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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인플루언서는 신흥 귀족?

[기자수첩]인플루언서는 신흥 귀족? 최근 업계 전반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 중 일부는 연예인에 버금가는 파급력을 갖기도 한다. 데뷔만 안 했을뿐, 스타나 진배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유를 두고 "인플루언서들은 소비자들에게 연예인보다 친숙한 느낌을 준다. 파급력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갖가지 채널을 통해 일상을 '파는' 인플루언서들이기에, 자연스레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시장은 성장하는데 이렇다할 제재가 없다는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광고, 판매하고도 '죄송하다. 저는 몰랐다. 홍보만 했을뿐이다'라고 발뺌하고, SNS 계정을 잠시 닫아두면 그만이다. 아이들도 SNS를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 얼짱 출신의 한 유명인은 자신의 SNS에 "얼굴 관리하듯 Y존 관리도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대박인 건 수축까지 도와줘서 밤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제품이다. 집 나간 남편이 돌아온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엄청난 제품"이라는 광고 글을 올려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인플루언서들의 '갑질' 사례도 점점 늘어나는 모양새다. 제품 협찬 과정에서 과도한 요구를 하는 일은 허다하고, 제품을 반환하지 않아 내용증명을 보내는 브랜드들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팔로워 수를 뻥튀기해 기업을 속이는 이들도 넘쳐난다.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인플루언서를 두고 연예인에 이은 '신흥 귀족'이라 평하는 이들도 있다. 제재 없는 시장이 제대로 굴러갈리 만무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플루언서 시장이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시장에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인플루언서들에겐 파급력 만큼 무거운 책임이 요구되는 바다.

2018-08-19 15:22:59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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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과기정통부-방통위, 줄다리기 언제까지?

"국가고 기업이고 성장 정체에 빠졌는데 미디어, 콘텐츠 등 그나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부처에서 힘겨루기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답답합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콘텐츠 업계 관계자가 토로한 고민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 엇박자'가 급변하는 방송·통신 업계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인은 융합이 대세인 방송과 통신 환경과 달리 정책이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로 이원화돼 부처 간 의견이 조율되지 않고 견제가 우선됐다는 점이다. 이러한 지적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 정권 때 정책이 이원화된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당시에도 변화에 대처하기 힘들고 통합적인 정책을 내놓기가 어렵다는 우려가 산재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도 소극적인 조직개편으로 '이름 바꾸기'에만 개편이 그쳤다. 최근에는 두 부처의 엇박자가 수면 위로 부상하기도 했다. 지난달 방통위가 과기정통부의 재허가 기준 점수 이상을 받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재허가에 대한 사전 동의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사전 동의 제도가 도입된 2013년 이후 방통위가 SO 재허가 동의를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일 출범 1년을 맞은 4기 방통위는 1년 간의 소회를 밝히는 자리에서 "과기정통부와 업무조정이 필요하다"며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구글과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 사업자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미디어 정책을 다루는 정부 조직이 이원화돼 이중규제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방통위가 지상파와 종합편성방송(종편)의 규제를 담당하고 있지만,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 규제는 과기정통부가 맡고 있다. 새로 등장해 미디어 시장을 위협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특성이 기존 미디어와 다르지만, 기존 칸막이 규제로는 대응할 길이 막막하다. 페이스북의 망사용료를 둘러싼 인터넷 기업의 규제 형평성 문제도 기능중복으로 책임소재가 모호한 실정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위원회' 설립이 떠오르고 있다. 미디어정책을 총괄하는 합의제 기구로, 미디어의 규제와 진흥을 한 곳에서 담당하자는 것이 골자다.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어떤 대안이든 현재 이원화된 정책 구조를 타파할 정부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공통 의견이다. 당분간은 중간에 끼어 있는 방송·통신 사업자들만 답답한 노릇이다.

2018-08-16 17:28:55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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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파리대책'?

