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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
<코스닥 20년史>벤처신화의 주역 누가 있을까

97~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김대중 정부는 벤처를 경제의 돌파구로 삼는다. 정보기술(IT) 벤처기업 육성정책을 내놨다. 이때 등장한 기업들이 새롬기술, 장미디어, 터보테크, 로커스, 다음 등이다. 99년 8월 2575원에서 시작한 새롬기술 주가는 2000년 2월 30만8000원까지 1만1861%나 올랐다. 다음은 1만1200원(99년 11월)에서 불과 2개월 만에 40만6500원까지 3만6194% 치솟았다. 그러나 2000년 초 전 세계적인 인터넷 붐이 꺼지면서 거품은 일순간에 사라졌고 새롬기술 주가는 2000년 12월 5500원으로 급전직하했다. 오상수 전 새롬기술 사장도 영어의 몸이 됐다가 지난 2005년 말 형기를 마쳤다. 그가 어디서 활동하는지 아는 이는 드물다. 1989년 한글 워드프로세서인 '아래아 한글'을 개발한 이찬진 현 포티스 대표는 1990년 한글과 컴퓨터를 창업했다. 이찬진 대표는 1996년 당시 국내 최고 여배우였던 김희애씨와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현재 포티스 대표로 있다. 박병엽 전 회장도 천당과 지옥을 오간 벤처인이다. 그는 91년 팬택을 설립한다. 초기에는 무선호출기(삐삐)를 만들어 국내외에 판매했다. 1997년부터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휴대전화를 생산했고, 2010년에는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그 과정에서 현대큐리텔, SK텔레텍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는 등 사세를 키웠다. 하지만 2007년과 2014년 두 차례 법정관리를 겪었다. 박 전 회장은 두 번째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직전인 2013년 회사를 떠났다. 김형순(로커스)·김광수(두인전자)·홍성범(세원텔레콤)·안영경(핸디소프트)·장영승(나눔기술) 등도 벤처 1세대로 기억속에 있다. 이들은 90년대 벤처 황금기를 누렸다. 90년대 최고의 가수인 '서태지와 아이들' 부럽지 않았다. 이들보다 앞서 대한민국 벤처 1호는 이용태 전 삼보컴퓨터 회장. 벤처 생태계의 씨앗을 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정관리 후 삼보컴퓨터는 2008년 차남인 이홍선 대표가 맡고 있다. 1981년 큐닉스와 함께 설립된 'YG-1(구 양지원공구)'도 1세대 벤처기업이다. 83년에 비트컴퓨터가 혜성처럼 등장한다. 당시 대학생이던 조현정 회장이 창업했다. 그는 89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범천 대표, 김종길 삼보트라이젬 대표와 함께 '한국 컴퓨터의 새별'로 소개되기도 했다. '미래산업'을 창업한 정문술 전 카이스트 이사장도 화제를 몰고 다녔다. 40대의 늦은 나이에 벤처업계에 도전장을 던져 주목을 받았다. 가파르게 성장한 미래산업은 미국 나스닥 시장에도 상장했다. 그는 카이스트에 500여 억원을 기부해 지금도 '가장 존경받는 벤처인'중 하나로 꼽힌다. 1985년에는 벤처업계의 대부라 불리는 이민화의 '메디슨'이 설립됐다. 그는 현재 카이스트 초빙교수로 있다. 이들을 보고자란 90년대 후반의 벤처인들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1995년에는 안철수 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를 만들어 화제가 됐다.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안철수 의원은 당시 컴퓨터바이러스 백신 연구를 시작하며 국내 최초로 백신 연구소를 설립한 한국 컴퓨터 백신의 개척자다. 황철주 대표도 '주성엔지니어링'을 설립한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이 때 혜성처럼 등장한다. 둘은 서울대 공대 86학번 동기로 각각 네이버와 한게임을 창업한 후 2000년 NHN으로 합병했다. 서울대 공대 85학번, 86학번 선후배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도 지금까지 IT업계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벤처 1세대이다. 3년 전 두 사람은 엔씨소프트 지분을 나눠 갖고 해외 게임사 인수, 게임 공동 개발 등에 나서자며 손잡았다. 그러나 모두 불발로 끝났다. 결국 3년 만인 지난해 상처만 남기고 공식적인 결별을 했다. 2000년 들어서는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성장한 벤처 키즈들이 주름 잡고 있다. 배달음식 검색 및 주문 서비스인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그는 서울예술대학에서 실내디자인을 전공했다. 네오위즈와 NHN(현 네이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창업에 도전했다. 2014년 11월 골드만삭스는 '우아한형제들'에 400억 원을 투자했다.

