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6, 경쟁상대는 갤럭시S7... 100일 천하 그치나
LG전자의 상반기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G6'가 출시되지만 흥행 가능성은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G6가 '100일 천하'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10일 G6를 정식 출시한다. LG전자의 G6는 2017년 최신 스마트폰으로, 퀄컴 스냅드래곤821을 탑재했고 18:9 화면비의 5.7인치 QHD+(2880×1440)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램은 4기가바이트(GB)이며 저장용량은 한국이 64GB, 글로벌 시장은 32GB다. LG전자는 가장 쉽고 편리하게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한다는 철학을 G6에 담았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G6를 공개하며 "안정성과 사용 편의성을 기반으로 소비자가 기대하는 이상의 가치를 전달해 스마트폰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라고 소개한 바 있다. 당시 조 사장은 구조조정으로 고정비를 줄여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제품 상당량도 준비한 상태로 판매를 하기에 작년과 비교할 수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G6 성능, S7 엣지에 못미쳐 하지만 뚜껑을 연 G6는 소비자의 기대와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G6는 시리즈 전작인 G5에 비해 가격이 인상됐지만, 제품에서는 오히려 과도한 원가절감의 흔적이 엿보인다. 우선 구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사용이 지적된다. AP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두뇌'역할을 하며 특히 게임, 미디어 시청 등의 기능이 AP 성능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G6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스냅드래곤821'을 탑재했다. 스냅드래곤821은 퀄컴이 '스냅드래곤 820'의 성능을 10% 개선해 만든 파생제품으로 전작과 유의미한 성능차이를 갖진 못했다. 성능평가 프로그램인 긱벤치4 평가에서 스냅드래곤821을 탑재한 G6는 싱글코어 1736점, 멀티코어 4002점을 얻었다. 같은 평가에서 시리즈 전작인 G5는 싱글코어 1698점, 멀티코어 3962점을 얻은 바 있다. G5와 같은 시기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7 엣지(엑시노스 8890 모델)'는 싱글코어 1860점, 멀티코어 5583점으로 오히려 G6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스마트폰이니 벤치 점수를 논하기엔 적절치 않다"며 "검증되지 않은 AP를 무리하게 사용하기보다 현재 출시된 제품 가운데 가장 최신이고 검증과 최적화를 거친 스냅드래곤821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년 전 제품보다 낮은 성능을 보인다면 이는 소비자들의 원성을 부르는 요인이 된다. LG전자가 만에 하나 이전 'G3'와 파생모델 'G3 cat6'처럼 G6 출시 이후 '스냅드래곤 835' 탑재 모델을 내놓는다면 소비자들의 원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G6 카메라는 V20보다 한 수 아래 카메라에서도 원가절감의 흔적은 엿보인다. 사진은 '센서 크기가 깡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카메라 센서 크기가 클수록 좋은 결과를 낸다. G6 카메라에는 소니의 '엑시노스 IMX258' 센서가 탑재됐다. G5에 탑재된 '엑시노스 IMX234'보다는 신형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V20의 '엑시노스 IMX298'보다는 구형이다. 세 센서의 픽셀 크기는 모두 1.12마이크로미터(㎛)로 동일하지만 센서의 크기 자체는 G6에 들어가는 엑시노스 IMX258가 가장 작다. 각 센서의 사이즈는 IMX234가 1/2.6인치, IMX298가 1/2.8인치, IMX258이 1/3.06인치다. 이 때문에 화소 수도 전작들이 1600만 화소인 것에 비해 G6는 1300만 화소로 줄어들었다. 더군다나 G6 카메라 센서는 원플러스X, 샤오미 Mi4c, 레노보 바이브 P2 등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중국 스마트폰들에 사용된 바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지난해 3월 공개된 소니 엑스페리아 XA에는 전면 카메라에 사용되기도 했다. 통상 전면 카메라는 후면 카메라에 비해 화질이 떨어지는데 엑스페리아 XA는 전면 1300만 화소, 후면 23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었다. ◆10만원 S7 vs 50만원 G6 비싼 가격은 G6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 요인이다. G6를 개발하며 100만원을 지불하고 구매할 스마트폰을 만든다는 것이 LG전자의 목표였다. LG전자는 G6를 G5(83만6000원)보다 비싼 89만9800원에 출시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구형 AP와 전작만 못한 카메라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을 전작보다 비싸게 구매할 이유는 없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7 엣지의 경우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빠삭' 등에서 번호이동 조건으로 10만~20만원대에 판매되는 실정이다. 한 휴대폰 대리점 직원은 "단통법이 시행되는 상황에서도 불법보조금이 40만원 이상 나오고 있다"며 "오는 5월 갤럭시S7 시리즈가 단통법 대상에서 제외되면 5만원대 요금제 조건으로 10만원대에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통법에서 이동통신사는 최대 33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줄 수 있다. 여기에 판매점별로 공시지원금의 15%를 줄 수 있는데 이를 계산하면 G6의 경우 월 12만원 요금제를 가입해야 55만원 정도에 구매 가능한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G6의 성능이 전 세대 모델들과 비슷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가격 기준으로는 갤럭시S8, 성능 기준에서는 갤럭시S7과 경쟁해야 하는 힘든 상황에 처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