'~했다더라'. 흔히 카더라 통신(소문으로 전해져 진위 파악이 어려운 사실)은 부동산에서 활발하다.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후 프리미엄이 붙어서 1억원 주고 팔았다더라', '다운 계약서 작성하고 세금을 반이나 덜 냈다더라' 등. 한국에서 부동산 만큼 돈 벌기 쉬운 투자처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투기 세력을 잡기 위해 8·2대책이 도입된 지 1년이 지났다. 역대 최고 강도의 부동산 규제로 꼽히지만 시장에선 먹히지 않았다. 8·2대책은 대출 문턱을 높이고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을 지정하는 등 투기 세력을 겨냥했다. 그러자 집주인들이 물건을 회수하며 서울에선 매물 품귀 현상이 나타났고, 지방에선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났다. 결국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11개월간 6.60% 올랐다. 8·2대책 이전 1년 상승률(4.74%)보다 높다. 한국감정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5억8282만원에서 올해 7월 6억9593만원으로 19.4%(1억1311만원)나 뛰었다. 이제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7억원은 있어야 하는 셈이다. 신한은행의 '2018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보면 학자금 대출 등을 이유로 빚을 떠안고 출발한 경력 3년 이하 사회 초년생의 47%가 평균 2959만원 상당의 대출을 갖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의 평(3.3㎡)당 아파트 매매가는 2783만2200원. 빚을 떠안고 출발하는 이들은 남들보다 한 평 더 작은 곳에서, 더 늦게 시작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돌아보면 서울 일부 지역에선 하루에도 수 천 만원씩 호가가 뛴다. 그동안 취재했던 마포, 용산, 여의도, 옥수 등이 그랬다. 중개업자들은 '다운 계약서'를 권유하며 불법으로 세금 줄이는 방법을 알려줬다. 주위에서 부동산으로 돈깨나 벌었다는 사람들은 '불법 전대'를 일삼았다. 결국 카더라 통신에 등장하지 않는 이들은 언제나 서민, 실수요자다. 이들은 서울에서 지방으로 눈을 돌리거나, 전세금을 올려주지 못해 방을 뺐다. 이에 정부는 또다시 추가 대책을 검토 중이다. 현재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던 노무현 정권을 보면 초창기에 집값이 뛰었다가 대책의 강도를 높이자 부동산 과열이 가라앉기도 했다. '8·2 대책으로 파리(실수요자·서민) 목숨만 위태로워졌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사라질 만한 제대로 된 대책을 기대해 본다.

2018-08-12 14:45:57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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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물선은 '보이는 희망'이었다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 150조원짜리 보물선 논란으로 화제를 모은 '돈스코이'호 전설의 결말이다. 이 배를 내세워 가상화폐 투자사기를 벌였다고 의심받는 신일해양기술(옛 신일그룹) 대표 최용석 씨가 9일 경찰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설립자인 류상미 전 대표도 같은 날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지난달 26일 사기·다단계 판매 의혹과 관련 없다며 기자회견을 연 지 보름만이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를 내세워 암호화폐 투자자를 모집한 '싱가포르 신일그룹'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믿을 사람은 많지 않아보인다. 기자회견 당시 최 대표는 돈스코이호를 내세워 암호화폐를 팔아온 싱가포르 신일그룹과의 관계에 대해 "급하게 설립해 누리집을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이름이 같은 싱가포르 신일그룹의 누리집을 사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이다. 최 대표는 지난 1일 세간의 비난을 견디지 못하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가 기자회견에서 말한 도의적 피해보상은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누리집에서 암호화폐 신일골드코인(SGC) 추가 지급으로 공지됐다. 이곳이 보물 인양 시 15조원을 배당하겠다고 공언한 싱가포르 신일그룹의 SGC 판매처다. 최 대표의 말대로 두 회사가 관련이 없다면, 싱가포르 신일그룹이 그의 이름을 멋대로 사용한 셈이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현지에 사무실 하나 없는 페이퍼컴퍼니로 알려졌다. 현재 두 회사의 누리집은 모두 사라졌다. 지난달 20일 투자 모집책 A씨는 "(투자) 마감 시한이 지났어도, 이전처럼 자정까지 무통장 입금을 해주면 된다"고 안내했다. 당시 회사는 개당 120원인 SGC를 9월 1만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홍보했다. 최 대표가 경찰에 소환된 9일 A씨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문의전화 때문에 쉴 틈이 없었다"는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피해 규모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황된 보물선 이야기는 어째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을까. 치솟는 집값과 청년 실업률에 허우적대는 누군가에게, 보물선은 '보이는 희망'이었을지 모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최소 구매액 100만원을 내밀었을 어떤 이의 심정은, 비트코인 존버족과 크게 달랐을까.