2016-07-01 10:56:34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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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20년史 인터뷰>김재준 KRX 코스닥시장본부장

"코스닥시장이 미래성장 산업의 젖줄이 될 수 있도록 변화를 선도하겠습니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30일 "과거에는 기업 규모에 의해 시장을 선택했지만, 이제는 산업 특성에 맞춰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며 "코스닥을 모든 기술·성장형 기업의 메인보드로 키우는 게 기본적인 목표"라며 이 같이 밝혔다. 덩치가 커지고, 나이 든 만큼 역할도 커졌다. 코스닥 시장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젖줄로 자리매김했으며, 투자자들과 성장이익을 나눌 수 있는 투자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장의 세계화는 더딘 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관 투자자 등 '큰손'으로부터 외면받고, '개인의 놀이터'란 비아냥도 흘러나온다. 또 기업의 투명성이나 투자자 보호 등 건전성 측면에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20주년을 맞아 엠블럼 만들고, '혁신을 향한 새로운 도약 스타트업 투 코스닥(Startup to KOSDAQ), 사람과 기술의 미래, 함께하는 코스닥' 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코스닥시장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는 김 본부장이 그리는 코스닥의 내일에 대해 들어봤다. ―코스닥 20주년이 주는 의미는 "사람으로 치면 성장통을 이겨내고, 어엿한 청년이 되는 것과 같이 시장이 청년기에 접어든 것이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시장을 벤치마킹한 코스닥은 작년 말 기준으로 시가총액과 거래 규모 면에서 모두 세계 주요 신시장 3위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개설 당시 343곳이던 상장사는 현재 1164곳으로 3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셀트리온 등 바이오·제약주를 중심으로 우량 기업이 늘어난 덕분에 현재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이 20여 곳이다." ―지난 20년간 코스닥 시장이 빛났고, 아쉬웠던 순간은 "지난해 하반기 시장 체질 개선을 통해 레벨업 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동안 500∼600선의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코스닥은 작년 4월 제약·화장품 랠리에 힘입어 7년 만에 7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 20일 782.64까지 치솟으며 800선 돌파를 넘봤다. 덕분에 작년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3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 유동성도 큰 폭으로 늘었다. 아쉬웠던 순간은 작년 4월 터진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사건이다. 그 여파로 코스닥은 장중 한때 5%(4월 22일)가량 폭락했다. 사실 2007년, 2008년까지는 이런 사건이 다반사였다. 부단한 자정 노력을 통해 시장 건전화를 이루고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해 활황장에 들어서던 시기에 개별 기업 때문에 시장 전반의 신뢰성이 흔들렸다." ―코넥스 시장의 역할은 "코넥스 시장은 중소·벤처기업 생태계에서 가장 약한 연결고리인 창업 이후 초기 성장과 재투자를 위한 회수 사이의 틈새을 메꾸기 위한 시장이라 보면 된다. 초기 중소·벤처 기업의 성장과 코스닥 상장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고 는 셈이다. VC 등 시장참가자에게는 투자자금 회수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이다."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은 "약 80%정도 진척됐다. 작년 코스닥의 종목별 평균 일간 변동성은 3.91%로 코스피(3.33%)와 근접한 수준에 이르렀다. 불성실공시법인·관리종목 지정 건수, 횡령·배임 발생 건수 등도 꾸준히 줄어 작년에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향후에도 철저한 시장감시 등의 노력을 통해 시장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아갈 방침이다." ―모험자본 생태계 구축에 대해 얘기한다면 "과거에는 어느정도 큰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해서 회수도 하고 자금조달도 했다. 지금은 창업부터 상장까지 일괄체계로 하고 있다. 모험자본 육성 차원에서 본다면 현재 상황이 바람직하게 확대된 상황이라고 본다. 창업 초기부터 상장까지 일괄적으로 기업 성장과정에 맞게 코스닥본부가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아직 인수합병(M&A)분야가 약하다. 기업이 코스닥까지 상장하는 것은 매우어렵다. 이렇게 되면 시장에도 부담을 주고, 기업이 상장까지 가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최종 상장까지 가거나, 중간에 투자금 회수하는 등 경로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거래소가 주관이 돼 이런 것들을 해보겠다. 이를 위해 M&A 중개망을 6월 말 오픈하고 KSM 등은 9월말에 한꺼번에 선보일 계획이다. M&A중개망 오픈하면 기업들이 매도, 매수 물건을 등록하고 본격 가동될 것이다." ―2016년에 중점 추진 사업은 "독립된 시장으로 성장할 자생적인 기반을 갖추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 규모에 의해 시장을 선택했지만, 이제는 산업 특성에 맞춰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 코스닥을 모든 기술·성장형 기업의 메인보드로 키우는 게 기본적인 목표다. 