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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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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마이너리티 디자인 外

◆마이너리티 디자인 사와다 도모히로 지음/김영현 옮김/다다서재 키보드와 라이터, 구부러지는 빨대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약자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19세기 발명가 펠레그리노 투리는 시력을 잃어가는 연인과 편지를 주고받기 위해 키보드의 원형인 '타이프라이터'를 고안했다. 라이터는 두 손을 못 쓰는 사람을 위해, 구부러지는 빨대는 앉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 개발됐다. 운동신경이 빵점이었던 저자는 자신의 소수자성을 계기로 일반인이 국가대표와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경기인 '유루 스포츠'를 탄생시켰다. "소수자는 사회의 불완전한 부분을 발견하게 한다. 이들이 찾아낸 구멍을 메우면 세계는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한다. 누군가의 약점이야말로 이 사회를 살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책은 강조한다. 304쪽. 1만6000원. ◆감정 어휘 유선경 지음/앤의서재 지하철이나 버스에 타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면 '짜증 나', '스트레스 받아'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책은 두루뭉술한 표현 속에 진짜 감정이 숨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평소 코가 큰 게 콤플렉스인 A에게 B가 "너 스펀지밥에 나오는 징징이 닮았다"고 짓궂은 장난을 치면 "짜증 나"라고 대꾸하지 말고 "네가 조동아리를 함부로 놀려서 내가 상처받았으니 지금 당장 사과하라"고 자기감정을 똑바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자신이 느끼는 기분을 올바르게 인지하고 적확한 어휘로 표현만 해도 심리·소통·관계에서의 수많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280쪽. 1만6000원. ◆크게 그린 사람 은유 지음/한겨레출판 책은 인간다움의 가치를 질문하며 크게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모두가 쳐다보는 아름다운 사람이 아닌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유를 자극하는 이들. 누구나 부러워하는 삶을 사는 셀러브리티가 아닌 살아가는 일 자체로 모두의 해방에 기여하는 사람들. 저자는 "이야기는 힘이 세서 견고한 관념을 부순다"며 "우리가 듣는 이야기가 한 개인의 감각과 정신의 속성을 천천히 바꾸기에 살아가면서 참조할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많아야 한다"고 말한다. 혼란한 현실을 톺아보고 올곧은 미래를 무한히 상상하는 연대의 기록으로 확장하는 책. 304쪽. 1만6000원.

2022-05-19 15:22:18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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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겸손한 공감

김병수 지음/더퀘스트 고등학교 다닐 적에는 친했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 멀어진 친구가 하나 있다. 그는 "ㅇㅇ야, 우리 언제 만날까?"라고 물어보면 늘 이런저런 핑계를 들며 약속을 미뤘다. 어떤 날은 선약이 있고, 다른 날은 할아버지 생신이어서 가족 모임이 잡혔고, 주말에는 교회에 가야 한다는 등 별의별 이유를 다 대길래 '그냥 좀 바쁜가 보다' 했다. 다른 동창을 통해 이 친구의 근황을 듣게 됐는데 5년 전쯤 결혼을 해서 벌써 애가 둘이라는 것이었다. 죽마고우라고 생각했는데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다른 이가 전해준 말에 따르면 필자가 학창시절에 메뚜기를 닮았다고 하도 놀려대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아니 저는 나를 처키 닮았다고 놀려댔으면서. 심지어는 휴대폰에 본명이 아닌 '처키'로 저장해 놓았다! 뭐 그래도 변명을 해보자면 당시 필자는 별명을 애칭이라고 생각했다. 본명을 부르면 거리감이 느껴졌달까. 부모님들이 평소에는 자식을 찾을 때 이름을 부르다가 혼낼 일이 있으면 성을 붙여 풀네임으로 호명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 사람 마음이 다 내 맘 같을 순 없는 것이구나' 필자는 소중한 친구를 잃은 후에야 이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됐다. MBTI가 유행하면서 편해진 점은 속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타인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MBTI를 묻고 다닌다. 수집된 정보는 '저 사람은 이러이러한 특성이 있으니 요런 점을 주의해야겠다' 혹은 '아, 이런저런 성향 때문에 그때 그렇게 행동했구나' 하는 식으로 사용하곤 한다. 사전에 조심해야 할 사항을 체크하거나 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지표로 사용하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겸손한 공감'의 저자인 김병수 박사는 성격 검사가 유행하는 이유에 대해 "갈등하고 반목하는 상대의 성격이 궁금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사람의 심리"라며 "한 사람의 성향을 잘 알면 설득하거나 싸워서 이길 수 있다고 여기니까 자신과 갈등상태에 있는 대상의 성격을 파악하고 싶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이야기한다. 책은 성격 검사를 맹신하는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자기 잘못을 설명할 때는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하고 타인의 실책은 성격 탓이라고 믿는 심리적 편향에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 사람 성격이 원래 그렇잖아'라고 말하지 말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품위 있는 사람이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게 됐을까'라고 상상력을 발휘해보자"고 제안한다. 236쪽. 1만6000원.

