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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자리걸음' 코스닥, 돌파구는?

미국의 나스닥을 벤치마킹해 만들어졌던 코스닥 시장이 갈수록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금융 당국이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코스닥의 몸집은 커졌으나 코스닥 지수는 십수 년째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올해도 코스닥 시장은 정부가 중점 과제로 추진한 '밸류업 프로그램'과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승했던 글로벌 증시 호황에서 소외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 중 상대적 약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연초 대비 1.39% 떨어진 데 비해 코스닥 지수는 11%가량 하락했다. 또한 지수 하락에 코스닥의 거래대금도 5조~6조 원대를 기록하는 등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 줄어든 셈이다. 코스닥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은 많다. 그중에서도 과도하게 많은 기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지난 2022년 국내 상장사들의 상장 유지 규정이 완화된 데다 상장폐지 절차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수년째 퇴출당해야 마땅한 '좀비기업'들이 그냥 방치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사기꾼들의 '작전 사냥'에 개인 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는 중이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장 유지 조건을 엄격하게 강화하고, 상장폐지 절차를 간소화해 부실기업을 제때 퇴출해 시장의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기업 분석정보를 확대하는 등 정부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좀비기업의 퇴출 문제에 대한 논의를 통해 개선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데다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등 코스닥 시장의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의 산업 규제 완화, 중소기업 지원 정책 등 여러 가지 제도적 지원이 따라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코스닥 시장의 투명한 투자 환경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

2024-08-13 14:28:39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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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뷰티의 엇갈린 해외 실적…뷰티 업계 글로벌 전략 고민해야

국내 뷰티 시장에서 정통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며 K뷰티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그룹과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엇갈린 해외 실적을 기록했다. 두 기업의 해외 사업 실적이 명암을 뚜렷하게 드러낸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K뷰티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올해 2분기 해외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38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불고 있는 K뷰티 열풍 속에서 아모레퍼시픽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매출 하락에 발목을 잡혀 완연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사업은 계속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중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44% 대폭 축소된 1077억원의 매출을 냈고 영업이익도 적자다. 앞서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1482억원이었다. 반면,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해외 사업 매출은 5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다만 주요 해외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2018억원, 북미에서 1316억원, 일본에서 941억원 등의 매출을 냈다. 이 가운데 중국 매출이 가장 큰 점이 눈길을 끈다. LG생활건강은 북미와 일본에서와 달리 중국 시장에서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번 실적은 국내 뷰티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전략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게 한다. 최근 국내 뷰티 업계는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중국 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수출국 다변화를 꾀하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도 큰 시장으로 남아 있으며, 그 중요성 또한 여전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정 단일 시장을 중심으로 한 축소 또는 확장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리스크를 동반할 수도 있겠다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일각에서 중국뿐 아니라 북미에서의 K뷰티 인기도 언젠간 식을 수 밖에 없다는 걱정을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양한 글로벌 시장에서 균형 잡힌 성장 기반을 마련해 K뷰티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2024-08-12 15:35:32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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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 아이 손에 기기 아닌 책 들길 바란다

