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세 韓경제](上)수출이 이끈 상반기…하반기는?
올 들어 한국경제의 회복세가 완연하다. 일각에선 올해 우리 경제가 수출 호조 등 예상 외 선전으로 최근 2년간의 2%대 저성장을 벗어나 3%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2.5%→2.9%)·산업연구원(2.5%→2.8%) 등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은 최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다만 미 금리인상, 가계부채 등이 하방리스크로 작용한다. 이의 정책 대응 정도에 따라 올해 우리 경제의 성적표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3%대 성장률 달성을 위해 하반기 우리 경제가 주의해야 할 과제들을 짚어 본다. 올 1분기 우리 경제는 건설 및 설비 투자의 증가와 수출 호전 등으로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1%로 전년 동기 0.5% 대비 급등했다. 무려 6분기 만의 1%대 성장률 달성으로 한은은 당시 수출 증가가 GDP 성장률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IT 호황 및 원자재 가격(원유) 회복, 신성장산업 수출 확대 등 영향이다. 월별로 살피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은 17.1%로 전세계 평균인 8.1%의 2배에 이르렀다. 수출 증가율이 높은 품목으론 지난 5월 기준 반도체 37.1%, 석유화학 13.4%, 석유제품 13.1%, 선박류 9.9%, 철강제품 7.4%, 일반기계 6.3%, 디스플레이 4.9%, 자동차 2.6%, 컴퓨터 0.6% 등 순이었다. ◆상반기 수출, 전년比 16.3% 증가 올해 우리 경제의 수출 호조는 글로벌 교역의 회복세가 빨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출 기준 선진국에선 일본이 지난해 4분기 -1.9%에서 올 1분기 8.5%, 신흥국에선 러시아와 브라질 등 자원수출국의 개선폭이 같은 기간 각각 1.8%에서 36.0%, -1.6%에서 24.4% 등으로 확대됐다. 유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브렌트유 현물가격은 지난해 4분기 50.08 달러에서 올 1분기 54.04 달러로 올랐다. 한은은 "최근의 교역 신장률 확대는 세계경제 회복세의 지속과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에서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처럼 세계경제가 올 들어 무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무역이 3년 만에 1조 달러를 재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가 최근 발표한 '2017 상반기 수출입 평가'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9.4% 증가한 5420억 달러, 수입은 14% 증가한 4630 달러로 예측됐다. 이에 따른 총 무역액은 1조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하반기 성장세 주춤…"수출이 견인할 것" 다만 올 2분기 우리 경제는 다시 0%대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생산과 소비가 모두 하락한 영향이다.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최근 올 2분기 경제회복세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측했다. 통관 기준 지난 6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7% 증가하는 등 호조세가 지속됐지만 같은달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3% 줄며 2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고 소매판매 역시 같은 기간 0.9% 줄어 지난 1월 2.1% 역성장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올 상반기 수출 호조를 통해 우리 경제 전반에 경기 회복의 온기가 퍼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상반기 선방했던 건설투자가 올 하반기 들어 꺾일 것으로 보이고 성장엔진이 수출 하나 뿐인 상황에서 통상압력이 현실화되면 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 대선 후보시절부터 최근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미국에 불공정한 협약으로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며 통상압박을 거론하고 있다. 이 외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둔화시키는 요소는 곳곳에 퍼져 있다. 당장 지난 3월 기준 1360조원을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국내 가계의 소비여력을 줄이는 등 우리 경제 소비회복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미 금리인상 및 전세계 보호무역주의 등의 대외 악재도 산적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45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국내 물가 상승률이 둔화될 조짐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결국 하반기 역시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수출이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평가한다. 성 교수는 "하반기 일부 리스크 요인이 작용하는 가운데 수출이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수출은 다소 둔화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기저효과 감소 등의 영향이다. 이에 따른 올해 우리 경제의 3%대 성장률 달성도 힘에 부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