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윤열의 치유보감] 모방육(아날로그 미트)의 정체
유엔(UN)에서 발표한 전 세계 인구는 2023년 5월 현재 80.5억명이다. 237개국 중 1위는 인도로 14억2800만명(17.7% 점유)이다. 그 뒤를 이어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브라질, 방글라데시, 러시아, 멕시코 순이며 한국은 5178만명(0.64% 점유)으로 29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선진국의 출산율은 급감하고 있는 반면, 세계 인구는 2050년에 92억 명으로 매년 0.6%씩 증가할 것으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은 예측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식육은 동물성 고기를 일컬어 왔다. 하지만 인조 고기인 대체육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첫 번째는 콩, 감자, 녹두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드는 식물성 고기로 가장 대표적인 식물성 고기는 밀고기와 콩고기다. 두 번째는 배양육으로 가축에서 얻은 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서 만든다. 실제 고기와 가장 유사하다. 셋째 대체육은 삭용곤충을 사용한 곤충육이다. 곤충육은 UN이 차세대 미래 식량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계속 증가하는 인구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소 중 하나인 필수 아미노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거나 합성이 되어도 양이 매우 적어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만 하는 영양분이다. 필수아미노산을 공급하기 위해서 필요한 육류 생산량은 2020년 3억2833만 톤에서 2030년에는 3억7383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소비량은 2020년 3억2629만톤에서 2030년에는 3억7167만톤으로 예상한다. 증가하는 단백질 수요를 전통적인 축산물 생산방식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부족한 단백질 수요의 일부를 대체 축산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편, 미래의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부족은 그에 따르는 환경문제, 윤리문제, 식품위생법, 축산분야 종사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등 다양한 이슈를 포함하고 있다. 우선 명칭부터 논란거리다. 우리나라 축산물 가공 처리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식육이라 함은 식용을 목적으로 가축의 지육, 정육, 내장, 그 밖의 부분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식육이란 소, 면양, 산양, 돼지 등 골격 근육의 가식부, 혀, 횡격막, 심장, 식도, 기타 내장 등의 가식부 및 이에 따르는 지방 부분을 포함한다. 또 근육 중에 내포된 뼈, 껍질, 힘줄, 신경, 혈관 등에 있어 가공 처리하여도 제거할 수 없는 부분은 포함되나, 입술, 코 등의 근육은 포함하지 않는다라고 식육을 정의하고 있다. 동물성분이 함유되지 않았다면 고기(육)라고 표현할 수 없다는 주장도 거세기 때문이다. 사실 콩류 등 식물성 기반의 모방육을 주원료로 한 제품의 유형분류는 현재 두류가공품으로 표기하고 있다. 배양육, 인공육, 대체육, 대안육 등 방황하고 있는 명칭에 대해 국내 상황을 고려하여 필자는 본 칼럼을 통해 절충안으로 '모방육(analogue meat)'이라는 명칭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체식량 가운데서 단백질 수요 충족을 위한 축산물을 대체할 수 있는 모방육은 기존 육류 대비 자원 투입량과 온실가스 사용량이 전반적으로 낮고 악취 등 환경오염물질 발생이 적다는 장점이 있으며,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모방육은 크게 식물성 원료를 가공하여 맛과 영양을 모방하는 방식과 동물의 세포를 배양하여 특정한 공간과 조건에서 육류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모방육은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육류보다 일부 우수한 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와 반대로 기존 축산업계에서는 모방육 생산과정에서 동물의 혈청, 호르몬, 항생제, 줄기세포를 근육세포로 형질전환 시 비의도적 돌연변이로 인한 불확실성을 염려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모방육을 만들기 위한 재료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콩이다. 콩을 원료로 한 마국의 모방육 기업인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계 스타트업인 옴니포크(OmniPork)는 버섯과 콩을 원료로 돼지고기 모방육을 개발하였다. 고기는 동물의 근육에 들어 있는 붉은색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의 함유량에 따라 고기의 색이 결정된다. 미오글로빈이 많을수록 고기의 색이 짙어지고 붉은 반면, 미오글로빈이 부족하면 고기색깔이 전체적으로 연해진다. 색이 짙은 고기와 옅은 고기의 비율에 따라 요리의 맛과 식감이 달라진다. 근육내 미오글로빈의 함유량이 다른 이유는 근육의 사용량이 미오글로빈의 수치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동물 한 마리에서 나온 고기일지라도 육색이 부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최근 배양육(cultured meat)을 비롯한 모방육 푸드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소재와 신기술을 이용한 모방육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시장 출시의 관건은 세포조작 및 조직공학 등의 기술적인 요소와 반응기 및 배지의 경제적인 산업화 기술이다. 2013년 첫 배양육 햄버거를 선보였던 네덜란드 모사미트(Mosa Meat)를 비롯하여 미국의 멤피스미트(Memphis Meats)는 2016년 미트볼에 이어 2017년 배양육 치킨과 오리고기를 선보였고, 뉴에이지미트는 지난 2019년 배양육 소시지 시식회를 열었다. 미국의 핀리스푸드(Finless Foods)는 세포 배양 방식으로 참치회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식품기술 수준으로는 모방육이 기존 육류의 완벽한 대체재가 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배양육은 기존 육류보다 관능적 요인이 떨어진다는 점과 경제성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모방육중에서 배양육의 경우 높은 생산비로 소비자에게 공급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며, 실용화를 위해서는 조직배양 기술의 개발과 대량생산 기술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