아이와 함께 들른 대형 서점 앞에서 한 여성이 내 손목을 잡았다. "내년부터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종이책 대신 수업에 쓰이는 거 아시죠. 미리 준비하셔야 해요". 한 사교육업체 디지털 학습기기 영업사원이었다.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디지털교육 마케팅 시장까지 편승해 학부모를 흔들고 있다. 내년부터 초·중·고등학교 수업 현장에 순차적으로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된다. 내년 초등 3학년이 되는 내 아이는 첫 사용자가 된다. 첫해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의 수학·영어·정보 교과부터 시작해 2028년부터는 전 과목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강조하는 디지털교과서의 핵심 키워드는 '맞춤형 수준별 학습'이다. 단순히 종이 교과서를 스캔해 디지털 기기로 옮긴 것을 넘어 학생과 맞춤형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학습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재정은 1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학부모·교사는 물론, 전문가들의 우려는 크다. 고민정 국회 교육위원회 의원실이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전국 학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교원을 상대로 한 다른 조사에서는 단 10%만이 찬성하면서 부정적 평가 비중이 훨씬 높았다. '학습 효과성 의문'과 '디지털 기기 과몰입·중독 우려' 등이 이유로 꼽히는 가운데,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문해력'이다. 디지털교과서에 대해 '디지털 네이티브'로 꼽히는 학령기(초등) 아동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이유다. 초등 시기는 평생 문해력을 결정짓는 시기로 꼽히기 때문이다. 디지털기기 사용이 문해력 저하 원인으로 꼽히며 주요 선진국들은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스웨덴 정부와 학계는 학생의 읽기 능력이 과거보다 떨어진 원인을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라고 진단하고, 6세 미만 아동에 대한 디지털 학습을 완전히 중단했다. 대신 각 학교에 비치할 도서를 사는 비용으로 지난해와 올해만 한화 1조5000억원이 넘는 재원을 지원했다. 프랑스는 지난 2018년부터 학교에 학생이 스마트폰을 가져오지 못하게 했고, 네덜란드는 올해부터 교실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워치까지 금지했다. 한국이 거꾸로 가는 셈이다. 디지털교과서를 국가가 추진하는 사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디지털 강국''학구열이 가장 높은 나라'에서 내딛는 선도적인 발걸음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정부는 '이제껏 본적 없는 새로운 교과서가 찾아옵니다'라고 외치고 있지만, '디지털교과서'의 부작용을 간과해선 안 된다. 내 아이가 학교에서만큼은 연필 잡고 글 쓰면서 종이책으로 읽는 힘을 키웠으면 좋겠다. / 이현진 메트로신문 기자

2024-08-11 13:19:24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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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억울한 이자장사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을 당초 7월에서 9월로 늦췄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정책상품을 내놓으면서 수요자들이 많아졌다. 가계부채가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금리를 높이라고 압박했다. 결국 은행은 올해도 이자장사 비판을 받을 예정이다. 이 상황이 벌어지기까지는 앞으로 4개월이 남았다.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가계대출 축소를 위해 대출 금리를 높이고 있어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수차례에 걸쳐 0.1~0.2%포인트(p)씩 올렸는데 이달 들어서도 0.3~0.4%p씩 높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5번 금리인상 조치를 단행했고, 신한·우리은행 4번, 하나·농협은행 1번씩 인상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15조7383억원으로, 한 달 만에 7조1660억원 증가했다. 반면 예금금리는 줄줄이 인하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거치식예금의 수신금리를 상품별로 연 0.15~0.20%p 인하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16일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정기예금 36개월 이상 상품 기본금리를 3.00%에서 2.95%로 0.05%p 인하할 예정이고, 쏠편한 정기예금 등의 금리도 0.5~0.20%p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최근 은행채 등 시장금리의 계속적인 하락이 이뤄지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5대은행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909조3403억원으로 한 달 사이 18조1879억원 늘었다. 이처럼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점차 벌어지면서 은행은 조달비용이 줄고 이자이익이 느는 반면, 고객은 예금이자가 줄고 대출이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자장사에 대한 비난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올려도 시장금리가 떨어지니 대출금리 인상 효과가 반감되고 있고, 부동산시장 회복과 정책상품의 높은 수요로 늘어난 주담대 수요를 막긴 사실상 역부족이다. 가계부채 관리 효과가 없다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주담대 금리만 지속적으로 높일 경우 금융당국 기조에도 결국 이자장사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말 소비자들의 분노가 은행권으로 향하지 않게 금융당국과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똑바로 실행시켜야 하고, 은행 역시 비난을 피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2024-08-08 15:02:28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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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벤츠 전기차 화재 소비자 공포 확산…안전은 어디에

