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멘트社는 지금 7% 탄소 배출 zero化 '고군분투중'
석회석등 시멘트 주원료 대안 찾기, 유연탄 대체연료 사용 ↑ '모색' 獨, 英, 佛, 아일랜드등 탄소 중립 '올인'…관련 기술에 대규모 투자 韓·中·日도 시멘트 원료 대체율 늘리고 폐기물 등으로 연료 전환 중 전문가들 "탄소 중립 실현, 순환자원등 대체연료 사용 넘어야 할 산" 【독일·아일랜드·영국=김승호 기자】'7% vs 0%.' 전 세계 시멘트 회사들이 '7%'의 숫자를 최대한 낮추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7%는 전체 산업 중 시멘트 분야의 탄소배출 비중이다. 한국의 경우 시멘트의 탄소 배출 비중은 전체의 14.2%로 철강(32.3%), 석유화학(17.2%)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나라별로 비율만 다를 뿐 순서는 거의 비슷하다. 31일 글로벌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산업은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Clinker)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CO₂가 발생한다.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 사암, 점토, 철광석을 850~900℃로 예열한 뒤 이를 킬른(kiln)에서 1450℃로 가열(소성)하면 작은 덩어리 형태의 클링커가 만들어진다. 클링커를 분쇄한 것이 콘크리트의 주원료인 시멘트다. 독일 글로벌기업인 티센크루프 폴리시우스의 기술부문 총괄책임자(CTO)인 우베 마스는 "시멘트를 만드는 4가지 주재료 가운데 석회석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석회석이 이산화탄소 방출의 주요 원인이다. 또 이들 원료를 클링커로 만드는 과정에서 고온의 열이 필요한데 이때 사용하는 석탄(유연탄)을 연소하는 과정에서도 CO₂가 대규모로 발생한다"면서 "시멘트 제조시 CO₂는 원료에서 69%, 연소 과정에서 31%가 각각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멘트 제조 분야를 선도하는 독일의 경우 석회석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원료를 찾거나 개발하고, 유연탄 대신 폐기물 등 순환자원 사용을 크게 늘려나가고 있다. 독일의 소도시 베쿰에 있는 피닉스(Phoenix) 시멘트공장은 유연탄을 산업·생활용 폐기물로 100% 대체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아일랜드의 브리든(Breedon) 시멘트공장도 지역 주민들과 끊임없는 소통과 정보 공개, 외부 단체의 참여 확대 등을 통해 유연탄을 80% 가깝게 폐기물로 대체하면서도 큰 잡음없이 시멘트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유럽내 개별 나라들은 시멘트 공장에서 탄소 중립에 꼭 필요한 '탄소 포집, 사용·저장 기술'(CCUS) 개발에 힘쓰며 활용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영국은 CCUS에 10억 파운드(한화 약 1조64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산업탈탄소화에 12억 유로(한화 약 1조70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라파즈시멘트에서 에너지 및 전략소싱 부문 부사장을 역임하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유럽시멘트협회장을 역임한 피터 호디노트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탄소중립 실현과 유연탄을 대신할 대체연료의 사용 확대는 글로벌 시멘트 업계엔 도전 과제이자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면서 "한국의 시멘트 산업 역시 온실가스 감축 의지가 매우 높은 만큼 정부에서도 관련 제도를 마련하는 동시에 막대한 투자비용이 드는 CCUS 등 첨단 기술 도입에 대한 정책 지원 등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요한 여건을 조성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일본, 중국 등도 유럽만큼은 아니지만 시멘트 원료 대체율을 늘리고 폐기물 등 순환자원 사용을 점점 확대해나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을 중심으로 한 천연광물을 석탄재, 철슬래그, 폐주물사 등으로 점점 바꿔나가며 순환자원 대체율이 9% 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높은 19% 수준에 도달했다. 한국은 또 유연탄 대신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등 대체연료를 소성과정에서 사용하며 유연탄 대체율이 18%까지 올라갔다. 일본은 정부, 지자체가 나서 시멘트산업에서 폐기물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추진하고 있다. 중국 콘치시멘트의 경우 2020년 기준으로 113만t의 도시 폐기물을 순환자원으로 활용했다. 영국 런던의 한 호텔에서 만난 세계시멘트콘크리트협회(GCCA) 토마스 길롯 회장은 "시멘트를 만들기 위해선 화산과 비교할 수 있는 1450℃의 온도가 필요하다. 이 온도에선 폐타이어든 기저귀든 인분이든 모든 것이 사라진다. 여기서 살아남는 것은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니다"면서 "재활용종이로 만든 명함이 쓰레기냐. 재활용철강으로 만든 차가 쓰레기차냐. (연료로)폐기물을 사용했다고 해서 '쓰레기 시멘트'라고 부르는 것은 바보다. 이젠 순환경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GCCA에는 글로벌 시멘트기업의 80% 가량이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