2018-08-09 15:38:09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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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아동수당 계산…재산은 충실히, 부채는 제한적 반영?

"지금 살고 계신 곳 전세가격이 얼마입니까?" 저녁 9시 반이 넘어 구청이라며 전화가 왔다. 뜬금없는 질문에 보이스피싱이 아닐까 싶어 무슨 용건인지 물어보니 아동수당 계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세금을 말하니 아동수당 수급 기준을 넘어섰다는 답변을 들었다. 국회는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아동수당 지급대상을 2인 이상 가구의 소득 하위 90%까지로 한정했다. 소득 상위 10% 가구는 제외하겠다는 얘기다. 따라서 기자는 당연히 아동수당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맞벌이지만 둘의 월급을 합해야 대기업 한 사람 연봉 정도다. 실거주를 위한 아파트가 한 채 있긴 하다. 하지만 강북에, 그것도 20평대다. 혹시 몰라 공시지가를 확인했지만 기준 이하였다. 종합해보면 어려운 형편은 아니지만 분명 아동수당 제외 기준인 대한민국 상위 10%에 속한다고는 할 수 없다. 알아보니 문제는 아직 세 살인 딸 아이를 키우기 위해 낮 동안 봐주실 친정 근처로 전세를 얻어왔던 데 있었다. 가지고 있던 집 A를 전세를 주고, 같은 가격의 전셋집 B로 이사했다. 두 집의 전세가격이 같기 때문에 재산은 전혀 늘어난 것이 없어야 하지만 아동수당 계산법은 달랐다. 임대보증금, 즉 B의 전세가격은 95%가 재산으로 인정된다. 반면 소유하고 있는 집 A에 대한 전세가격은 어떤 계약이 오갔던 간에 공시지가의 50%까지만 인정된다. 이 과정에서 결국 자산이 2억원 이상 늘어나 버렸다. 게다가 요즘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집은 전세가 나가지 않아 대출을 갚기 위해 금리가 가장 낮은 인터넷전문은행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아썼지만 한도대출은 부채에서 제외한단다. 결국 있지도 않은 자산 3억원이 더해져 기자는 상위 10%의 계층이 됐다. 이건 너무 불합리하지 않냐고 항변했지만 "계산법이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복잡한 계산 방식을 통해 고소득층으로 걸러지는 중소득층이 기자 한 사람뿐일까. 왜곡된 계산법으로 밤늦게까지 고소득층을 걸러내는 수고가 끝나면 걸러진 이들의 한탄에 아동수당을 둘러싼 갈등 2라운드가 시작될 수 있다.

2018-08-08 09:51:57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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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BMW 차량 화재 논란…고객 악용하지 말아야

"13만㎞ 주행한 차량을 신차값으로 환불해 달라는데…." 지난 주말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BMW 서비스센터에서 만난 정비기사가 한 말이다. 최근 BMW 차량의 주행중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BMW코리아는 자발적 리콜과 함께 24시간 서비스센터 가동 및 사고 차량 잔존가치에 대해 100% 현금 보상 등 대대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주행중 발생하는 차량 화재는 인명 피해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점에서 보상보다는 정확한 원인 파악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김효준 BMW코리아대표는 지난 6일 최근 연속된 차량 화재와 관련해 대국민 공개 사과까지 나섰다. 김 대표는 "화재 사고를 겪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또 고객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BMW코리아는 BMW 본사 차량 전문가로 구성된 다국적 프로젝트팀 10명을 투입해서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에 나서는 등 고객 불안감 해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차량 결함은 물론 사고유무, 연식, 주행거리 등과 관계없이 신형 520d 차량 값으로 환불해 달라는 터무니없는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BMW 서비스센터가 리콜로 점검을 받으려는 차량으로 붐비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고객과 서비스센터 직원간의 실강이가 이어지면서 차량 점검이 지연되는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차량 결함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는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최초 차량의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문제를 감지했지만 안일한 대처로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워온 BMW의 잘못이 가장 크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명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최근 목포에서 발생한 520d 차량 화재의 원인은 어떤 부품의 문제인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생명과 직결되는 차량 결함으로 소비자가 겪을 불편함과 피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만큼 BMW코리아는 소비자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소비자들은 올바른 피해보상을 요구해야 한다.