'전기차 구매는 아직 시기상조' '전기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지난 1일 인천 청라의 한 대단지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수입 전기차 화재소식을 접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다. 당시 차량 화재로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140여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당시 주민 20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호송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차량의 화재 원인이다. 그동안 전기차 화재는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거나 추돌 사고로 인한 외부 충격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인천 전기차 차량 화재는 충전도 하지 않았고 주차한지 3일 정도 지난 후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는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6일에도 전기차가 충전 중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기차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은 확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화재를 막기 위해 '최대 80% 정도만 배터리 충전을 해야한다' '완속충전기로 90%까지만 충전해야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도입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우선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 또 대기업부터 중견·중소 기업까지 20여곳에 달하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 업체도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 인천 전기차 화재 사고처럼 소비자 과실없이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완성차 제조사나 정부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이후 법령으로 강제해야 이같은 사고는 재발하지 않겠지만 현재 뚜렷한 법적 규제는 없는 상태다. 또 완성차 업체들의 치열한 스펙 경쟁도 문제다.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 출시와 함께 주행거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한번 충전에 500km까지 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작 완성차 업계 관계자에게 전기차 구매 여부를 물으면 아직은 시기 상조라며 하이브리드차에 한표를 던졌다. 완성차 업체는 물론 정부는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친환경차의 안정적인 보급을 위해 체계적인 기술 개발과 신뢰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게 어는때보다 중요하다.

2024-08-07 15:49:31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미완의 퇴직연금

오는 12월로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 19주년을 맞이한다. 그러나 퇴직연금 제도는 여전히 완성되지 못했다. 대다수 사업장은 아직도 퇴직연금을 미루고 있고, 퇴직연금 적립액을 연금 형태로 받는 가입자도 아직 10%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은 기존의 '퇴직금'을 대체하기 위해 도입됐다. 근로자가 퇴직금을 체납당하는 일을 예방하고, 퇴직소득을 연금화해 주요 노후 수입원으로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기존 퇴직금 제도는 퇴직 사유가 발생했을 때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근속기간에 비례한 목돈을 지급한다. 퇴사 시 목돈을 한 번에 지급하는 만큼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일도 빈번하다. 반면 퇴직연금 제도는 고용주가 근로자 임금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달 퇴직연금 계좌에 입금한다. 퇴사 이전에 기지급된 적립금을 통해 운용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고, 체납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사업장은 여전히 전체 사업장의 30%에 불과하다. 사업체들이 매달 발생하는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퇴직연금 도입을 꺼리고 있고, 정부도 퇴직연금 의무화에 계속해서 유예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퇴직연금 의무 가입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전체 사업장으로 의무 가입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낮은 운용 수익률도 퇴직연금 제도의 성숙을 가로막고 있다. 최근 퇴직연금의 5년 수익률은 연 2.35% 수준에 불과하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 수익률이 낮다. 이에 따라 가입자의 90%는 퇴직연금 적립액을 연금 형태로 받는 대신 목돈 형태로 출금하고 있다.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낮은 이유로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의 도입 실패가 꼽힌다. 퇴직연금 운용에 적극적이지 않은 가입자를 위해 도입된 디폴트옵션이 원리금보장 상품을 포함하고 있어 충분한 운용 수익이 발생하기 어렵다. 그러나 디폴트옵션에서 무작정 원리금보장 상품을 제외하는 것은 옳지 않다. 증시 폭락 등을 이유로 가입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유명무실한 퇴직연금 제도 교육을 활성화해 가입자 스스로 자신에게 적합한 운용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2024-08-06 11:01:37 안승진 기자
[기자수첩] 밸류업 '여부'도 공시가 필요하다

