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마일 경쟁 갈수록 치열…베트남·한국, 전기 이륜車로 '진화중'
베트남, 오토바이 등록대수 6500만…대기오염, 사고위험등에 '고심' 완성車 기업·스타트업 진출해 '전기' 모델 선봬…越 정부 정책 지원도 韓, B2B시장 중심으로 전기 이륜차 확대 가능성 무한…인성그룹 '앞장' 대만 '고고로'와 국내 독점계약…내년까지 전국에 충전소 100곳 구축 로지올 관계자 "탄소배출 줄어 지구와 '상생'…기사엔 비용 절감 효과" '오토바이의 나라' 베트남, '배달의 나라' 한국이 전기 오토바이(이륜차)로 탈바꿈하기위한 전쟁을 조용히 치르고 있다. 자동차도 전동화 모델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현실에서 일반 서민이나 배달 플랫폼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륜차 역시 완성차 회사, 스타트업 등이 가세하며 '전기' 이용 모델이 증가하면서다. 특히 전기 오토바이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소음이 적고, 유지비 등 고정비가 적게든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때문에 생계를 위해 배달 등을 해야하는 이들에겐 전기 이륜차가 기존 내연기관 이륜차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베트남, 오토바이 약 6500만대…이젠 '전기'가 대세 6일 관련업계와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베트남 도로교통부에 등록된 오토바이 대수는 약 6500만 대다. 1억명 가량인 베트남 인구를 감안할 때 2명 중 1명 이상이 이륜차를 갖고 있는 셈이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 베트남 여느 도시의 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남녀노소가 모는 대규모 오토바이 행렬은 진풍경을 연출한다. 코트라 호치민무역관 관계자는 "베트남 국민들의 생활에 이륜차가 깊이 뿌리내린 이유는 가격이 소득수준과 비교해 합리적이고 혼잡한 도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만큼 기동성이 좋고, 대중교통은 상대적으로 불편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륜차가 너무 많다보니 사고 위험성이 높고 도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대기오염 문제도 커지고 있어 베트남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숫자 제한은 쉽지 않다는 판단에 오토바이를 '내연기관'에서 '전기'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내연기관 이륜차를 대상으로 규제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베트남 전체 이륜차 중 내연기관은 99.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1월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 26) 회의에서 2050년까지 '넷제로(Net Zero) 달성'이라는 목표를 선언한 베트남의 경우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내연기관 오토바이가 골칫거리인 셈이다. 베트남에서 전기 오토바이로의 전환은 대기업, 스타트업 등이 두루 참여한 가운데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B2B시장, 일반 고객들을 위한 B2C시장에서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베트남의 삼성'이라고 불리는 빈그룹(Vingroup)의 빈패스트(Vinfast)는 전기버스, 전기승용차에 이어 다양한 전기 이륜차를 선보이고 있다. 더온(Theon) 모델의 경우 5.5시간 충전으로 최대 100㎞를 갈 수 있다. 가격은 6000만~7000만동, 한화로는 320만~370만원 정도다. 전기 오토바이를 생산하는 스타트업 셀렉스(Selex Motors), 닷 바이크(Dat Bike) 등도 베트남에서 B2B, B2C 시장을 넘나들고 있다. 특히 셀렉스의 경우 대표적인 플랫폼인 그랩(Grab), 고젝(Gojek) 등을 비롯해 커머스 선두인 라자다(Lazada)에도 전기 이륜차를 공급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배달의민족(배민)도 호치민에서 일부는 전기 오토바이를 이용해 라스트마일 배달을 하고 있다. ◆한국, 라스트마일 서비스 경쟁속 전기 이륜차 대안 '급부상' 한국에선 인성데이터, 로지올, 바이크뱅크, 닷스테이션, 로지웨이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인성그룹이 전기 오토바이 전환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 로지올은 업계 1위의 배달대행 플랫폼 '생각대로'를 운영하고 있다. 닷스테이션은 인성그룹이 e-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한 바이크뱅크의 자회사다. 이들 두 회사가 그룹내 전기 이륜차 사업 확장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로지올 최규범 부사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배달 주문 건수가 25~30% 정도 감소했다. 배달 건수가 줄면서 '라이더'로도 불리는 기사분들의 수익이 크게 위축됐고 생존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그래서 도입을 고민하기 시작한 게 전기 이륜차다. 전기 이륜차는 기존에 비해 유지비용을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축소로)수익이 감소해도 순수익은 고정되거나 오히려 나아질 수 있어 라이더를 비롯한 생태계 참여자들과 상생도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ESG와 연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전기 오토바이 도입을 위해 닷스테이션은 앞서 대만의 스타트업 고고로와 국내 독점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도입한 전기 이륜차는 로지올이 운영하는 '생각대로'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로지올 윤성열 부장은 "로지올과 바이크뱅크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0세인 라이더가 한 달에 24일 근무할 경우 내연기관 오토바이인 '혼다 PCX'는 매달 약 89만원, '고고로 2PLUS'는 64만원의 고정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는 연간 기준으로 전기 오토바이 교체시 약 3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고고로 전기 오토바이는 지난 10월 기준으로 서울·경기 252대를 비롯해 전국에 701대가 다니고 있다. 이에 발맞춰 닷스테이션은 충전기(스왑 스테이션)를 갖춘 고고로 스왑 스토어를 서울 독산동을 시작으로 동대문, 세종, 전주, 대구, 부산 등 현재 전국에 10곳의 문을 열었고 올해 안에 20곳, 그리고 내년까지 전국에 100곳의 스토어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규범 부사장은 "전기 이륜차는 소음도 없어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면서 "특히 전업 배달 라이더의 경우 주행거리가 연간 약 3만~4만㎞ 이상인데 내연기관 대신 전기로 교체하면 1대당 연간 약 4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어 우리가 지켜야 할 지구와도 상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기계회사인 대동그룹 계열 대동모빌리티도 올해 전기 이륜차를 처음 선보이고 배달 등 B2B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