넷마블게임즈와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굵직한 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코스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아울러 코스닥 개별주식 선물 5개 종목을 다음 달 중 추가 상장하고 코스닥 종목을 기초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장기·안정적 투자수요인 기관과 외국인투자자의 투자 확대,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연기금과 공제회의 적극적 참여도 유도해 나가겠다." ―미래의 코스닥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 것인지 "코스닥이 우리나라 산업 혁신을 이끌 주역이 될 것이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현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다녀왔는데 코스닥이 우리나라 산업 재편 과정에서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전의 주력 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등 대한민국의 전통 산업은 한계에 부딪혔다. 산업을 혁신해야 하는데, 그 핵심 주체는 지금 코스닥에서 주력 산업으로 자리 잡은 바이오 등이 될 것이다.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 신성장 기업이 상장된 미국 나스닥시장과 비슷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본다."

2016-07-01 10:55:29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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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EO포럼,자타공인 한국 명품벤처의 산실

'문화, 열정, 도전, 꿈….' 320명의 회원은 모두가 한마음이다. 그래서 가족이다. '코스닥CEO포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2004년 태어난 코스닥협회 '코스닥CEO포럼'이 스타 최고경영자(CEO)들의 교류화 협력의 장으로 자리매김 했다. 포럼은 자타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명품 기업들의 산실'인 셈. 코스닥 CEO포럼에 특별함은 없다. 현장과 열정은 있다. 그래서 보다 차별화되고 비즈니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전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CEO들에게 미래를 예측 할 수 있는 능력과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변화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의 트렌드를 읽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 배양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커리큘럼은 CEO의 경영능력과 경제지식을 함양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문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신경철 코스닥협회장은 "급변하는 경제와 기업 경영환경 속에서 우리 코스닥기업들은 지금까지의 성장을 발판으로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면서 "포럼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동료 CEO분들과 교류함으로써 경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코스닥CEO포럼'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것도 바로 사람이다. 박찬중 코스닥CEO포럼 총동문회장 겸 ㈜코디에스 대표는 "회사를 경영하며 부딪치는 많은 어려움과 고민을 포럼의 동료들과 함께 해결방법을 모색하다 보면, 어느새 새롭게 변화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에 '코스닥CEO포럼'이 진정한 동반자다"고 소개했다. 임종렬 제11기 코스닥CEO포럼 동문회장 겸 ㈜리드 대표는 "기업의 성장전략과 CEO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다양한 강연과 동문간 교류활동을 통해, 배움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과정을 거쳐간 이들은 한결 같이 성장을 자극한 촉매제가 됐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홍순일 제12기 코스닥CEO포럼 동문회장 겸 ㈜와이제이엠게임즈 사장은 "코스닥CEO포럼 만큼 훌륭한 수업은 없었으며, 매 수업에 설렘을 갖고 기다릴 만큼 인생과 경영에 좋은 내용이 많았다"면서 "특히 모임 구성원 또한 타 어떤 모임보다 훌륭한 분들이 많아 산 경험과 지식을 배울수 있었다"면서 코스닥CEO포럼을 강추했다. 한편 코스닥협회는 13번째 가족을 찾고 있다. 모집 기간은 8월 17일까지이다. 대상은 코스닥상장법인 CEO 및 임원, 유관기관 임원 등(모집인원 35명)이다. 코스닥협회는 앞으로 포럼의 수준을 높여 경영자들의 성장을 자극하고 코스닥 CEO포럼을 확대해 CEO 상호간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2016-07-01 10:54:40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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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20년史>나스닥 이어 '세계2위' 벤처시장...창조경제 요람

