측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가짜 뉴스도 가관이다. '유치원들이 학부모에게 받은 정부 지원금은 유치원 원장이 알아서 써도 문제되지 않는다'는게 대표적이다. 사립유치원은 유아교육법과 사립학교법 상 엄연한 학교다. 따라서 정부가 지원하는 누리과정비 뿐만 아니라 학부모가 추가로 낸 원비 등 모든 수입은 유치원 회계 상 수입으로 편성해야 하고, 그 예산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자신들의 재산권에만 집착하면서 정부 지원금을 빼돌려 명품백을 사거나 자신의 가족 차량 구매부터 보험료와 수리비까지 냈던 비리 유치원에 정당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입법에 반기를 든 것은 선량한 사립유치원을 더욱 힘들게 만들 뿐이다. 단순 착오나 행정 실수로 인해 이름이 공개된 유치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유치원 입학지원 시스템인 처음학교로에 올해 지난해 대비 10배 이상의 사립유치원이 등록한 걸 보면 적지 않은 사립유치원이 비리 오명을 벗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공재인 유치원의 환골탈태를 위해 한유총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대응이 유지돼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다행히 12일 교육부는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처음으로 전국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사립유치원 휴·폐업뿐 아니라 모집 일정 등의 현황도 파악하기로 했다. 휴·폐원보다 많은 모집 연기 등이 학부모들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당한 이유없이 모집 일정을 보류하는 유치원에 대해서도 임의 휴·폐업에 준하는 엄정 대응이 필요하다.

2018-11-12 17:28:34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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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용주의 노동자 폭행 엄단해야

최근 구속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갑질은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직원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는 엽기적 행각을 강요하는 모습에 피해자들의 가족들이 받았을 상처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지위와 권력을 이용한 우리 사회의 갑질은 양파 껍질처럼 벗기고 벗겨도 계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14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부터 시작된 대한항공 사주 일가의 갑질, 한화그룹 셋째 아들 김동선씨의 술집 종업원 폭행 등 재벌 갑질부터 지난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사회 각 분야의 미투피해 사례 등 대한민국의 평범한 시민들은 일상의 갑질 문화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다. 특히, 경제적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직장 내에서 겪게 되는 갑질 피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의 폭행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제8조 위반으로 올해 1∼8월 노동부에 접수된 사건은 515건에 달했다. 문제는 노동부에 접수된 사업주의 노동자 폭행 사건은 2014년 204건, 2015년 216건, 2016년 280건, 2017년 360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주를 포함한 사용자의 노동자 폭행으로 접수된 사건도 2014년 393건, 2015년 391건, 2016년 538건, 2017년 649건으로 2015년 이후 급증하는 추세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사용자의 노동자 폭행으로 접수되는 사건이 늘고 있지만, 노동부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것은 소수에 불과해 실제 처벌받는 사례는 적다는 점이다. 노동부는 이를 두고 노동자가 사용자 폭행으로 진정을 제기하고도 합의 등을 거쳐 이를 취하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의 노동자에 대한 갑질을 근절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 지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최근 고용한파가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은 더욱 약자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악용해 갑질을 일삼는 사용주, 특히 노동자에 대한 폭행만큼은 더욱 엄중하게 조치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8-11-11 13:26:08 최신웅 기자
[기자수첩] 먹고 살기 힘들어 보험 깬다

올해 들어 보험을 깨는 건수가 100만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보험료를 내지 못하거나 납입하고 있는 보험료가 부담스러워 해지하는 가입자가 늘어난 것이다. 소비자들이 가계경제가 어려워졌을 때 가장 먼저 깨는 것이 '보험'이라는 얘기가 이를 방증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말 보험료 미납으로 효력이 상실된 보험계약 건수는 총 91만6493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 늘어난 수치다. 올 6~8월 3개월 동안 자발적 해지인 계약 해지 건수는 248만9018건에서 333만3935건으로 100만건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계약 효력 상실건수는 65만4547건에서 91만6493건으로 30만건 가까이 급증했다. '먹고 살기' 위해 보험을 해지한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을 중간에 해지할 경우 기존에 납부한 원금 손실이 불가피함에도 말이다. 이른바 '불황형 대출'이라고 불리는 약관대출도 크게 늘고 있다. 약관대출이란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70∼80%의 범위에서 수시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인데, 대출 절차가 간편하고 이자도 낮아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을 중심으로 거래된다. 올 상반기 약관대출 잔액은 47조58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8% 증가했다. 증가 폭 또한 2017년 3.6%, 2016년 2.3%, 2015년 0.7% 등 매년 커지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가계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당장 급전이 필요한 일이 잦아진 데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저신용자들이 대출이 힘들어지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서민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서민들의 최후의 보루라는 보험을 깨면서까지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정부는 현실감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2018-11-08 16:13:53 김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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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치권력의 재분배…'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개혁해야

