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수지 298억달러 흑자…11년만에 최저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300억달러를 밑돌면서 11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수출과 수입의 증가폭이 모두 역대 1위를 나타냈지만 가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상승 여파로 수입의 증가세가 수출을 크게 웃돌면서 상품수지가 급격히 축소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2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경상수지는 29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166.4억달러)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수출(6904.6억달러)이 전년대비 409억9000만달러 늘면서 역대 1위 증가 폭을 기록했지만 동시에 수입(1016.6억달러)도 1016억6000만달러라는 사상 최대 증가세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수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과 승용차,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원자재 수입이 가격 급등 영향으로 늘고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도 내수 회복 등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6억8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흑자폭은 1년전보다 36억9000만달러 줄었다. 경상수지는 국가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상품수지는 4억8000만달러 적자 전환했다. 상품수지는 수출과 수입격차를 의미하는데, 수출의 감소폭이 수입의 감소폭보다 더 커지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자본재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입이 감소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철강제품 등의 수출이 더 크게 감소해 상품수지가 적자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수출은 556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1년전보다 10.4% 줄었다. 반도체, 철강제품 등을 중심으로 4개월 연속 수출이 전년대비 감소한 영향이다. 통관기준으로 승용차는 28.5%, 석유제품은 21.2% 늘었다. 반면 반도체(-27.8%), 철강제품( -20.5%), 화공품(-17.2%)은 감소했다. 수입은 561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2년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가스 52.2%, 원유 16.9% 등 원자재 수입은 0.7% 증가한 반면 반도체(-11.2%)를 중심으로 자본재가 6.4% 감소하고, 가전제품(-8.1%) 등의 소비재가 4.9%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달 서비스수지는 13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화물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운송수지가 축소돼 1년전보다 적자폭이 6억3000만달러 확대됐다. 운송수지는 1억7000만달러로 1년전보다 10억8000만달러 줄었다. 공급망 차질에 따른 물류난으로 수출입화물운임이 올랐다가 급격히 내리면서 운송수입(30억2000만달러)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47억9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3억달러 늘었다. 배당소득수지는 44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50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55억1000만달러 증가하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4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3억7000만달러 늘면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이 지속되면서 30억5000만달러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