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기준금리 동결…내년 3차례 인하 예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서는 내년 금리 중간값을 4.6%(4.5~4.75%)로 예상했다. 이는 현 수준보다 0.75% 낮은 수준으로 0.25%씩 세차례 인하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은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기준금리를 상단기준 연 0.25%에서 5.5%로 5.25%포인트(p) 인상한 뒤 8월부터 3차례 연속 동결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장기목표치인 2%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시장에서는) 금리가 정점에 와있고, 추가 인상은 하지 않을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가능성을 일축할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강세…"경제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어" 파월 의장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 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시 견고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비농업부문 신규일자리수는 한달 새 19만9000개 증가했다. 지난 10월(15만개) 증가폭보다 확대된 수준이다. 실업률은 3.7%로 10월의 3.9%보다 0.2%p 떨어졌다. 통상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는 소비가 줄고, 기업들은 수요가 감소해 직원수를 줄인다. 물가가 낮아지고 실업률이 증가하는 구조가 이어져야 하지만, 노동시장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는데 실업률은 높지 않은 특이한 상황을 보고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경제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추가인상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내년 금리 0.25%p씩 3차례 인하 전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점도표(dot plot)에는 내년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점도표는 총 19명의 FOMC 위원들이 익명으로 금리전망치를 나타낸 것으로, 정책금리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점도표를 보면 내년 금리 수준에 대해 19명의 위원 중 6명의 위원은 4.5~4.75%, 5명은 4.75~5%에 점을 찍었다. 대다수가 내년 금리 인하를 예상한 것이다. 인하폭도 예상보다 컸다. 점도표의 중간값은 4.6%(4.5~4.75%)로 현 금리보다 0.75%p 낮은 수준이다. 기존전망치에서 0.25%p씩 약 3차례 인하를 시사한 것이다. 앞서 9월 점도표에서는 중간값을 5.1%(5~5.25%)로 예상해 두차례 인하 가능성을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언제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려하는 상황에 와 있있다"며 "신중하게 판단할 예정이다"고 했다. 한편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을 9월 2.1%에서 2.6%로 올렸지만, 내년 전망치는 1.5%에서 1.4%로 낮춰 잡았다. 이는 미국의 잠재성장률(약 1.8%) 밑도는 수준이다. 물가는 더욱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기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전망치는 9월 3.7에서 3.2%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전망도 기존 2.6%에서 2.4%로 낮췄다. 실업률은 올해 3.8%, 내년 4.1%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이는 고용시장이 크게 악화하지 않는 가운데 물가를 목표치에 연착륙 시키겠다는 골디락스 시나리오(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에 가깝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