2022-05-19 14:41:5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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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폐업 소상공인 3000명에 재기지원금 300만원 지급

서울시는 폐업 소상공인 3000명에게 재기지원금 300만원을 지급한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사업자등록증상 소재지가 서울이며, 신청일 기준 6개월 이상 영업한 점포형 소상공인을 지원한다. 작년 1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 중 영업을 접었거나 폐업 예정이면 신청 가능하다. 폐업 결정 이후 발생하는 사업정리 비용(임차료, 점포원상복구비)과 재창업 및 취업을 위한 직업훈련비 등을 지원해 폐업 소상공인이 재기할 발판을 마련해준다는 취지라고 시는 설명했다. 지원을 받고자 하는 소상공인은 오는 27일부터 '사업정리 및 재기 지원사업'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신청자가 급증하면 사업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고 시는 덧붙였다. 신청방법 등 세부 사항은 서울시 자영업지원센터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눈물을 머금고 문을 닫기로 결정했지만 철거비용 등 여러 걸림돌로 폐업마저 쉽지 않았던 소상공인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정리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본 사업의 목적"이라며 "폐업 위기에 내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다소나마 덜어주고, 안정적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2-05-18 15:11:43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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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년 2개월 만에 대중교통 하루 이용객 1000만명 돌파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모습./ 메트로DB 서울시는 코로나19 사태로 감소했던 서울 대중교통의 일일 이용객수가 2년 2개월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서울 대중교통(버스+지하철) 이용객 수는 1007만4000명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2월 넷째주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시는 5월 둘째주에도 1028만6000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의 85.5%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급증한 이동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심야 대중교통 대책을 추진 중이다. 올빼미 버스 확대 운영, 시내버스 막차 연장, 택시 부제 해제 등으로 심야 대중교통 수송력이 40%(1만2000명)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심야 수송량의 84%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나, 기존 수요 부족분인 3만명보다 여전히 1만8000명 정도가 부족한 상황이다. 시는 다음달부터 지하철 심야 연장 운행이 재개되면 하루 운행 횟수가 약 308편(1~9호선, 우이신설선, 신림선) 늘어 최대 17만명을 추가로 수송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2-05-18 14:41:13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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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지방분권 활동 강화·빅데이터 활용 의정활동 지원··· 풀뿌리 주민자치 확립

오세훈 시장이 작년 4월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0회 시의회 임시회' 개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손진영 기자 서울시의회가 지방분권 활동 강화, 빅데이터·AI 활용 의정활동 지원,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조례' 운영, 현장 중심의 맞춤형 민원처리로 풀뿌리 주민자치 확립에 나선다. 18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방의회 위상정립에 기여하고자 올해 지방분권 헌법 개정, 지방의회법 제정 및 시의회 지방분권 당면 과제 실현을 위한 활동을 벌인다. 먼저 시의회는 이달 서울시장 선거 후보에 지방분권 협약 자료를 전달하고, 6월에는 서울특별시의회 지방분권TF(지방분권 실현을 구체화하고 분권 청사진을 마련하는데 앞장서겠다는 취지에서 시의회가 2016년 출범한 기구) 백서를 발간한다. 연내 시민공감대 확산을 위한 지방분권 토론회와 세미나, 간담회 등도 열 방침이다. 4차산업 기술을 이용한 의정활동 지원도 추진한다. 시의회는 빅데이터 분석도구인 파이썬, R 등으로 서울시 핵심 사업을 계량 분석하고 시각화해 예산 효율성을 평가한다. 또 AI·빅데이터의 업무 자동화 기능을 활용해 과학적인 의정 지원 시스템을 마련한다. 내달 중 '서울시의회 AI·빅데이터 지원시스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7월에는 스위스 경영대 국내분교, 한국인공지능협회 등에 소속된 빅데이터 전문가 10명 내외로 자문단을 꾸려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달부터 12월까지는 교통분야 등 빅데이터 계량분석을 진행한다. 아울러 시의회는 올 1월부터 시헹된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법률 및 조례'를 효과적으로 운영해 지방자치 행정에 대한 주민의 직접 참여를 강화하기로 했다. 주민조례발안법은 주민의 조례 제정과 개정·폐지 청구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 주민의 직접 참여를 보장하고 지방자치 행정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시의회는 주민조례발안 단계별 세부 운영 매뉴얼에 맞춰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폐지 청구에 대응하고 있다. 앞서 서울학생인권조례폐지범시민연대는 작년 12월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가 혐오표현을 금지하고 종립학교에서 이뤄지는 종교 교육의 자유를 제한,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시의회에 학생인권 조례 폐지를 청구했다. 시의회는 시의원 2명, 입법 분야 전문가 5명, 공무원 2명 등 총 9명으로 주민조례청구 심의위원회를 구성·운영해 행정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의회는 심도 있는 민원 처리를 위해 상시 현장 조사를 추진한다. 지역 사정에 밝은 자치구 퇴직공무원과 관련 분야 전문가로 꾸려진 '민원해소자문단'을 현장에 투입해 효과적인 민원 해소를 도모하고, 복합민원 해결을 위한 '민관 협의체(간담회)' 운영을 활성화해 최적의 해결책을 도출한다는 구상이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2-05-18 14:12:55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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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18일 '청년쿡 비즈니스센터' 오픈