2018-08-07 15:39:31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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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완성도와 신기술, 두마리 토끼를 잡아라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유명한 대사다. 그런데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1년마다 비슷한 고민을 반복한다. "신기술이냐, 완성도냐 뭘 선택해야 할까?" 초기 스마트폰 혁신기간 동안은 신기술이 우세했다. 1년은 커녕 3개월마다 새로운 디자인과 신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이 쏟아졌다. 사용자는 기꺼이 비용을 내고 해마다 스마트폰을 샀고 삶에 느껴지는 변화를 즐겼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자 열광할 만큼의 신기술은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새로운 기술이 주는 부족한 사후지원과 조악한 사용자경험이 남았다. 당연히 사용자는 그런 스마트폰을 외면했으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성장을 멈췄다. 일반적으로 안정성만 중시되는 제품은 긴 교체주기를 갖는다. 냉장고나 세탁기를 1~2년마다 바꾸는 사용자는 별로 없다. 스마트폰이 1~2년마다 사용자에게 구매할 가치를 주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신기술이 들어가야 한다. 단순히 약간 더 빨라지고 약간 더 용량이 늘어난 것으로는 부족하다. 스마트폰 업계에서 신기술을 자제하고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방향은 그래서 틀린 전략이다. 제품에 적용한 이상 신기술이란 당연히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안정성을 만족시키면 일단 쓸 만한 물건이지만 둘 다 만족시키면 구매하고 싶은 물건이 된다. 세계시장에서 한국은 중국산 스마트폰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이다. 안드로이드폰은 똑같은 구글 운영체제를 쓰며 주요 하드웨어 부품 역시 비슷하다. 따라서 안정성만 가진 제품은 중저가 시장에서 단가경쟁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 신기술을 통해 구매하고 싶은 프리미엄폰을 만들어야 시장을 차지하고 선두업체가 될 수 있다. 글로벌 리더 기업은 신기술과 완성도를 당연히 따라가는 요소로 본다.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렇다. 애플은 제품시장 성장이 둔화하면 고가 제품을 통해 매출과 순이익을 늘린다. 이게 가능한 원동력이 완성도 높은 신기술 도입이다. 아직은 국내기업이 안정성을 강화한 제품이라면 달라진 게 없어 실망하고, 신기술을 과감히 도입한 제품이라고 하면 안정적으로 동작할까 의심하는 사용자가 많다. 신기술을 대거 도입한 국내 스마트폰 제품을 단지 시연만 보고도 과감히 구매버튼을 누를 수 있었으면 한다.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보자.

2018-08-05 15:55:54 안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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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단상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마침내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stewardship code) 도입을 공식화했다. 2016년부터 코드 도입을 준비하고, 지난해 본격 연구용역을 거쳐 탄생한 귀한 제도다. 귀한 자식(?)인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국민연금은 지난 달 17일 공청회를 통해 마지막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26일 초안 도입을 공표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지난 7월26일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 위원간 의견 대립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미뤄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자리에선 "이런 엉터리가 어딨냐"는 원색적인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30일 열린 '제 6차 회의'에서 이같은 대립을 겨우 봉합하고, 초안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들이 겨우 봉합한 문제는 국민연금의 '경영참여'다. 앞서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나 국민연금이 의사관철을 위해 다른 주주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위임장 대결 등 자본시장법상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활동을 '재검토' 사안으로 미루면서 노동자 측 일부 위원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국민연금은 노동자 측 위원의 입장을 수렴해 '제한적 경영참여'만 하겠다는 이도저도 아닌 결론을 내놨다. 경영참여에 해당치 않는 주주권부터 우선 도입하지만 경영진이 기업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것. 또 경영참여 주주권은 제반여건이 구비된 후에 도입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초안 도입 때 겪은 '난항'은 시작일 뿐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국민연금이 기업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수준은 무엇인지, 구비해야 하는 '제반여건'은 무엇인 지에 대한 확실한 기준은 제시하지 않아서다. 국민연금이 향후 주주권을 행사할 때 노동자 측, 사용자 측 모두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긴 셈이다. 이번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두고 뒷맛이 씁쓸한 이유다.