요즈음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자율성에 맡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도 힘이 빠지면서 국내 증시는 점점 매력을 잃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글로벌 증시들이 급락하면서 상반기에 밸류업 효과로 올려 둔 코스피 상승분도 며칠 만에 반납되는 분위기다. 게다가 일부 기업들은 '헐값 합병' 등 주주환원 역행 기조를 보이기도 한다. 사실상 '밸류업' 흐름에 반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가더라도 일반 주주들이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셈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한 증권맨은 "밸류업 참여 여부 자체에 대한 공시라도 확정시켜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기업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내지 않더라도 기준 기간 내 할 계획이 없다는 안내 정도는 필요하다는 의미다. 상당히 공감했다. 밸류업이 중장기 정책이라고는 하나 초반부터 화력을 잃으면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기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상장사는 11개에 불과하다. 본 공시를 낸 기업을 추리면 키움증권, 에프앤가이드, 콜마홀딩스,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 등 6개사로 다시 좁혀진다. 지난 5월 한국거래소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지 약 두 달이 지났지만 밸류업 공시 참여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대표적인 밸류업 관련주로 꼽히는 금융업종이 그나마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시장의 우려가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당초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이 확정됐을 때, 시장에서 요구했던 기업에 대한 강제성이나 세제 지원 등이 모두 빠지면서 실효성을 보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일각에서는 법인세 세액 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주환원 촉진세제 방안이 '밸류업' 동참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여전히 미지수다. 세제 인센티브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8월 내 입법예고 후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돼야한다. 다만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게다가 '밸류업'의 큰 손으로 꼽혔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BUY KOREA'에서 'BYE KOREA'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부풀었던 글로벌 증시는 어느새 'R(경기침체)의 공포'에 압도되고 있다. 오늘도 국내 증시는 동반 폭락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글로벌 증시 반락국면 속에서 국내 증시가 묻히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개선된 밸류업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2024-08-05 15:45:54 신하은 기자
[기자수첩] '티메프 사태', 시스템 문제가 맞다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이 안 됐네요. 전산 시스템 오류라고 하는데 단순 해프닝이겠죠?" 지난 7월 9일 티메프 판매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이에 티메프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따른 전산 오류로 12일까지 판매대금 정산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확신에 찬 답을 내놨다. 그리고 지금. 해프닝이길 바랐던 '시스템 문제' 사건은 '티메프 사태'로 번졌다. 비판의 화살은 먼저 구영배 큐텐 대표에게 날아갔지만, 이를 미연에 막지 못한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국회·정부로도 향했다. 특히 이번 사태가 조짐도 없이 터진 문제가 아니기에 당국을 향한 비판은 거세다. 티몬은 금감원과 지난 2022년 6월 1차 경영개선협약(MOU) 당시 '유동성 비율' 개선 계획 수치를 2022년 말에는 51% 이상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 유동성 비율은 단기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으로 간주된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말 맺은 2차 협약을 통해 '사업자의 노력 의무' 내용도 추가했다. 티몬이 직접 미상환·미정산잔액의 보호조치를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노력할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티메프가 제출한 이행계획에는 신규 투자유치 시 최대 1000억원 및 투자금의 20%를 별도 예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티몬은 올해 3월 말 유동성 비율 개선 계획치를 10%로 낮춰 제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렇게 MOU 내용 중 그 무엇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감독당국은 '등록업체'에 대한 '강제적 조치 수단'이 없어 막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전자금융업자의 건전성·유동성이 악화하면 은행·보험사·카드사 같은 '인허가업체'에 한해 전자금융감독규정 경영개선권고·요구·명령을 내릴 수 있다. 티메프처럼 '등록업체'에 대한 규제는 MOU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금융당국은 이제야 PG사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어떻게 강화할지 검토 중이다. 아울러 국회도 전금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사후약방문 같은 이야기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이커머스 시장의 거래액은 2010년 약 19조원에서 2019년 코로나19 대확산에 따라 106조원으로 성장하더니, 지난해 210조원에 달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과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문제까지 인지했음에도 당국과 국회가 법 개정을 제안하거나 공론화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다. 이커머스와 관련된 모든 기관은 이번 사태 해결을 비롯해 향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 시스템'을 책임감 있게 구축해야 할 것이다.

