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디지털질서 규범 제정 위한 국제기구 설치해야"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디지털 윤리 규범의 기본 원칙들을 우리의 디지털 경제 사회 활동에 구체적으로 적용하고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디지털 질서 규범' 제정을 위한 국제기구 설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 비전 포럼' 연설을 통해 "국제적 합의 도출을 위해 UN 산하에서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은 자유와 연대에 기초해 세상의 질서와 규범을 완전히 바꿨다"며 "오늘날 세계 대부분 국가의 법체계와 국제 규범 질서는 프랑스 혁명 정신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라며 "대항해 시대를 거치며 프랑스 혁명을 계기로 새로운 규범 질서가 정립되었듯이 저는 작년 9월 유엔총회와 뉴욕 대학에서 '뉴욕 이니셔티브'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구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인공지능(AI) 기술은 언어 이해 능력을 기반으로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겨져 온 창작 능력에까지 이르렀다"며 "발명, 기술 개발, 예술 창작 등 사람과 AI의 콜라보를 통한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내는 한편, 그 독창성의 원천과 법적 권리관계에 관해 엄청난 혼란을 빚어내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해지는 중대한 사회적 리스크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그 빛에 매몰되어 있는 사이 기후 위기, 양극화 심화, 인간성 상실, 대량살상무기, 민주주의 교란과 위기 등 돌이킬 수 없는 실존적 위험과 마주하게 됐다"며 "우리는 이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40개에 해당하는 AI 법제도가 최근 각국에서 통과됐고, 대한민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디지털 권리 장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디지털은 국경이 없고, 연결성과 즉시성을 갖고 있기에 그렇기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 디지털 질서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 디지털은 프랑스 혁명 사상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자유를 확대하는 데 기여해야 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데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윤리 원칙을 가장 먼저 갖고 있어야 한다"며 "디지털의 개발과 사용에 있어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 절대 가치로 존중되고 나아가 인류의 후생을 확대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권리관계는 개발과 보상체계에 입각해 명확하게 정의돼야 하고 자유로운 계약에 의한 데이터와 결과물의 거래가 보장돼야 한다"며 "디지털의 개발과 사용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디지털 사용 능력에 대한 격차 해소 방안이 국제적 차원에서 함께 모색돼야 한다면서 "공공재인 디지털 데이터와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정한 접근과 기회의 균등이 보장돼야 하고, 디지털 데이터와 정보의 개발은 그 가치가 정당하게 평가돼야 하고 투입되는 투자와 노력에 대해 공정한 보상체계가 작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개발과 사용은 공동체의 위험을 초래하지 않도록 위험에 대한 정보는 즉각적으로 공유되고 공표돼야 하고, 상응하는 적정 조치가 이루어지는 규제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유지돼야 하나"며 "그 규제를 위반하는 것은 불법행위로서 강력한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윤리 규범 제정을 위한 국제기구 설립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질서 규범 제정을 위한 국제기구 설치 제안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시한 '뉴욕 이니셔티브'의 원칙을 정립하고 구체화한 것으로, 대통령실은 '파리 이니셔티브'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파리 이니셔티브는 AI에만 국한하지 않고, 데이터와 컴퓨터 역량, 디지털의 기초부터 심화까지 모든 영역을 망라하면서 디지털의 어느 단계에 있는 국가에게도 모두 적용할 수 있는 포괄성을 강조했다"고 부연했다.