에드워드 로이스는 저서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에서 "부의 불평등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합법적 국가의 권력을 소수가 아닌 국민 다수가 원하는 권력으로 재분배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유럽의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포함한 각종 형태의 비례대표제로 선거를 치르고 있는 반면 미국의 선거방식은 소선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소선거구제는 '승자독식' 구조로 평등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현재 미국의 양당제를 기반으로 한 정치 구조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망각한 채 재분배 개혁을 실천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 1987년에 도입된 대한민국의 소선거구제는 거대정당에 유리하고 사표를 많이 발생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은 25.5%의 정당득표울로 48%의 의석율을 얻은 반면, 국민의당은 26.7%의 정당득표율을 얻고도 12.6%의 의석율만을 차지했다. 이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원내외 7개 정당은 지난달 31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방식의 선거제도 개편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각 당의 전체 의석수가 정당지지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득표율과 의석율은 비례하게 된다.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을 보장할 수 있으며 원외 정당도 의석 배분 가능성이 높아져 협치와 다당제의 근간을 이룰 수 있다. 현재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표를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권력은 평범한 시민 한 명의 정치력에서 나온다. 시민이 모여 만들어지는 공동체는 정치권력의 기반이 되기에 충분하다. 다수에게 권력이 분배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의견이 정치에 반영되는 데 초석이 될 것이다.

2018-11-07 15:18:25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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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양심 냉장고, 이젠 열어야 한다

1990년대 꼬마들의 양심은 이경규가 가르쳤다. 정지선을 지킨 운전자가 '양심 냉장고'를 받을 때마다, 양심은 브라운관 텔레비전 만큼이나 묵직하게 다가왔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바르고 착한 마음(1991년 민중서림 국어대사전)'에 논란의 여지가 없었다. 2007년 아이폰이 텔레비전 시대를 끝장내는 동안, 양심 냉장고 세대는 이마에 계급장을 달거나 전역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목격한 군대는 '들어간 놈이 손해'인 20세기 군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05년 논산 육군 훈련소는 훈련병에게 인분 먹기를 강요하며 '똥군기'를 실천했다. 같은해 김모 일병은 내무실에 수류탄을 던졌다. 2010년에는 가수 MC몽이 고의로 이를 뽑아 입대를 피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군 가산점과 현역병 처우 논란은 지금도 여전하다. 군대 내 자살자도 크게 줄지 않았다. 5일 e나라지표에 따르면, 2008년 군대 내 사망자 134명 가운데 자살은 75명, 안전사고는 58명이다. 지난해 사망한 75명 가운데 자살자는 51명으로 여전히 많다. 이런 상황에서 민방위가 된 아이들은 지난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소식을 들었다. 관련 뉴스 댓글은 "나는 양심이 없느냐"는 성토로 가득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때의 양심이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꽃피는 봄 가을 하루가 아쉬운 청춘에게 이런 정의는 박탈감으로 다가올 뿐이다. 지난 2일 만난 양심적 병역거부자 박상욱(24) 씨도 현역병과 군필자의 분노를 이해했다. 박씨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님에도 폭력에 대한 거부감으로 지난해 7월 의정부 교도소행을 택했다. 9월 말 출소한 그는 앞으로 입대할 또래들이 청춘을 손해 보지 않는 군대를 염원했다. 박씨는 인터뷰에서 "현역병 처우 개선으로 박탈감을 줄이면서 징벌적 성격 없는 대체복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이 말한 "다를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이다. 표현의 자유, 다양성 추구와 맞물린 스마트폰 시대처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이제는 우리가 양심을 보는 관점이 여전히 이경규의 정지선에 멈춰 있지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양심 냉장고의 문을 열 때다.

