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전당, 연극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마디’ 개최
영화의전당은 연극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마디' 를 오는 9~10일 이틀간 개최한다고 밝혔다. 2021·2022년 서울 오래된 일반 주택을 개조한 라이트 하우스에서 공연을 올리며 관객의 이목을 단숨에 집중시킨 극단 하땅세의 작품이다. 올해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역맞춤형 중소규모 콘텐츠 유통 공모에 선정,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극장형으로 재창작 과정을 거쳐 관객에게 선보여질 예정이다. 연극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마디'는 신사실주의를 대표하는 당대 중국 최고 작가 류전윈(劉震雲)의 장편소설이 원작으로 중국 실험극의 선구자라 불리는 연출가 머우썬(牟森)이 각색, 2018년 북경을 초연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를 오수경 번역, 김옥란 드라마트루기 그리고 윤시중 연출가와 극단 하땅세가 만나 국내 공연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극단 하땅세의 연습실인 작은 주택에서 공연을 선보이며 기존 극장 공간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공간성을 창출해내고, 창의적인 연극성을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2022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공연 베스트 7'에 선정, 제58회 백상예술상 연극상에 노미네이트됐다. 원작 소설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마디'는 1부, 2부로 구성돼 있다. 이번 공연은 그 중에서도 중심 인물인 '양백순'이 고향 연진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1부를 무대에서 선보인다. 신중국 성립 전후 전생, 이생, 백년에 걸쳐 온갖 성씨, 온각 직업, 온갖 일, 온갖 모습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작품은 하남 연진의 양 씨 마을, 가족과 이웃에게 무시받으며 살던 두부집 아들 양백순 삶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시작된다. '첨' 신부를 만나 '양모세'로 개명하고, 만두집 '오향향'의 데릴사위가 돼 '오모세'로 살아간다. 아내 오향향이 집을 나가자, 오모세를 따르는 오향향의 딸 '교령'을 데리고 그녀를 찾아 나선다. 오모세가 잠시 한눈 판 사이 '교령'이 쥐약 장수에게 유괴 당하자, 교령을 찾지 못한 '오모세'가 허탈감으로 삶의 목표를 잃고 연진을 떠나는 스토리로 이어진다. 양백순은 직업을 얻을 때마다 양백순에서 양모세, 오모세 그리고 마지막에는 '나장례'로 이름을 바꾼다. 작품은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상호 간에 말이 통해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너무 평범하고 절대적인 진리를 투박하지만 힘 있게 전한다. 이어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 예상과는 늘 빗겨나가는 반전을 통해 "나는 누구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지?"와 같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연극은 수많은 말 속에서 하지 못했던, 혹은 듣지 못했던 말 한마디를 찾아 긴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도 훈훈한 인간미를 담아낸 휴먼 드라마다.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마디 에서는 12명의 배우가 50명이 넘는 인물을 유쾌하고 변화무쌍하게 연기한다. 무대 앞 뒤, 보이지 않는 곳까지 돌아다니며 말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순환된다. 이 과정에서 독특한 서사의 리듬감이 탄생한다. 단순하고 최소한의 무대 소품을 활용해 다양한 장면을 펼쳐내 관객의 무수한 상상력를 자극하는 것도 극단 하땅세 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극의 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