청년쿡 비즈니스센터에 마련된 공유주방./ 서울시 서울시는 이달 18일 외식업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전용 보육 공간 '청년쿡 비즈니스센터'의 문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센터는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건대입구역 '건대맛의거리' 인근(광진구 자양동 227-17)에 자리해 있다. 연면적 259㎡ 규모로 ▲조리 실습을 위한 오픈키친 ▲맛 테스팅 및 커뮤니티 공간 ▲창업보육공간 ▲푸드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다. 센터는 기수별로 창업 주제를 정해 심층적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현장체험을 통해 실전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한다. 앞서 시는 지난달 '공유주방 배달창업'을 주제로 1기 청년 예비창업자 15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8월까지 센터에서 이론 및 실습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 기간 중 신효섭 셰프, '오늘애김밥' 문영일 대표 특강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시는 전했다. 센터는 창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전문가 브랜딩과 디자인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전문가가 사업계획서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는 '모의 투자설명(IR) 데모데이', 컨설팅 결과로 탄생한 시제품에 대한 검증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맛 테스팅 대회'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수료자가 민간에서 운영 중인 배달형 공유주방에서 실습을 희망할 경우 단기 임대, 보증금 면제 등 실질적인 혜택도 부여할 계획이라고 시는 덧붙였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다른 업종에 비해 폐업률이 높은 외식업 분야에서 청년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인큐베이팅이 필수"라며 "청년쿡 비즈니스센터 1기 교육생을 시작으로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청년 외식 창업가를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2-05-17 15:00:0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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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112) 선사시대 생활상 엿볼 수 있는 '서울 암사동 유적'

