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이유는…반도체부터 新가전까지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이 8조 1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시장 성장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 2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5조4750억원, 현대차증권은 5조6000억원을 예상하는 등 기대감도 높은 상태다. 이는 전년 동기 3조4000억원보다 5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2018년 4분기(7조7700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반도체 시장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부진을 끝내고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앞서 미국 마이크론 역시 최근 미국 회계 기준 3분기(3~5월)에 호실적을 거두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을 확인한 바 있다. 삼성과는 달리 매출액이 전년비 13.58% 성장한 54억38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2% 가량 감소한 8억8800만달러였다. 반도체 시장이 다시 성장하게 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버 업체들이 잇따라 설비를 늘리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동시에 D램과 낸드 등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진들과 함께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를 방문했다.(왼쪽부터) 김기남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강창진 세메스 사장. /삼성전자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D램 고정 거래 가격은 3.31달러였다. 전년 동기보다 17.8%나 높은 가격이다. 6월 들어서는 재고 증가로 인해 상승세가 멈추긴 했지만, 수요 감소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덕분에 하락 전환을 피할 수 있었다. 관련 업계가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구매를 망설이고 있었지만, 다시 재고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도 직접 현장 경영에 나서며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 출장지로 중국 시안 반도체를 선택했으며, 평택 사업장에도 EUV 라인 증설을 지시하며 '초격차' 유지를 진두지휘했다. 특히 최근에는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통한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는 모습이다. 최근 협력사와 산학, 지역사회 등과 협력해 'K칩'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장비 자회사인 세메스를 방문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전을 주문하기도 했다. 반도체뿐 아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예상을 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은 대면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탓에 2분기 셧다운으로 인한 판매량 급감이 예상됐지만, 셧다운 해제 후 다시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깜짝 실적을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유출된 갤럭시노트20 울트라 렌더링 이미지. / 샘모바일 이에 따른 IM부문 영업이익 예상치는 1조원 중후반대다. 당초 예상됐던 스마트폰 출하량은 4900만대에 불과했으나, 실제로는 5400만대 가량을 판매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마케팅 비용 감소도 호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긴 하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이다. 3분기부터는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연말까지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CE부문도 영업이익을 6000억원 가량 벌어들인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7100억원)보다는 다소 축소됐지만, 2분기 절반 가까운 기간인 4~5월에 북미와 유럽 등 매장이 영업을 중지했던 만큼 깜짝 실적으로 평가된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이 다시 문을 열면서 수요가 다시 크게 늘었고, 국내에서도 공기청정기 등 위생가전과 함께 에어컨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건조기와 의류기 등 신가전 판매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로부터 OLED 패널을 축소 공급한 데 따른 보상금 9000억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