96년 7월 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증권업협회 빌딩 1층. 윤정용 코스닥 사장과 박청부 증권감독원장, 홍인기 증권거래소 이사장, 연영규 증권업협회 등이 증권 유관기관 인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코스닥의 새 출발을 알리는 현판식이 열리는 날이다. 87년 4월 주식 장외시장으로 출발한 코스닥시장은 이날 경쟁매매방식을 도입하면서 명실상부한 주식시장으로 변신한다. 코스닥증권은 이날 오전 9시 30분 평화은행 4500주가 기준가 보다 100원이 비싼 3700원에 첫 거래되도록 중개했다 코흘리개 코스닥시장이 7월 1일 개설 20주년을 맞았다. 96년 시가총액 6조6000억원으로 출발한 코스닥은 이제 205조원(6월 30일 기준) 규모로 성장했다. 상장법인 수도 341개에서 1168개로 늘었다. 국내 벤처기업의 젖줄이자 창조경제의 요람으로 자리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21년 차에 접어든 코스닥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퀀텀 점프'하기를 기대한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나 홀로 성장 코스닥 상장기업의 성장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매출 비중으로 잘 나타난다. 2000년대 들어 이 비중이 꾸준히 확대됐다. 특히 2014년을 제외하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10년째 매년 성장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코스닥이 함께했다는 뜻이다. 6월 30일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1년 코스닥기업의 매출은 44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651조원의 6.8%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지난해 8.34%까지 높아졌다. GDP 1558조원 중 130조원이 코스닥 기업의 매출에서 나왔다. 코스닥시장에서 기업들은 매년 수조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2010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6년만 놓고 보면 총 11조2781억원을 조달했다. IPO(기업공개)로 6조8448억원, 유상증자로 4조4333억원을 각각 마련했다. 코스닥 기업의 86%가 중소기업인 것을 감안하면 중소기업 성장 지원을 위한 시장으로 발전했다 볼 수 있다. 국제적 위상도 많이 높아졌다. 지난해 코스닥시장 신규상장사는 122개사로 2002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또한 신규 중·소형주 상장기업 수 기준으로 미국 나스닥에 이어 코스닥시장이 글로벌 2위에 올라 전년 대비 순위를 3계단 끌어올렸다. 시가총액으로 봤을 때 나스닥(2015년 기준 7조9024억 달러) 차이넥스트(8387억달러)에 이어 세계 3위(1661억 달러)를 차지했다. 시총 증가율은 40.9%로 중국(155.9%)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나스닥 5.9%, AIM(영국)2.3% 등과 비교해서도 앞선다. 코스닥 기업들은 일자리도 많이 창출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상장 196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국거래소가 상장 후 근로자 수를 분석한 결과, 상장 첫해 12.0% 증가했다. 상장 첫해 종업원 수 증가율은 2010년 7.4%, 2011년 13.2%, 2012년 16.6%, 2013년 13.3%, 2014년 11.7% 등이다. 고용노동부가 집계하는 상시 종사자수 증가율이 2011년 4.8%, 2012년 3.2%, 2013년 2.0%, 2014년 2.7%의 분포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높다. ◆나스닥과 같은 차별화된 시장으로 질적인 변화도 이뤄졌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이 과거 대기업이나 통신주에서 바이오·문화콘텐츠 등 신성장 기업으로 변모했다. 1996년 코스닥 시장의 시총 상위 5위권에 현대중공업·기업은행·평화은행·동아일렉콤·쌍용건설이 포진했다. 그러던 것이 2001년에는 KTF·국민카드·강원랜드·LG텔레콤·기업은행, 2006년에는 NHN·LG텔레콤·하나로텔레콤·아시아나항공·메가스터디, 2011년에는 셀트리온·다음·CJ오쇼핑·안철수연구소·메디포스트가 각각 시총 상위 5위권에 들었다. 지금은 셀트리온·카카오·동서·CJ E&M·메디톡스가 차지하고 있다. 코스닥 기업의 신뢰성이 낮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매년 재무구조 악화, 경영진의 불법 행위 등으로 퇴출된 기업들(2009년 이후 87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2009년 2월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도입함으로써 '시장 정화 작업'을 해온 게 퇴출기업 증가의 주된 이유지만, 어찌 됐든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전체 시장의 신뢰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 정보부족이나 개인투자자에 편중된 매매비중, 세계 증시에서 유례 없이 높은 매매 회전율(637%) 등은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량 해외 기업유치와 외국인 투자 확대(보유비중 9.83%) 등도 과제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향후 코스닥은 애플, 페이스북 등이 상장된 미국 나스닥처럼 코스피와는 차별화된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코스닥시장이 미래성장 산업의 젖줄이 될 수 있도록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2016-07-01 10:53:13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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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低'는 한국경제 입니다>③ 저물가, 고혈압보다 저혈압이 문제