'선사시대'는 인류가 문자를 사용하기 전의 시대를 의미한다. 문자로 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탓에 당시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은 그들이 남긴 유적과 유물을 통해 추측해야 한다. 서울 암사동 유적은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토기, 석기 등 유물이 노출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 학자 요코야마와 후지타가 암사리 한강변에서 다량의 토기와 석기를 수습했다. 이후 1957년 경희대학교에 의해 처음으로 간단한 발굴이 이뤄졌고, 1960년대에 이르러서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됐다. 1968년 장충고등학교 야구부 훈련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선사시대 주거지가 드러나게 돼 대학연합의 발굴조사가 추진됐다. 1975년까지 수혈주거지, 빗살무늬토기, 어망추, 갈돌 등의 신석기시대 유물과 백제시대 유물들이 보고됐고, 2015년 유적공원의 시설 정비를 위한 시굴조사에서 신석기시대와 삼국시대 문화층이 발견됐다. 유구 확인을 위해 이듬해부터 2018년까지 벌인 발굴조사에서 중심에 불자리가 있는 원형 움집 구조의 신석기시대 주거지와 백제시대 주거지들이 중첩돼 나타났다. 특히 신석기시대 주거지에서는 암사동 유적 최초로 옥으로 만든 장신구와 흑요석재 등이 나왔다. 현재까지 암사동 유적에서는 다양한 문양이 새겨진 빗살무늬토기와 갈돌, 갈판, 도끼, 어망추 등 석기유물이 출토됐고, 불에 탄 도토리도 발견됐다. ◆암사동 출토 유물 전시된 박물관 지난 4일 기원전 5000~4000년경에 형성되기 시작한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문화 초기단계의 마을 유적을 만나볼 수 있는 '서울 암사동 유적'을 찾았다. 서울 지하철 8호선 암사역 4번 출구에서 구리암사대교 방향으로 1.1km(도보 18분 소요)를 걸으면 나무 기둥을 엮어 만든 울타리가 쳐진 '서울 암사동 유적' 입구가 나온다. '빗살무늬 토기의 예술혼이 살아있는 곳, 서울 암사동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어 목적지를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주차장 맞은편에 있는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입장했다. 입장료는 만 19세~64세 어른은 1명당 500원, 만 7세~18세 어린이와 청소년은 인당 300원으로 책정됐다. 입장권 뒤에는 '문화재보호기금법에 의거해 관람료 징수금액의 100분의 10을 문화재보호기금에 납부하고 있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었다. 서울 암사동 유적은 하늘 위에서 보면 동쪽으로 나부끼는 깃발처럼 생겼다. 입구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유구보호각, 복원움집, 박물관, 선사체험마을이 차례로 들어섰다. 녹음이 우거진 숲길을 지나 '암사동선사유적박물관'으로 갔다. 전시관의 주요 유적은 암사동 유적에서 발굴된 빗살무늬 토기였다. 토기의 입술 부위에는 손톱 등을 찍어 눌러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짧은 빗금이 3~5열로 새겨졌다. 몸통 부위에는 옆으로 누운 'V'자를 여러 개 겹친 문양이 찍혀 있었다. 이 무늬는 생선의 뼈 모양과 비슷해 '어골문'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바닥 부위에는 몸통과 연결되는 빗살 문양이나 동심원 무늬가 그려졌다. 박물관 측은 "암사동 유적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빗살무늬 토기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약 6000년 전 암사동에 살았던 신석기 시대 사람들은 주어진 자연환경에 적응, 토기와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면서 새로운 문화 인류의 서막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암사동선사유적박물관을 찾은 한 어린이는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눌비빔(가로 막대를 오르락내리락 움직여 세로 막대를 회전시켜 불꽃을 얻는 것) 방법으로 불 피우는 체험을 하며 즐거워했다. 이외에도 박물관에서는 신석기 시대 한강에 서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소형 크기의 동물(멧돼지, 두더지, 노루, 너구리, 족제비, 고라니, 멧토끼, 사슴)과 물고기(점농어, 황복, 누치, 동자개, 참마자) 등을 볼 수 있었다. ◆선사 체험 마을·유구 보호각 등 볼거리 가득 서울 암사동 유적에서 방문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은 선사시대 생활상을 재현한 조형물이 설치된 '선사 체험 마을'이었다. 그물망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 직접 잡은 사슴을 어깨에 지고 가는 사냥꾼들, 모닥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먹는 선사시대 사람들을 마을 곳곳에서 마주했다. 지난 5일 선사 체험 마을로 나들이를 나온 동네 주민들은 너른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놓고 소풍을 즐겼다. 그 옆에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기가 민들레 홀씨를 입으로 후후 불며 까르르 웃고 있었다. 서울 암사동 유적에는 내부 관람이 가능한 움집도 하나 마련됐다. 움집의 생김새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비가 올 때 갓 위에 덮어쓰는 우장 '갈모'와 비슷했다. 이 체험 시설은 암사동 유적에서 발굴 조사된 신석기 시대 움집을 약 1.5배 확대해 조성한 것이라고 한다. 창을 손질하는 아버지, 고기를 써는 어머니, 물고기를 굽는 아들, 음식을 먹는 딸을 표현한 사람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았다. 외형이 실제 사람과 유사해 약간 섬뜩하게 느껴졌다. 어느 정도였냐면 얼음땡 놀이를 하다가 '얼음'에 걸려 멈춰있는 것처럼 보였다. 체험움집을 빠져나와 유구보호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양대학교문화재연구소는 2016~2017년 학술발굴조사를 실시해 신석기시대 주거지 8기와 삼국시대 주거지 5기, 수혈유구 5기를 확인했다. 그중 일부 중요 유구를 보존하고 교육 현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건립한 보호시설이 이 유구보호각이다. 유구보호각 안에 보존된 신석기시대 주거지가 가장 눈에 띄었다. 이 주거지 내부에서는 탄화된 목재와 돌을 둘러 만든 화덕자리가 확인됐다. 목재의 탄화된 흔적이 비교적 형태를 갖추고 있어 화재로 인해 폐기된 주거지로 추정됐다. 주거지 내부 전체 범위에서 토기편이 출토됐고, 바닥면에서는 완성된 형태로 복원 가능한 빗살무늬토기 한 개체가 나왔다고 한다. 강동구는 서울 암사동 유적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구는 서울 암사동 유적 세계유산 등재 기원 범국민 서명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다. 현재까지 서명에 참가한 시민은 총 4658명으로 집계됐다. 캠페인 참가 희망자는 '암사동 선사 유적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서명 운동에 동참하면 된다.

