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수상 불발, 그래도 K무비 저력 보여줬다
한국영화가 프랑스 칸을 지난 열흘간 뜨겁게 달군 제6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 오스트리아 출신 노장 감독 미카엘 하네케의 '아무르'가 폐막일인 27일(현지시간) 장편 경쟁 부문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가운데,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와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는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다. 두 편이 올랐던 2004·2007·2010년에 모두 수상했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성에 차지 않는 결과다. # 스크리닝 후 '예견된 결과' 두 작품 모두 공식 스크리닝 후 현지 언론으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아 좋지 않은 결과가 예상됐다. 관례로 볼 때 언론의 평가가 심사위원단의 결정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지만, 분명히 청신호는 아니었다. 외신 기자와 평론가 10명의 점수를 모아 평점을 매기는 스크린 인터내셔널 데일리는 '다른…'에 2.1점을 준 데 이어, 폐막 하루 전 상영된 '돈의 맛'에도 상영작중 가장 낮은 1.4점을 안겼다. 최고점인 3.3점을 받은 '아무르'와 비교되는 성적이다. 또 다른 영화 소식지인 버라이어티는 '돈의 맛' 리뷰에서 "섹스와 살인 등의 재료를 가지고도 별다른 맛을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상을 떠나 한국 영화는 진출만으로 충분히 제 몫을 다했다는 평가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이란을 제외하면 아시아 영화로는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허진호 감독의 중국영화 '위험한 관계',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상 감독주간), 신수원 감독의 단편 '서클라인'(비평가주간)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대거 진출해 한국영화 및 영화인의 잠재력을 확인했다. 이 중 '서클라인'은 '카날플뤼스' 상을 받았다. # 필름 마켓 판매율 높아져 필름 마켓에서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그리스발 경제 위기로 예년보다 거래 규모가 줄어든 마켓에서 오히려 전년에 비해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본사 영화 판매가 전년 대비 2.5배 늘었다"며 "'건축학개론'이 중국과 태국 등에 팔렸고 '나는 왕이로소이다'와 '후궁'이 선판매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도둑들'은 싱가포르와 중국 등 아시아 8개국에 선판매가 이뤄졌고, '다른…'은 미국과 프랑스 등 전 세계 20여개국과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