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정착·임금 보조금·음식축제 지원··· 경제 숨통 틔우는 세계도시
세계 주요 도시들이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몰린 경제에 숨통을 틔우기 위해 장기 정착 정보 제공, 임금 보조금 지급, 음식 축제 지원 등의 경기 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26일 서울연구원 세계도시동향에 따르면, 이탈리아 피렌체시는 단기 여행자들이 도시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있게 다양한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Be.Long' 온라인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시가 코로나19로 침체된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운영 중인 Be.Long 프로그램은 주거지, 의료 보험, 비자, 교통수단, 휴가 정보 등 피렌체에 장기간 사는데 필요한 정보를 총망라한 온라인 서비스다. '오래 머무는 방식, 피렌체 방식(Long Stay, The Florence Way)'을 모토로 한다. 서비스 타깃은 관광객, 스타트업 종사자, 사업가, 유학생, 블로거, 디지털 노마드 등 단기간 피렌체시에 거주할 계획이 있는 이들이다. Be.Long 프로그램은 대상자들에게 직업·학업·일상생활에 관련된 유용한 팁과 관광 정보 등 주제별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컨대 해외여행 블로거와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는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공동 작업(co-working) 공간 정보를, 유학생과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는 피렌체 대학교, 사립 교육기관, 언어교육원과 연계해 학업 및 장학금에 대한 자료를 제공한다. 또 피렌체시에 거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동산 중개업체와 협업해 좋은 위치의 아파트·원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고, 피렌체 시민들만 누리는 할인카드를 발급해주는 등 유용한 일상생활 정보를 공유한다. 서울연구원은 "Be.Long 프로그램은 획일화된 단체 관광 서비스의 한계를 경험한 뒤 도시의 다양성을 위해 개인들을 유치하려는 시정부의 노력"이라며 "피렌체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럽 청장년층의 3분의 1이 이동이 자유로운 스마트 워킹을 함에 따라 창조력 있는 젊은 세대를 도시로 유입시키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Be.Long 프로그램은 외국인들이 도시에 깊이 동화·흡수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면서 "피렌체시의 다양한 공공기관, 회사, 학교, 상점들과 협업한 덕분에 시민들 역시 경제적·사회적 이득을 얻고 있다"고 부연했다. 캐나다 토론토시는 외식·관광 산업의 부흥을 위해 지난 8월 12~28일 대표적인 여름철 음식 축제인 '서머리셔스(여름을 의미하는 Summer와 맛있다를 뜻하는 Delicious의 합성어)'를 열었다. 서머리셔스는 연중 레스토랑 업종의 경기가 부진한 여름철에 외식 산업을 활성화하고자 토론토시가 2003년부터 진행해온 축제다. 이 축제가 시작된 이후 레스토랑 업종에서 3억5300만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됐다고 서울연구원은 덧붙였다. 서머리셔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다가 2년 만인 올 8월 다시 개최됐다. 이 음식 축제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다문화 도시인 토론토의 다양한 음식 문화와 정찬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축제에 참가하는 레스토랑들은 행사 기간 전채요리, 본요리, 후식으로 구성된 코스 요리를 개발해 시민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특별한 음식을 맛볼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연구원은 "토론토시는 서머리셔스를 통해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과 지난 2년간 침체된 외식 및 관광 산업의 회복과 발전을 지원하고자 했다"면서 "올해에는 음식축제 참여 레스토랑에 부과하던 참가 수수료를 면제했고 음식점들이 스스로 메뉴와 가격대를 정할 수 있는 재량을 줘 참여 레스토랑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캐나다에서 1만3000개의 음식점이 문을 닫은 가운데 이 축제가 토론토의 외식산업과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주가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도록 임금 보조금을 지급하고, 장애인·청년의 단기고용을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임금 보조금 지급 프로그램은 고용 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의 경영 부담을 덜고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고자 마련됐다. 정부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30% 이상 급감한 사업장에 임금 보조금을 주고, 사업주는 월 4000링깃 이하를 받는 근로자에게 최대 3개월간 달마다 600링깃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말레이시아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임금 보조금을 지급했고, 이를 통해 296만명(금년 7월 29일 기준)의 고용을 유지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단기 고용 프로그램은 장애인을 포함한 청년층의 공공부문 및 국영기업의 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다. 지난해에는 6만3221명이, 올해에는 8월 5일까지 4만95명이 단기고용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