한국경제가 저혈압(저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 달성(2%)이 사실상 실패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6개월 가량을 남겨놓고 있긴 하지만 0%대 까지 추락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은이 98년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한 이후물가목표를 지킨 해(2000~2003년)가 그렇지 못한 해보다 더 적어지는 꼴이 돼 중앙은행 신뢰에 큰 손상을 입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득이 낮은 서민들은 저물가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분석도 있어, 한국은행이 경기도 못 살리고 물가도 못 지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저혈압이라는데 서민들은 허리띠 졸라매야 통계청이 이달 초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8%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0.8%, 2월 1.3%, 3월 1.0%, 4월 1.0%으로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했지만 넉 달만에 다시 0%대로 주저 앉았다. 시장 전문기관들도 한은이 물가관리에 실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로 라면 남은 기간에도 2%대 '물가 약속'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통화정책에서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도는 만큼 통화정책 추가 완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KDI도 올해 소비자물가는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치인 2%의 절반 수준인 1.0%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3년마다 중기물가목표를 내놓는다. 지난 2012년 10월 내놓은 2013년~2015년 물가목표는 2.5~3.5%. 소비자물가가 이 범위 내에서 움직이도록 한은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목표였다. 현실은 한은의 기대를 저버렸다. 2.5~3.5% 목표치의 밑단에조차 크게 못 미친 것. 이 바람에 한은은 2013년 물가 전망을 네 차례(2.5%→2.3%→1.7%→1.2%)나 내려 잡아야 했다. 올해들어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이정훈 선임연구원은 "물가안정 목표 및 기대보다 낮은 물가 수준이 지속될 경우 디플레이션 상황과 유사한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고물가와 달리 저물가는 당장 피부로 고통이 체감되지 않는다. 그러나 저물가가 장기화되면 경제 활력은 떨어지고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는 오르게 돼 빚 부담은 늘어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소비가 준다면'내수 위축→생산·투자 감소→소득 감소→내수위축'의 악순환고리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팍팍하다. 소비자가 느끼는 '물가인식'(한은 5월 조사 2.5%)과 실제 물가상승률(0.8%)은 큰 차이를 보인다. 또 서비스물가는 2.2% 올라 서민들의 부담이 컸다. 전셋값은 3.7% 뛰었다. 전철요금(15.2%), 시내버스요금(9.6%)의 상승 폭도 컸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저물가의 가계 특성별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득 하위 20%(소득 1분위) 계층이 느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로 5분위(소득 상위 20%) 계층의 0.4%보다 2.5배 가량 높았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물가로 인한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저소득층, 소형 가구 등의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식료품 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안은 없나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앙은행의 유일한 명목 기준지표(nominal anchor)를 폐기할 경우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대에 혼란이 생겨 물가 불안정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한은의 최우선 가치는 물가안정이다"는 게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말이다. 당장 '물가안정 목표제'를 폐기할 뜻이 없다는 얘기다. 대안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제도 폐기보다는 정책운용의 유연성을 강조한다. 지금처럼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섞은, 모호한 통화정책은 시장에 '소통 부족'이란 불만과 이로 인한 신뢰도 저하만 가속시킬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가안정목표제를 유지하면서 상하한을 없애는 방법을 제시하는 전문가도 있다. 장민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금융연구원 시절에 "한국은행 물가목표의 상하한을 없애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편바 있다. 그는 "물가안정목표의 상하한을 없애고 중기적인 목표치만을 제시, 통화정책 운용상의 신축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일수치방칙은 중안은행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는 정책의지를 시장에 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현재 영국, 스웨덴, 노르웨이, 헝가리, 아이슬란드 등이 이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명목GDP목표제'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2016-07-01 10:51:54 김문호 기자