2018-08-01 15:52:30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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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구멍 뚫린 정부조사

[기자수첩]구멍 뚫린 정부조사 올 초 신세계 자회사로 편입된 까사미아의 침구 세트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까사미아 측에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며 해당 제품 전량을 회수하라고 명령했다. 까사미아는 지난 2011년에 판매한 토퍼 '까사온 메모텍스'를 회수하고 환불 또는 교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진침대의 매트리스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라돈이 검출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원안위는 1차 조사결과 '방사능 기준치 이하'라고 했지만, 이어진 2차 조사 결과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결함제품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안위가 조사해 기준치를 넘겼다고 발표한 침대는 전부 2010년 이후 생산분이었지만, 2007년 생산된 대진 침대 모델의 라돈 농도를 간이 측정한 결과 주택 실내 기준치를 넘겼다. 오락가락 하는 정부 발표에 국민들은 비판을 가했다. 한편 라돈 검출 문제로 지난 5월 정부가 전수조사를 실시했지만 당시 까사미아가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조사에 구멍이 뚫렸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에 정부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현재 까사미아는 공식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고객 여러분의 상품을 신속하게 회수하고 안전한 상품으로의 교환 및 환불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믿고 사랑해 주신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 드리며 빠른 후속조치를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국민들은 실효성 있는 대책을 원하고 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대진침대의 '라돈침대' 매트리스 수거가 채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 까사미아의 토퍼와 베개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돼 국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해당 업체와 원안위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워 보이는게 사실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등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책피 필요해 보인다. 정부는 지난 전수조사의 잘못을 인정하고, 라돈 검출과 관련 안전 대책을 만들어 국민 불안을 해소할 것이다.

2018-07-31 15:56:52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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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세법개정안, 경제활성화에 도움될까

정부가 내년부터 저소득층 소득과 자녀양육 지원을 위해 근로·자녀장려금을 3배 가까운 수준으로 확대한다. 향후 5년간 약 15조원의 조세지출을 확대해 빈부격차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서민의 세금이 줄어들고 전체 세수는 10년만에 감소 기조로 전환된다. 세수 감소의 주요 원인은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확대다. 우선 근로장려금의 지급 대상은 기존보다 2배, 규모는 3배로 대폭 확대됐다. 최대 지급액은 단독가구 기준 150만원으로 지금보다 75%나 늘어나며 홑벌이가구는 260만원으로 30%, 맞벌이 가구는 300만원으로 20%가 각각 증가한다. 연간 총소득 4000만원 미만인 저소득가구에 지급하는 자녀장려금은 최대지급액을 자녀1인당 최대 30만~50만원에서 50만~70만원까지 인상했다. 저소득층의 기본 생활을 보장하고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근로장려금이라는 형태가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 든다. 정부는 근로장려금이 근로자들의 동기를 부여한다고 설명했지만 오히려 노동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근로의욕 저하 등의 부작용 또한 우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수가 줄어드는 것을 감내하면서까지 저소득층의 혜택은 늘렸지만 소득을 늘리기는 커녕 근로를 줄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저소득층을 대폭 지원하면서 소득 불평등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세수가 급 줄어드는 만큼 재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체 세수가 감소세로 전환하는 것은 대기업·부자 감세를 했던 2008년 세법개정안 이후 10년 만이다. 세수 확보 대책도 필요하다. 당장 내년부터 단행되는 대규모 세수감소에 앞서 향후 세금을 확보할 수 있는 현명한 방안이 마련돼 혹시라도 모를 재정 악화를 예방해야 할 것이다.

2018-07-30 16:17:14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