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정되자 반도체 시장도 '들썩'…미중무역분쟁 등 악재 우려 남아
반도체 팹 장비 투자액. /국제반도체재료장비협회 반도체 산업이 코로나19 사태 진정세로 본격적으로 성장하려는 모습이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가 남아있어서 아직은 더 지켜봐야한다는 주장도 이어진다. 국제반도체재료장비협회(SEMI)는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팹 투자액이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4% 적은 수준이지만, 2019년 전년비 팹투자 감소치인 8%보다는 개선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셈이다. 올 1분기 팹 장비 투자액 감소 예상치도 당초 전분기 26%에서 15%로 수정했다. SEMI는 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로 일반 전자 제품에 대한 지출이 감소하는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크라우드 서비스와 서버 확대, 게임 소비 증가 등으로 메모리 및 IT 관련 장치 수요는 촉진되며 팹 투자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모습이다. 6만원대 초반이었던 삼성전자 목표 주가는 6만원대 후반으로, 10만원대였던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11만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도체 시장이 다시 성장세를 뚜렷하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가 확산하면서 서버향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이 다시 문을 열면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 판매량도 회복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삼성전자 특히 하반기 대형 신제품 출시가 잇따라 이어질 예정이어서, 반도체 시장도 일찌감치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20과 새로운 폴더블 제품을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는 각각 신형 콘솔을 출시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실제로 5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7.1%나 증가하면서 코로나19 그늘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특히 D램 수출이 17.4%나 늘어나면서 실적 성장이 가시화된 상태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 상승 기대도 높아졌다. 하나금융투자는 2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을 1조900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그 밖에 전문가들도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단,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서버 업체가 코로나19로 반도체 재고를 크게 확대한 상황에서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것이다. 당장 D램 현물 가격이 2달러대까지 하락했다. 현물가격이 실제 판매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반도체 업계 재고 수준이 늘어났다는 추정은 가능하다. 미중무역분쟁 리스크도 여전하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사실상 반도체를 공급하지 말라고 규제한 가운데, 화웨이가 미디어텍 등 새로운 업체와 거래를 타진하면서 반사이익 효과 기대도 쪼그라들었다. 만약 미중무역분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전세계 시장 위축이라는 또 다른 악재도 남아있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