2024-08-04 16:11:00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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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회의원의 질의는 '민생'을 향해야 한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지난 7월24일 국민권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가보훈부 등을 상대로 업무보고를 받고 현안 질의를 했다. 당시 정무위의 최대 현안은 권익위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신고 건을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리한 것과 지난 1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흉기 피습 당시 119응급의료 헬기 이송이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라고 한 것이었다. 여야의 질문은 유철환 권익위원장과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에 쏟아졌다. 허나, 오전 질의 마지막으로 나선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는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에게만 향했다. 김 의원은 티몬·위메프발(發)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에 질문했다. 한 위원장이 "민사적 채무불이행 문제여서 공정거래법으로 의율하기 쉽지 않다"고 말하자 김 의원은 "공정위가 지난해 큐텐이 위메프를 인수할 때 조건 없이 승인해줬다"며 "무리한 몸집 키우기, 재무상황에 대한 이야기 있었음에도 경쟁 촉진을 예상한다는 이유로 조건 없이 승인해 소비자가 피해를 겪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의 질의를 끝으로 오전 질의는 마무리됐다. 김건희 여사 이슈로 공방을 벌이던 중 갑자기 나온 티메프 사태 질의에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김 여사 이슈를 다뤄야지 왜 그런 질의를 하느냐며 지적했다는 후문이다. 김 의원의 오후 질의는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 중개 수수료 이슈로 향했다. 김 의원은 배달의민족이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로 올린 것을 두고 자영업자 입장에선 수수료가 44% 오른 것이라며 공정위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배달의민족이 재무 상황이 나쁘지 않음에도 중개 수수료를 올리는 것을 지적하면서 공정위가 해당 문제에 손을 놓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티메프 사태는 당장 삶이 달린 이슈다. 미정산된 판매대금은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당장 휴가철에 여행상품을 예약한 소비자들은 만사를 제쳐두고 티몬·위메프 본사를 찾아야 했다.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전 대표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는 것도 정치권의 중요한 이슈겠지만, 일파만파로 퍼져가고 있는 민생 이슈를 시의적절하게 챙기고 정부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도 국회의원 질의의 중요한 역할이다.

2024-08-01 13:19:35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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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길잃은 상생금융

"금리 하락은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낮아진 금리만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입주물량, 주택거래량 등 다양한 요인으로도 가계대출은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금리 하락만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31일 한국은행 관계자는 낮아진 금리가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는지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가계 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6월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4.26%로 6개월 전과 비교해 0.56%포인트(p)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4.16%에서 3.71%로 0.44%p 내렸다. 그래서일까. 가계대출 잔액은 증가하는 추세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56조원으로 올해 3월을 제외하곤 매달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은 4월 5조원, 5월과 6월에 각각 6조원 늘었다. 금융당국은 은행을 대상으로 칼을 빼들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확인하고, 가계대출 경영목표 관리 실태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금리인상으로 답했다. DSR 규제를 제대로 이행했고, 가계대출을 철저히 관리한 것만 확인시켜주면 될 것을 굳이 금리인상으로 대응했다. 은행입장에서는 점검이 곧 가계대출을 낮추라는 압박으로 들려, 대출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은행의 금리인상에도 가계대출 규모는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가계대출이 늘어난 이유가 단순이 대출 금리때문 만은 아니라는 것을, 금융당국의 점검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점검 대상은 오직 은행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은행이 아니면 부동산일텐데, 부동산 회복기대감에 수요가 늘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도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상황은 결국 집값 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결국 금융당국의 압박에 높아진 금리로 주담대를 받아 더 비싸진 집을 사야한다. 금융당국이 늘 강조하는 상생은 서로 공존하면서 다 같이 잘 살아간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의 은행압박은 국민과의 상생을 위한 목적이 맞는가. 금융당국의 상생 방향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볼 때다.

2024-07-31 16:50:42 나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