ISA 증권사별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 공시, 고른 수익이 돋보인 NH투자증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제도 시행 후 처음 발표된 증권사별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의 수익률 공시에서 NH투자증권이 초저위험 모델포트폴리오를 제외한 모든 유형에서 상위권 수익률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은 일임형 ISA 운용규모도 약 185억원으로 증권업계 전체 운용규모인 280억원 (금융투자협회, 5월31일 기준)의 6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번 수익률 공시로 NH투자증권은 일임형 ISA의 수익률과 운용규모 모두 업계 상위권으로 'ISA 절대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NH투자증권의 일임형 ISA가 이렇게 양호한 수익률을 낸 것은 ISA 제도가 시행되기 전부터 이미 QV포트폴리오를 운용해온 탄탄한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2014년부터 기획, 개발한 QV포트폴리오를 2015년 10월 발표하고 운영해오고 있으며, ISA의 모델포트폴리오도 QV포트폴리오의 전체 흐름과 일치시켜 운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모델포트폴리오의 운용과 관리를 담당하는 전담조직을 두고 있으며, 매월 자산배분위원회를 열어 자산배분 비중 결과를 점검하고 리밸런싱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업계 최초로 위험 관리에 기반을 둔 Risk Budgeting(위험예산) 자산배분모델을 중심으로, 글로벌주식Scoring시스템, 펀드 세부 카테고리별 Scoring, 시장별 위험도를 모니터링하는 Risk Index 등의 다양한 정량적 데이터와 리서치센터의 시장 판단을 결합해 최적의 투자안을 도출한다. NH투자증권 ISA모델포트폴리오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위험관리 중심의 자산배분모델과 체계적인 운용프로세스, 적극적인 리밸런싱으로 유연한 시장 대응을 해나가고 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5월과 6월에 리밸런싱을 실시하며 시장에 적극 대응해왔다. 공격형과 적극형에 유가 ETF를 편입하여 동기간 25%의 수익률을 기록한 뒤 6월 포트폴리오에서는 이익을 실현하여 수익을 고정시킨 탄력적인 운용이 대표적인 예이다. NH투자증권 ISA모델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유가가 포함되지 않았던 중립형과 안정형에서도 타사보다 탁월한 1.58~2.4%의 수익률을 냈는데, 이는 동기간 코스피가 0.3% 상승에 그친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익률이다. NH투자증권 자산배분전략위원장 김정호 상무는 '"QV포트폴리오의 양호한 수익률은 우연이 아니다. 타사보다 앞서서 모델포트폴리오 전담조직을 만들고, 위험관리 중심의 자산배분모델과 세밀하고 탄탄한 운용프로세스, 여기에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산배분위원회가 효과적으로 결합된 결과다"고 말했다. 이어 "타사 ISA 모델포트폴리오가 자산별 투자비중만을 공시한데 반해, 실제 투자한 상품명과 비중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할 정도로 포트폴리오 운용에 있어서의 높은 투명성 역시 장점으로 꼽을만 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NH투자증권은 'QV연금.ISA' 앱을 통해 내게 맞는 ISA찾기, 재무설계하기 등 다양한 컨텐츠로 고객의 편의를 돕는 등 다양한 관리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2016-06-30 14:57:10 김문호 기자
HMC투자증권, 최고 5.01%로 증권사 ISA 일임형 수익률 1위

HMC투자증권의 'HMC투자증권 수익추구형 B2' 상품이 증권사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 가운데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30일 금융투자협회 ISA 다모아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3월 14일 출시 이후 3개월간 13개 증권사의 103개 상품 중 'HMC투자증권 수익추구형 B2(신흥국, 대안투자형)'상품이 5.01%의 수익률로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또 HMC투자증권 고수익추구형 A1(선진국형)'은 4.92%의 수익률로 2위, HMC투자증권 수익추구형 A2(선진국형)'이 4.58%의 수익률로 4위를 기록했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수익률 1위를 기록한 'HMC투자증권 수익추구형 B2(신흥국, 대안투자형)'상품의 경우 유망한 펀드의 선별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펀드에 분산투자를 실행하여 수익률을 높였다. 수익률 2위 및 4위의 선진국형의 경우 선진국 하이일드 및 리츠 등 다양한 해외 ETF를 이용한 전략을 사용한 것이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된 것을 분석했다. HMC투자증권은 고위험군 MP뿐만 아니라 저위험군 MP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모델포트폴리오를 해외중심으로 차별화 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실제 HMC투자증권 일임형 ISA는 타사와 달리 국내보다는 해외가 수익률과 세제혜택 측면에서 양호한 것으로 판단, 해외펀드나 해외 ETF를 주로 편입했다. 또한 다양한 고객 니즈와 시장 변화에 맞추기 위하여 MP유형을 선진국에 투자하는 선진국형, 신흥국과 대안투자에 투자하는 신흥국/대안투자형으로 나누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HMC투자증권 상품전략팀 권지홍 이사는 "1분기 시장 상황과 절세효과에 초점을 맞추어 국내 자산보다는 해외 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점이 수익률 차별화로 나타났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맞추어 적절한 리밸런싱을 통해 수익률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6-06-30 14:40:13 김문호 기자