2022-05-17 14:48:23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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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투기판 우려되는 미술시장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미술품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작품을 구매하는 이들의 평균 연령도 하향화됐다. 그중에서도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를 합친 말)의 부상은 동시대 아트마켓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이다. 세계 최대 아트페어 주관사인 아트바젤과 후원사인 UBS가 펴낸 '2021 미술시장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과 영국, 중국, 멕시코 등 10개국 고액 자산가 컬렉터 2569명 중 56%가 20~30대가 주축인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초반부터 50대 중반인 X세대가 32%로 뒤를 이었다. 20대에서 50대가 전체 컬렉터의 80%가 넘는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 방문객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키아프 서울 2021 리포트'에 따르면 처음 키아프를 방문한 53.5%의 관람객 중 MZ세대인 21~40세가 60.4%로 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40~50대가 33.8%를 기록했다. 최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최된 미술장터인 '아트부산'(5월 13~15일)도 마찬가지였다. 10만여 명의 방문객 중 MZ세대의 비중이 높았다는 것이 주최 측의 판단이다. MZ세대가 소위 '불장'(상승장)을 이끄는 축이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MZ세대가 시장의 주류가 되자 화랑과 경매사들은 그들이 원하는 작품을 발 빠르게 내걸었다.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미술시장 출품작들이 다양해졌다. 소유와 공유의 개념이 보편적인 MZ세대는 미술품투자 방식에도 변화를 줘 2018년 이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공동구매나 조각투자,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등의 새로운 투자방식이 생겨났다. 또한 이들은 같은 감성을 공유하는 아티스트들을 주요 작가군으로 부상시켰다. MZ세대에게 미술품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투자해 돈까지 벌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무엇보다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그들에게 미술품은 '나'를 드러내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이면서 취미가 돈이 되는 '상품'인 셈이다. 그러니 미술품과 한정판 스니커즈(운동화)를 어찌 비교할 수 있느냐는 시선은 (적어도 그들에겐) 촌스럽다. 널뛰기하는 주식과 가상자산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것도 미술품 투자의 장점으로 꼽힌다. 미술품은 각종 세금의 제약에서도 자유롭다. 수익률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투자 요소다. 온라인 플랫폼과 언론에선 매각률과 평균 매각기간, 평균 수익률 등을 심심찮게 다룬다. 작든 크든 투자 대비 이익의 비중만 놓고 보면 혹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예산이 필요한 일부 거장들의 작품을 제외하면 그들이 선택한 작품들의 경우 대체로 예술성을 논하기 어렵다. 실제 MZ세대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아 없어서 못 판다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미학적, 미술사적 가치 면에서 한계가 있다. 때론 기초가 부족한 아마추어 작품이 부풀려졌다는 인상도 준다. 하지만 아트페어가 열릴 때마다 특정 세대가 메뚜기 떼처럼 몰려와 작품을 싹쓸이하다시피 한다. MZ세대의 미술품 구입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남는 건 '작가 소비' 외 의미적인 게 없다. 이는 작가 및 작품의 내용 따위엔 아무 관심 없이 작품가격과 판매 여부만 묻는 현실이 잘 증명한다. 지속 가능한 투자보다 주기가 짧은 단타 형식의 미술 투자로 돈만 벌면 그만인 것이다.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일부 미술시장 관계자들은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설픈 작가 작품에 '신선하다', '새로운' 등의 형용사를 남발한다. 젊은 작가들을 수혈하며 작가 소비에 동참한다. 심지어 점쟁이마냥 "이 미술품을 사 놓으면 오른다"는 식의 무책임한 전망을 내놓거나 거장의 꼬리표에 젊은 작가의 이름을 붙여 신화화하는 무리수까지 둔다. 역시 돈을 벌기 위해서다. 하지만 미술시장이 작가를 보호하지 않는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보면서도 자정 노력 없는 행태는 시장의 수명을 단축시킬 뿐이다. 이런 양태라면 오늘의 호황은 3년을 채 못 갈 것이 자명하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2022-05-17 10:39:27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