2018-11-05 16:05:04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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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민에게 금융은 더이상 '북극성'이 아니다

오래전 나침반이 없던 시절, 뱃사람들은 낮에는 해와 바람에, 밤에는 달과 북극성(北極星)에 뱃머리를 의지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북극성만이 흔들리지 않고 그들을 이끌어 주었기 때문이다. 서민들에게 금융은 뱃사람들의 북극성과 같다. 삶의 조력자이며 생계의 연료인 셈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모토인 포용적 금융이 어째서인지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 중소기업 대출, 동산담보 대출을 촉진하겠다고 큰 소리를 치더니 가계대출 부채를 잡겠다는 명목으로 서민들의 돈줄만 죄고 있다. 경제의 혈관 역할을 하는 금융권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국민 혈세를 쏟아 부었음에도 은행들은 수익성 제고에만 집중하고 있다. 당국의 가계부채의 대책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금융권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해 대출창구에 냉기만 부채질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관리지표로 도입하고, 카드·캐피탈사와 저축은행에도 DSR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득이 적고 대출은 많은 차주의 신규 대출을 제한한다. 그동안 소득에 비해 원리금 상환액이 많아도 담보 등이 충분하다면 대출 문턱이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시중은행들은 전체 신규대출 취급액 가운데 DSR 70% 초과 대출의 비중을 15%, DSR 90% 초과 대출의 경우 10%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현재 시중은행의 DSR 70% 초과 대출의 비중은 19.6%에 달한다. DSR 70%를 초과하는 대출자는 은행본부의 대출 심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중채무자 비율이 높은 영세 자영업자들과 서민들의 자본마련에 대한 우려는 지극한 현실로 돌아오고 있다. 경기가 저성장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가계대출 규제까지 강화되자 서민들의 삶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 한 은행권 관계자는 "소득증빙이 어려운 사회초년생이나 소득신고액이 낮은 자영업자 등에게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면서 "대출금리 상승에 차주의 이자부담이 불어날 경우 상환능력이 낮은 취약계층부터 무너져 사채 등 비제도권 금융으로 쫓겨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시장이 성장하면서 금융에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해답은 국민 모두가 상생(相生)하는 포용적 금융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위대한 역설은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2018-11-04 11:01:36 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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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2008년 vs 2018년

"아시지 않습니까. 우리 경제 기초체력은 튼튼한 거. 경상수지도 좋고, 기업들의 이익 전망도 악화되지 않았습니다. 외환보유고 등을 감안하면 신흥국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마치고 정부 부처 관계자가 나와 간단히 브리핑을 했다. 좀 더 자세한 상황을 알고 싶어 국제금융과 외환시장을 총괄하는 담당자에게 물었지만 답변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이고 별 영향 없어요. 답변 이미 아시죠? '환율이나 국가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도 안정적이다. 그러나 금융시장 상황은 좀 더 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 이렇게 적으시죠 뭐. 아, 컨틴전시 플랜은 항상 준비되어 있다는 것도." 2018년의 얘기가 아니다. 2008년의 상황이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단골 멘트였다. 이런 장담이 무색하게 그리 튼튼하다던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그냥 무너지고 말았다. 증시, 외환 등 금융시장을 말할 것도 없이 기업들은 줄줄이 적자를 내고, 경제성장률은 곤두박칠쳤다. 그때 알게 됐다. 우리 처럼 경제 개방도가 높은 나라는 지금의 수치가 아니라 글로벌 금융, 경제 상황이 곧 기초체력이라는 것을.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10월 한 달 만에 26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고, 코스피 코스닥 구분할 것 없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주식시장 뿐만이 아니다. 올 들어 순투자가 지속되던 외국인 채권자금도 순유출로 전환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10년이 지났지만 정부 당국자들의 대응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여전히 상황은 예의주시하겠지만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변한 것이 있다면 'IMF 외환위기와는 다르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는 다르다'로 바뀌었을 뿐이다.

2018-10-31 14:52:32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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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금투업계 긴급회의...'대책'은 없었다.

29일 금융당국 및 금융투자업계 임원들이 모여 증시 급락 대책을 논의했다. 10월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3.8%, 18.8% 하락하고, 4조원이 넘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뒤 열린 '뒷북 회담'이었다. 이날 정부는 5000억원 규모의 증시 안정화 자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늘어난 자금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 연 초 2000억원 규모로 예정된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자금을 3000억원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증권 유관기관 중심의 2000억원 규모의 증시안정 자금은 아직 '계획'일 뿐이다. 별반 특별할 것 없는 대책 발표에 개인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주식을 더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들이 5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지수는 22개월 전 수준인 1996.05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현장에서 바라본 금융투자업계는 여전히 안일한 모습이다. 증시 급락으로 위탁매매 미수금이 늘어나고, 증권사의 '반대매매'로 '깡통계좌'가 속출할 위기 속에서도 지금의 주가 하락을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모두발언에서 '견고한 펀더멘털'을 3번이나 강조했다. 여전히 외환보유고는 세계 7위 수준이고, 경상수지는 7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기금의 주식시장 참여 확대도 '필요 시'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2000선이 무너지고, 코스닥은 5% 급락했지만 여전히 연기금의 도움은 필요치않다는 입장이다. 과거와 달리 경제 펀더멘털은 견고할지 몰라도 개인 투자자들의 펀더멘털은 과거와 다르다. 개인이 증권사에 빚을 낸 자금인 신용융자잔고는 10조원이 넘게 쌓여있다. 10년 전 보다 8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청년실업자는 37만명을 넘어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견고하다'는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식의 변명으로는 투자자 심리를 안정시킬 수 없다. 대책 회의는 열렸으나 실효성 있고, 적극적인 대책은 없었다.