누가 이들을 국책은행 수장에 앉혔나? 정권 보은인사의 비극

1조8951억원. KDB산업은행이 지난해 기록한 당기순손실이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졌던 1998년의 4조8894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다. 산업은행은 "조선·해운 등 취약업종의 업황이 악화하고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출자전환 등을 하면서 대규모 충당금을 쌓고 주식가치가 떨어지며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CEO들의 경영능력 부재에 있었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 회장 자리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은 인사로 낙점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청와대와 정부의 입김에 의해 낙하산 인사가 채워지다 보니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기택 전 회장은 박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이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을 맡아 박 대통령을 도왔다. 그 스스로 낙하산을 자처하기도 했다. 홍 전 회장은 2013년 한국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낙하산으로 왔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부채가 없다"면서 "오히려 제가 어떤 의미에서 적임자까지는 아니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수 있지 않나…"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2013년과 2015년에 산업은행에 각각 순손실 1조4474억원, 1조8951억원을 안겼다. 민유성 전 회장은 차관급이 낙하산을 타고 오던 산업은행에 영입된 최초의 민간인 CEO다. 그런데 노조는 그를 왜 낙하산 인사라고 했을까. 이명박정부 시절의 금융계 핵심 실세 그룹은 우리금융 출신. 금융계에서는 '동지상고 위에 우리금융이 있다'라는 말까지 있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박해춘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송기진 전 광주은행장 등이 모두 우리은행 출신이다. 민 전 회장도 그 중 하나다. 우리금융에서 재무총괄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자신을 낙하산 인사라며 비난했던 노조를 적극 포용하며 임직원과의 스킨십을 쌓기도 했다. 2008년 당시 행장 취임 이후 100일 만에 직급을 망라한 800여명의 임직원들과 식사를 같이했던 일화도 있다. 민 회장의 2008년 행적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행보'는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 협상이다. 민 행장은 리먼브러더스가 파산 신청을 하기 직전,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극비리에 추진하다 포기했다. 이를 두고 시장 안팎에서는 '산업은행이 무리한 인수로 큰 위기를 자초할 뻔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허송 세월만 보냈다'는 비난과 '해볼 만한 딜이었다'는 긍정론으로 나뉘기도 했다. 민 전 회장은 재임시절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일각에서 그 역시 대우조선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금의 상황은 모두 산은의 역사이기 때문에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현직인 저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며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사즉생의 각오로 전면적 쇄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06-30 09:21:30 김문호 기자
나라 망신 홍기택 "난 들러리다"vs 민유성 '잘못된 만남'

'금융황제' 샌디 웨일(전 씨티그룹회장). 그의 장밋빛 인생은 갑작스레 막을 내린다. 씨티그룹 산하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애널리스트가 임의로 AT&T 투자등급을 올렸다는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가 결정적이었다. 2002년 당시 시장에서는 웨일 회장이 2000년 초 존 리드(씨티코프 회장)와 황제 자리를 다투던 시절에 이사회 멤버였던 마이클 암스트롱 AT&T 회장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 이었다는 루머가 있었다. 결국 문제의 애널리스트가 애인과 주고받은 전자 서신에 담긴 '웨일이 시켰다'는 글귀에 웨일은 궁지에 몰린다. 씨티그룹 명성은 땅에 떨어지고 웨일은 자리에서 물러난다. 웨일은 후에 "씨티그룹은 망하지 않을 구조였지만, 경영자들이 힘들게 만들었다"며 책임을 자신과 경영진의 탓으로 돌렸다. 한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도 자신의 행보에는 책임을 진다. 하물며 국책은행의 수장을 지낸 이들이 책임 회피와 돌출 행보로 눈총을 사고 있다. 바로 홍기택·민유성 전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수장들이다. 산업은행장을 지낸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는 대우조선해양 부실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돌연 휴직한 사실이 알려져 나라 망신을 샀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현 나무코프 회장)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도와 형제간 싸움의 두뇌 역할을 하고 있다. ◆홍기택 AIIB휴직, 망신살 뻗친 대한민국 나랏돈을 운영하는 국책은행. 