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과제' 해결 모색하는 해운업계…"탈탄소화 위해 선박연료 다양화"
한국해양기자협회가 30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 10층 대회의실에서 '미래 선박연료와 경영전략'이라는 주제로 2023년 정기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해양기자협회 회원사 기자와 해운업계와 학계 등 산관학 관계자 1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발표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었다. 포럼은 김창욱 한국선급(KR) 전문위원이 '미래 해양연료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 김규봉 HMM 해사총괄 상무가 'HMM의 메탄올 연료 선정과정과 앞으로 글로벌 정기선사들의 연료 선택기준'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내연기관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대체연료' 시장 뜨겁다 김창욱 전문위원은 '미래 해양연료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 주제 발표에서 "해운연료는 기존 석유계 단일연료에서 중간 단계인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등과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 수소 등 다양한 대체연료가 대두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체연료로의 전환과 관련해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의 국제규제 동향과 주요 선사와 조선소, 주기관 제조사들의 대체연료 전환 계획을 소개했다. 이어 "이러한 대체연료는 가격이 매우 높아 선박 성능과 엔진 효율 향상을 통한 연료 저감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메탄올 연료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탄소 메탄올의 자체조달·벙커링 등 공급망 전체를 커버해야 할 필요가 있으나, LNG, 암모니아, 수소 등은 발전용 등 육상 공급망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돼 선박연료 사용이 가능해지는 만큼, 그린 메탄올이 세계 규모의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메탄올 추진선(컨테이너선 중심) 발주는 바이오 메탄올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수소의 경우는 궁극의 무탄소 연료지만 기술·인프라·공급면에서 가장 늦을 것으로 예측하며 단기적으로 연료화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바이오 메탄올은 ▲인프라·벙커링 문제 없고 세계 주요 130항에서 공급·벙커링 가능 ▲2025년 이후 공급 가시화. 장래 'e-메탄올'로 변환되면 공급량 확대 가능성 ▲머스크 등 대형 선사와 스타트업 연료회사 간에 공급 MOU 등의 이슈가 있다고 봤다. 또한, 대체연료 시대에도 대형 장거리 운항선을 중심으로 내연기관은 여전히 중요한 만큼 공급망·가격 등에 추가하여 대형 엔진 개발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피할 수 없는 탈탄소…유기적 대책 절실 김규봉 해사총괄 상무는 'HMM의 메탄올 연료 선정과정과 앞으로 글로벌 정기선사들의 연료 선택기준' 주제발표에서, 해운산업 역사 가운데 해운연료는 3번째 혁명기를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선해양업계가 맞이한 미래는 '탄소 규제'이라고 핵심 주제로 언급했다. IMO 등 여러 국제기구들이 다양한 규제를 통해 탈탄소 압박을 강화하고 있으며, HMM은 이러한 움직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운업계 차원의 탈탄소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 산정 원칙을 마련하고 대체연료의 장단점을 비교해 업계에 최적화한 연료를 결정하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그 결과, 2020년 상반기에만 100% 석유 내연기관 선박만 건조했던 것이, 그해 하반기 석유 내연기관 선박은 74%, LNG(액화천연가스)는 -26%였다가 2021년 상반기에는 처음 메탄올 선박이 처음 발주돼 12% 비중을 차지했다. 그 결과 석유 내연기관 선박 비중을 55%까지 끌어내렸으며, LNG선도 37%로 증가했다. 2022년 하반기에는 메탄올이 48%로 대세가됐고, LNG 38%로 대체연료 선박 건조시대가 본격화하며, 석유 내연기관 비중은 14%를 차지했다. 그리고 2023년 1분기 3개 연료 선박 비중은 메탄올 62%, LNG 30%, 석유 8%를 차지했다. 이러한 대체연료 선박 가운데 HMM은 메탄올을 선택했다. 김 상무는 "HMM은 9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메탄올 컨테이너 컨테이너선을 현대삼호중공업과 HJ중공업에 처음으로 9척을 발주했으며, 2025년 4월, 2026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 받을 예정아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해운사는 오는 2030년까지 세 종류 또는 그 이상의 연료를 선대에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이들은 탈탄소화를 위해 더 친환경적인 연료를 채택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대체연료를 전환하는 데 있어 해운업계의 고려 사항은 ▲탄소 할증료(Carbon surcharge) ▲서비스(운항) 속도(Service speed) ▲에너지 저감 장치(Energy Saving Device) ▲탄소집약도등급(CII) 등이라고 전했다. 그는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가 탈탄소화에 대응해 최근 선박 연료에 대해 최대 톤(t)당 450달러의 환경세(탄소세) 부과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한국은 보다 경쟁력있는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리는 패널토론에서는 이신형 대한조선학회 회장(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이 좌장을 맡아 주제발표자들, 이창용 해양수산부 해사산업기술과장, 윤동 아주경제 기자(해양기자협회 간사) 등과 함께 다양한 견해들을 제시했다. 이창용 과장은 "탈탄소는 해운업계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연료공급부터 선사가 할 수 있는 외 영역에서도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부분도 정부가 산업계·학계·각종 전문기관이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이신형 회장은 "100년 정도의 먼 미래를 보고 '패권'을 잡을 수 있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시장을 선도하는 선박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선 ▲해운 ▲에너지 ▲법제도 ▲금융이 유기적으로 작용해야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선박이 바뀌면 해운이 바뀌고 해운이 바뀌면 물류가 바뀐다"며 "물류는 인프라와 직결되기에 인프라가 바뀌면 결국 세계 거버넌스가 바뀌는 격"이라고 봤다. 이 회장은 '미래 대체연료'가 무엇이 될까에 대한 고민에 천착하기 보다 더 큰 비전을 가지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해양기자협회가 지난해 5월 출범한 이후 열리는 첫 포럼이다. 해양기자협회는 앞으로도 매년 2~3회 해양산업계 주요 이슈들을 중심으로 포럼을 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