2018-10-29 17:02:17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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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개인 공매도 허용이 만능키 아니다.

증시가 연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개인에게도 공매도를 허용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같은 하락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공매도로 대응할 수 있지만 개인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개인에게 공매도가 허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인이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제약이 존재할 뿐이다. 증권사는 개인의 차입투자를 꺼리고,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대차시장의 경우에는 기관투자자만이 참여할 수 있다. 때문에 공매도 거래대금(유가+코스닥) 중 개인 투자자의 비중은 0.5%에 불과하다. 약 70%가 외국인이고 나머지가 기관이다. 개인이 공매도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개인이 공매도를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제도를 내놓겠다고 공언한 상황이고, 자본시장연구원은 개인 공매도 활성화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기관과 외국인에게 보편화된 제도를 개인에게 제약을 두고 있는 자본시장의 불공정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정보와 자본력이 부족한 개인에게 공매도를 허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오히려 개인의 수익률 악화만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삼성전기는 여전히 개인이 순매수하고 있는 종목이지만 외국인은 꾸준한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 쌓여있는 재고 물량 데이터를 파악하고, 업황이 단기 고점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정보력과 투자시각에 차이가 나는데 개인에게 공매도를 허용해 주면 괜히 손해만 더 커지는 게 아닌 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하락장에서도 개인의 투자 실패는 이어졌다. 이달(10월 1일~25일) 개인투자자 순매수 10종목의 평균 손실률이 21.87%로 나타난 것.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 손실률은 각각 8.76%, 0.93%로 집계됐다. 특히 개인들은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ETF를 대거 사들여 손실을 키웠다. 개인의 공매도 허용에 앞서 개인에게도 정확하고 빠른 투자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한 시기다.

2018-10-28 15:25:33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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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펫팸족 1000만 시대의 펫보험

며칠 전 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을 데리고 동물병원에 들러 약 35만원 가량의 병원비를 지불하고 왔다. 매번 생각지 못한 병원비와 대면할 때면 반려견의 건강만큼이나 현실적인 금액부담을 줄일 수 있는 펫보험 생각이 간절하다. 펫팸족(Pet+Family) 1000만시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펫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수제사료, 유모차부터 시작해 카페, 스튜디오, 장례서비스까지 순차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중 56.8%는 반려동물과 관련해 한달 평균 10만원 이상을 쓰고, 50만원 이상 쓰는 가구는 17%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대만큼 펫팸족의 지갑을 열지 못하는 분야도 있다. 펫금융 분야다. 금융사들이 펫 예·적금부터 시작해 펫신탁, 펫보험까지 다양한 금융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소위 말해 펫팸족의 눈길을 1도 사로잡지 못한 실정인 것. 특히 반려동물의 병원비 부담을 덜어줄 펫보험은 얼마든지 가입할 이유가 충분한데도 지난해 기준 펫보험 가입률은 2600건, 0.2%에 불과한 수준이다. 펫팸족들은 제한적인 보장내역을 이유로 든다. 반복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은 보장내역에 없고, 병원에 자주 가고 진료비가 많이 나가는 반려동물 연령대(7~10세 이상)는 받아주지 않는 다는 것. 허울뿐인 보험에 가입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보험사측도 할말이 있다.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나 나이가 많은 반려동물까지 보장하면 보험사의 손해가 만만치 않고, 동물병원의 진료비용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보장내역을 넓히는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속담이 있다. 일본의 펫보험 시장 점유율 1위인 애니콤 손해보험사는 직접 수의사 100명을 고용해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심사하고 보험료율을 제시, 상품을 판매했다. 보험사 스스로 시장개척을 위해 발벗고 나선 셈이다. 최근 국내에도 목마른 손해보험사들이 기존의 펫보험을 일부 개정하거나 새롭게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애정을 빌미로 한 보험상품이라면, 덜 목마른 펫팸족은 적금을 넣을 수밖에 없다.

2018-10-24 14:23:37 나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