산업은행이다. 지난 54년 만들어진 산업은행은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국제금융, 기업구조조정 등을 도맡아 했던 국책은행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민영화됐다가 지난해 다시 공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IMF외환위기를 전후로 대우그룹 등 구조조정을 주도하면서 한국 경제의 든든한 비팀목 역할을 했다. 그 새 자산도 309조(2015년 기준)으로 불었다. 막중한 역할을 하는 만큼 수장(CEO)도 굵직한 인물들로 채워졌다. 2009년 산은법 개정안이 바뀌기 전까지 '총재'를 명칭을 쓴 것도 책임과 무게감을 반영한 것이다. 산업은행 환 관계자는 "외국에도 중앙은행이나 개발금융기관의 수장은 보통 가버너(governer)라고 표현하는데 법 제정 당시 이를 번역해 총재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어찌 된 일인지 산업은행의 명성이 땅에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무용론'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그 뒤에는 홍기택·민유성 두 수장의 꼴불견 행보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홍 전 산업은행 회장은 폭탄 발언과 말 바꾸기로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지난 8일 베이징에서 한 국내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대우조선 지원은 (작년 서별관 회의에서) 정부가 결정한 행위로, 산업은행은 들러리만 섰다"고 폭로성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나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결정했을 뿐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뜻이었다. 발언이 국내에 파문을 몰고 오자 홍 부총재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수습에 나섰다.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홍 전 회장의 발언 이 후 야당의 화살은 바로 청와대로 향했고, 후폭풍은 거셌다. 청와대는 물론 임종룡 금융위원장까지 불끄기에 나서는 진풍이 벌어졌다. 지난 28일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홍기택 부총재가 돌연 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홍기택 부총재는 AIIB 이사회에 휴직계를 제출했다. 홍기택 부총재는 지난 2월 AIIB의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Chief Risk Officer)로 임명되면서 산업은행을 떠난 지 불과 4개월여 만이다. 그가 휴직하게 된 이유와 자세한 경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간 우리 정부는 AIIB의 5개 부총재 자리 중 하나를 얻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했다. 중국은 프랑스의 거센 반발에도 리스크 담당 부총재 자리를 한국 몫으로 돌렸다. 훗날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이 수주를 다툴 때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AIIB가 후임자를 새로 뽑기로 하면 한국에서 다시 맡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AIIB에 37억달러(약 4조3200억원)의 분담금을 내고, 중국·인도·러시아·독일에 이어 다섯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부총재 자리가 우리 몫으로 늘 배정된 것은 아니다. ◆롯데가 형제간 싸움에서 민유성의 노림수는 동생 신동빈 그룹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회장. 그의 뒤에서 형제간 싸움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현 나무코프 회장)이 있다. 그는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한국산업은행 총재와 산은금융지주 회장직을 지냈다. 롯데 경영권 분쟁 초기부터 신동주 회장의 조력자를 자처한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70년 동안 키운 회사가 잘못해서 롯데홀딩스 츠쿠다 다카유키 사장이나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에게 넘어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민 회장은 동창 선후배들과 분쟁을 이끌고 있다. 김수창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조문현 법무법인 두우 대표변호사,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 등이 핵심 맴버로 꼽힌다. 정 상무는 한국어가 서툰 신 회장의 '입'으로 통한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민 회장이 신 전 부회장의 '브레인'을 자처하고 나선데는 다른 노림수가 있다고 본다. 실제 민 회장과 신동주 회장은 친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민 회장이 롯데가 경영권 분쟁을 발판 삼아 자신의 입지를 부각시키거나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틀어진 이후를 생각하고 움직였을 것이란 소문이 있다. 롯데가 경영권 분쟁에서 앞으로 그가 더 보여줄 두뇌 싸움이 관심이다. 신 전 부회장은 최근 대변인 격인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의 입을 통해 "내 인생을 걸고 경영권을 탈환하겠다. 동생(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승리할 때까지 계속 주총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2016-06-30 09:19:33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